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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일현 교수는 인터뷰에서 테크놀로지의 이해를 바탕으로 HRD 향방에 예리한 진단을 공유했다.
“HRDer들이 일과 삶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키워드이자
미래를 위해 갖춰야 하는 역량은 ‘테크놀로지 기반 HRD’입니다.”
회사에서 뜻하지 않게 수행해야 했던 HRD 직무를 평생의 과업으로 만든 조일현 이화여자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의 예리한 진단이다. 조일현 교수와의 대담은 챗GPT 출현으로 교육계가 술렁이고 있기에 더욱 뜻깊었다. 이제 테크놀로지를 이해하고 활용하지 못하면 사람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시대가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인생은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조일현 이화여자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의 삶도 그랬다. 삼성물산에 입사했던 조일현 교수는 해외영업 직무를 맡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인력개발팀으로 발령받으며 뜻하지 않게 HRD 커리어를 시작하게 됐다. 그는 “3년-4년 동안은 갈피를 잡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학 전공자도 아니었고, 당시 HRD는 지금보다 규모도 크지 않았고, 널리 인정받는 분야도 아니어서 불만도 있었다. 그러나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처럼 조일현 교수는 조금씩 HRD에 재미를 붙이게 됐다. 삼성물산은 ‘국제화’ 와 관련성이 큰 회사인 만큼 국제 이슈를 담은 교육을 많이 운영했고, 세계 각지에 설립된 지사에서 활동할 주재원과 현채인도 교육했다. 경영전략과 직결되는 HRD를 경험한 것이다. 이후 조일현 교수는 삼성인력개발원 기획팀으로 이동했고 IMF가 터진 1997년까지 산업계 HRDer로서 활동했다. 조일현 교수는 과거를 회고하며 당시 특별했던 경험들을 공유했다.
“그룹 차원에서 선발한 교육담당자에 포함돼서 플로리다주립대학교로 향하게 됐는데 이때 테크놀로지 활용을 중시하는 교육공학을 처음 접했습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집중적으로 교육을 받았기에 고단했지만 배움이 즐거웠고 ‘계속해서 HRD를 해봐야겠다’라는 마음을 먹게 됐습니다. 이외에도 삼성인력개발원에 있었을 당시 이러닝 시스템으로 해외에 있는 주재원과 현채인을 교육하는 SBEI(Samsung Business English on the Internet) 프로젝트와 크루즈(선박)를 연수용으로 개조해서 교육생과 강사를 태워 도쿄, 베이징, 상하이 등을 다니는 선상연수 프로젝트에도 참여했었습니다. 돌아보면 획기적이고 도전적인 프로젝트들이었고, 개인 역량개발 차원에서도 귀중했던 경험들입니다.”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사람 고유의 역량을 개발해야
온라인 중심 일터 자동화 & 고용구조 급변에 대응하며
HRD의 경쟁력과 가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후 조일현 교수는 멀티캠퍼스(당시 크레듀)에서 일하며 에듀테크 개발 및 컨설팅을 수행했고, 춘천교육대학교 컴퓨터교육과 교수를 거쳐 이화여자대학교 교육공학과로 이동했다. 이때부터 그는 학교 안에서는 인재개발원장, 에듀테크융합연구소장, MOOC센터장, 경력개발센터 원장, 교수학습개발원장 등을 역임했고 대외적으로는 한국기업교육학회장을 맡아 활발하게 활동했으며, 수많은 연구과제도 수행했다. 최근에는 학생들 교육과 한국연구재단에서 받은 연구과제 수행을 비롯해 네이버, 육군교육사령부, 인사혁신처 등과의 협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렇게 근황을 소개한 다음 조일현 교수는 자신의 주된 연구 영역인 ‘테크놀로지 기반 HRD’을 학습분석학에 기반해서 설명했다.
“학습자들이 테크놀로지에 기반해서 학습할 경우 각기 다른 기록(데이터)이 남습니다. 저는 이런 데이터를 분석해서 학습자들 각각에 맞는 처방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저는 오프라인 교육장에 쓰이는 학습자 단위 수업 개발이나 효과적인 교육훈련 시행보다는 온라인이 무대인 학습관리시스템(LMS)이나 학습자평가시스템 설계에 집중합니다. 주제, 형식, 방식, 기간, 규모, 학습자, 교수자 등이 제각각인 Practice들을 수용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죠. 이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잘 분석하면 개인 맞춤형 학습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조일현 교수는 ‘테크놀로지 기반 HRD’ 는 Post HRD의 핵심이라고도 진단하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먼저 그는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인해 근무시간이 끝난 다음 혹은 주말에 연수원이나 교육장에서 교육을 받을 수 없게 됐고, 코로나19 팬데믹 창궐 이후 재택근무가 제도화되며 온라인교육의 비중이 더욱 커진 현실에서 테크놀로지를 활용하지 못하면 HRD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빠르게 그림을 그려주고, 글도 써주고, 자료도 모아주고, 방대한 데이터도 요약해주는 챗GPT를 언급하며 “테크놀로지 리터러시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에 입력하는 ‘텍스트 프롬프트(명령어)’를 잘 만들고 개선하는 역량인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주목받고 있는데 ‘테크놀로지 기반 HRD’와 관련성이 매우 큽니다.”라고 짚어줬다.
▲ 조일현 교수는 “직업과 배움의 가치를 깨닫게 되면 지금보다 더 좋고 새로운 내일을 열 수 있습니다.”라고 제언했다.
여기에 더해 조일현 교수는 직장에 구애받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이 일상으로 자리한 만큼 HRDer들이 고객군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 내의 신입사원교육, 계층별교육, 직무교육, 승진자교육 등에 집중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회사 밖으로 시선을 둬야 뜻이며 인터넷의 발전으로 인해 언제, 어디서든 일하고 학습할 수 있게 된 현실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그는 “사회 곳곳에서 거주지역, 성별, 나이, 배경, 강점 등이 제각각인 사람들이 생존을 위한 학습에 열의를 보이고 있는데 이렇게 이질적인 학습자들의 니즈에 데이터를 중심으로 대응하며 HRDer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키워드가 바로 ‘테크놀로지 기반 HRD’ 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Post HRD의 방향을 전망한 조일현 교수는 HRD 분야에서 꾸준히 성장하고자 하는 후배들을 위한 제언과 당부의 말도 전했다. 그는 “누구나 자신만의 이론을 정립할 수 있으며, 이론은 적용, 응용, 활용을 쉽게 만들어주는 프레임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는 “이론은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터가 아닌 정해진 시간에 누구의 개입/간섭 없이 전문가들의 강의를 듣고, 전공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같은 목표를 가진 동료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쌓은 경험을 하나로 묶음으로써 정립됩니다.”라고 설명했다. 대학원의 장점이다. 또한, 그는 “누구에게나 HRD가 적성에 맞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의 가치가 높아지길 원한다면, 그 가치가 역량을 통해 구체적으로 높아지는 것을 보고 싶다면, 말씀드린 과정을 촉진하고 싶다면 충분히 HRD에 투자할 만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뜻하지 않게 수행하게 된 일이 평생의 과업이 될 수 있는 만큼 직업과 배움의 가치를 인지하며 살아가야 더 좋고 새로운 길을 걷게 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도 건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