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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철일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정련된 교육 프로그램의 가능성과 힘을 믿어야 하고, HRD뿐 아니라 또 다른 영역에서 전문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PC(Personal Computer) 탄생부터 챗GPT 출현까지 교육에 테크놀로지가 적용된 흐름과 모습을 지켜봐 왔고, HRD 담당자들과의 협업에도 집중했던 임철일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의 제언이다. 그는 교육공학자로서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여정을 중심으로 ‘교수설계’가 HRD 담당자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며, 디지털 테크놀로지로 대변되는 ‘새로운 것’을 왜 계속해서 배우고 적용하고 활용해야 하는지 상세하게 짚어줬다.
PC(Personal Computer)가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PC를 활용한 교육을 접했고, 통계 컴퓨터 프로그램 패키지 ‘SPSS’도 익혔던 임철일 교수는 교육행정이나 교육사회에 관심을 보였던 학생들과는 다른 길을 걷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 교육공학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박사학위 취득을 위한 유학길에 올랐다. 장소는 바로 미국 블루밍톤에 위치한 인디애나대학교 대학원이었다. 그곳에서 임철일 교수는 ‘체제적 교수설계(ISD, Systematic Design of Instruction)’를 시작으로 지금도 통용되는 문제/프로젝트 중심 학습을 경험하며 교육공학자로 성장하기 위한 길을 충실히 걸어갔다.
“당시 블루밍톤은 마차를 이용해서 마을을 여행하는 관광산업을 했었는데 저는 여행가이드를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었습니다. 그리고 자동차회사 ‘포드’에 필요한 교육도 담당자들과 교류하며 파악했었죠. 또한,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아이들이 치과에서 치료를 받은 뒤 집으로 돌아가서 앞으로 어떻게 치아를 관리해야 하는지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만들어봤어요. 이렇게 인디애나대학교는 Instruction Design Process에서 선도적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삼성과 LG 등에서 교육담당자들이 과학적, 체계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연수를 받으러 찾아왔었습니다. 제가 자연스럽게 HRD와도 인연을 맺게 된 배경입니다.”
▲ 임철일 교수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HRD 관계자들과 `교육공학`을 중심으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박사과정을 마친 임철일 교수는 귀국 후 잠시 LG화학 HRD 관련 부서에 몸을 담은 뒤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이후 지금까지 임철일 교수는 학부와 대학원을 아우르며 교육공학, 교수체제설계, 원격교육을 중심으로 많은 학생을 열과 성을 다해 가르치고 있으며 연구와 강연에도 매진하고 있다. ISD모형과 RP-ISD모형이 대표적이다. HRD 측면에선 기업들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사례를 받고 연구를 통해 더욱 개선된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제공한다. 이렇게 HRD 담당자들에게 정련된 교육 프로그램의 힘을 일깨워주고 있는 임 교수는 기업교육의 이유와 성격에 관해 다음과 같이 진단했다.
“대학교에서 받는 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요즘은 ‘계약학과’를 만들어서 산업계에 특화된 인재를 육성하는 대학들도 있어요. 기업에서 요구하는 성과를 내야 하고, 그 기업에 적합한 태도와 가치를 내재화해야 하며, 고유의 문화에도 적응해야 하는 만큼 충분히 이해합니다.”
한편 서울대학교는 예비·현직 교원의 AI·디지털 역량 함양을 목표로 하는 교육부의 사업인 ‘아이에답(AIEDAP)’을 수행하고 있다. 그 중심에 서울대학교 미래교육혁신센터장을 역임하고 있는 임철일 교수가 있다. 그런 만큼 임 교수는 교육의 디지털 전환과 그 흐름에 따른 Post HRD에 대한 관점도 공유했다.
“디지털 요소가 가미되어 학습자와 학습자, 교수자와 학습자 사이는 물론 교육이 일어나는 환경과 교육이 이뤄지는 방법에서 더욱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소통을 돕는 툴이 ‘교육의 디지털 전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강의에 디바이스를 활용하지 않는 교수자를 찾기 어려워졌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프라인 강의실에서 벗어난 교육에 익숙해진 현실을 떠올리면 됩니다. 이런 변화를 「HRD KOREA 2023」의 부대행사 ‘HRD EXPO’에 참여한 여러 교육기관을 보며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속칭 ‘꼰대문화’는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중심으로 애자일하게 일하고 학습하는 방식과 문화에 리더들이 적응하지 못해서 만들어진 현상입니다. 따라서 Post HRD는 결코 피할 수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디지털 전환과의 동행’입니다.”
▲ `HRD Conference 2023`에서 챗GPT의 교육적 활용성과 한계를 설명하고 있는 임철일 교수의 모습이다.
이어서 임철일 교수는 학업이 HRD 담당자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석사과정을 마친 학생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들려줬다. 그는 “일하면서 배우고 그로써 성장할 수 있다는 말에 동의합니다.”라면서도 “일터에서 좌충우돌하며 배웠던 것들을 여유를 갖고 하나씩 이론에 기반해서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작업도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학계로 Field를 넓혀보면 ‘배움과 교류의 확장’이 일어납니다.”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그는 “직무순환 속에서도 HRDer의 길을 계속 걷길 희망한다면 박사까진 아니더라도 ‘석사과정’은 밟길 권합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임 교수는 “HRD 담당자들이라면 교육 프로그램이 사람의 행동, 사고, 지식을 변화시킨다는 ‘가능성’을 믿어야 하며, 그것을 훈련과 피드백을 바탕으로 역량개발에 활용할 줄 알아야 하고, HRD뿐 아니라 자신만의 또 다른 전문영역을 확보해야 합니다.”라고 제언했다.
다채로운 경력개발이 현실이 된 시대상을 관통하는 메시지다.
▲ 임철일 교수가 『월간HRD』 편집부가 준비한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앞으로 임철일 교수는 ISD모형과 RPISD모형의 업데이트를 비롯해서 예비·현직 교원들의 AI·디지털 역량 향상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그는 “AI와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접목해서 다양한 문제를 발굴하고, 분석하고, 해결하는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은 선진국의 ‘엣지’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 챗GPT의 경쟁력이 널리 입증되었지만 정작 그것을 교육에 활용하는 교수자들은 전공, 나이, 역할, 소속 등을 불문하고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다. 그런 만큼 임철일 교수가 교육·HRD 관계자들이 더 나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테크놀로지를 비롯한 새로운 것을 계속해서 배우고 적용하고 활용하는 긍정적 변화에 더욱 큰 영향력을 선사해주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