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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연대 포럼] 평생학습, 다양성과 포용성, 한국인만의 강점을 주목하라 예고된 미래를 살아낼 역량 2025-08-29
KHRD info@khrd.co.kr

▲ 김경일 교수는 평생에 걸쳐 일해야 하고, AI와 차별화된 사람만의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세상을 살아내는 데 있어 큰 도움을 주는 강연을 펼쳤다.


테크놀로지의 발전으로 인한 수명 연장과 여러 원인으로 인한 인구 감소가 맞물리며 장수를 넘은 ‘초장수’ 시대가 예고되고, AI는 인간의 여러 역량을 대체하는 중이다. 그야말로 평생에 걸쳐 일하며 사는 삶, AI와 차별화된 사람만의 역량을 통찰해야 하는 시점인데, 관련해서 지난 8월 15일 열린 「민주주의 연대 포럼」 중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의 강연은 시사점이 많았다. 평생학습의 당위성과 구현법, AI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다양성과 포용성, 한국인만의 독창적인 경쟁력을 상세히 다뤄줬기 때문이다.



김경일 교수는 강연 서두에서 “인간의 수명이 짧았던 시절에는 몰랐던 새로운 위험이 이제는 ‘오래 살아남는 것’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에 따르면 1970년대 이후 한국은 영아·유아 사망률이 크게 줄며 사람들의 생존 확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졌고, 지금은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해 평균 수명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와 동시에 출산율은 급락하고 있어서 앞으로 50년 동안 한국에서 태어날 아이는 1천만 명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작년은 대학 입학 정원보다 수험생이 많았던 마지막 해다. 


이런 흐름은 지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과거보다 생산가능인구의 유입이 줄어들고 있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시간도 증가한 만큼 적절한 시점에 은퇴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일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초저출산, 초장수, 인구절벽이 맞물리며 만들어진 웃지 못할 상황인데 김 교수는 한국에는 선행 지표와도 같은 일본의 사례를 들었다. 일본은 이미 정년을 70세까지 연장했고 일부 대기업은 75세까지 늘리려고 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 부족으로 인한 움직임인데 김 교수는 “한국의 미래는 일본보다 훨씬 혹독할 수밖에 없다.”라며 “지금 한국의 50대 이하 세대는 끊임없이 학습하며 80세까지 일해야 하는 삶을 준비해야 한다.”라고 전망했다.


한편, 그는 한국 사회의 특별한 장점인 보편적 고등교육을 활용하면 오래 일하는 삶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한국은 1970년대 이후 부모 세대의 집념 덕택에 고등학교 진학률이 폭발적으로 상승했고, 이는 국민 대다수가 평생학습이 가능한 뇌 구조를 갖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였다. 더 구체적으로 그는 “인간은 18세까지 노동에 투입되지 않아야 전두엽이 쉽게 굳지 않아서 이후 평생에 걸쳐 새로운 학습을 이어갈 수 있는데 한국 사회는 바로 이 조건을 갖춘 유일한 나라.”라고 진단했다. 



▲ 「민주주의 연대 포럼」을 찾은 청중들에게 김경일 교수가 왜 다양성과 포용성이 미래 역량인지 설명하고 있다.



설명한 내용을 증명하기 위해 김 교수는 실제 사례를 소개했는데 경기도 외곽에 있는 어느 기업은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55세 전업주부들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속성으로 전문대학 2년 과정에 해당하는 교육을 진행했는데, 교육을 받은 주부들 중 70% 이상이 성공적으로 노동시장에 투입됐다. 이 결과는 ‘경단녀(경력이 단절된 여성)’라는 단어가 사라진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또 김 교수는 영화 ‘인턴’을 예로 들며 “70세 신입사원과 30세 리더가 함께 일하는 회사는 이제 미래가 아닌 현재이며 이런 사회에선 다양한 사람과 공존할 수 있는 역량이 생존을 좌우한다.”라고 강조했다. 여기에서 말하는 역량은 바로 다양성과 포용성이다.


계속해서 김 교수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AI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라며 왜 다양성과 포용성이 중요한지를 풀어냈는데 먼저 “AI는 패턴을 학습하기에, 패턴이 없는 창의는 모사할 수 없다.”라고 단언했다. 이는 AI가 체스, 퀴즈, 바둑에서 인간을 넘어섰고 화가 렘브란트의 화풍도 완벽히 재현하지만, 화가 피카소나 음악가 베토벤의 독창성은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인데 렘브란트의 화풍에는 패턴이 존재하지만 피카소와 베토벤은 기존의 형식을 완전히 벗어난 예술을 펼쳐냈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김 교수는 “인간만이 A와 B를 배운 다음 두 개를 합쳐서 새로운 개념인 C를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을 지녔다.”라고 말했다. 관련해서 김 교수는 2007년에 세상에 나온 스마트폰을 예로 들었는데, “스티브 잡스가 PDA(A)에 전화기(B)의 기능을 넣은 기계에 스마트폰(C)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인 뒤부터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새로운 발명/기술로 받아들였고, 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새로운 문명을 만들기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연장선에서 김 교수는 “앞으로의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지양하는 가운데 학습자들이 C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그들의 사고와 경험을 확장해줘야 하며, 이를 위한 핵심이 바로 다양성과 포용성.”이라고 강조했다. 다양성이 있어야 기존의 형식을 벗어나는 시도를 할 수 있고, 포용성이 있어야 그 시도를 결과물이자 새로운 흐름으로 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김 교수가 소개한 여러 사례를 보면 먼저 코닥의 엔지니어 스티븐 사손은 한 아이에게 필름을 ‘이미지를 담는 그릇’이라고 설명했을 때 그 아이가 “카세트테이프도 소리를 담는 그릇.”이라고 답한 순간 새로운 영감을 얻었다. 이후 그는 영감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LG전자의 어느 직원은 자신의 자녀가 ‘세탁기는 아빠의 더러운 냄새를 없애주는 기계’라고 말한 데서 아이디어를 얻어 스타일러를 개발했다. 김 교수는 “이렇게 다양한 사람과 대화하며 언어를 바꾸는 과정을 통해서도 새로운 C를 만들어낼 수 있다.”라고 말했고, 추가적으로 “실리콘밸리가 창의성과 혁신성으로 유명한 이유는 어떤 기술을 만들었을 때 그 기술을 아이들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문화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우리’라는 말을 즐겨 쓰는 한국인의 언어 습관은

집단지성이 중요해진 시대에서 큰 강점이 될 수 있고,

한국 사회의 또 다른 문화적 특징인 ‘훈수’는

잘 활용할 경우 높은 문제해결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강연 말미에 이르러 김 교수는 한국 사회의 독창적 자산도 짚어줬다. 그것은 ‘우리’라는 집단적 자아와 ‘훈수’ 문화였다. 먼저 ‘우리’를 보면 한국인은 ‘우리 집’, ‘우리 아빠’, ‘우리 아내’, ‘우리나라’ 등으로 대표되는 세계 유일의 언어 습관을 가지고 있다. 이에 관해 김 교수는 “고난과 시련 속에서 자아의 크기를 키워온 한국인들의 언어 습관은 집단지성이 중요해진 세상에서 큰 강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회사에서 옆 팀 리더가 지나가며 툭 던진 말 한마디가 난제를 풀어내는 결정적 계기가 되는 ‘훈수’ 문화는 한국 사회가 위기를 돌파해온 동력 중 하나였다. 김 교수는 “문제해결력은 주제에 집중하는 주관적 몰입과 멀리서 보는 객관적 관조가 동시에 이뤄질 때 발휘된다.”라며 자기 일에 몰입을 잘 하면서 동료들의 훈수도 잘 주고받는 한국인들은 매일 에디슨이나 아르키메데스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과 같이 김 교수가 펼친 강연은 앞으로 한국 사회가 어떻게 초장수 시대를 맞아야 하며, AI와의 경쟁에는 또 어떻게 임해야 하는지를 일깨워주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가 미래의 삶에서 해답으로 제시한 평생학습, 유연한 노동력 활용, 다양성과 포용성에 기반한 창조력, 집단지성, 문제해결력은 HRD에서 수시로 강조되는 개념들이다. 그렇기에 김 교수의 강연은 HRD스탭들에겐 앞으로 활약할 여지가 많은 ‘밝은 미래’를 기대하게 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