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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 Requirement 기반의 HRD
“이 직무에서 무엇을 할 줄 알아야 하는가?”
기업의 인사, 교육, 그리고 매니지먼트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직무(JOB)’의 명확한 정의가 선행되어야...
오늘날 기업의 인사, 교육, 그리고 매니지먼트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직무(Job)’의 명확한 정의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기업의 현실을 살펴보면, 여전히 많은 조직이 Job Requirement(직무요건)를 구체적으로 설정하지 못한 채 인사제도와 교육체계를 별개의 영역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채용은 직관에 의존하고, 교육은 외형적으로 진행되며, 평가와 보상은 공정성과 합리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결국, HRD가 경영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직무요건의 부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Job Requirement란 특정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Knowledge), 기술(Skill), 태도(Attitude)의 기준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히 인사제도의 한 항목이 아니라, 모든 인적자원개발의 출발점이자 축(axis)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직무기술서를 평가용 서류나 채용공고에서 형식적 절차로만 활용하는 사례가 여전히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교육의 목표가 모호해지고, 학습 결과 역시 직무성과와 연결되지 못합니다. 조직은 교육비를 투자하지만, 구성원은 그 교육이 자신의 역할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체감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Job Requirement 기반 HRD는 단순한 교육체계의 변화가 아닙니다. 이는 인사와 교육, 그리고 경영의 전략적 통합을 의미합니다. HRD담당자들은 각 직무에 요구되는 행동지표와 숙련수준을 명확히 규정하고, 그 기준에 따라 학습목표를 설정하며, 결과를 성과로 연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영업직의 경우 고객 요구를 분석하여 제안서로 구체화하는 능력, 연구직의 경우 실험 데이터를 해석해 개선안을 도출하는 능력이 구체적 직무요건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직무 단위에서 ‘무엇을 할 수 있어야 하는가’를 명확하게 정의할 때, 교육의 방향이 분명해지고 구성원 스스로 성장의 목표를 인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HRD의 전환은 교육 설계 방식에도 변화를 요구합니다. 이제 강의 중심의 지식 전달형 교육으로는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실제 직무 상황을 반영한 프로젝트 기반 학습, 시뮬레이션, 문제해결 워크숍 등 ‘경험 중심 학습(Experiential Learning)’ 설계에 집중해야 합니다. 또한, AI 기반의 분석도구나 협업 플랫폼을 활용하면, 학습자가 자신의 스킬 갭을 진단하고 보완할 수 있습니다. 학습이 단순히 ‘듣는 것’에서 벗어나, ‘직무요건을 충족시키는 과정’으로 전환될 때 비로소 HRD는 조직의 성과로 이어집니다.
Job Requirement 기반 HRD는 궁극적으로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HRD를 의미합니다. 교육이 조직의 실제 이슈를 다루고, 그 해법을 직무요건의 언어로 제시할 때, HRD는 단순한 지원부서가 아니라 경영의 전략 파트너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 불만이 잦은 상황을 단순한 ‘서비스 마인드 부족’으로 보지 않고, ‘고객 요구를 구조화하여 해결책을 제시하는 역량 부족’이라는 Job Requirement의 문제로 해석한다면, 교육은 훨씬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개선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제 HRD담당자의 역할은 새롭게 정의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교육을 기획·운영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각 직무의 요구를 분석하고, 이에 맞는 역량모델과 학습체계를 설계하며, 교육의 성과를 데이터로 입증하는 직무기반 인재개발 전략가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Job Requirement 기반 HRD는 단순한 기술적 혁신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체계적 혁신입니다. 궁극적으로 HRD의 본질은 사람을 성장시켜 조직을 성장시키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 시작은 언제나 단 하나의 질문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이 직무에서 무엇을 할 줄 알아야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조직은 아무리 많은 교육을 하더라도 성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이제 한국 HRD는 Job Requirement라는 단단한 기반 위에서 다시 출발해야 합니다. 그 위에서만 교육은 경영전략의 언어로 작동하고, 사람의 성장은 곧 기업의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엄준하 발행인
엄준하 『월간HRD』 발행인은 국내 인적자원개발 발전을 고민하고 연구하며 실천하는 HRD 선각자다. HRD를 통한 사람중심경영과 사람 사는 세상을 실현하고자 한다. 인력개발학박사로서 사단법인 한국HRD협회 이사장, 인생경영학교 교장을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