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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맨 사례로 본 개인 브랜딩 시대 조직의 딜레마
스타 구성원과 조직의 불편한 공존


한 공무원이 도시 홍보 방식을 혁신했고 공공기관 콘텐츠의 문법을 바꿨으며 전국적인 화제가 됐다. 그러나 그는 결국 조직을 떠났다.
김선태 주무관(일명 '충주맨')의 의원면직은 단순한 개인의 이직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 이 사건은 자연스럽게 스타 직원과 개인 브랜드를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많은 조직에서 비슷한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외부 강연을 하고 콘텐츠를 만들고 책을 쓰며 개인 브랜드를 구축하는 구성원이 등장하면 조직은 처음에는 자랑스러워한다. 조직의 이름이 외부에서 언급되고 회사의 전문성이 알려지기 때문에 독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분위기는 달라진다. 조직 내부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온다. 저 활동은 조직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구성원 개인을 위한 것인지부터 업무보다 외부 활동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이야기, 특정 구성원에게만 기회가 집중되다 보니 회사 보다 특정 구성원만 유명해지는 것은 아닌지 등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조직은 불편함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불편함은 종종 규제나 통제로 이어진다. 개인 브랜딩이 확산되는 시대다. 외부 활동을 단순히 허용하거나 금지하는 방식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이제 조직은 개인 브랜딩과 외부 활동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고민해야 한다.
스타 구성원과 관료적 시스템의 구조적 긴장
충주맨 사례를 HRD와 조직문화 관점에서 보면 중요한 특징이 드러난다. 그는 공무원 조직에서 보기 드문 개인 브랜드 기반 영향력을 미치는 직원이었다.

그의 콘텐츠는 기존 행정 홍보 방식과 다른 전략을 보여줬다. 개인 캐릭터를 활용한 콘텐츠, 자기 풍자, 솔직한 메시지 등은 기존 공공기관 커뮤니케이션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었다.
이런 인재는 흔히 스타 플레이어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개인의 창의성과 영향력이 조직 성과를 크게 확장시키는 유형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공조직은 규정 중심, 위계 중심, 역할 중심 구조로 설계되어 있고 특히 연공서열이 우선한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개인 브랜드형 인재와 구조적 긴장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단순히 개인의 선택이라기보다 스타형 인재와 관료적 시스템 사이의 구조적 미스매치로 볼 수 있다.

조직이 느끼는 불편함의 정체
스타 구성원의 외부 활동이 조직을 불편하게 만드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공정성 문제다. 한국 조직은 특히 공정성에 민감한 문화를 갖고 있다. 특정 구성원만 외부 활동을 하거나 주목을 받으면 내부에서는 곧 이런 반응이 나온다. "왜 저 사람만?" "특혜 아닌가?" "우리도 일하는데?" 등이다.
둘째, 통제의 어려움이다. 외부 활동은 조직이 완전히 관리하기 어렵다. 강연이나 콘텐츠 활동에서의 발언이 조직의 공식 입장으로 해석될 수 있고, 조직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메시지 관리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셋째, 개인 브랜드의 확대다. 개인의 영향력이 커지면 조직보다 개인이 더 유명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조직은 두 가지 우려를 동시에 갖게 된다. 개인이 떠났을 때 브랜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과 특정 개인에게 조직이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는 구조를 동시에 우려하게 된다.
인재 활용의 한계
충주맨 사례는 또 다른 화두를 제시한다.
"이 성과는 개인의 능력인가, 조직의 자산인가?"

충주맨 콘텐츠의 성공은 사실상 개인 역량에 의존한 성과였다. 충주맨 의원면직 후 구독 이탈자 수가 줄이은 것도 그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문제는 이런 구조에서는 다음과 같은 현상이 발생하기 쉽다는 점이다.
개인이 떠나면 성과도 함께 사라진다. 조직이 학습하지 못한다. 후속 인재가 성장하기 어렵다.

HRD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개인의 성공을 조직 역량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개인 콘텐츠는 조직 콘텐츠 역량으로 확장하고, 개인의 노하우는 조직의 시스템과 매뉴얼, 프로세스화 하는 것이다. 개인 캐릭터는 조직 브랜드로 확장해야 한다.
즉 개인 스타에서 조직 역량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조직은 같은 문제를 반복하게 된다.

스타 구성원을 조직이 붙잡기 어려운 이유
충주맨 사례처럼 왜 이런 인재는 조직에 오래 머물기 어려울까.
첫째 이유는 외부 시장 가치의 급격한 상승이다. 충주맨 같은 인재는 조직 내부보다 외부 시장에서 더 크게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조직 안에서는 공무원 한 명이지만 외부에서는 콘텐츠 크리에이터이자 브랜드 인플루언서로 인식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외부 기회비용이 급격히 커지기 때문에 조직이 사람을 붙잡기 어려워진다.
둘째는 보상 체계의 미스매치다. 공공조직이나 대기업의 보상 시스템은 대부분 직급, 연차, 평가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충주맨 같은 인재는 조회 수 수천만, 도시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같은 창의적 성과를 만들어낸다. 문제는 이런 성과가 조직 보상 체계에서는 충분히 반영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진 등을 통해 보상을 했지만, 만족이라는 것은 언제나 상대성을 지닌다.
마지막으로 창의형 인재와 관료적 시스템의 구조적 충돌이 있다. 충주맨 콘텐츠의 특징은 속도, 파격, 자기 풍자 같은 창의적 표현이다. 반면 공공조직은 절차, 승인, 검토, 책임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이러한 차이는 자연스럽게 긴장을 만들어낸다.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시스템과 맞지 않는 인재가 되기도 한다.

개인 브랜딩 시대의 도래
AI와 디지털 플랫폼의 확산은 개인이 조직 밖에서도 전문성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과거에는 조직이라는 플랫폼이 있어야 개인의 전문성이 알려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개인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지식을 공유하며 시장과 연결될 수 있다.
전문가 기반 개인 브랜드, 콘텐츠 크리에이터, 1인 창업, 솔로프리너 같은 커리어 형태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변화와 관련이 있다. 특히 AI 기술은 개인이 콘텐츠 제작, 지식 생산, 마케팅까지 혼자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개인 브랜딩을 단순히 통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접근은 점점 현실과 맞지 않게 된다. 이제 개인 브랜딩과 외부 활동은 관리해야 할 새로운 HR 이슈가 됐다.

해외 기업의 외부 활동 관리 방식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직원의 외부 활동을 중요한 관리 영역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애플을 포함한 일부 글로벌 기업은 회사와 관련된 주제로 외부 발표를 할 경우 사전 승인 절차를 요구한다. 또한 회사 브랜드나 직무 전문성이 활용되는 외부 활동에 대해서는 개인 보상에 제한을 두거나 조직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규정을 운영한다. 이는 조직의 지식과 브랜드가 개인 수익 활동으로 과도하게 활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구글 역시 외부 활동에 대해 이해충돌 검토와 사전 승인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 구성원의 외부 활동이 회사 업무와 충돌하지 않는지, 조직의 지식이나 정보가 부적절하게 활용되지 않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개인 활동을 완전히 금지하기보다는 조직 통제 범위 안에서 관리하는 방식이다.
한국 조직의 현실적 대응
한국 기업에서도 외부 활동 관리는 점점 중요한 HR 이슈가 되고 있다. 일부 기업과 공공기관에서는 외부 강연료나 자문료가 일정 금액 이상일 경우 회사 승인을 받도록 하는 제도를 운영한다. 공공기관의 경우 청탁금지법 기준을 참고해 외부 강연료 기준을 설정하는 경우도 많다.

또 하나의 방식은 강연료 일부를 사회나 조직에 환원하는 모델이다. 외부 활동이 조직의 직무 전문성이나 조직 브랜드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면 일정 금액 이상의 강연료를 기부하거나 조직 활동에 환원하도록 하는 것이다. 강연 내용을 사내 교육 콘텐츠로 공유하도록 하는 방식도 활용된다.
다른 형태로 외부 활동 자체를 개인 활동이 아니라 조직 역할로 제도화하기도 한다. 사내 전문가 강연단이나 브랜드 앰배서더, 공식 콘텐츠 크리에이터 같은 제도를 운영한다. 이 경우 외부 활동은 개인 브랜딩이 아니라 조직 브랜딩 활동으로 운영할 수 있다.

조직이 마련해야 할 관리 기준
외부 활동을 둘러싼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명확한 판단 기준이 필요하다.
첫 번째 기준은 업무 연관성이다. 외부 활동이 회사 업무와 직접 관련된 것인지, 아니면 개인 관심사 활동인지 구분해야 한다.
두 번째 기준은 조직 브랜드 활용 여부다. 회사 직함을 사용하거나 회사 전문성을 기반으로 활동한다면 조직 브랜딩 성격이 강한 활동으로 볼 수 있다.
세 번째 기준은 이해충돌 여부다. 경쟁사 관련 활동이나 개인 사업 홍보, 회사 정보 활용 같은 상황은 특히 관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기준을 바탕으로 승인 제도와 강연료 관리 기준, 조직 환원 구조를 결합한 제도 설계가 가능하다. 일정 횟수 이상의 강연은 승인 절차를 반드시 거치도록 하고 회사 직함 사용 시에도 승인을 요구할 수 있다. 강연료의 경우 일정 금액 이상일 때 승인이나 환원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충주맨 사례가 보여준 또 하나의 현실
충주맨 사례에서 인상적으로 느낀 점은 김선태 주무관이 자신의 욕구를 비교적 솔직하게 표현했다는 것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욕구를 솔직하게 표현했다. 한국 조직문화에서는 드문 방식이지만, 개인 브랜딩 시대에는 점점 더 자연스러운 선택일 수 있다.
개인의 전문성과 영향력이 시장에서 더 큰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그 선택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지지 받을 수 있다.
맺으며
관리된 자율성이 필요한 시대

앞으로 조직은 개인 브랜딩을 두려워할 수만은 없다. AI 시대에는 조직 내부 전문가, 조직 외부 영향력을 가진 인재, 솔로프리너 같은 다양한 커리어 형태가 동시에 등장한다. 조직은 개인의 영향력을 통제할 것인지, 아니면 조직의 자산으로 전환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외부 활동을 금지하는 조직도, 허용하고 장려하는 조직도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명확한 기준과 공정한 제도 운영, 그리고 조직 환원 구조를 갖춘 관리된 자율성이다. 스타 구성원은 조직문화의 균열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잘 관리한다면 조직 브랜드를 확장하는 가장 강력한 자산이 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