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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한 교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비즈니스 리스크 관리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사기업, 공기업, 비영리단체, 대학 등 여하한 조직의 지속가능경영 패러다임으로 ESG 경영이 자리매김하는 분위기인데 잠시 잠깐의 유행이 아니라 조직 경영의 트렌드가 되는 모양새다. 친환경 경영, 윤리 경영, 사회적 책임 경영, 거버넌스 향상을 통해 지속가능경영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ESG 경영의 순기능은 비즈니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조직이 당면한 제반 리스크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분석하여 제대로 관리함으로써 조직경영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줄이면서 비즈니스의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다.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계기로 산업재해 리스크가 위중한 비즈니스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는데, 직장 내 안전 및 보건 향상은 비즈니스의 사회적 책임과 환경 개선 노력의 대표적인 예가 된다. 중대재해처벌법 준수를 포함한 산업안전경영은 기업의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이제 기업의 안전 및 보건 관리는 사회적 책임이며 ESG 경영을 향한 가장 기본적인 노력이다."중대재해처벌법 준수를 포함한 산업안전경영은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 되고 있다.이제 기업의 안전 및 보건 관리는 사회적 책임이며ESG 경영을 향한 가장 기본적인 노력이다."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전후로 산업재해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산업재해 리스크의 대표적인 관리 주체인 기업에는 실로 중차대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제 기업들은 보다 더욱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산업재해 리스크를 관리해야 마땅할 것이다. 실제 기업들은 전담 조직을 구성하거나, 안전경영을 위한 여러 제도나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으며, 구성원에게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기존에 진행됐던 산업안전보건교육의 수준도 높이고 있다.---산업재해 리스크는 대단히 복합적이다. 우선 관련 실정법이 여럿인 바 기업은 이것들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은 구체적으로 작업장의 안전과 보건을 규제하고 있다. 피재근로자 및 유족에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규정된 급여가 지급된다. 한편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중대재해를 일으킨 비즈니스 사업자에게는 형사적 책임을 묻게 된다.산업재해 리스크의 내용은 부상, 질병, 요양, 장해, 사망, 재활 등으로 다양한 바 산업재해 리스크 관리도 다각적이고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최고의 리스크 관리는 재해 예방으로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재해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처가 필요하며, 사후에 적절한 보상과 책임 규명이 요구된다. 또한, 이같이 체계적인 산업재해 리스크 관리는 지속적인 개선과 보완이 이뤄져야 효과가 배가된다.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ESG 경영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향한 요구가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지속가능성장을 지향하는 우리 비즈니스는 인적자원(HR) 관리 차원에서 산업재해 리스크를 관리해야 마땅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을 비롯해 각종 재난이 빈발하고 디지털 전환으로 산업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좋은 인재를 확보하고 이들을 잘 양성하고 관리하느냐가 비즈니스 성패의 관건이 된다고 본다. 직장 구성원들을 위한 안전하고 안정된 비즈니스 환경의 조성이 사회적 책임 경영의 우선이 되는 것 아닐까? 비즈니스가 처한 주요 산업재해 리스크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재해 예방에 만전을 기하며, 사고 발생 시 피해자를 보호하고, 추가 피해를 최소화하며, 신속한 보상과 재활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재해 예방 교육과 훈련에 힘쓰고 리스크 관리 시스템 개선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다음으로, 정부의 역할에 주목해 보자. 누구보다 규제 당국이 산업재해 리스크 관리 체계화에 주도적으로 앞장서야 마땅하다. 산업재해보상보험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회보험으로서 그동안 우리 사회의 안전망 구축에 큰 공헌을 해왔다.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등의 입법과 규제는 산업안전 향상에 직접적으로 유효한 관리가 된다. 그러나 성급한 입법은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는데 중대재해처벌법과 같은 처벌 강화가능사는 아닐 것이다.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산업재해 리스크 관리는 통합 관리를 요한다. 산업재해 관련 규제 및 예방과 산재보험 보상 시스템이 전체적이고 긴 호흡으로 계획되고 운영되고 개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근로자와 비즈니스와 당국이 산업재해 리스크 관리에 다 함께 노력할 때 산업 선진국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리스크 관리는 비용이 아니라 투자이며엄연히 성공적인 기업경영의 기반이다.또한, 안전경영을 강조하는 사회적 운동은이제 거스를 수 없는 하나의 물결이 되고 있다."산업재해 리스크를 포함한 비즈니스 리스크 관리는 ESG 경영의 핵심 전략이다. 직장 내 안전 및 보건 향상은 비즈니스의 사회적 책임과 환경 개선 노력의 대표적인 예가 된다. 자기 직장의 안전 문제를 소홀히 하면서 사회의 안전을 논할 수는 없다. 환경 보호나 환경 개선을 논하면서 어떻게 자기 직장의 근로 환경을 무시할 수 있겠는가? 실제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는 K-ESG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우리나라 기업의 ESG 경영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함이며 정보공시, 환경, 사회, 지배구조로 구분되어 있다. 이중 산업안전은 사회(S) 분야의 주요 평가 항목으로 올라 있는데, 구체적으로 조직의 위험 요인 파악과 조치, 중대 사고에 대처할 수 있는 비상조치 계획 등이 평가 대상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준수를 포함하는 산업안전경영이 기업의 생존 키워드가 된 셈이다. 이제 비즈니스의 안전과 보건 관리는 사회적 책임이며, ESG 경영의 기본이다.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이며 경영의 일부다. 안전경영을 강조하는 사회적 운동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물결이 되고 있다장동한 교수건국대 국제무역학과 교수로 한국보험학회장, 한국리스크관리학회장, 아시아태평양보험학회(APRIA)회장을 역임했다. 우리 사회의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여 안전한 나라, 안정된 사회를 구축하자는 대한민국 리스크 관리 포럼의 대표다. 주요 저서로 『ESG 경영을 위한 비즈니스 리스크 관리』, 『재난 리스크 제대로 관리하기』(2017년도 대한민국학술원 선정 우수학술도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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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성 교수] 페어, 아이스댄싱이 즐거운 이유
지난 2월 4일부터 2월 20일까지 우리에게 활력과 즐거움을 줬던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끝났다. 모든 종목의 경기가 감동적이었지만 가장 멋진 경기는 남녀 한 쌍이 함께 연기하는 페어 혹은 아이스댄싱이 아닐까 한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여러 다양한 기술도 놀랍고 얼음 위에서 지치는 댄싱 자체도 아름답지만, 여기에 더해 눈이 즐겁도록 예쁜 젊은 남녀가 함께 사랑의 찬가를 노래하기 때문이다. 즉 이런 경기는 운동경기라기보다는 예술에 더욱 가깝다고 생각한다.당연한 이야기지만 페어/아이스댄싱을 잘하려면 그 커플의 사이가 좋아야 한다. 서로 경쟁하는 관계이면 곤란하다. 이런 점에서 그 쌍이 가족이면 좋을 것 같다. 실제로 이번 베이징 올림픽의 페어 스케이팅 선수 중 이스라엘의 자레스키(로만, 알렉산드라), 일본의 리드(캐시 리드, 크리스 리드), 영국의 커(존, 시네이드) 등이 가족 커플이었다. 짝이 가족이므로 그들은 서로간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감동적인 연기를 위해서는 ‘가족’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그들은 상대를 어루만지고 포옹하고 사랑에 푹 빠진 눈빛 연기도 해야 하는데 이는 가족 커플의 경우 쉽지 않을 것이다. 커플이 누나, 동생 사이인 일본의 리드 팀의 코치는 선수들에게 ‘경기 중 상대방 대신 다른 사람의 얼굴을 마주보고 있다고 상상해라’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이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가족이 아닌 연인이라면 이런 점에서 더 유리했을 것이다. 그런데 페어/아이스댄싱 선수들은 연습 도중 실제 연인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오랫동안 좌절과 희망을 나눈 사이이기 때문에 저절로 둘이 사랑하는 사이가 될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007 영화를 보더라도 힘들게 고생하며 싸우다가 결국 승리한 마지막엔 늘 007과 본드걸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가. 결국 페어/아이스 댄싱 팀 중 수많은 커플이 연인이 되고 또한 결혼한다. 중국의 자오 홍보, 선슈에는 이런 식으로 맺어진 부부다. 그런데 필자는 여기에서 당연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궁금해지는 문제를 하나 제기하려 한다.우리는 왜 가족끼리는 끌리지 않는 것일까? 왜 사랑과 열정이 가득한 눈빛을 주고받을 수 없는 것일까? 아마도 사회적으로 가족끼리는 연애하면 안 된다는 압력을 오랫동안 받으며 성장해서 그러할 것이다. 예외가 있다면 고대 이집트일 텐데 여기 왕족들은 남매끼리 결혼하는 것이 보통이었으니 그런 사회적 압력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학자들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그뿐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한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여러 가계의 메추라기의 알을 한군데 모아놓고 알을 까고 태어난 메추라기 수컷들이 어른이 된 후 어떤 암컷과 교미하는가를 살펴봤다. 수컷 메추라기들이 주변의 암컷이 자신의 가족인지 남인지 알 방법은 없다. 그런데도 수컷이 선택하는 암컷은 항상 자신의 가족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완전한 남도 썩 좋아하진 않았다. 대략 사촌-팔촌 정도 되는 ‘가깝고도 먼’ 혈육을 찾아 사랑을 나누는 것이었다.동물이 사랑을 하고 섹스를 하는 이유는 자기 혼자서는 그렇게 할 수 없으므로 짝을 찾아 유전자를 증식시키려는 의도이다. 이때 ‘자신의 유전자’ 증식이라는 목적만을 생각한다면 자신과 가장 가까운 유전자를 갖는 짝, 즉 누이나 여동생을 찾아 교미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 전략에는 문제가 있다.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신체뿐 아니라 유전자에도 여러 결함이 생긴다. 물론 선천적인 결함도 있다. 우리 몸의 유전자는 한 쌍으로 있는데 이런 결함 있는 유전자가 한쪽에만 있다면 대부분 현실적인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그러나 두 쌍의 유전자가 모두 결함이 있다면 신체적인 불구, 질병 등 여러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킨다. 실은 그래서 생명은 자가복제를 하지 않고 타인의 유전자를 반씩 가져다 합쳐서 2세를 만드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메추라기들은 가깝지만 너무 가깝지 않고, 멀지만 너무 멀지도 않은 짝을 찾는 지혜를 갖게 된 것이다. 그러나 메추라기는 주변 동료 중 과연 누가 자신의 형제인지 친척인지 알 길이 없으며 이들을 감별해 낼 지혜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들로 하여금 가깝고도 먼 친척을 찾아내는 것은 일단 페로몬 냄새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즉 적당한 거리의 친척의 냄새가 가장 유혹적이며, 너무 가까운 형제자매의 냄새는 별로 유혹적이지 않을 것이다.인간의 경우 이런 실험을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인간에게도 페로몬 기관의 흔적은 발견되므로 아마도 인간도 어느 정도는 그러할지도 모른다. 물론 인간에게는 이를 뛰어넘는 조건이 있다. 대뇌가 발달한 인간은 서로 적당히 비슷하며 말이 통하는 그리고 사회적으로 가까운 짝을 택한다. 이런 상대를 만날 때 우리의 대뇌가 흥분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랑에 빠질 때 대뇌의 흥분은 대단하다. 이미 수십 년 전 영국의 제끼 박사 팀이 최근에 사랑에 빠진 여성을 모집해 기능적 MRI 안에서 남자친구의 사진을 보여주며 뇌를 촬영한 결과가 유명하다. 세로토닌, 도파민 등의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는 해마, 소뇌, 기저핵 앞쪽 대상회, 섬엽 등이 흥분했는데 이런 부위는 그동안 이미 영장류에서 감정을 생성하는 회로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 부위였다. 이렇게 사랑에 흥분한 뇌는 그 커플의 마음을 담은 아름다운 미소를 만들고 이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뇌도 바로 그렇게 전염되는 것이다. 그래서 세계 최고의 페어/아이스댄싱 경기는 우리를 즐겁게 하는 것이다."대뇌가 발달한 인간은서로 적당히 비슷하며 말이 통하는그리고 사회적으로 가까운 짝을 택한다."오래전에 올림픽에 나왔던 선수 중 필자가 가장 좋아하며 아직도 얼굴을 기억하는 페어 스케이팅 팀이 있다. 1988년의 캘거리, 1992년의 릴리 함메르 동계올림픽에서 각각 금메달을 딴 러시아의 세르게이 그린코브와 예카테리나 고르데예바이다. 당시 빙판 위에서 세르게이가 손을 번쩍 들면 예카테리나가 하얀 새처럼 날곤 했었다. 그들은 1991년 결혼식을 올렸다. 그 후로도 부부는 아름다운 연기를 펼쳤고 예쁜 여자아이도 낳았다. 그러나 남편은 몇 년 후 운동 중 심장마비로 숨지고 말았다. 남편 사망 후 예카테리나는 남편을 기리는 의미의 독무대를 마련하고 혼자 아이스댄싱을 했다. 그녀의 독무는 여전히 아름다웠으나 쓸쓸했다. 이제는 더 이상 그녀를 받쳐주는 사람이 없기에. 역시 사람에게는 사랑의 뇌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짝이 있어야 하는가 보다.김종성 교수서울의대를 졸업했고 현재 울산대학교 신경과 교수,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학신경과학회와 대한뇌졸중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580편의 학술논문을 발행했다. 『뇌에 관해 풀리지 않는 의문들』, 『춤추는 뇌』, 『영화를 보다』, 『뇌과학 여행자』, 『김종성 교수의 뇌과학여행, 브레인 인사이드』 포함 30권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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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경영학교 나다움] 人生一生 SELF: 자기자신 찾기
암시暗示는 감각, 관념, 의도 따위가 이성理性에 호소함 없이 언어 자극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는 현상을 말한다. 사람은 부정적 암시를 계속 받으면 ‘나는 무능력한 사람이야’라는 생각이 강해져서 매사에 주눅이 들게 된다. 당연히 성과도 저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긍정적 암시를 받으면 자신감이 강해져서 내면에 숨겨져 있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게 된다. 이처럼 강력한 암시의 힘은 다음의 세 가지 사례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국제천재협회 회장을 지낸 빅터는 어렸을 때 공부를 못했다. 하루는 담임선생님이 그를 불러 “일찌감치 중퇴해서 장사나 배우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빅터는 선생님의 충고대로 했고, 그 후 17년 동안 자신을 ‘지능이 부족한 사람’으로 인식하고는 여러 직장을 전전했다. 그러다가 빅터는 32살이 되었을 무렵, 우연히 자신의 아이큐가 161이나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순간부터 빅터는 완전히 달라졌다. 많은 책을 저술했고, 특허품도 발명했으며, 사업에서의 큰 성공에 힘입어 국제천재협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자신의 높은 지능을 공식적으로 확인했고, 그에 따라 생각과 행동에 자신감이 붙었기에 만들어진 결과물이다.다음으로 고구려 평원왕 때의 장군인 온달은 어린 시절에 집안이 몹시 가난하여 눈먼 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거리를 다니며 걸식을 했다고 한다. 그는 우스꽝스러운 용모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바보 온달’이라 불렸다. 그가 정말 바보였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한낱 가난한 평민에서 부마에 오르고 장군으로 이름을 크게 떨친 것으로 보아 훌륭한 인물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이처럼 온달의 극적인 삶의 배경에는 다 알고 있다시피 ‘평강 공주’가 있다. 평강 공주의 용기를 북돋는 말은 온달의 잠재의식에 서서히 뿌리내리기 시작했고, 그 싹이 얼마나 크게 자라 빛을 발했는지는 온달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만약 평강 공주의 암시가 없었다면 온달은 평생을 바보로 지냈을지도 모른다.이어서 클리크 무어맨이 저술한 『선생님의 말씀(Teacher Talk)』이라는 책에 보면 ‘도나’라는 지혜로운 선생님의 이야기가 나온다. 도나는 자기 반 학생 모두에게 백지를 한 장 꺼내 맨 위에 ‘할 수 없다’라는 제목을 쓰도록 했고, 그 밑에 자신이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기록하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저마다 ‘나는 세 자리의 나눗셈을 할 수 없다’, ‘나는 팔굽혀펴기를 10번 이상 할 수 없다’, ‘먹고 싶은 것을 참을 수가 없다’ 등을 적었다.학생들이 기록을 마치자 도나는 미리 준비해 둔 상자에 기록한 것을 넣도록 한 다음, 학생들과 운동장의 후미진 곳으로 갔다. 그리고 도나는 진지한 자세로 이렇게 말했다.“우리는 지금 아주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다.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서 ‘할 수 없다’를 매장할 것이다.”도나는 학생들과 함께 땅을 판 다음 그곳에 학생들이 ‘할 수 없다’고 기록한 내용들을 모두 묻어 버렸다. 그러고는 죽음에 이른 ‘할 수 없다’를 위해 다음의 추도문을 읽었다.“우리는 오늘 죽음을 맞이한 ‘할 수 없다’를 추모하기 위해 여기에 모였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할 수 없다’와 함께 지내며 많은 좌절을 겪었지만 이제 ‘할 수 없다’가 죽었으므로 우리에게는 ‘할 수 있다’만 남게 되었습니다. ‘할 수 없다’여, 영원히 잠들기를.”교실로 돌아온 도나는 학생들과 함께 커다란 종이로 비석을 만들었고 그곳에 이렇게 적어서 걸어 놓았다.여기에 ‘할 수 없다’가 영원히 잠들다.이후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할 수 없다’고 말하면 도나는 그 비석을 가리켰고, 학생들은 밝게 웃으며 곧바로 생각을 바꿔 ‘해 보겠다’고 말했다.이처럼 암시는 인간의 생각과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 기업에서 구성원을 역량을 개발하고자 한다면 암시, 그중에서도 부정적 암시보다는 긍정적 암시를 자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시스템 차원에서 요구되는 일정 수준의 관리와 감독 및 꼭 필요한 처벌과 훈계를 제외하고는 어느 때보다 다양한 구성원이 자신감을 바탕으로 숨겨진 재능과 열정을 마음껏 발휘해야 하는 상황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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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경영학교 나다움] 人生一生 FAMILY: 가족 행복하기
우리는 가족으로 인해 행복을 맛보기도 하고 또 좌절하기도 한다. 가정이 권위적 질서 의식으로 유지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지만 아직도 그 잔재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는 여성과 아이들에 대한 남성의 가부장적 권위 의식, 자식들에 대한 소유 의식 등이 남아 있다. 가정을 유지하는 기본논리가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그 방법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결국 가족 구성원 서로가 서로를 배려함으로써 가정의 행복지수를 높여 가야 한다.배우자와의 관계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우 배우자의 일시적 감정과 행동에 의해 쉽게 상처를 받기도 한다. 부부는 가정을 이루기 전의 성장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사고방식, 습관, 자신의 입장이 다르다. 이런 차이로 인해 부부 간의 간극과 마찰이 생긴다. 특히 언쟁이 잦아지게 되면 부부싸움은 증폭되어 가정의 행복이 파탄 날 수도 있다. 또한, 부부는 각자의 본가라는 배경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서로의 본가에 대한 행동이 상충될 수 있다. 과거에 여성이 시집을 가면 친정을 떠나 오로지 시댁에 의존했지만, 오늘날에는 이런 입장이 아니다. 여기에서 생기는 문제는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일들이다.오랜 연애를 거쳐 가정을 이룬 부부의 경우 서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폭이 넓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이 점이 가장 문제가 된다. 아무리 서로에 대한 사랑이 깊다 하더라도 이 사랑의 힘이 언제나 크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흔히 사랑의 유효기한은 18개월이라는 말이 있지만 모든 것이 사랑이라는 마력에 의해 녹아 하나가 될 수는 없다. 그러니 이제는 직장은 일하는 곳, 가정은 쉬는 곳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가정도 직장처럼 어떤 나름대로의 틀을 갖춰야 한다. 즉 부부의 역할 분담, 가정 운영의 방침, 부부의 권한과 책임의 한계, 자녀에 관련된 부부 공동의 합의 등 자칫 의견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영역들은 대화를 통해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가정은 부부 둘이서 공동으로 출자해서 만든 공동사업체라 할 수 있다. 단지 사업체는 이익을 목표로 하지만 가정은 행복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과거의 가정은 전통적인 관습이나 전례에 따라 자연적으로 운영되어 왔지만 오늘날에는 가정 운영의 방식이 많이 달라졌다. 부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행세로는 곤란해진 것이다. 그래서 가정사에 대해 부부 사이에 옥신각신 충돌이 생긴다. 이런 것이 심해지면 가족들 입에서 우리 집은 가정이 아니라 지옥이라는 말까지 스스럼없이 튀어나오기 쉽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매년 대체로 30만 쌍이 결혼하는데, 매년 이혼하는 부부는 약 15만 쌍이 될 정도다. 우리나라의 가정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얘기인가. 더욱 불행한 것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이혼을 못한 채 마지못해 사는 불행한 가정도 많다는 점이다.그래서 이제 단지 사랑으로 만나 가정을 이루겠다는 마음으로는 곤란하다. 평생을 함께할 부부가 서로 마찰 없이 공동의 행복을 만들어가려면 철저한 사전학습이 필요하다. 가정을 이루었다고 해서 저절로 행복한 가정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별도로 배우지 않아도 저절로 가정이 이뤄졌던 전통적 가정문화가 사라진 오늘날, 새로운 가정생활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다. 가급적 빨리 가정경영에 관해 학습하는 것은 요즘 같은 시대에 아주 절실한 문제이다. 행복한 가정의 기초는 역시 두 사람의 사랑, 즉 ‘LOVE’이다. 이 ‘LOVE’의 절차는 상단의 그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물론 가정경영이 단순히 학습으로만 해결될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부부가 함께 가정경영에 대한 깨달음과 지혜를 얻고자 하는 노력이 그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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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메시지] 행복의 알아차림
행운을 뜻하는 것은 어떤 꽃말일까요?그것은 어느 누구나 다 알다시피 네 잎 클로버입니다. 그러나 네 잎 클로버는 그만큼 귀합니다. 그래서 행운은 우리들에게는 쉽지 않은 기회이지요.그렇다면 행복의 꽃말은 무엇일까요?그것은 바로 세 잎 클로버입니다. 세 잎 클로버는 그야말로 지천에 깔려있어 어느 누구나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식물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요? 결국 행복은 어디에나 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네 잎 클로버처럼 귀한 존재가 아니라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세 잎 클로버처럼 쉽게 만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행복인 것입니다.인간은 누구나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만일 행복에 어떤 조건을 붙이면 그 행복은 쉽게 가질 수 없습니다. ‘돈이 많으면 행복해질 것이다. 좀 더 예뻐지면 행복해질 것이다. 자동차를 사면 행복해질 것이다. 건강하면 행복해질 것이다. 멋진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면 행복해질 것이다. 그리고 ...이 있으면 행복해질 것이다.’ 등, 수많은 행복의 조건이 실은 행복을 가로막는 장애물인 것입니다.그렇다면 과연 행복에 조건이 있는 것일까요? 인간사에서 슬픔이나 고통의 유형은 대체로 몇 가지로 국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행복의 정의를 어떤 만족이나 기쁨으로 여긴다면 그 행복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김소운 시인의 ‘물 한 그릇의 행복’이라는 시구의 그 말처럼 물 한 사발 시원하게 마실 때에도 순간 큰 만족을 맛보는 것입니다. 이렇듯 행복은 어느 누구라도, 어느 상황에서도 얻을 수 있습니다.따라서 이제부터 우리는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행복의 의미를 먼저 알아차려야 합니다.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아가려면 행복의 길이 어디인지를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이런 것에 대한 자아인식이 부족하면 진정한 행복의 길로 갈 수 없습니다. 지금 배고픔이나 추위나 또는 어떤 병으로 인한 육체적 고통이 없다면 그 나머지는 결국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교육자와 HRD 스탭의 역할인 인적자원 디자인은학습자들이 어디에나 존재하는 세 잎 클로버와 같은행복을 알아차리게 하는 일입니다."앞을 볼 수도 없고, 남의 말을 들을 수도 없고,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던 헬렌 켈러도 자기는 평생 행복한 삶을 살아왔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행복이란 반드시 무엇이 있을 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입장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느끼느냐에 달려있다고 하겠습니다. 극단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현재 우리에게 생명이 주어졌다는 자체가 가장 큰 행복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가령 사형선고를 받아서 집행일만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의 입장이나 또는 중병에 걸려서 의사로부터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본다면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가요. 죽음을 앞둔 그가 세상에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죽음의 공포를 앞둔 사람에게는 ‘행복’이 돈도 아니요, 명예도 아니요, 그 어떤 아름다움도 아닙니다. 그저 극심한 두려움과 아픔에서 해방되는 것뿐입니다.그러므로 행복은 어떤 조건이 아니라 깨달음입니다. 네 잎 클로버처럼 귀한 존재가 아니라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세 잎 클로버처럼 쉽게 만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행복인 것입니다.교육자와 HRD 스탭이 인적자원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바로 학습자들이 세 잎 클로버의 행복을 알아차리게 하는 역할을 해내는 것입니다.한국 HRD를 고민하고 연구하며 실천하는 선각자이다.인력개발학 박사로서 한국HRD협회 회장, 일생경영학교-나다움 이사장,본지 발행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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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호 처장] 공무원 인재개발도 AI 기반 플랫폼에서
그야말로 ‘플랫폼(platform)’ 전성시대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2030년까지 글로벌 전체 기업 매출의 약 30%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넷플릭스, 디즈니+, 애플 TV 등 인터넷을 통해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OTT(Over The Top) 서비스 업체들도 자신만의 플랫폼을 강화해가고 있다.---미국 OTT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넷플릭스는 시장 선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구독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디즈니+는 디즈니, 픽사, 마블 등 넷플릭스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며 시장 수요를 확보해가고 있다. 후발 주자인 애플 TV도 이미 확보한 아이폰 등의 애플 플랫폼을 활용해 홈 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겠다는 목표하에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이와 같이 민간부문은 자신만의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고, 그 생태계 안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플랫폼’이라고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승강장의 이미지일 것이다. 기차나 지하철의 승강장은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오가고 만나며 교류하고 소통하는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플랫폼은 무엇인가를 구성하는 기본 틀이나 시스템으로써의 기능을 수행하는데, 인사혁신처도 공무원 인재개발 분야에서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2020년부터 3년간 구축 중인 ‘인재개발플랫폼’은 집합교육 위주라는 공무원 인재개발의 기존 패러다임을 새롭게 바꾸기 위해 시작됐다. 인재개발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시간 위주의 학습에서 벗어나 지식과 정보의 탐색·생산·확산 활동 등의 비정형 학습까지 포괄하며,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해 최신의 우수 자료를 접할 수 있게 하려는 노력의 산물이다.‘인재개발플랫폼’은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 추천을 통해 개인 맞춤형 학습을 실현시켜 준다. 지난 2012년 정부 부처가 세종시로 이전을 시작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공무원은 자신의 전문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어디서 어떤 교육을 받을 수 있는지 여전히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의 직무, 학습이력, 관심사, 유사 그룹의 학습 상황 등을 고려해 ‘인재개발플랫폼’이 똑똑하게 분석하고 추천해주기 때문에 편리하게 자신이 필요로 하는 교육과정 정보나 학습콘텐츠를 얻을 수 있다. 개인이 가입시 제공한 직무·관심 분야 키워드, 가입 이후 검색하거나 학습한 콘텐츠, e사람과 연계된 인사정보 등의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특정 분야에 관심이 있고 학습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분야에 관한 자료나 논문 등을 학습자에게 자동으로 제시해준다.풍부하고 다채로운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학습 허브(Hub)로써의 역할을 목표로 하는 ‘인재개발플랫폼’은 현재 정부와 민간의 학습콘텐츠 70만 건 이상이 연계돼 있다. 양질의 민간 콘텐츠를 더 유치해 나가야 하는데 ‘인재개발플랫폼’에 더 많은 민간 콘텐츠 기업들이 참여한다면 공무원들이 필요할 때 자신이 원하는 우수 콘텐츠를 학습할 수 있고, 기업들 역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얻는 상생 효과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인사혁신처는 작년에 12개 부처 시범실시를 거쳤고, 올해 1월부터 전 부처 국가공무원이 ‘인재개발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대상 기관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올해는 전 국가공무원이 ‘인재개발플랫폼’을 통해 본인의 전문성과 역량을 향상시켜 나가는 그야말로 인재개발 패러다임 대전환의 해가 될 것이다.‘인재개발플랫폼’이 자발성이 높은 공무원 학습자가 일과 학습을 자연스레 연결하도록 돕고, 우수한 콘텐츠들이 자유롭고 빠르게 유통되도록 하는 공공부문 인재개발의 새로운 ‘플랫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김우호 처장공직 경험이 풍부한 인사·행정 분야의 전문가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리더십개발부장, 인사혁신처 인재채용국장, 대통령비서실 인사비서관, 소청심사위원회 상임위원, 인사혁신처 차장 등을 역임했다. 2021년부터 인사혁신처장으로서 국가 인적자원관리의 효율성과 정부인사의 공정성 향상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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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경 교수] 하이브리드 러닝 디자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하이브리드 러닝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커졌다. 하이브리드 러닝과 블렌디드 러닝을 동일한 개념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서로 구분하기도 한다. 필자의 생각에는 각기 다른 맥락에서 각 용어가 사용되는 것 같다. 학습자원/활동/소통이 온·오프라인 사이에서 자유롭게 진행되면서 일어나는 시너지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블렌디드 러닝이라면, 하이브리드 러닝은 온·오프라인 두 개의 분리된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하여 두 공간에서 학습자들이 불편함 없이 학습하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즉 전자는 학습공간의 확대, 후자는 학습권 보장의 속성이 강하다. 하이브리드 러닝을 굳이 창의적 문제해결, 자기주도학습 등 교육적 가치와 연계시킬 필요는 없다."블렌디드 러닝은 온·오프라인 사이에서 자유롭게 일어나는 시너지,하이브리더 러닝은 온·오프라인을 자연스럽게 연결하여두 공간에서 학습자들이 불편함 없이 학습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둔다."---하이브리드 러닝을 신속히 구현한 사례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BS)이 있다. HBS는 성공적인 하이브리드 러닝 환경 구현을 위해 교수와 교직원, 온라인 및 매체 담당부서, IT 지원부서, 학생 모두가 함께 다양한 이슈를 고민하고 해결해 나갔다. 이들이 특히 중시했던 것은 HBS의 중심인 사례에 기반한 교육이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충실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었다. 하이브리드 환경에서 사례 기반 교육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매체와 IT 담당자들이 교실구조에 맞는 카메라 위치, 촬영방법 등을 테스트하고, 교수들도 새로 구축한 하이브리드 환경에서 실제 수업을 자원자들과 진행해 봄으로써 다양한 문제점을 발견하고 함께 수정해 나가는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교수의 동선을 따르는 카메라가 멀미를 일으킨다는 점, 플라스틱 방역 칸막이의 반사가 수업에 방해가 된다는 점, 줌으로 참여한 학생들의 이름이 오프라인 학생들에게 잘 안 보인다는 점 등을 발견하여 수정했다.HBS의 사례를 통해서 보았듯이 하이브리드 러닝이 어찌 보면 온라인 수업보다 사전에 구체적으로 계획할 부분들이 많을 수 있다. 우선 하이브리드 러닝 환경 구축의 근본적 필요성에 대해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하이브리드 러닝의 장점은 구성원의 다양한 상황과 요구를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하이브리드 러닝의 ROI가 높을 수 있다. 따라서 구성원의 학습 가용시간, 학습공간, 선호하는 학습법 등에 대한 수요 조사가 면밀히 이뤄질 필요가 있다. 더불어 바쁜 구성원들의 상황에 따라 마이크로러닝 등 시간을 융통성 있게 활용할 수 있는 수업방식이 하이브리드 환경에서도 구현 가능한지, 그리고 하이브리드 환경이 효율적인 대책이 되는지도 근본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하이브리드 러닝 시스템의 타당성이 확보됐다면 온라인 중심의 수업을 오프라인 학습자들에게도 개방한다는 입장에서 탈피하여 온·오프라인 학습자 모두에게 효과적인 교육을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 또한, 두 공간의 학습자들 사이의 매끄러운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 공간 세팅 등을 계획하고 실행해봐야 한다. 무엇보다 창의적인 발상으로 다양한 소통법과 학습 활동들을 구상해야 할 것이다. 요컨대, 조직에서 추구하는 교육 목적이 무엇인지, 하이브리드 환경에서 구현되는 교육과정의 특성, 끊김 없는(seamless) 교육과 소통방식, 테크놀로지, 물리적 공간의 레이아웃, 각종 기기 설치 방법 등을 시뮬레이션해보고 다양한 사람의 관점을 통합하여 최적화해야 할 것이다.하이브리드 러닝에는 사실 전통적 학습 환경을 옹호하는 입장이 내재되어 있다. 즉, 교수자와 일부 학습자가 물리적 공간에 함께 있어야 가능하고, 그것은 곧 기본적으로 모두 오프라인 학습공간으로 오는 것을 전제로 참석이 어려운 일부 학습자만 온라인으로 참석하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온라인 학습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오프라인을 선호하는 편향적 인식에서 벗어나야만 시스템 구축, 수업설계, 학습자의 적극적 참여 등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이예경 교수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AI 융합 교육설계·경영전공 교수. AI 및 빅데이터 분석의 교육적 활용, 사회심리학 이론을 적용한 교수학습법, 비판적 사고력 개발을 위한 수업설계, 플립러닝 수업 등 다양한 학습환경 설계 관련 연구와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Online Students'
Learning Behaviors and Academic Success: An Analysis of LMS Log Data From
Flipped Classrooms via Regularization」, 「Utilizing AI and Big Data in Education: The Current State and Future
Directions」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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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연구위원] 세대가 아닌 시대 맞춤형 HR
소위 ‘MZ세대’가 사회 전반은 물론 기업 경영에 있어 이슈의 중심에 서면서 이들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세대가 함께 공감하며 일해야 하는 조직에서 특정 세대가 겉으로 드러내는 특성에만 집중한다면 달이 아닌 손가락을 바라보는 우를 범할 우려가 크다. 그러니 HR은 한 세대의 불만보다는 시대적 흐름인 공정과 참여, 그리고 유연성을 중심으로 모든 세대가 조화를 이루는 일터를 만들어야 한다.*MZ세대: 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얼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한다.성과급 공정성 논란, 블라인드와 SNS를 통해 움직이는 사무직 노조의 등장 등 2021년을 뒤흔든 HR 이슈의 중심에는 이른바 MZ세대가 있었다. 선배들과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들에게 관심이 모아졌고, 조직은 이들을 파악하려는 세대론적 관점의 노력을 기울였다.그러나 세대 간의 차이를 부각시키는 세대론적 접근은 각 세대의 특징을 과장하고 단순화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오해를 증폭시킬 우려가 있다. 또한, 각 세대가 내는 부정적인 목소리에 집중함으로써 문제의 근본적 해결보다는 불만을 줄이는데 급급한 대증요법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처럼 한 세대만 바라보는 접근은 자칫 다른 세대를 소외시키거나, 최악의 경우 아무도 만족시킬 수 없는 해답을 낳을 수 있다.그 어떤 세대도 돌연변이나 별종이 아니다. 성장 과정 속에서 쌓아온 경험과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같은 변화 앞에서 상이한 반응을 보일 뿐이다. MZ세대의 전유물처럼 되어 버린 ‘공정’이라 는 가치를 보자. MZ세대가 보상의 공정성에 민감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다른 세대는 불공정을 선호하거나 공정에 관심이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공정에 대한 기대는 세대를 막론하고 과거에 비해 높아졌다. 다만 MZ세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장했고, 현재의 기득권이 적어 불공정으로 인한 피해를 훨씬 크게 체감하기 때문에 더 큰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HR은 새로운 세대를 이질적인 존재로 보기보다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메신저로 보고, 그들에게서 시대의 변화를 읽어야 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여러 세대가 조화롭게 일하는 일터를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HR이 중점을 두어야 할 세 가지 키워드를 살펴보자.---첫 번째 키워드는 역시 공정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HR은 공정을 한 세대의 요구가 아닌 시대적 가치로 보아야 한다.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HR이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과제는 현재의 연공적 보상 구조를 고치는 일일 것이다. 2018년 한국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30년 이상 근속자의 보상이 1년차 신입사원에 비해 3.11배에 달한다. 이는 일본의 2.37배보다도 훨씬 큰 것이다. 이처럼 심한 연공적인 보상 구조는 모든 세대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MZ세대의 관점에서 30년차 선배가 객관적으로 신입사원의 3배 이상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이처럼 불공정한 구조는 없다. 선배들도 불편하다. 성과와 무관하게 연공적으로 보상이 올라가는 구조는 자신이 조직에 부담이 된다는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버블 경제 붕괴 속에서 연공적 보상의 문제를 우리보다 먼저 깨달은 일본 기업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캐논이나 토요타와 같은 일본 기업들은 점진적 노력을 통해 정기적 승급을 폐지하고, 연차가 아닌 성과와 역할 중심의 보상을 강화함으로써 연공성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우리 역시 긴 호흡으로 성과와 역할에 근거한 공정한 보상 제도로 탈바꿈 해야 한다.우리가 주목해야 할 두 번째 가치는 구성원의 참여다. 이제 구성원들은 수동적인 제도의 수용자로 머무는데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 참여함으로써 일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이미 많은 기업이 성과지표 및 목표 수준을 정함에 있어 구성원들의 참여 수준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구성원들이 제도의 직접적인 운영자가 되게 할 수도 있다. 중고 물품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일본의 메루카리(Merucari)사의 사례를 보자. 이 회사는 2017년부터 조직 성과급과 별도로 구성원들이 서로 보너스를 주고받는 이른바 피어 보너스(Peer Bonus)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은 매주 금액으로 환산 가능한 포인트를 받아 이를 공개적으로 동료에게 협업에 대한 감사의 메시지와 함께 전달할 수 있다. 물론 금액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성과급의 주체가 된 구성원들은 높은 호응과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작더라도 참여를 통해 구성원의 몰입도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그 어떤 세대도 돌연변이나 별종이 아니다.성장 과정 속에서 쌓아온 경험을 비롯해이해관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같은 변화 앞에서 상이한 반응을 보일 뿐이다."세 번째 키워드는 유연성이다. 작년 Work Trend Index 조사에 따르면 73%의 근로자들은 팬데믹 이후에도 유연한 원격근무를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 유연성이 특정 세대의 요구가 아닌 전반적인 흐름이 된 것이다. 이에 많은 기업이 유연한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기술인력 선발을 위한 온라인 채용 테스트를 지원하는 코딜리티(Codility)사의 사례를 보자. 이 회사는 최근 구성원들이 원격과 하이브리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근무 형태를 개혁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글로벌 공유오피스 제공업체인 WeWork와 제휴를 맺어 전 세계의 구성원들이 800개 이상의 포스트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현재 머무르고 있는 지역의 물가 수준을 반영한 지역별 급여 체계를 운영함으로써 구성원들이 수시로 지역을 옮겨도 급여상의 문제가 생기지 않게 배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스스로 선택하고자 하는 구성원의 욕구 충족은 물론, 국경이라는 장벽을 넘어 전 세계의 인재를 불러들이는 효과까지 노리고 있다.물론 이제까지 살펴본 키워드가 전부는 아니다. 빠른 변화는 앞으로도 HR 담당자들에게 예측 못한 새로운 화두를 던질 것이다. 그러나 미래를 점치기 매우 어려운 변화 속에서도 단 한가지 확실한 것은 조직이 단일한 특성을 지닌 하나의 세대만으로 구성되어 운영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HR 기능이 특정 세대가 아닌 시대의 변화에 눈을 돌리고 귀를 기울이는 것이 모든 세대가 조화를 이루며 일할 수 있는 일터를 구축하는 첫걸음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강승훈 연구위원인사조직학 전공 후, 공군사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했으며, 20년 동안 LG경영연구원과 ㈜LG에서 인사 관련 분야 특히,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 임원 인사와 관련된 각종 컨설팅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다양한 저술 활동과 함께 국내 주요 기업에서 강연을 진행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이제부터 일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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