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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표 원장] 듣기기술 & 복습기술
퍼실리테이터의 기본은 경청이다. 특히 적극적인 경청을 잘해야 학습자들이 교육에 집중하게 된다. 상대방이 갖고 있는 정서, 태도, 느낌, 자세 등을 그들의 입장에서 들어주는 것이 바로 적극적인 경청의 핵심이다. 학습자 모두가 교육 내용을 습득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학습 자들이 충분한 양의 정보를 획득했다고 해서 학습의 전이가 자동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교수자는 없을 것이다. 의미 있고 효율적인 학습의 전이는 교수자가 잘 도와줄 때만 일어나는 것이다.듣기기술(Listening Skill)교수자는 교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내용 전달에의 집중, 전체적인 시간 관리, 다음 활동 계획, 전체 학습자들의 분위기 파악 등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기에 집중해서 경청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경청은 교수자라면 꼭 갖추어야 하는 중요한 기술이다.▶ 적극적 듣기의 요령① 패러프레이징(Paraphrasing) 상대의 이야기를 자기표현으로 바꾸어서 다시 말하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내가 당신의 이야기를 이렇게 전달받았습 니다’라는 것을 확인해 준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했을 때 다른 학습자들은 정확히 못 듣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것을 교수자가 다시 정리해서 말하면 자기 생각만 하느라 남의 말을 놓친 참석자들을 이어주는 촉진자 역할을 해내는 것이다.---② 공감(Sympathy) 상대의 기분을 읽어주면서 공감한다. 공감한다는 것은 상대의 감정을 ‘수용’하는 것이지 그것이 옳다고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③ 질문(Question) & 중립적 듣기자세질문은 화자의 말을 잘 듣고 있다는 확신을 주는 행위이다. 사람의 집중력은 한계가 있고, 사람의 생각은 차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화자가 말하는 내용을 다 이해하면서 듣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이해가 안 가거나 듣다가 놓쳤다고 생각될 때는 질문을 하면서 확인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그래서 교수자는 항상 중립을 지켜야 한다.▶ 경청 실습경청은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며, 쉽게 함양할 수 없는 능력인 만큼 교수자와 학습자 모두 철저한 실습을 거쳐야 한다. 에서 소개된 두 가지 실습을 참조하면 유익하다.복습기술(Review skill)▶ 복습의 규칙① 예고하지 말고 그냥 한다: 복습을 한다고 굳이 말할 필요 없이 바로 해야 한다. 복습을 한다고 하면 학습자들이 즐거움을 느끼는 가운데 진행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②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복습을 할때는 다양한 기법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③ 성공적인 복습이 되도록 준비한다.④ 안정감을 갖게 한다: 학습자에게 긴장감을 주면 활발한 복습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학습자들이 안전감을 가지고 복습을 하도록 한다.⑤ 핵심 포인트를 복습하고 학습자들을 감화시키는 방법을 준비한다.▶ 복습기법① 파트너와 복습 첫째로 교수자는 한 단위(20분 기준)의 교육이 끝나면 파트너(짝꿍)에게 현재까지 학습한 내용에 대해 서로 설명을 해보도록 한다. 둘째로 파트너에게 가르친 것이 끝나면 자신의 파트너가 설명을 참잘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보 라고 한다. 셋째로 교수자는 손을 든 사람의 파트너에게 다시 한번 전체 학습자 에게 설명을 해보도록 한다. 교육에 참여하는 것은 배움의 과정을 시작하는 것이고,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것은 배움을 완성하는 것이다. 즉, 학습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타인에게 전달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일어나며 그럼 으로써 진정한 지식이 된다.② 리뷰(Review)와 리비짓(Revisit) 리뷰(review)와 리비짓(revisit)은 복습에 해당한다. 리뷰(review)는 교수자가 학습한 내용을 학습자들에게 다양하게 전달 하는 방법이다. 리비짓(revisit)은 학습자 들끼리 다양한 방법으로 복습을 하는 것이다. 재미있는 방법을 통해 학습자들끼리 즐겁게 복습을 할 수 있다면 더욱 효과가 있다(권순현, 2013).▶ 학습경험 연결이 기법은 교육 이전과 이후의 학습경험을 연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이다.먼저 포스트잇에 현재까지 학습한 내용중 자신에게 와닿는 키워드를 적게 한다. 다음으로 작성된 포스트잇을 손바 닥에 붙이게 한다. 이어서 교수자는 학습자 전체를 일어나게 해서 다른 사람과 인사를 하면서 손바닥의 포스트잇을 보여주면서 설명하게 한다. 학습자 수가 25명 이내이면 전체 학습자와 공유하게 하고, 25명 이상이면 여러 그룹으로 나누어 공유하게 한다. 공유한 포스트잇은 학습자들 모두가 다시 볼 수 있도록 벽에 붙인다.▶ Q&A Game교육이 종결되는 시점에 사용하면 좋은 게임법이다. 첫째, 교수자는 진행되었던 과정에 대해 미리 요점을 정리하여 학습 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핸드아웃 자료를 만들어 온다. 둘째, 학습자에게 요약한 핸드아웃 자료를 나누어 준다. 셋째, 2명-4명이 한 조가 되도록 팀을 나누고, 핸드아웃 자료를 읽을 시간을 준다. 넷째, 팀별로 10개의 객관식 문제와 5개의 주관식 문제를 만들도록 한다. 다섯째, 상대 팀과 문제를 교환하고 문제를 풀게 한다. 여섯째, 문제를 출제한 팀이 채점하고, 상대팀에게 오답에 대한 정답을 설명하도록 한다. 일곱째, 교수자는 한번 더 교육 내용을 최대한 간단히 정리 하며 학습자들을 향한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Q&A Game을 진행하는 동안, 요약한 핸드아웃 자료를 통해 그동안 배웠던 주제를 점검하고 문제를 내어 보면서 다양한 각도로 한 번 더 주제에 접근하도록 한다. 학습자들은 상대방의 문제를 풀면서 놓친 부분을 더욱 세심하게 찾아내게 되며, 상대팀에게 오답을 설명해 줄 때주제 학습에 대한 자기 내면화가 이루어 진다.▶김종표 원장동아제약 연수원을 거쳐 백석대학교 사범대학 교수로서 대학원 평생교육·HRD학과를 개설하여 수많은 교육학도를 양성했다. 그 밖에도 평생교육원장, 교육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장의 교수(사), 직업교육기관, 평생교육기관의 강사들의 역량개발을 위한 교수설계, 교수법에 대하여 연구와 강의 중이다. 대표 저서로 『명강의 실전교수법』, 『NCS 기반 교수법』, 『인적자원개발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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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춘 교수] HRD와 철학: HRD를 위한 두 가지 철학적 물음
철학이 없는 HRD는 없다. 모든 교육과 훈련 및 개발은 철학을 바탕으로 한다. 특히 기업의 경영전략에서부터 신입사원교육에 이르기까지 임직원의 앎과 지식, 사유방식을 지배하는 것은 철학적 인식론이다. 기업에서의 제품과 서비스, 소비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 등에 대한 기업의 인식론은 HRD의 성패는 물론 기업의 위기극복과 도약을 가져오는 블랙박스 역할을 한다. 실제로 레고와 삼성TV, 아디다스, 인텔 등 전 세계 수많은 선도기업이 인식론적 전환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사례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HRD와 기업경영에서는 아직까지 철학적 인식론의 중요성이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기업에서의 인식론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할 것인가? 무엇보다, 소비자와 제품, 그리고 기업에 대한 두 가지 인식론적 물음이 제기되어야 한다."HRD에의 철학적 물음은 두 갈래로 제기되어야 한다.첫째는 ‘소비자란 과연 무엇이고, 제품은 소비자와 어떤 관계인가?’로 기업과 소비자 사이에 존재하는 인식의 괴리를 인지하게 해준다.둘째는 ‘기업이란 무엇인가?’이며 기업의 본질에 관한 인식론이다."두 가지 물음은 철학이 동틀 무렵부터 지금까지 논의되고 있는 철학의 핵심 주제, 즉 인식론의 영역이면서 윤리학의 물음이다. 임마누엘 칸트는 저서 『순수 이성비판』(1781/1787)에서 철학의 세가지 핵심 영역 중 두 가지를 ① ‘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그리고 ② ‘나는 무엇을 행해야만 하는가?’란 물음으로 제시한다. 인식론은 지식에 관한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하기 때문에 지식론이라고도 불린다. 기업에서의 지식의 원천, 지식의 본성, 인식적 정당화 등이 탐구의 대상이 된다. 윤리학은 ‘인간은 과연 기업이란 조직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란 실존적 물음이다. HRD의 우선적인 철학적 물음 역시 이 두 분야에서 제기되어야 한다.---첫 번째 인식론적 물음은, ‘소비자란 과연 무엇이고 또 제품은 소비자와 어떤 관계인가?’이다. 기업이 자신들의 소비 자에 대해 오판을 하는 경우는 허다하다. 기업이 생각하는 먹히는 제품, 서비스와 소비자들이 기업에 원하는 것 사이에는 끊임없는 괴리가 존재한다. 왜 그럴까? 인식의 괴리 때문이다. 기업의 문화 속에는 ‘인간 행동’에 대한 인습적인 특정한 가설이 존재하며, 기업이 설문조 사나 연구개발 혹은 경영전략을 세울 때이 가설은 보이지 않는 발판으로 작용한 다(마두스베르크 & 라스무센, 2014). 많은 경우 이런 가설의 밑바탕에는 플라톤 에서 데카르트에 이르는 전통적 인식론이 자리하고 있다. 전통적 인식론 혹은 사유방식은 과거의 성공모델에 사로잡힌 임직원들에게 더욱 공고하다. 경영이 든, HRD이든, 전문가일수록 그리고 지 위가 올라가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인지적 편향 및 인지적 구두쇠 현상은 더욱 심해진다.스마트폰 제조 기업을 예로 들어보자. 전통적 인식론에서는 인식의 주체인 기업 혹은 소비자와 대상인 스마트폰의 구분을 전제로 스마트폰의 존재이유를 분석한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마트폰은 무엇일까?, 즉 스마트폰이란 대상에 초점을 맞추며 그 판단을 기업의 관점에서 추구한다. 논리적 실증주의 원칙에 따라 합리적이며 논리적인 분석을 기초로 관련된 근거와 데이터를 수집해 연역적 논리와 구조화된 가설을 대입한다. 생산성 극대화에 큰 도움이 되는 인식론적 접근일 수 있다. 반면에 사람들의 복잡한 행동의 원인규명이나 특정한 문화적 변화 등과 관계된 사업상의 과제 해결에는 별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인식론적 전환이 요구된다. 관심의 대상을 스마트폰에서 소비자에게로 옮겨 보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소비자에 대한 인식을 각각이 처한 상황이나 의미 구조 속에서 찾는 ‘존재론적 접근’이다. 이를 통해 인식론적 접근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스마트폰의 존재이유가 밝혀질 수 있다. 다음 호에서 다루게 될 장난감 기업 레고와 삼성TV 사례는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두 번째 인식론적 물음은 ‘기업이란 무엇인가?’, 즉 기업의 본질에 관한 인식론이 다. 이 물음 역시 전통적 인식론과 대안적 인식론의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 기업의 존재 인식은 칸트의 ‘나는 무엇을 행해야만 하는가?’라는 물음과 연계된 다. ‘기업을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라는 윤리학의 문제는, ‘무엇을 행하는 것’의 주체인 기업의 본질에 대한 물음과 분리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에 대한 전통적 인식은 기업을 단지 구성원의 집합체로 인식하는 것이다. 마치 성냥개비가 모여 성냥갑을 이루고 사과들이 모여 사과상자가 된 것처럼 인식한다. 이 경우 사과는 사과상자 속에 있지만 언제든지 상자로부터 분리될 수 있다. 사과와 사과상자라는 존재자는 독립적으로 존재 하기에 분리된다고 해도 여전히 각각의 존재자는 변하지 않는다. 실제로 외현적 관점에서 이렇게 생각하는 기업 구성원들이 적지 않다.반면에 기업에 대한 존재론적 접근은, 기업을 구성원으로서의 존재자의 집합이 아니라 존재자의 ‘존재’ 혹은 존재자 (구성원)의 상호작용의 집합체로 인식한다. 성냥갑과 달리 기업 이해관계자들은 독특한 존재방식을 갖는다. 각자가 독립 적으로 타인과 무관한 듯 보이나, ‘존재’ 의 관점에서 기업은 서로가 뒤섞여 살아 가며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자신의 존재가능성을 실현하는 공동존재의 장이 다. 전통적 인식론에서 기업의 이해관계 자들을 ‘커피 잔 속에 커피’처럼 서로 독립적인 존재자들의 집합으로 비유한다 면, 존재론적 관점에서 기업은 커피와 커피 잔 간의 공속관계를 포착한다. 즉커피와 커피 잔은 각기 전혀 다른 존재 자이지만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고 요청하면서 커피 향을 음미하는 가운데 하나는 커피답게 다른 하나는 커피 잔답게 정립이 된다. 기업 역시 서로 다르고 고유한 이해관계자들이 서로를 필요로 하고 요청하면서 상생상성하는 가운데 각기 고유한 것들로 정립되는 공속 共屬 관계인 것이다. 서로가 독자적으로 그 실체나 고유함이 정립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로부터 영향을 받으면서 스스로도 정립되고 동시에 상대의 정립에도 기여 하는 것이다.따라서 기업 이해관계자들 간의 공속은 단순한 상호작용을 뛰어넘는다. 듀이에 따르면 기업 이해관계자들의 공속관계는 상호작용(inter-action)이 아니라 교변작용(trans-action)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능동적으로 ‘해보는 것’과 수동 적으로 ‘당하는 것’의 경험이 계속적으로 재구성되는 삶의 현장이다. 이를 통해 서로는 서로의 정립에 기여하는 것이 다. 이런 교변작용은 사과와 사과상자 사이에서는 일어나지 않으며 식물이 태양과 토양 ‘속’에 있는 관계에서 발생한다. 기업이 바로 식물과 같은 숙명적인 교변작용을 하는 것이다."기업의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공속은 단순 상호작용을 뛰어넘는다.서로가 서로에게 능동적으로 ‘해보는 것’과 수동적으로 ‘당하는 것’의 경험이 계속해서 재구성되는 삶의 현장이다.이런 교변작용으로 서로는 서로의 정립에 기여한다."기업의 본질은 불가의 사유와도 맥락이 같다. 틱낫한에 따르면, 인간의 본성은 ‘어울려 있음(inter-being)’이다. 이 세계의 모든 존재는 독자적 혹은 독립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들과의 상호의존적인 관계에서 함께 있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모든 현상이 생기 生起 소멸하는 법칙인 연기 緣起 이고, 이는 서로가 서로에게 들어가서 서로의 차이를 지양하여 결국에는 하나가 된다는 상입상즉 相入相卽 의 진리를 표현한 것이다. 기업경영이나 인적 자원개발에 대한 사유방식은 소비자나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기업에 대한 각자의 인식론에 좌우된다. 그리고 각자의 인식론은 개인의 삶은 물론 기업의 성패에 영향을 끼친다.이관춘 교수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객원교수. 한국정부 대표로 HRD 부문 APEC(아태경제협력기구) 공동연구 제안 및 총책임을 맡았다. 한국성인교육학회(ACE) 회장을 지냈으며 국제학술지(SSCI) Educational Psychology 편집자문 및 논문심사위원, 평생학습타임즈 논설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인적자원개발과 기업윤리, 윤리경영전략, 기업인문학 등을 주제로 강의와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학부대학 5년연속 (최)우수 강의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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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 교수] 비즈니스 애널리틱스의 세 가지 영역
비즈니스 가치 창출을 위한 수많은 원료 중 쓰임새가 숨겨져 있던 것이 바로 데이터다. 지금까지는 현재까지 쌓인 데이터를 이용하여 비즈니스에 관련된 현상을 잘 이해하려는 데 초점을 두었다. 기업들이 비즈니스 웨어하우스를 통하여 데이터를 분석하는 경우에도 판매, 생산 및 재무정보 등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에 그치기도 했다. 예를 들어 현재까지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어떤 제품이 어느 지역에서 판매가 저조한지, 재고가 부족하지는 않은지 등을 알아내고 이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에 치우쳐 왔다. 이는 비즈니스 애널리틱스의 가장 기본적인 영역인 묘사 또는 서술 애널리틱스 (descriptive analytics)에 데이터의 쓰임새가 한정되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국내외 기업은 데이터를 활용해서 현재 상황을 분석하는 단계를 뛰어넘어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미국에서는 식당에 아이들이 올 경우 몇 가지 크레용과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 번호가 매겨져 있는 그림 종이를 줄 때가 있다. 음식이 나오기까지 아이들은 그림에 있는 같은 색의 번호에 지정된 색깔을 칠하면 된다. 색깔을 맞추어 잘 칠하다 보면 어느새 멋진 알록달록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기업에서 데이터를 가지고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일은 이런 색깔 종이 놀이처럼 주어진 데이터를 이용하여 시각화하는 것이다. 가령 판매 데이터를 채널별로, 지역별로, 상품군별로 나누어 또는 각가지 조합에 맞는 데이터를 추려서 시각적으로 파악하기 쉽게 해주는 것이다. 시각화는 단순히 그래프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엑셀에서 사용하는 피봇 테이블처럼 두 변수 이상의 관계를 보여주는 복잡한 교차 테이블(cross tabulation)에도 사용자들이 더욱 쉽게 값의 크기를 알 수 있도록 색깔을 이용 하여 표현할 수도 있다. 이런 시각화는 비즈니스 애널리틱스의 첫 번째 영역인 묘사 애널리틱스(descriptive analytics)의 주요 항목이다.---한국을 비롯한 많은 글로벌 기업은 이미 이런 묘사 애널리틱스를 실행에 옮겨 왔다.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나 SCM(Supply Chain Management),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과 같은 기업의 계획 및 실행 소프트웨어에서 발생하는 주요 데이 터를 비즈니스 웨어하우스를 통하여 분석해왔다. 글로벌 공급망 관리를 제대로 하는 회사라면 공급망의 곳곳에 현재 쌓여 있는 재고 정보를 시각화하여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하여 공급망의 물류 흐 름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를 바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묘사 애널리틱 스가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업무인 것이다.이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지?”에서 “어떻게 될까?”로 넘어가야 하는 단계묘사 애널리틱스는 현재 비즈니스 상태는 어떠한지 또는 왜 과거에 그런 상황이 발생했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가령 서울의 특정 지역에서 프로모션으로 발행한 모바일 쿠폰이 많이 사용되었다면, 그 이유를 유추해 보는 것이다. 모바일 쿠폰을 사용한 고객의 특성을 파악 해보고 이런 특성을 지닌 고객들이 해당 지역 이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묘사 애널리틱스는 보통 기존의 업무에서 파악된 부분을 염두에 두고 분석을 하게 된다. 이와는 달리 예측 애널리틱스(predictive analytics)는 기존의 사고방식으로부터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과거에 모바일 쿠폰을 받은 고객들의 구매 여부, 과거 구매 이력, 지역 등 연관될 수 있는 변수들을 최대한 사용하여 프로모션 효과가 높을 수 있는 구매 고객군을 끄집 어낼 수 있는 것이다. 기존의 정형화되어 있는 고객군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그룹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예측 애널리틱스는 현재까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앞으로 발생할 일을 예견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미리 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2004년 뉴욕 타임즈의 기사에 따르면 월마트는 과거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허리케인이 발생하기 전에 각 제품의 판매가 어떻게 변동될 것인지를 예측했다. 이런 판매 예상치를 토대로 빵, 우유, 물, 스낵 등의 재고를 미리 매장에 준비해 두어 고객이 원하는 만큼 구매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중 딸기 Pop-Tarts라는 간단한 식사 대용 스낵은 무려 7배나 판매가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이 되었다고 한다. 가장 인기 있었던 의외의 제품은 맥주였다고 한다.월마트가 2004년에 허리케인이 판매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했다면 그로부터 10 년 정도 지난 2013년에 아마존은 예상 배송 특허를 출원하게 된다. 예상 배송이라는 개념은 말 그대로 고객이 주문하지 않아도 주문하는 패턴을 이용하여 적절한 시점에 배송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예측 애널리틱스는 점점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최근 몇 년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신속 배송서비스도 단순 물류 시스템의 경쟁이 아니다. 예측 애널리틱스를 통하여 어떤 품목이 얼마만큼 언제 주문될 가능성이 높은지를 파악할 수 있는 기업만이 궁극적으로 성공할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오늘날의 예측 애널리틱스는 기업의 내부 데이터뿐만 아니라 공공 데이터나 외부에 존재하는 수많은 비정형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나 신문기사에 등장하는 관련 기사들을 분석하여 특정 제품의 판매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할수 있는 것이다. 물론 어떤 항목을 예측 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과 기업 내부의 데이터 중 어떤 것들을 사용할 것인지 등을 결정하는 단계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다음 외부 데이터를 이용한 확장을 꾀하는 것이 순서다."기업이 초불확실성 시대를 맞아 이익 극대화와 비용 최소화를 이뤄내려면 데이터를 통한 예측 이상의 처방으로 최적의 선택지를 찾아내야 한다."마지막 과정은 예측에서 처방으로필자는 2018년 가을 애리조나주의 아마존 물류 센터를 방문했던 적이 있다. 로봇 등을 이용한 첨단 물류 시스템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사실 많은 부분은 기밀이라 볼 수 없었다. 실망을 하고 있는 데 아마존의 프라임 나우 등의 서비스를 연구하는 몇 명의 연구원 들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경영학과나 산업공학과 등에서 최적화(optimization) 관련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학교 대신 아마존을 선택한 연구원들이었다. 이렇게 박사 학위를 받고 일하는 직원의 수를 물었을 때 정확히는 모르지만 수백 명아니 그 이상일 수도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런 박사 연구원들은 물류 센터의 최적 배치, 신속 배송을 위한 최적 재고량 설정, 최적의 배송 계획 등을 수립 했을 것이다. 이렇게 최적화나 시뮬레이션 등을 활용하여 기업의 중요한 의사 결정을 지시하는 영역이 바로 처방 애널 리틱스(prescriptive analytics)이다. 예측을 뛰어넘어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이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거나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여 최적의 선택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주식 투자를 예로 들자면 어떤 회사의 주식이 앞으로 오를 것인지 예측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떤 주식들을 현재 매수하는 것이 기대 되는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를 상세하게 알려주는 것이다. 이러한 처방 애널리틱스는 예측 애널리틱스에 비하여 모델이 더욱 정교하게 디자인되어야 하고 많은 인력과 시간의 투입이 필요하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대다수 기업에는 처방 애널리틱스가 비즈니스 애널리틱스의 가장 마지막 단계라고 여겨질 수있다.김기훈 교수카이스트와 스탠포드 대학에서 경영과학을 전공하고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플랫폼 경쟁 및 성장 전략에 대한 연구와 강의를 수행하고 있으며 경영학 최상위 저널인 Management Science와 POM 등에 논문을 게재하였다. 다수의 연구상을 수상하였으며, 오퍼레이션즈 관리와 데이터 애널리틱스 강의는 여러 해에 걸쳐 MBA 우수 강의에 선정된 바 있다. 수년 전부터 비즈니스 애널리틱스와 오퍼레이션즈 애널리틱스 강의를 개설하여 학부와 대학원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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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수 리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일하는 방식과 성과평가
코로나19라는 감염병 사태로 우리는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 지금의 위기가 얼마나 지속될지, 새로운 일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기존 경영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됨에 따라 기업들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구성원이 일하는 환경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반영한 업무 공간 재설계, 비대면 채용 활성화, 업무 자동화의 가속, 초단기 플랫폼 노동 증가 등 이전에 접하지 못한 변화로 숨 가쁘다. 특히 일하는 방식 변화는 HR의 여러 측면에 영향을 주고 있다."경영환경이 변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혁신이 손쉽게 모방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기업 구성원의 기술과 경험을 빠르게 결집해서 조직을 둘러싼 이슈에 대응하는 조직이 부각되고 있다."# 애자일 조직 확산: 자율적으로 민첩하게…오랜 기간 기업들이 조직을 운영해 온 방식은 위계적 통제였다. 프로세스나 기능별로 업무를 세분화하고, 관리자는 직원들이 일을 제대로 하도록 지시하고 관리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지금은 경영환경이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그 변화의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변화의 방향도 어디로 튈지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 환경변화가 점점 빨라지고 혁신이 손쉽게 모방되면서 기존의 조직 운영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모습이다.---코로나19로 인한 위기는 기업들에 기존보다 민첩한 적응과 변화를 강요한다. 기업들은 이전보다 빠른 속도로 사업전략을 수정하고 새로운 정책을 수시로 시도하고 있다. 이에 다양한 기술과 경험을 갖춘 직원들을 한데 모아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기민하게 움직이는 조직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른바 조직 체질을 애자일(agile)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애자일 조직은 부서 간 경계 없이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조직 형태 로, 필요에 따라 수시로 조직을 ‘뗐다 붙였다’하는 운영방식이다. 더불어 관리자가 없는 수평적 협업구조를 지향한다. ‘누가 조직의 관리자인가’보다는 ‘누가 일을 잘 알고 잘 하는가’가 중요하다. 일을 기획하고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작업을 주도한 사람이 리더가 되고, 함께 일하는 구성원은 자발적으로 뭉쳤다가 흩어진다.# 비대면 근무로의 전환: 전문성 중심으로 협업하기팬데믹 이전을 떠올려보면 비대면 근무는 우리에게 낯선 개념이다. 같은 공간에 모여 얼굴을 맞대고 일하는 모습이 우리의 당연한 일상이었다. 그러나 코로 나19를 겪으며 비대면 근무는 우리가 보편적으로 일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비대면 근무는 직원이 일을 하는 데 있어 시공간 측면에서 유연성을 제공한다. 구성원 간 이루어지는 협업의 범위와 횟수를 자유롭게 확장하는 효과도 낳았다. 아울러 비대면 근무는 전문성 중심으로 일하는 문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대면 방식으로 일할 때는 관리자가 업무를 배분하고 직원들은 지시에 따라 일하는게 일반적이었다. 매일, 매주 업무회의를 통해 누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관리자가 지시했고, 일이 어느 정도 진행 되는지 점검했다. 반면 비대면 근무 방식에서는 구성원에게 기존과는 다른 행동을 기대한다. 관리자나 상급자가 곁에 없어도 자신의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 스스로 인지하고 해야 할 일과 목표를 자발적으로 설정하는 태도가 그것이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리더처럼 생각하며, 지시를 기다리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여 위기를 능동적으로 헤쳐나가길 기대 한다.# 관리자 중심 성과평가의 한계기업 구성원이 일하는 방식은 개개인의 자율성과 전문성, 협업 중심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성과평가는 여전히 관리자 중심의 통제를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관리자들은 부하직원이 어떤 순간, 무슨 일을,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상세하게 알고자 하며, 직원들의 역량에 딱 맞는 업무목표를 세워주고 상황에 맞는 조언과 코칭을 아끼지 않는 다. 사실 직원들이 달성한 성과를 객관 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건 당연한 역할이 다. 그러나 이러한 하향식의 성과관리와 평가는 관리자 한 사람에게 지나치게 많이 의존한다. 그래서 관리자가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성과평가 시스템 전체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시스템 구성요소 중 하나가 제대로 작동 하지 않으면 전체 시스템이 멈춰버리는 요소를 가리켜 ‘단일 장애점(single point of failure)’이라고 한다. 전통적 성과평가 시스템에선 관리자가 바로 단일 장애점 이라고 볼 수 있다. 하루에도 수많은 업무가 발생하고 처리되는 애자일 업무환 경에서 일 년에 한번 내지 두 번 정도 이뤄지는 공식적 평가와 성과 리뷰는 시대에 뒤떨어져 보인다. 부지런한 관리자라고 해도 비대면이 일상화된 근무환경에서 부하 직원이 어떻게 일을 하는지 일일이 관찰하고 기록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성과평가저명한 경영 칼럼니스트인 제임스 서로위키(James Surowicki)는 자신의 책 『대중의 지혜(Wisdom of Crowds)』에서 집단지성의 힘을 강조한다. 성과 평가에 집단지성을 접목하려면 관리 자에게 집중된 평가방식을 버려야 한다. 일을 함께 하고 관찰하는 모든 구성원이 언제든 서로에게 의견과 피드 백을 줄 수 있는 평가의 분권화가 필요하다. 대중의 힘을 빌리는 크라우드 소싱 방식(Crowdsourced Performance Management)이다. 동료, 부하, 상사가 업무과정에서 성과를 내는 바로 그 순간, 누구라도 평가의견과 피드백을 줄수 있다. 회사에서 일어나는 업무 활동의 90%는 지켜보는 ‘관찰자’가 있다고 한다. 관리자는 일상을 목격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안타깝게도 업무 과정과 결과를 목격한 관찰자는 성과를 인정해 줄 권한과 책임이 없다. 이런 측면에서 크라우드소싱 성과평가는 구성원 모두에게 성과 향상에 대한 유인책을 제공한다. ‘일을 잘하는 누군가를 찾아 낼’ 권한을 모두에게 부여하는 것이다."지금은 함께 일하는 구성원을 신뢰하고, 그들의 지혜를 빌릴 때 더 똑똑한 우리가 되는 시대다.그에 따라 HR 담당자들은 집단지성을 활용하면서일하는 방식과 성과평가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애자일한 협업과 비대면 환경 속에서 순간순간 남겨진 리뷰는 데이터로 쌓이면서 집단지성의 힘을 발휘한다. 한 명의 판단에는 주관이 개입될 수 있다. 그러나 크라우드소싱 성과 리뷰는 수많은 주관적 생각이 모여 객관적 결과를 이끈다. 크라우드소싱 평가 리뷰는 관리자가 제대로 측정한 성과와 그렇지 못한 성과를 확인하고 균형을 찾도록 돕는다. 관리자는 그동안 몰랐던 직원들의 소소하고 가치 있는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HR은 팬데믹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일하는 방식을 재설정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일하는 방식에 맞는 성과평가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는 스마트폰, 클라우드 테크놀로지 등을 활용한 집단지성에 방점이 찍히는 세상에 산다. 지금은 일하는 순간 함께 한구성원을 믿고 그들의 지혜를 빌릴 때 더 똑똑한 우리가 되는 시대다. 성과평가에 있어서도 때로는 대중이 주는 정보가 더 풍부하다는 사실을, 더 올바르다는 사실을, 더 가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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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호 교수] 역량분석과 직무분석
지난 연재는 역량이 무엇이고, 역량모델링은 어떤 절차를 거쳐서 진행되는 지를 다루었다. 비슷한 ‘일 분석(work analysis)’의 방법으로 직무분석도 있다. 일과 관련된 분석이지만 사실 이 둘은 매우 다른 방법과 접근방식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두 분석방법의 차이를 자세하게 다루고자 한다.많은 연구자와 실천가는 역량분석과 직무분석 모두 ‘일 분석(work analysis)’이라는 넓은 범주 안에 포함된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동시에 두 방법의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여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밝히고 있다. 역량모델링과 같이 역량을 분석하는 것이 개인의 특징을 분석한다면, 직무분석은 일과 업무에서 수행해야 하는 과업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중심으로 분석하는 방법이다. 즉, 역량분석은 특정한 직 무에서 요구되는 개인의 특질로서의 역량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과정이며, 직무분석은 특정한 직무가 어떠한 책무나 과업 등으로 구성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역량분석이 개인의 내재된 ‘특성’을 대상으로 한다면 직무분석은 개인 외부에 존재하는 객체(object)로서의 ‘직무’가 대상이 된다.---연구자들 중에는 전통적인 직무분석보다 역량모델링이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전통적인 직무분석이 주로 ‘현재 수행 하고 있는 직무’를 기술(description)하는데 그친다고 말한다. 즉, 직무분석이 자칫 과거지향적 성격을 지니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역량분석은 개인의 근원적인 특징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다가올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특징을 나타낸다고 지적된다. 긍정적 성과를 도출해 내는 행동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통해 개인에게 이러한 행동이 발휘 되도록 영향을 미치는 것이 역량분석의 목적이다. 고성과자들의 행동특성 등 사람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다. 역량분석은 2000년대 이후 활발히 사용되기 시작했다. 역량평가나 역량 기반 교육과정 등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기 시작한 것이 그 배경이 될 수 있다."역량을 분석하는 것과 직무분석은 개념적으로, 실천적으로일을 분석하는 서로 다른 프로세스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즉, 역량분석과 직무분석을 각각 고유의 목적과서로 다른 프로세스를 활용하는 별개의 것이라고 이해해야 한다."일부 연구자들은 직무분석에 대한 대안으로 역량분석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리고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직무분석이 역량분석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처럼 설명하기도 한다. 하지만 역량모델링 등 역량을 분석하는 것과 직무분석은 개념적으로, 실천적으로 일을 분석하는 서로 다른 프로세스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즉, 역량분석과 직무분석을 각각 고유의 목적과 서로 다른 프로세스를 활용하는 별개의 것이라고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이다.역량분석과 직무분석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 연구자들이나 실천가들이 겪게 되는 혼란이 있다. 직무분석의 결과물과 역량모델링의 결과물이 혼재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직무분석을 실시하고 역량모델링을 수행했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역량분석과 직무분석의 결과가 혼재되는 사례를 보자. HRD 전문가를 대상으로 역량모델링 연구를 수행했다고 생각해보자. 최종 역량모델을 구성하는 역량으로 성취지향성, 분석적 사고, 강의장 관리, 주도성, 유연성 같은 역량들이 제시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이 경우, 강의장 관리는 개인의 특성(즉, 역량)이 라기보다는 직무(job)를 통해 수행해야 하는 책무(duty) 정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렇게 내적 특성과 개인 외부에 존재하는 대상으로서 과업이 혼재되는 경우가 있다. 사실 이러한 혼란은 작게는 역량명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와 관련된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역량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합의된 결론이 존재하지 않는 것에서 발생된 문제이기도 한다.또 다른 두 분석방법 사이의 혼란은 앞서 진술한 바와 같이 직무분석을 실시 하고 역량모델링을 수행했다고 생각하는 경우 발생한다. 역량모델링과 직무 분석의 가장 큰 차이는 ‘개인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인가’ 아니면 ‘직무를 구성하는 세부 요소들을 파악해 낼 것인가’ 에 달려있다. 대표적 직무분석 방법인 DACUM(Developing a Curriculum)의 경우 특정 직무를 구성하는 책무(duty), 과업(task) 등의 파악이 주된 목적이다.역량분석은 개인의 행동특성을 파악하여 이를 종합한다. 대상과 방법이 분명한 차이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보험영 업소 소장의 역량을 분석하기 위해 그들의 직무를 프로세스에 따라 업무목표 제시, 신임설계사 발굴, 설계사 관리, 고객 관리 등으로 세분화하고 각각을 ‘신임설계사 발굴 역량’으로 명명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직무분석을 실시하여 그 결과로 도출된 ‘책무’를 ‘역량’이라고 부르는 경우다. 문제는 각 책무를 모두 역량이라고 하다 보니 직무분석을 해놓고 역량분석을 한 것으로 오해한다는 점이다. 역량모델링과 직무분석을 혼동하거나 명확히 구분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오해다. 직무분석과 역량분석을 구분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현재 직업교육분야 등에서 활용되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은 명백한 직무분석이다. ‘국가직무능력 표준 개발 매뉴얼’에서는 개발 방법으로 직무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직무능력표준을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로 영문화하면서 역량분석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개인들의 행동 특성을 분석한 것이 아니라 수행해야 하는 일 자체를 분석한 직무분석 결과물이 NCS다.두 접근방법이 서로 다른 대상을 초점에 두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연구자들이든 실천가들이든 보다 신중한 용어의 사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학자들은 역량모델링과 직무분석의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이를 상보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즉, 역량분석은 상대적으로 조직 전략과의 연계성이 중시 되고 변화에 대처하는 근원적 능력을 다루고 있는 반면, 직무분석은 상대적으로 구체적인 직무와의 연관성이 높다는 점이 지적된다. 직무와의 구체적인 연계성이 제한적이고, 실무 적용에의 가능성이 다소 낮다는 역량모델링이 지닌 단점을 직무분석에서 보완할 수 있다는 점도 설명되고 있다.이러한 두 접근방법 사이의 상보적 관계에 대해 최근에는 전략적 직무분석에 대한 활용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통적인 직무분석이 현재의 고정된 직무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을 실시한다면 전략적 직무분석은 변화되는 직무를 예견하고 이에 요구되는 과업과 요건을 규명한다."‘개인들의 내재된 특성을 도출할 것인가?’아니면 ‘일을 세부적으로 나누어 분석할 것인가?’라는질문에 대한 답을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역량분석과 직무분석의 차이를 이해해서 활용할 수 있다."직무가 미래에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예견하고 이를 분석결과에 반영하겠다는 접근이 전략적 직무분석이다. 전통적 직무분석이 지닌 미래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전략적 직무분석이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예측이 정확하지 않을수 있다는 점에서 과연 타당한 분석이될 수 있을 것인지가 한계로 꼽힌다. 전통적 직무분석과도 큰 차이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지적도 또 다른 한계점이라고할 수 있다.‘개인들의 내재된 특성을 도출할 것인가?’ 아니면 ‘일을 세부적으로 나누어 분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명확해야 역량분석이나 직무분석 중 하나를 결정하여 분석을 실시하고 이를 잘활용할 수 있게 된다. 두 방법의 차이를 이해하고 목적과 필요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선택해야 함을 아는 것은 HRD 분야에서 보다 명확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도 필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이번 호의 기고문은 필자가 2018년도에 학술지 『평생교육·HRD 연구』에 발표한 ‘역량에 대한 재탐구: 개념이해 및 활용에서의 혼동 뛰어넘기’의 5절인 ‘역량모델링과 직무분석’의 내용을 발췌하여 활용하였음을 밝힌다.인천대 창의인재개발학과 교수. 삼성생명에서 HRD를 경험했고, 고려대에서 학사·석사, 펜실베니아 주립대에서 HRD 박사를 취득했다. 인천대 취업경력개발원장, 한국인력개발학회 학술대회위원장, 한국기업교육학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경력개발이 주된 관심사이고, 역량에 관한 연구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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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 교수] Back to the Future: 팬데믹 이후를 준비하는 경력개발
팬데믹 이후 우리는 변화된 조직과 세상에서 호흡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나와 조직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개인은 지시를 기다리기보다 변화된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그 상황에 맞는 다양한 학습을 통해 일과 삶의 균형을 찾고 자신만의 경력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조직은 확장된 일터를 맞이하고 그에 따라 경력개발의 제공자가 아닌 커넥터로서 다양한 네트워크와 자원을 개인에게 제공해야 하며, 조직에서 소외되고 있고 재택근 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직원들에 대해 공감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세상은 변화한다. 이 순간도, 준비된 자만이 변화의 파도에 맞설수 있다."팬데믹 이후 재택근무로는 포함할 수 없는 일터 개념의 확장과 기본을 고려해야 한다.개인의 경우 주도적인 일과 삶 설계, 조직은 구성원에 대한 공감과 지원이 중요하다."최근에 많은 학회 및 조직에서 팬데믹 이후 시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 되고 있다. 관련해서 PSI 컨설팅과 한국 인력개발학회가 공동으로 발간한 『2021 리더십 리포트: 한국리더십 개발의 오늘, 그리고 내일』에 의하면 펜데믹 이후 조직 구성원의 업무에 대한 몰입이 저하 되었다는 의견이 약 38%에 달하고 있으 며, 재택근무로 인해 업무 생산성이 오히려 저하됐다는 의견이, 향상됐다는 의견보다 많다. 따라서 작금의 시기에 맞는 운영전략을 세워야 팬데믹 이후의 조직과 개인의 경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것이라 예측해볼 수 있다.---Choudhury(2020)은 팬데믹 이후 미래 조직을 위해서는 재택근무라는 표현으 로는 포함할 수 없는 일터 개념의 확장을 고려해서, Work from Anyway(WAF) 를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직에서의 경력개발과 개인의 경력개발을 위해서는 현재 상황에 걸맞은 전략 수립과 운영이 요구된다. 개인과 조직 모두에 있어 지금과 같은 혼돈기는 자신의 경력을 점검하고 개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에 마지막 칼럼에서는 개인적 측면에서의 경력개발의 팁과 조직적 측면에서의 사례 및 전략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개인적 측면에서의 전략이라면 일터에 대한 개념도, 기존 일에 대한 개념도 깨어진 이 시대에 오히려 selfleadership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Clark & Chamorro-Premuzic, 2021). 공자는 군자구저기君子求諸己 , 소인구저인小人求諸 人이라고 말했다. 군자는 스스로에게 구하고, 소인은 남에게 구한다는 말이다. 기업 구성원은 조직에서 일을 시키거나 제공하기를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미래 를 준비해야 한다. 재택근무 시간을 누워서 업무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아닌 자기관리를 제대로 해내는 시간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는 팬데믹을 통해 일터로 부터의 자유로움과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공간적, 시간적 권한을 더 많이 가지게 됐다. 중요한 것은 익숙하지 않은 일터로서의 공간과 시간에 대한 관리 능력이다."직장인들은 팬데믹을 통해 일터로부터의 자유로움과내가 결정할 수 있는 공간적, 시간적 권한을 더 많이 가지게 됐다.중요한 것은 익숙하지 않은 일터로서의 공간과확보된 시간에 대한 관리 능력이다."우리는 일뿐 아니라 온라인으로 쏟아지는 다양한 교육에 참여해서 경력개 발에 투자할 수 있다. 이 혼돈의 시기를 어떻게 관리하고 보내느냐에 따라 그 이후의 일과 삶이 변화할 수 있다. 다음으로 개인은 소통방식의 차이와 변화를 이해하고 적응해야 한다. 최근 보고에 의하면 재택근무에 대한 세대별 격차가 존재한다. 2030 MZ세대의 경우 온라인을 통해 회의하고 소통하며 자유로운 업무 형태를 선호하지만, 기존 관리자의 대부 분을 차지하는 4050 기성세대의 경우 따라가기 답답해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근무형태에 대한 불안도와 관리능력에 대한 조급함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재택근무가 일시적으로 닥친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근무환경 유연성에 빠르게 대응하고 이에 맞는 업무 역량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조직의 전략으로 넘어가면 미래학자들은 재택근무가 강화될수록 관리자들의 조직원에 대한 공감능력과 열정이 더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Jamrog는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조직원이 조직을 믿도록 해야 하며, 조직 자체적으로 조직 원의 안녕(well-being)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야 하고, 그렇게 되었을 때 생산성이 향상되고 조직의 이미지 관리를 할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Mayer, 2020).Google의 경우 작년 여름에 이미 1년 앞서 재택근무를 선언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견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1주, 2 주씩 재택을 연장하기보다 선도적으로 1 년을 선언하면서 오히려 조직원들은 자신의 일터에서 혹은 재택에서의 일과 삶에 대해 설계해볼 수 있었다. 불확실한 세상에서 예측할 수 있는 기간을 제공하는 것은 관리자가 직원들의 경력을 지원하고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다음으로 조직은 직원들이 내부 및 외부 네트워크에 참여하도록 기회를 제공 해야 하며, 연결자(connector)의 역할을 해야 한다. 조직은 다양한 가상네트워크 (virtual network)를 제공하여 조직원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지속적인 학습, 그리고 조직에서의 관계맺음이 느슨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최근 하버드 비즈 니스 리뷰에서는 조직은 앞으로 커넥터(connector)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 하고 있다. 기존의 조직이 경력개발에 대한 다양한 인터벤션(intervention) 제공자였다면 이제는 조직원들과 조직원 들을, 부서와 부서를, 다른 조직과 조직을 원활하게 연결하는 커넥터 역할을 하여 조직원들의 학습과 성장을 돕고 일터가 아닌 곳에서도 지속적으로 일 관련 분야에서 성장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어서 새로운 환경변화에 따른 기술과 지식을 적용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근무 환경 변화에 따른 테크놀로지와 관련 원격회의에 참여해서 소통방식을 익힐 수있도록 지원해줘야 하며, 이때 새로운 기술과 환경에서의 작업에 대한 피드백을 즉각적이고 긍정적으로 제공하여 직원이 안정감과 자신감을 향상시킬 수 있 도록 해야 한다.부가적으로 여성의 경우 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거치면서 노동시장에서 기존에 비해 1.8배 낮은 급여의 직업으로 몰리게 되었으며(Gates, 2020),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사와 육아 등 돌봄의 대한 부담을 여성이 전담하는 비율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물론 이 이슈는 여성들만이 노력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닌 정부와 조직, 그리고 우리들 모두의 노력으로 개선될수 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상대를 배려하고 기회를 주고 변화를 기다려주는 것은 특정 성별이나 인종을 떠나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일일 것이다. 어려운이 시기를 당신은 어떻게 소통하면서 보내고 있는가?[참고 문헌]정재창, 서재현, 조대연, 김효선 (2021). 2021 리더십 리포트: 한국리더십 개발의 오늘, 그리고 내일. 서울: PSI-컨설팅, 한국인력개발학회.Clark, D. & Chamorro-Premuzic, T. (2021). Reshaping your career in the wake of the pandemic. Harvard Business Review, Retrived from https://hbr.org/2021/04/reshaping-your-career-in-the-wake-of-thepandemicGates, M. (2020). What is the future of gender equality?, BBC Worklife, 2020, October 23.Mayer, K. (2020) Experts predict the tech company’s decision to keep employees remote amid the pandemic may spur others to push back reopening plans. Human Resource Executive, 2020 July 27.▶김효선 상명대학교 교육학과 교수상명대학교 교육학과 평생교육/HRD 전공 교수. 교직지원센터 센터장과 청소년행복교육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한국인력개발학회, 한국산업교육학회, 한국성인교육학회, 한국직업교육학회 등에서 상임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현재 경력이동 및 경력하향, 사회적 네트워크 기반 학습, 사회가치창출 조직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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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호 교수] 코로나19를 통해 다시 생각해보는 사람과 교육
올해 초 뉴욕타임즈에 재미있는 기사가 하나 실렸다. 기사 내용은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조사한 것이었다. 사람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일들을 보면, 다른 사람들과 허그나 키스, 악수하기, 사람들과 모임 갖기, 여행하기 등이 뽑혔다. 반면에 다시는 절대 하고 싶지 않은 일로는 ‘줌 으로 데이트하기’가 꼽혔다고 한다. 사람들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 존재 의미를 확인한다는 메시지를 확인할 수있는 기사다.2011년 10월, 뉴욕시에 전단지가 뿌려 졌다. 전단지의 내용은 “어떤 내용이든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은 언제든지 전화주세요. -제프, 외로운 어느 한 사람-”이었다. 이 전단지는 순식간에 사람들 사이에 알려졌고, 하루 만에 7만 통이상의 전화와 메시지가 왔다고 한다.이 사건은 제프 랙스데일(Jeff Ragsdale) 이 사람들의 외로움과 이에 대한 공감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이었다고 한다. 이후 랙스데일은 『Jeff, One Lonely Guy』라는 책을 통해 자신이 실험을 통해 확인한 인간의 심리를 우리에게 자세하게 소개한 바 있다.2000년대 들어 긍정심리학에 대한 사람 들의 관심이 급증했다. 일에 쫓기는 고단한 생활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많아진 사회적 상황을 반영한 결과인 것이다. 이 시기에 행복한 사람과 행복하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무엇인지에 대한 여러 연구가 수행되었는데, 행복한 사람들이 보여주는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좋은 사회적 관계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생활하느냐가 삶에 대한 행복감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이다.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원격교육이 우리 교육시스템에 일상적 한 부분이 되고 있다.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화면을 통해 서로를 보면서 대화하는 온라인 원격교육이 다행히도 학교교육이든, 기업의 직무교육이든,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육을 지속하게 하고 있다. 사람들은 온라인 원격교육의 장점과 향후 교육환경의 혁신적 변화를 이야기한다. 옳은 예측일 수 있고, 거스르기에는 온라인 원격교육이 우리 교육시스템에 자신의 자리를 깊숙이 잡아버렸다.하지만 온라인 원격교육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아쉬움을 준다. 연초 뉴욕타임즈 기사에서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절대 다시 하고 싶지 않은 일로 ‘줌으로 데이트 하기’를 사람들이 꼽은 것과 무슨 관련은 없는 것인가? 온라인 원격교육이 장기 화되자, 학생들이 그렇게 가기 싫어했던 학교에 가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교육에 무엇을 말해주는가?"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낙지자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좋은 교육은 그 과정이 ‘행복’해야 한다."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인성과 사회성을 키우는 행위’라는 것을 확인해주는 현상이라 사람들은 말한다. 맞는 말이다. 사람의 역량은 단순한 사고능력 이상이며, 교육은 다른 사람과의 건강한 관계를 만들고 유지할 수 있는 사회적 역량, 한 공동체 또는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민주시민역량을 계발해주는 사회적 행위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생각해보면, 교육은 지식이나 사회적 경험을 공유하 면서 지적, 사회적 역량을 키우는 과정 이면서 동시에, 개인이 행복을 경험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교육은 코로나19 이전이든, 현재의 팬데믹 상황 이든, 코로나19 이후이든 간에 개인의 ‘행복’과는 왠지 거리가 멀어 보인다.식상하지만 논어에 나오는 이야기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낙지자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 樂之者 . 좋은 교육은 그 과정이 ‘행복’해야 한다.신종호 교수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이며, 서울대학교 교육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인지학습, 학습동기, 생애목표 등의 연구를 수행해 왔고, 인지-정서-행동의 복잡계로서의 인간심리 기반 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저역서로는 『학습과학 I, II』, 『연구로 본 교육심리학』, 『학습심리학』 등 다수가 있다. 현재 EBS 미래교육플러스 프로그램 진행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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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경영학교 나다움] 人生一生 FAMILY: 가족 행복하기
온고지신溫故知新. 옛것을 익히고 그를 통해 새것을 안다는 뜻이다. 이번에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대가족을 보며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찾아본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고, 팬데믹으로 사회적 고립감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가족과 함께 살아가면서 삶의 지혜와 위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과거와 같은 가족상을 그릴 수는 없더라도 강점만은 분명히 배워가야 한다.과거 문화체육관광부는 전국 19세 이상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국민 삶의 질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인의 ‘삶의 질’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평균 6.4점이었다. 가족 구성으로 살펴보면 조부모-부모-자녀 세대가 함께 사는 3세대 가구의 만족도가 6.6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서 2세대(부부-자녀) 가구는 6.5점, 1세대 가구(부부)는 6.2점으로 조사됐다. 반면 점점 늘어나고 있는 1인 가구의 만족도는 6.0점으로 가장 낮았다. 성별로는 여성(6.5점)이 남성(6.2점)보다 높았다. 연령별로는 19세-29세가 6.8점으로 가장 높았고, 30대(6.6점), 40대(6.4점), 50대(6.3점), 60대 이상(5.9점) 순으로 나이가 들수록 만족도가 떨어졌다. 가구 평균 소득으로 보면 600만 원 이상 700만 원 미만 가구가 7.2점으로 가장 높았다. 300만 원 이상 400만 원 미만은 6.3점, 400만 원 이상 500만 원 미만은 6.4점, 700만 원 이상 1,000만 원 미만은 6.9점, 1,000만 원 이상은 6.7점으로 나타났다.3세대 가구의 만족도가 높았던 만큼 대가족에 관해 알아보자. 「천재학습백과」 초등 다양한 문화 중 ‘대가족’ 부분을 보면 대가족은 ‘결혼한 부부가 부모를 모시고 자녀와 함께 사는 가족’을 말한다. 대가족은 여러 세대가 함께 살기 때문에 교류를 통한 정을 느낄 수 있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많아서 유익하다. 하지만 간섭이 많고 개인의 의견보다 어른의 의견을 따라야 하는 불편한 점도 있다.가정에 가족 수가 많다고 해서 대가족이 되는 건 아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부부, 그리고 자녀가 모여 살아야 대가족이다. 옛날에는 주로 농사를 짓고 살았기 때문에 가족 수가 많아야 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가정이 대가족을 이루었다. 집안의 웃어른인 할아버지는 가정의 중요한 일을, 할머니는 주로 집안 살림살이를 결정했다. 또한, 남자와 여자, 어른과 아이가 하는 일이 달랐다. 남자는 주로 바깥일을 하고, 여자는 집안일을 했다. 오늘날에는 부부가 집안일을 결정하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손자들을 돌보며 여가를 즐기는 생활을 한다.대가족은 좋은 점이 분명하다. 아이부터 할아버지까지 함께 모여 살기 때문에 가족 간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다. 가족이 함께 여행을 가거나 여가 생활을 즐기면 가족 간의 유대가 더욱 깊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가정에 할아버지나 할머니 같은 어른이 계시면 올바른 예절을 배울 수 있어서 좋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어릴 때부터 예절을 몸에 익혔기 때문에 예절 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엄마와 아빠도 어른 앞에서는 단정하게 옷을 차려입고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한다. 밥을 먹을 때는 어른이 먼저 수저를 들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밥알이 튀어 나가지 않게 입안에 있는 음식을 다 씹고 나서 말해야 한다. 이렇게 아침저녁으로 인사하는 습관을 몸에 익히면, 바깥에 나가서 다른 어른을 만나도 실수하지 않는다. 아울러 가정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시면 친척들을 자주 만날 수 있어서 좋다. 아빠와 엄마의 형제자매들은 부모님의 안부를 걱정하며 종종 찾아뵙게 된다. 그리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집안의 어려운 문제들을 지혜롭게 해결해주기도 한다. 물론 불편한 점도 있다. 많은 식구가 한 집에서 함께 생활하기에 집안일이 많아진다. 특히 부모님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보살피는 동시에 자녀들까지 챙겨야 하기 때문에 더욱 힘이 든다. 그리고 개인의 의견보다는 어른인 할아버지, 할머니의 의견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현대사회는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팬데믹으로 사회적 고립감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그에 따라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가정에서는 사회에서 처음 만나서 친해진 사람들에게 털어놓지 못하는 이야기도 쉽게 할 수 있고, 어른들에게서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으며, 마음의 위로도 받을 수 있다. 그런 만큼 과거와 같은 가족상을 그릴 수는 없더라도 삶의 만족도 부분에서의 강점만은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