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지성은 그가 견딜 수 있는
불확실성의 양으로 측정된다
불안사회 생존철학
장 폴 주아리 지음
배정은 옮김
상상스퀘어 펴냄
불안을 치유하는 철학의 힘은 늘 현재진형형이다. 모든 철학은 사람의 삶과 정신에 가장 가까이 닿아 있기 때문이다. 옛 철학자들의 통찰을 정리한 이 도서가 우리에게 유효한 이유다.
▶저자소개
장 폴 주아리
알제리 출신 프랑스 철학자이자 교수. 과학철학, 정치철학, 철학사, 철학 교육에 대한 다양한 저서를 집필했다. 철학자이자 마르크스주의자인 아르노 스피르와 공동으로 여러 편의 글을 발표하기도 했다. 프랑스 교통부장관 샤를 피터만 장관실 고문, 급진 성향의 주간지 〈레볼루시옹〉 편집장을 역임한 뒤 교육, 출판, 연구에 전념했으며 라스코 몽티냑 국제 박물관의 현대미술실 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루앙에서 교편을 잡은 뒤 생드니의 폴 엘루아르 고등학교에서 20년 가까이 교사로 근무했고, 파리1대학, 퐁트네 생 클루 고등사범학교, 피카르디의 인문학부, 라군대학교에서 강의했다. 누벨 드 센 해양대학, 루앙 창작 페스티벌을 설립했고 월간지 〈레주르〉의 공동 창립자이자 ATTAC(금융거래의 과세와 시민행동을 위한 협회) 과학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19세부터 고등학교 저널에 ‘전쟁의 사회학’에 관한 논문을 게재한 그는 논쟁학의 창시자인 가스통 부툴의 요청을 받아 프랑스 논쟁학 연구소를 통합하고 펠로폰네소스 전쟁, 중국 전쟁, 베르베르 부족 전쟁 등 전쟁사와 철학사와 관련한 다수의 연구를 발표한다. 그 밖에도 미디어와 일상생활의 이데올로기, 사회적 실천과 관련해 제도적 논리를 사용한 정치 표현의 구조, 루소·마르크스· 푸코와 함께하는 통치와 리더십의 구분 탐구, 대의민주주의 원칙을 위반하는 민주주의 문제와 정치철학 등을 연구했다. 넬슨 만델라에 대한 성찰을 통해 ‘법 너머’라는 철학사상을 제안하기도 했다.
▶책속으로
출판사 서평
“개인의 지성은 그가 견딜 수 있는 불확실성의 양으로 측정된다(Someone’s intelligence can be measured by the quantity of uncertainties that he can bear)”라는 칸트의 말을 빌려, 오랫동안 철학을 가르쳐온 프랑스 현대철학자 장 폴 주아리는 위대하지만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던 철학자들의 삶과 사상을 펼쳐 보인다.
현대인이 지금 겪고 있는 큰 문제들은 과거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문제들인 동시에 한편으로는 가장 일반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깊이 있는 접근으로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표면만 건드리면 근본적인 해결책을 결코 찾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25세기 전부터 우리 철학자들은 시대적 문제를 뛰어넘는 다양한 문제들을 다뤘고, 또 그것을 우리에게 유산으로 물려줬다. 가령, 정교분리정책부터 민주주의, 여성들의 억압, 윤리, 자유 같은 주제들이 대표적이다. 현실을 추론하기 위해서 믿는 것과 아는 것을 정확히 구분하는 것은 중요하다. 신념에 대해 얘기하자면, 세상에는 종교적 신념뿐 아니라, 과학적 신념, 인종차별적 신념, 성차별주의 신념들도 있다. 이 모든 것에서 지켜야 할 것은 이성이다. 현대 사회가 고대 그리스나 르네상스 시대와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는 지금 전대미문의 교육 보급과 널리 퍼진 과학적인 연구, 그리고 넘쳐나는 독단적인 신념이 역설적으로 공존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성만이 일시적인 진실의 실마리를 풀어줄 진정한 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