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NAGEMENT SKILL] 조용한 사직을 막을 방법
MZ세대를 중심으로 잦은 퇴사와 조용한 사직이 여전한 이슈이자 문제다. 이런 어두운 현실을 보며 돌파구를 찾아보고자 자인원은 ‘motivate MZ’를 주제로 잡고 「DIVE IN HR」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크게 성과평가, 원오원(1on1), 동기부여를 조명했다. 모두 일터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가운데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키워드였는데 연사들의 강연을 통해서는 어떤 세부 개념들에 집중해서 구성원과 소통하고 대화를 나눠야 그들을 몰입시킬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성과평가가 어려운 이유와 개선 방안성과평가는 회사와 직원의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며 생산성 향상을 돕는 중요한 영역이지만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매우 힘들다. 그렇다면 성과평가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관련해서 전준수 이랜드복지재단 이사장은 성과평가의 목적을 공정성과 공평성 확보로 설정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성과평가는 본질적으로 회사의 물적/인적자산 증대와 직원의 성장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전준수 이사장은 ‘개인’, ‘조직’, ‘개인과 조직의 통합’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방향성을 공유했다.먼저 개인평가를 중단하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의 성과를 실제 성과보다 부풀리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결과에 상관없이 회사의 지원과 보상이 부족하다고 인식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개인평가가 시작되면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관점이 사라지고, 자신의 안위와 내부 경쟁에 집중하게 된다. 다음으로 연간 단기평가를 중장기 평가로 바꿔야 한다. 성과에는 시장경제, 회사의 전략 등 외부 요인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기에 중장기적으로 봐야 ‘성과에 기여한 개인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이어서 조직평가를 시행해야 한다. 조직평가는 앞서 설명한 내부 경쟁으로 번지는 개인평가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고, 직면한 과제에 팀으로써 도전적인 태도를 고취시킬 수 있으며,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적극성을 발휘하게 한다. 성공적인 조직평가를 위해 주요하게 다뤄야 하는 것은 목표 설정에 대한 구성원 간 합의다. 이것을 이뤄낸다면 자연스럽게 투명한 보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문화도 형성할 수 있다. 아울러 기업의 영속과 개인의 성장을 나란히 하면 개인과 조직의 통합도 이뤄낼 수 있다. 회사와 개인의 목표를 연결하는 데 성과평가를 사용하는 것이 그것이다. 예를 들면 일할 때 가장 큰 경력개발이 일어난다는 점을 강조하며 개인이 자기계발 계획서, 강점개발 계획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그에 기반해서 성과를 내는 것을 리더와 HR 담당자가 지원하는 방법이 있다.원오원(1on1) 미팅은 어떤 프로세스로 진행해야 하는가조직에서 리더의 역할은 ‘변화관리’, ‘성과개선’, ‘협력 촉진’ 등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련해서 서현직 29CM 그로스기획 리드는 원오원(1on1)이 리더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에 따르면 좋은 미팅은 ‘더 좋은 결론’, ‘명확한 이행방식’, ‘구성원의 성장’을 결과물로 가져오는 것이다. 이때 원오원은 1대1 형식인 만큼 구성원과의 구체적으로 합의하고,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데 효과적이다. 아울러 서현직 리드는 성공적인 원오원 형태와 이를 실행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구체적으로 짚어줬다.먼저 원오원의 성공 여부는 구성원에 대한 이해도에 달렸다. 서현직 리드는 외국계 기업에 재직할 당시 리더에게 가장 많은 받은 질문이 ‘너의 목표가 무엇이며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였다고 밝혔는데 질문의 목적은 회사와 개인의 성장에서 교집합을 찾고, 그것의 크기를 확장해서 더 집약적인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였다. 계속해서 서현직 리드는 “워크세션과 커리어세션을 40:20 비율로 설정해서 미팅을 진행한다.”라며 프로세스로 화제를 돌렸다. 워크세션에선 첫째로 구성원의 업무 항목을 확인한 다음 그들이 성과를 낼 수 있는 일을 찾고 그것에 집중하도록 피드백한다. 둘째로 구성원이 가장 자신 있다고,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파악한 다음 어떤 지원을 원하는지 묻고 그것이 합당한지 진단한 다음 지원한다. 또한, 구성원이 새롭게 시도하길 바라거나 더 좋은 해결 방안을 찾도록 하는 의사결정도 돕는다. 커리어세션에선 구성원의 커리어 목표를 피드백하면서 성장 계획에 합의하고, 그들이 그 내용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어려워하는 부분, 성과를 낸 부분, 도출한 결과물 등을 지속해서 파악한다. 특히 원오원의 핵심은 구성원의 솔직한 의견과 적극적인 행동에 있다. 따라서 서현직 리드는 “리더가 자신의 요청을 수용할 것이라는 믿음을 줘야 하고, 특정 과업을 지시하게 된 배경을 밝혀야 하며, 업무수행 방식에 실무자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동기부여를 위한 4가지 방법구성원이 일터에서 오랜 시간 적극적으로 일하도록 하려면 무엇이 그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성창원 딜로이트컨설팅 이사는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일하는 이유, 회사를 선택하는 조건이 다각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니 그는 “구성원을 동기부여하고 싶다면 먼저 우리 조직의 성향과 구성원의 니즈를 파악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해당 작업을 마친 다음에는 인사제도와 소통을 포괄한 문화적인 측면에서의 개선을 진행한다. 관련해서 성창원 이사는 구성원 동기부여를 위한 4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첫째, 전문성 향상이다. 구성원이 품고 있는 ‘이곳이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곳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나의 직무, 내가 일하는 환경이 얼마나 경쟁력을 갖췄는지 설명하는 것이다. 이는 CDP를 통해 업무를 정확히 설명하고, 역량 레벨별로 필요한 경험과 교육을 연계하고, 경력개발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설계해서 구성원에게 비전을 보여주는 형태가 될 수 있다. 둘째, 내가 한 일이 회사의 성과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구성원이 체감하는 것이다. 물질적인 보상 혹은 업무의 범위를 확장하는 등의 방식으로 알게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셋째, 일상적인 소통을 통해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이때 상시평가 제도를 통해 지속적인 피드백을 주거나 멘토-멘티 제도를 시행할 수 있다. 넷째, 도전적인 태도다. 일상적인 업무에 안주하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 실패에 따른 불이익을 주지 않고, 과도한 책임을 묻지 않고, 몰입해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강연을 마치면서 성창원 이사는 “제도 수립이나 방법에 대한 학습만큼 중요한 것은 실행.”이라며 적용을 당부했다.
-
[EDUTECH] 교육과 학습의 본질과 방향성
테크놀로지의 계속되는 발전으로 교육산업은 그야말로 거대한 변화를 겪는 중이다. 여기에서 변화는 무엇을 키워드로 이뤄져야 하며, 교육과 학습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생성형 AI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현장에 적용되고 있는가. 그리고 성과를 내기 위한 역량개발이 필수인 일터는 앞으로 어떻게 바뀔 것인가. 관련해서 ‘AI 빅뱅, 미래 교육의 새로운 태동’을 다룬 「국제 교육 콘퍼런스(EDUCON)」는 인사이트를 전해줬다. 특히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교육혁신 생태계 조성의 방향성을 모색한 1일차 세션은 교육·HRD 관계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을 정리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상호작용이 물결치는 교육현장을 향해우리나라의 수많은 교육현장에서 강조되는 개념이자 학습자들에게 여전히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태도는 무엇일까. 바로 ‘질문과 소통’이다. 교육공간의 미래를 전망한 이채린 클라썸 대표의 강연에서 중심에 있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그동안 교실에서 공책, 연필, 시청각 자료로 경험했던 것들이 디지털과 결합하고 있고, 생성형 AI는 경험을 얻는 여정을 자동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육, 학습, 일에서 사람의 역할이 달라지고 있는데, 특히 문제를 분석해서 솔루션을 제시하는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교육을 위한 교육, 학습을 위한 학습, 일을 위한 일을 넘어선 통찰력은 질문에서 발현된다. 그러나 작금의 교육현장은 학습자들이 질문을 기피하고, 두려워하도록 만들었다. 학교나 기업 모두 다르지 않다. 따라서 이 대표는 “질문하는 문화와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교육 생태계 변화의 시작.”이라고 말하며 클라썸의 사례를 담아 ‘질문 촉진의 선순환’ 방안을 제시했다.첫째, 의견 표출에서 심리적 장벽을 낮춰야 한다. 클라썸에선 챌린지와 미션 기능을 통해 학습자의 의사 표현을 장려하고, 그로써 학습자들 간의 소통 활성화를 지원한다. 둘째, 질문하는 행위를 긍정적인 경험으로 만들어야 한다. 클라썸은 익명성에 숨어 다른 학습자를 불편하게 만드는 질문을 지양한다. 대신 질문을 많이 하는 학습자를 공개적으로 축하하며 질문을 저해하는 요소를 제거한다. 셋째, 질문의 질을 높여야 한다. 좋은 질문이란 열린 질문으로, 수준 높은 답변을 유도하는 것이어야 한다. 관련해서 클라썸은 좋은 질문이 무엇인지 학습자들에게 친근하면서도 정확하게 설명한다. 사례로는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작성하기’, ‘질문할 때 왜, 만약에, 어떻게 용어 활용하기’, ‘다른 친구의 질문에 꼬리 질문을 던지며 생각의 깊이 키우기’ 등이 있다. 또한, 클라썸에선 해시태그로 우수질문을 게시글에 달아놓으면 별도로 우수한 질문들만 모은 명예의 전당 페이지로 발전시킬 수 있다.이외에도 클라썸에선 학습자들 주도의 커뮤니티 운영, 학습일기를 통한 학습경험 공유와 같은 사례가 있었고, 데이터들을 연동해서 학습자들에게 많은 사람과 함께 가르치고 배우는 학습의 공간을 선사하고 있었다. 나아가 이 대표는 “디지털 기술은 학습자들이 주도적으로 교육을 받으며 학습하게 해야 하며, 교수자는 학습자와 함께 수업을 만들어가는 존재여야 한다.”라며 이렇게 했을 때 교육공간의 밝은 미래를 디자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생성형 AI의 장단점과 휴먼 터치김수인 엘리스 CRPO(최고연구 및 프로덕트책임자)가 ‘생성형 AI의 교육 적용 사례와 Future Work’를 주제로 펼친 강연도 시사점이 상당했다. 엘리스는 온라인 코딩교육 솔루션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생성형 AI를 통한 질의응답 자동화를 연구했다. 코딩교육에는 수많은 에러가 발생하는데 이것들을 빠르게 해결해 줘야 학습자의 이탈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엘리스의 경우 질의응답 데이터를 모아 LLM 기반 AI Helpy를 구축해서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다. 이어서 그는 생성형 AI가 교육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살폈다. 그는 “영어 에세이를 작성한다고 가정할 때 수업의 내용을 중심으로 학습자들에게 에세이를 단계적으로 어떻게 쓰고 또 고쳐야 하는지 알려줄 수 있고, 제출된 에세이의 콘텐츠, 구성, 문법 등을 기준에 따라 자동으로 평가해서 수준 높은 피드백을 빠르게 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엘리스에선 학습자가 교수자 역할을 해볼 수 있다. 생성형 AI를 학습자로 삼아 특정 개념을 이해하게 하고, 생성형 AI가 제시한 결과에서 잘못된 부분을 역으로 생성형 AI에게 가르치며 습득한 지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엘리스는 해외 시청각 자료를 한국어로 더빙하고, 한국 시청각 자료를 다른 언어로 변환하여 수출한다. 또한, 학습자들이 제출한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세세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해서 개인 맞춤형 학습을 돕는다."교육용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인해 많은 기업과 사람이양질의 지식과 기술을 쉽게 갖출 수 있고, 그로 말미암아더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세상에선 사람만의 역량 중심차별화된 경쟁력을 발휘하게 하는 교육과 학습이 필요하다."그런가 하면 김 CRPO는 생성형 AI 도입에서 반드시 안정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생성형 AI가 제시한 결과물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왜곡된 답변을 올바른 것처럼 제시하는 환각(hallucination)이 대표적이다. 더욱이 생성형 AI가 도출한 결과는 배경과 이유를 찾기 어렵다. 그러나 이런 단점들은 오히려 학습자들에게 올바른 내용을 맞춤형으로 알려주고, 정확하게 피드백해주고, 적절하게 동기를 부여하는 행위의 의의와 가치를 깨닫게 한다. 또한, 같은 질문에 같은 답변을 건넨다고 해도 사람과 AI는 엄연히 다른 존재다. 즉 AI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휴먼 터치는 여전히 존재한다. 질문과 소통, 휴먼 터치는 그동안 교육공간에서 해내야 했지만 각종 요인으로 인해 실행에서 부족함이 있었다. 이젠 달라져야 한다. 누구나 교수자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양질의 지식과 기술을 갖출 수 있고, 그로써 많은 기업과 사람의 경쟁력이 높아진 시대에는 결국 사람만의 역량을 중심으로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 이를 돕는 교육과 학습의 품질은 테크놀로지를 활용하는 교육·HRD 관계자들의 역량이 결정한다.
-
[MANAGEMENT WISDOM] 바람직한 리더의 조건을 디자인하라
경영환경 변화가 상수가 되면서 열린 소통을 통한 아이디어 교환과 피드백, 구성원의 몰입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존의 명령과 통제 중심 리더십에서 벗어나 바람직한 리더의 모습을 새롭게 그려야 한다는 뜻이다. 관련해서 한국표준협회가 개최한 「KSA 최고경영자 조찬회」는 시사점이 큰 자리였다. 연사로 나선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는 갑작스럽게 리더를 맡게 되어 고군분투했지만 결국 성공적으로 역할을 수행한 여정을 공유했는데, 여기에는 현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의 요체가 담겨 있었다.어쩌다 보니 경영자가 된 교수가 조직의 성과를 내기까지규모를 막론하고 모든 조직에는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리더들이 있다. 그러나 리더들이 이전에 밟아왔던 행보를 살펴보면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다음 리더로 임명된 이들보다 ‘어쩌다 보니’ 리더 자리를 맡게 된 이들이 훨씬 많다. 최재천 교수도 마찬가지였다.최 교수는 생태학자로서 자연을 연구하는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리더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한사코 거절했다. 그런데 그는 환경부에서 국립생태원을 세운다는 소식을 받은 다음 설립을 위한 기획을 담당하게 됐었는데, 그 인연이 이어져 생태원 원장까지 역임하게 됐다.원래 그는 생태원을 연구원 성격의 조직으로 기획했었으나 막상 원장이 되어 현장을 둘러보니 이곳에서 이뤄내야 할 성과는 ‘지역 관광객 유치’였다. 이런 현실을 접한 최재천 교수는 ‘3주 내로 사표를 써서 제출해야겠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깊게 낙담했었다. 그러나 사표는 반려됐고, 그는 성과를 창출할 방법을 생각했다. 그것은 볼거리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렇게 그는 생태원 내 전시기획부 직원들과 함께 전시를 기획하기 시작했다. 마침 최 교수는 이전에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성황리에 ‘개미’ 전시를 기획했던 경험이 있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직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개미는 인간이 공감할 특성을 더러 갖고 있다. 그 예시로, 이파리를 가져와 잘게 썰고 침하고 섞어서 퇴비를 만들고, 그걸 거름 삼아 버섯을 경작하는 개미가 있다. 인간의 농경 생활과 비슷하다. 이는 ‘근면’과 ‘성실’이 인간의 경쟁력으로 자리를 잡은 배경이기도 하다.또한, 호주에 서식하는 개미들을 보면 20M 이상의 큰 나무에 매달려 각 개미가 허리를 이어 물고 나무 이파리를 엮어 여왕개미가 머무는 방을 만드는데 조직력 측면에서 굉장히 우수한 활동이다. 이런 맥락에서 개미의 다양한 모습을 전시하면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찾아오도록 할 수 있다.”회의를 마친 최 교수는 해외에서 여왕개미를 공수해왔고, 길이가 무척 긴 개미농장을 전시하는 등 차별적이고 경쟁력 높은 전시를 선보였다. 그해 국립생태원에는 약 1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 이런 긍정적인 결과에 그치지 않고, 최 교수는 관람객 유치의 본질인 지역경제 활성화에 집중했다. 그에 따라 도출된 다음 과제는 재방문객 유치와 관람시간 증대였다. 배경은 한국 사람들이 특정 장소를 ‘한 번’ 가봤다는 것에만 의의를 두고, 구체적인 방문내용에는 집중하지 않는다는 특징에 기인했다. 이후 최 교수는 직원들과 함께 생태원을 전부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데 얼마큼의 시간이 드는지 확인했고, 개미 전시 외에도 여러 전시를 계속해서 기획한 다음 개최했다. 그 결과 지속적으로 7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아오고, 주변 지역에는 새로운 음식점이 250여 개가 만들어지는 효과도 일으킬 수 있었다.리더십 십계명최재천 교수는 경영에 대해 전혀 몰랐던 그가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던 이유를 ‘관찰학자 최재천의 십계명’으로 정리했다. 그 중 첫 번째이자 모든 것을 아우르는 문구는 ‘군림君臨하지 말고 군림群臨하자’였다. 리더는 일방적으로, 수직적으로 지시하거나 통제하지 말고 직원들과 함께 일해야 한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가치와 목표는 철저히 공유하되 게임은 자유롭게’였다. 예시로, 그는 “개미나라는 여왕개미가 완벽하게 통제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여왕개미는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일만 철저하게 관리할 뿐 대소사회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차세대 국민을 생산하는 일 외에 나라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일은 일개미가 알아서 하고, 여왕개미는 절대 관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을 위임하지 않고, 모든 것을 관리한다면 리더 한 명의 지식으로 조직을 이끄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집단 지능으로 일을 함께 수행할 때 조직은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세 번째는 ‘소통은 삶의 업보’였다. 최 교수는 원장이 되고 여러 경영학 도서를 읽으며 어떻게 직원들과 소통해야 할지 고민했다. 도시락을 싸 와서 담소를 나누기도 했고, 볼링 동호회도 해봤고, 사무실 칸막이도 없애봤는데, 소통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원.격.바’였다. 원장이 격주로 구워주는 바비큐의 줄임말로 격주 수요일마다 최 교수가 직접 바비큐를 굽고 직원들은 잔디밭에서 음식을 먹으며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최 교수는 한 부서에서 한 명씩 방문해주도록 협조를 요청했고, 이는 추후 부서 간의 협업에 있어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 네 번째는 ‘이 악물고 듣는다’였다. 리더는 의사결정자로서 조직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읽고 그것을 모든 구성원에게 끊임없이 설명해야 한다. 그러나 최 교수는 자신이 특정 의견을 피력하면 그것이 검토없이 바로 아이디어로 채택되는 경험을 겪으며, 다양한 아이디어가 논의될 수 있도록 인내하고 또 인내하는 법을 배웠다. 다섯 번째는 ‘실수한 직원을 꾸짖지 않는다’였다. 사람은 실수에서 배운다는 철학으로, 쓰라린 경험이 변명과 회피가 아닌 배움이 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외에도 십계명에는 ‘전체와 부분을 모두 살핀다’, ‘결정은 신중하게 행동은 신속하게’, ‘조직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치사하게’, ‘누가 뭐래도 개인의 행복이 먼저다’, ‘인사는 과학이다’가 있었다.강연을 마치며 그는 “원장 시절을 되돌아보니 경영이 아닌 ‘공영’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함께 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공감 경영을 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관련해서 그는 노조위원장과 살갑게 지낸 것, 주말에 과도한 업무를 하는 직원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다른 직원들이 자원봉사 리스트를 작성해서 출근했던 일화를 소개했다."한 명의 뛰어난 리더가 모든 것을 해내는 시대는 지났다.이제 경영환경 변화가 상수가 됐고, 누구든지 쉽게양질의 지식, 기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만큼 리더십은소통, 공감, 다양성을 중심으로 새롭게 디자인해야 한다."최재천 교수는 그저 우연히, 원치 않았지만 경영자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권위를 내려놓으며 직원들과 함께 문제를 보고 해결했고, 많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 결과 직원들은 최 교수를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존중하며 자신들의 모든 역량을 발휘했다. 이는 변화가 빈번하고, 그로 인해 한 사람의 뛰어난 역량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못하고, 따라서 다양한 사람의 협업이 중요해진 시대상과 일치한다. 앞으로 조직에 필요한 바람직한 리더의 모습은 전문성에 소통, 존중, 공감을 담아서 그려야 한다.
-
[오석영 교수] 조직과 개인을 엮은 HRD 프레임워크 탐구
“조직 내 여러 상황에서 개인이 ‘어떤 정서를 갖는지’, ‘어떤 정서적 환경에 처했는지’가 역량을 펼치고 개발하는 데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조직개발(OD)에 관한 오석영 연세대학교 교육학부 교수의 메시지다. 그는 첫 직장에서 입문한 HRD에 매력을 느끼며 진로를 확정했다. 이후 유학길에 올라 학문적 역량을 새롭게 갈고닦았고, 귀국한 뒤에도 다양한 곳에서 HRD를 폭넓게 연구하며 지금에 이르렀다. 그는 “기업들의 ‘인재육성’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한국 HRD의 미래는 밝습니다.”라며 그간 축적한 통찰을 공유했다.HRD가 산업교육으로 불리고 있었고, 학부에 교과목도 없던 시절의 일이다. 오석영 교수는 학부에선 교육학을, 석사는 행정학을 전공하며 교육정책 연구를 향한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박사 유학비도 벌고 회사생활도 경험해 보고자 다녔던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에서 HRD를 접하며 전환점을 맞게 됐다. 당시 상황을 그는 다음과 같이 전해줬다.“제일생명이 막 독일 알리안츠에 매각됐던 때였습니다. 글로벌 인재로 구성된 경영진이 다수의 한국 직원 대상 Change Culture 프로그램을 막 시작하고 있었죠. 쉽게 말해 HRD담당자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교육학 전공자인 제가 뽑혔고 오산 연수원과 본사를 오가며 일을 통해 HRD에 입문했습니다. 2년 반 동안 일했는데 내근직 대상으로 역량개발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운영했었고, 감사하게도 HR 상무님이 신입사원인 저를 ASTD(현 ATD)에도 보내주셨습니다. 연수원에선 많은 직원과 교육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었고 직원들의 교육적 니즈에 적합한 교육프로그램이 제공되지 않는 현장의 문제점들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때 HRD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진로를 바꿨습니다.”커리어의 방향을 잡은 오석영 교수는 미국의 ‘일리노이 대학교 어바나-샴페인(UIUC)’으로 박사학위 취득을 위한 유학길에 올랐다. 그곳에선 조직개발 전문가이자 외국인 학생들에게 무척 호의적이었던 지도교수인 피터 쿠친케 교수를 만나 귀중한 경험을 축적할 수 있었다. SK와의 해외교육연수 프로그램이 대표적인데 여기에서 그는 SK의 많은 HRD실무자와 교류할 수 있었고, 그들과 함께 맥도날드 햄버거 대학, 보잉 리더십센터 등 미국의 유명한 연수원들을 다니며 견문을 넓혔다. 또한, 지도교수 및 대학원 학생들과 함께 삼성인재개발원, 현대자동차, LG전자 연수원, 모토로라 코리아 등을 탐방하며 한국 HRD를 학습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기도 했다. 이외에도 오 교수는 HRD 3대 저널 중 하나이자 지도교수가 편집장으로 있던 『HRD International』의 편집조교도 맡았는데 글을 통해 유럽계, 미국계 HRD학자들과 직간접적으로 교류했고, UIUC는 다른 전공과의 협업이 활성화된 곳인 만큼 다양한 과목을 들으며 전문성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할 수 있었다.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오석영 교수는 서울대학교 BK21 교육연구단에서 핵심역량의 개념과 활용 방안 등을 연구했다. 그 후에는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서 평생직업교육 측면에서 미래 인재들의 핵심역량과 학생들이 일터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려면 어떤 교육적 개입이 필요한지 등을 연구했다. 그리고 명지대학교에선 청소년들을 위한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관련해서 강의도 수행한 다음 연세대학교 교육학부 교수로 부임했다. 귀국 후의 행보를 오 교수는 “HRD가 교육학 외에도 다양한 학문과 접해있고 다양한 대상에 적용되는 분야인 만큼 많은 도움이 된 시간이었습니다.”라고 회고했다.연세대학교에서 오석영 교수는 관심이 컸던 조직개발과 조직학습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으며, 요즘은 학습정서 연구에도 집중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조직은 구성원들의 행동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집단정서를 만들어 낸다. 그렇기에 개인개발(TD) 효과는 조직의 시스템, 문화 등이 생산해 내는 집단정서와 관련되어 있다. 연수원에서 배운 지식이 현업에서 적용되지 않는다면 이는 조직 구성원들 간의 암묵적인 집단정서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또한, 개인은 일하며 학습하는 만큼 현업에 도움이 되는 경험을 맞춤형으로 제공받길 원한다. 따라서 오 교수는 “긴 호흡에서 개인을 지지하는 리더의 태도, 업무수행에 직결되는 기술부터 해당 분야의 경력개발 관련 전문지식을 담은 주제 중심(Theme-centered) 프로젝트 단위 조직개발이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짧지만 알찬 TD 프로그램과 콘텐츠가 공급되어 일하며 학습했다는 정서적 경험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라고 제언했다. 관련해 그는 “조직개발은 조직과 개인을 함께 다루고, 권력관계 같은 사회현상도 고려해야 하기에 현상을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전문역량이 필수적.”이라며 왜 HRD담당자들에게 학업과의 연계가 도움이 되는지 짚어줬다.그런가 하면 오석영 교수는 “한국만큼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HRD담당자들이 많은 나라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라며 짧은 시간에 괄목한 성장을 이뤄낸 한국에는 한국적 HRD의 기여가 있고, 이제는 이를 체계화하여 세계에 알릴 시기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대기업 중심의 내부인재 육성과 함께 과학기술 인재육성 등 전문분야 개발 및 중소기업 업스킬링에 정부의 관심과 투자가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는데, 이런 모습들을 보면 한국 HRD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라는 의견도 전했다.마지막으로 오석영 교수는 Post HRD에의 시선도 공유했다. 구체적으로 구성원들의 학습요구가 개인화되는 추세를 고려한다면 ‘조직, 직업, 일은 무엇인지’, ‘조직에서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누구와 어떤 태도로 협력해서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지’, ‘어떻게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지’ 등을 자신의 경험에 기반하여 성찰한 다음 ‘직업정체성’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HRD 활동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테크놀로지가 발전할수록 그것이 대체할 수 없는 조직과 개인의 직업정체성, 사명, 가치 등을 봐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교육학 관점에서 HRD의 방향과 가치를 탐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중소기업 HRD 등 HRD의 저변 확대에도 공헌하고자 합니다.”라고 밝히며 인터뷰를 마쳤다.
-
[서울시 인재개발원] 서울시 문제해결을 위한 HRD 변화와 혁신
“약자와 동행하는 매력특별시 서울이 되도록 HRD 역량을 발휘하고 있습니다.”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모든 분야가 집중되어 있고, 천만 시민이 살아가는 거대한 도시다.이곳에서 서울시 인재개발원은 1962년 개원 이래 꾸준히 서울시 공무원 역량개발에 힘쓰고 있다.서울시는 밖으로는 한층 높아진 시민의 기대, 안으로는 MZ세대 중심 공무원 비율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통찰한 서울시 인재개발원은 이회승 원장을 중심으로 교육을 창의와 협력 플랫폼으로 활용하여 시와 25개 자치구, MZ세대와 기성세대가 함께 변화하고 화합하는 ‘원팀 서울’을 구축해서 ‘글로벌 Top 5’ 도시를 향한 교육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서울시 인재개발원의 역할과 미션은 무엇인가.‘약자와의 동행’과 ‘매력특별시 서울’ 실현을 지원하며, ‘시민과 동행하는 글로벌 융합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상생·융합형 인재, 전문·글로벌 인재, 미래·혁신적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1962년 개원 이후 매년 7급-9급 신임 공무원 약 3,000명을 선발하고 있으며, 서울시와 25개 자치구 약 46,000명의 공무원들을 교육한다.오랜 공직 경력을 중심으로 원장님 소개도 부탁드린다.1995년 공직에 입문했고 29년 동안 중앙정부와 서울시에서 철도산업구조개혁담당, 신문팀장, 언론과장, 재정과장, 사회혁신과장, 국제협력관, 경제정책실 거점성장추진단장, 구로구 부구청장 등을 역임했다. 다양한 곳에서 일했지만 항상 ‘열정적인 자세로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가’가 되고자 하였다. 인재개발원에는 작년 7월 부임했는데 직전에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을 맡았다. 당시 교육의 사각지대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양질의 온라인 콘텐츠를 무료로 개방해서 ‘공정한 교육기회 제공’과 ‘교육격차 해소’에 공헌한 ‘서울런’ 사업과 중장년층 직업전환과 직업역량 강화를 지원한 ‘서울런 4050’ 사업이 기억에 남는다. 서울런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함양했고 그중 무려 462명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했으며, 서울런 4050은 중장년층이 새로운 경력개발 모멘텀을 찾도록 해줬다. 저는 이렇게 교육의 중요성과 파급력을 체감하며 인재개발원에 오게 됐다. 이곳에선 설렘과 책임감을 함께 느끼며 직원들을 지원하고 있다.HRD 인프라와 시스템도 궁금하다.인프라의 경우 3개 동(배움관, 다솜관, 창의관), 대형강의를 위한 강당 2개, 다양한 형태의 강의실 28개(분임토의실과 프로젝트룸 등 포함), 전산교육장 6개, 국제회의장 및 멀티미디어실, 어학실, 창의문화실이 있다. 이외에 비대면 강의실 및 스튜디오가 있고, 다양한 체육 액티비티가 가능한 종합운동장과 교육생들 건강관리를 돕는 체력단련실이 있다. 서울시 인재개발원에는 105명이 ‘인재기획과’, ‘인재양성과’, ‘인재채용과’에서 업무를 수행한다. 인재기획과는 5개 팀이 연간 교육훈련계획 수립, IT교육 및 e-러닝 운영, 외국공무원 연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시설관리를 담당한다. 다음으로 인재양성과는 5개 팀이 핵심가치교육, 신임·승진자 교육, 직급별 리더십 교육, 직무전문 교육, 퇴직설계 교육 등을 운영한다. 그리고 인재채용과는 4개 팀이 7급-9급 신규 공무원 채용, 임기제 공무원 및 전문경력관 채용, 4급-5급 공무원 역량평가 등을 맡고 있다.작년 HRD 활동 총평 부탁드리며, 서울시만의 HRD 전략을 말씀해달라.지난해 서울시 내외부 변화가 많았다. 밖으로는 ‘약자와의 동행’과 ‘글로벌 매력 도시 서울’에 대한 시민의 기대가 한층 높아졌고, 안으로는 서울시 공무원의 46.1%를 차지하는 MZ세대의 비율이 확대됐다. 그러나 현재의 교육시스템으로는 이러한 변화를 담아내는데 한계가 있어 현장에서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서울시 인재개발원 교육혁신 방안」을 마련하였다. 이것을 기반으로 금년은 다양한 교육을 시행 중에 있다. 그리고 서울시의 HRD 전략 중 「역량-교육간 맞춤형 매칭」 시스템을 소개하고 싶다. 서울형 역량모델을 기반으로 공통역량, 직급별 리더십 역량, 직무역량으로 구분되며 매년 초 직원들이 역량 수준을 스스로 진단하는 ‘개인 진단’, 함께 근무하는 동료·상사가 역량을 진단해주는 ‘360도 진단’이 동시에 이뤄진다. 직원들은 진단 결과를 토대로 부족한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학습 콘텐츠를 개인별로 추천받으며, 자기개발계획을 수립한다. 이를 통해 개인 차원에선 맞춤형 교육 로드맵 수립이 가능하고, 조직 차원에선 체계적 직원 육성이 가능하다.현재 어떤 교육들이 진행 중이며 특징은 무엇인가.첫째로 4·5급 중견 관리자 대상 ‘창의행정 리더십 과정’과 5급 이하 전 직원 대상 ‘창의행정 공감마당 과정’을 신설했다. 관리자 리더십 과정은 ‘서울시 핵심사업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현장투어’에 중점을 뒀고 이를 위한 실·국간 협력방안을 집중 논의한다. 전 직원 교육은 연간 5,000명의 교육생이 쉽고 재밌게 참여할 수 있는 퀴즈와 게임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둘째로 MZ세대 직원의 조직적응과 성장을 지원하는 맞춤형 교육이 있다. 핵심은 ‘저연차 마음on’ 과정을 통해 업무 스트레스 완화 및 마음건강 방법을 제시해서 업무 몰입을 위한 회복탄력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직무에 필요한 기본기를 한 번에 배우는 ‘패키지과정’을 신설했고, ‘리버스 멘토링’을 도입해서 수평적 조직문화 형성에 더욱 다가갈 예정이다. 셋째로 민생과 직결되는 경제, 복지, 주택, 안전 등 13개 분야 직무전문 교육을 강화했다. 과정별로 ‘사업 추진과 관련된 현안문제 논의’ 시간을 마련해서 시정 이슈를 주제로 교육생들이 상호 토론할 수 있도록 했고, 6급 직원 대상 장기교육에선 문제기반학습(PBL) 기반 ‘미래대응 정책연구’ 교과목을 운영한다. 참고로 서울시 직무교육은 순환보직인 공무원 업무 특성에 맞춰 교육내용을 매년 최신화해서 부서 내 OJT에 활용한다. 넷째로 공무원의 미래 대응력 강화를 위한 IT 교육이다. 여기에선 디지털 기술을 행정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 이해에 중점을 둔 기본교육과 최신 IT 트렌드를 활용할 수 있는 전문교육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인재개발원의 미래는 어떻게 보고 계신지 듣고 싶다.변치 않는 본질은 인재육성이다. 오늘날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빠른 변화에 유연하고 역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므로 인재개발원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 그 관점에서 서울시 인재개발원은 역량모델 기반 체계적인 개인 맞춤형 역량개발을 지원한다. 이와 관련하여 미래 변화를 선도적으로 리드할 수 있도록 전문교육 분야를 보완할 예정이다. 특히, 지금은 AI 혁명으로 인해 인재의 역량을 새로 정의해야 하는 시기다. 따라서 서울시 공무원들이 시정 전반에 대한 거대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그 과정에서 AI 기술을 적절하고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현재의 교육 패러다임을 전략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공공/민간 HRD 관계자들에게 제언과 당부의 말씀 부탁드린다.지금 우리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의 가속화와 같이 전례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중이다. 이때 HRD 관계자들은 조직 구성원의 역량과 정서를 균형있게 관리해야 한다. 먼저 환경변화에 따른 구성원의 역량 강화를 위하여 업스킬링(Upskilling)과 리스킬링(Reskilling)이 필수적이므로 지속적인 학습과 성장을 돕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리고 기계와 차별화되는 인간 고유의 역량인 창의, 의사소통, 협업, 공감력에 대한 요구를 읽어야 한다. 말씀드린 역량은 수많은 시도와 실패를 통해 함양되기 때문에 포용적 조직문화 조성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HRD 관계자들은 인재 수요 변화의 흐름을 먼저 읽고, 새로운 이슈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역할을 해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업의 본질에 맞게 조직 구성원 역량개발을 향한 열정을 끊임없이 불태우길 당부드린다.
-
[구건서 박사] 스스로 성공과 행복을 향한 항해도를 그려라
“나는 누구인지,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무엇을 해야 할지 질문하며 인생을 설계해야 행복을 향해 항해할 수 있습니다.”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삶의 마디마다 고민거리도 참 많고 다양하다. 그래서 목적지, 현재지, 경유지를 표시한 항해도를 그려야 한 번뿐인 인생을 주체적으로, 성공적으로, 후회 없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이런 작업을 인생역전의 산증인으로서 가이드하고 있는 인물이 구건서 내비게이터십 인생학교 교장이다.엄준하 발행인:내비게이터십을 만들어낸 과정이 궁금하다.구건서 박사: 그동안 많은 리더십 프로그램을 연구했지만 대부분 합리성을 강조하는 미국식이었다. 우리와 맞지 않는다. 그래서 동양철학을 살펴봤는데 ‘자기 자신을 수양한 다음 다른 사람을 다스린다’를 뜻하는 수기치인修己治人에 주목했다. 어디에서 뭘 하든 내가 행복해야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 이런 본질에 착안해서 인생의 목적지, 현재지, 경유지가 표시된 항해도를 그리고, 그것을 따라 항해하며 개인, 가족, 조직, 사회의 성공과 행복을 부르는 내비게이터십(NAVIGATORSHIP)을 개발했다.엄준하 발행인: 기업과 사람을 위한 귀중한 나침반이라고 생각된다.구건서 박사: 내비게이터십은 좋은 생각, 긍정적인 태도, 구체적인 행동을 자극하며 성공과 행복에 다가가는 인생을 설계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자발성, 창조성, 열정, 긍정성을 키울 수 있는데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과 일치한다. 내비게이터십이 기업에 꼭 필요하다고 확신하는 이유다. 기업과 사람, 개인과 조직은 현대사회에서 떨어뜨리기 어렵다. 즉 개인이 행복하고 성과를 내면 그것이 조직에 전파된다. 기업이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지식, 기술, 인재를 찾는 것은 이해하지만 멀리 봐야 한다.엄준하 발행인: 내비게이터십의 프로세스는 어떻게 되는가.구건서 박사: 4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에선 나만의 꿈과 삶의 의미를 찾고, 고유의 강점을 바탕으로 Dream List를 작성한다. 2단계에선 내비게이터십 진단과 조직진단을 통해 자신과 조직의 위치, 즉 현재지를 파악한다. 3단계에선 여덟 가지 덕목(꿈, 관계, 도전, 재능, 실행, 기본, 준비, 열정)을 중심으로 꿈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만들어본다. 4단계에선 인생이라는 연극에서 연기를 펼치기 위한 인생대본을 작성해본다. 일반적으로 이틀 동안 14시간-16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더 짧게, 혹은 더 길게 조정할 수 있다.엄준하 발행인: 8개 덕목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가.구건서 박사: 꿈은 실행, 관계는 기본, 도전은 준비, 재능은 열정과 연결된다. 꿈이 있어야 행동에 나설 수 있고 그 꿈이 커야 사람의 그릇이 커진다. 또한,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회의 기본기는 좋은 인성을 바탕으로 한 관계다. 그리고 준비 없는 도전은 무모함이며, 재능이 있다고 해도 열정이 없으면 성장하지 못하고 무너진다. 배의 조타기(방향키)가 8개 손잡이로 구성된 점에서 착안했는데 모든 덕목이 같은 방향으로 함께 움직여야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목적지를 향해 힘차게 항해할 수 있다.엄준하 발행인: 동료학습이 매우 중요할 듯싶다.구건서 박사:맞다. 그래서 강의는 거의 없고, 모여서 함께 토론하고 발표하며 배우고 변화하는 워크숍 형태로 진행한다. 각자 진단 결과를 보고, 그동안의 삶도 돌아보며 하고 싶은 일, 잘하는 일, 하고 있는 일을 정리한 다음 그것들 간의 차이를 메꾸기 위해 설정한 실천방안을 발표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즉답이 나올 수 없다. 인생설계는 누구에게나 어렵기 마련이다. 그러니 일단 적은 것들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고 피드백을 받으며 보완해야 한다. 그러면서 배움이 일어난다. 깜빡했던 것들을 되새길 수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으며, 누군가가 들은 만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기기 때문이다.엄준하 발행인: SNS 활용도 도움이 될 것 같다.구건서 박사:뭐든 긍정적으로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멀리 있지만 나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 나의 강점은 뭐고, 단점은 무엇이며, 어떻게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쉽고 빠르게 물어보며 배움을 얻는 방법이지 않은가.엄준하 발행인: 내비게이터십엔 박사님의 삶도 담겨있는 것 같다.구건서 박사: 유년기 땐 가난해서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래서 절박함과 절실함을 무기로 삶을 헤쳐가야 했다. 참 다사다난했다. 정말이지 사회의 밑바닥에서 온갖 상황과 직업을 경험했다. 택시 운전사 시절에는 노조에서 총무를 했었는데 해야 할 일이 정말 많아서 노동법을 공부하게 됐다. 재미도 있었고 제게 필요했던 것이었던 만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공부하니 실력과 행운이 맞물려 공인노무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노무사 세계에서 스페셜리스트가 됐고, 중앙경제HR교육원 초대 원장,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등을 역임했다. 그 과정에서 학업에도 욕심이 생겨 학사, 석사, 박사를 차례로 마쳤다. 인생역전의 산증인인 만큼 누구든 인생 항로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하기에 내비게이터십 확산에 집중하고 있다.엄준하 발행인:마지막으로 성공과 행복을 위한 제언 부탁드린다.구건서 박사: 매년 한 번쯤은 나는 누구인지,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무엇을 해야 할지 꼭 질문해보길 권한다. 누구나 한 번 사는 인생인데 그 인생이 좀 더 풍요로워져야 하지 않겠는가. 직장생활을 예로 들면 월급은 근로계약상 선불이 아니다. 조직에 근로를 제공하며 성과에 기여한 대가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주체적으로, 성실하게, 다른 사람과 원활하게 협력해서 일하며 성과를 내고 있는지, 그로써 합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 개인과 조직 모두 성찰해보길 바란다. 개인의 행복 총량과 조직의 성장 총량은 함께 가야 한다. 모쪼록 올해는 노동시장의 건강성과 일터의 행복 지수가 높아지길 희망하고, HRD담당자들이 그 과정에서 힘써주길 응원한다.
-
[Good Workmate] 인재들이 찾아오는 ‘좋은 회사’의 조건
기업의 생산성을 견인하는 요인은 다양하다. 그중 테크놀로지의 역할이 큰 효율성 외에 창의성, 안정성, 연속성은 인재들의 장기근속에 달려있다. 관련해서 HRD담당자들이 주목해야 하는 이슈는 연봉도, 복지도 아닌 ‘좋은 동료(Good Workmate)’다. 지식, 기술, 태도 측면에서 보고 배울 점이 많은 구성원은 그 자체로 인재들을 끌어모으고, 그 인재들이 오래 머무르며 역량/경력을 풍성하게 가꾸고, 건강한 조직문화가 형성되도록 하는 소중한 존재다."사람은 작든 크든 하나의 조직/사회 속에서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며 사는 사회적 동물이다.또한,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의 향방이 달라진다.그래서 좋은 동료와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사람은 결국 사회적 동물이다평생직장이 사라졌고, 기대수명도 연장됐으며, 경영환경에서 변수도 정말 많아졌다. 이런 시대상을 맞아 사람들은 ‘직장이 개인의 길어진 삶을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당연하면서도 냉혹한 현실을 깨달았다. 그에 따라 연령대, 직급, 위치 등을 막론하고 고용노동시장에서 오래 생존하기 위한 ‘개인 역량/경력개발’에 집중하거나 그것을 장기적인 인생계획표에 적어놓고 상황에 맞춰 실행하는 움직임이 많아졌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장기근속이 줄어들었고, 이직하는 직장인이 매우 많아진 배경이다. 그러나 이렇게 개인을 중시하는 삶이 팽배해진 가운데서도 주목해야 하는 것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말인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이다. 사람은 작든 크든 하나의 사회 속에서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며 살아간다. 누구와의 교류도 없이 홀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코로나19 팬데믹 창궐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됐었지만 그 속에서도 온라인으로 다양한 사람과 만나고자 하는 움직임은 매우 많았다. 지금은 다시 예전처럼 오프라인 교류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중이다.‘함께 일하는 사람’의 영향력각종 자기계발서,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강연을 보면 살면서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의 향방이 달라진 사례는 수없이 많다. 그래서 ‘관계 맺기’가 중요한데 이는 성인들의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직장생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관련해서 ‘회사 보고 들어와서 사람 보고 떠난다’는 말은 여전히 조직의 진리로 통용된다. 작년에 취업포털 사이트 ‘잡코리아’는 568명의 직장인에게 조기 퇴사와 장기근속 경험을 물었는데 5년 이상 한 회사에 다닌 직장인들은 53.9%였다. 이들은 장기근속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좋아서(41.8%·복수응답)’를 꼽았고, 다음으로 ‘이직할 기회를 놓쳐서(36.6%)’, ‘워라밸과 복지제도가 만족스러워서(29.7%)’, ‘연봉인상률이 만족스러워서(27.5%)’ 등의 의견을 전했다. 국외로 시선을 돌려보면 세계적인 마케팅 구루이자 비즈니스 전략가인 세스 고딘은 90개국 1만 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그들이 경험한 최고의 일자리는 어떤 모습인지 설명해보도록 했다. 답변 중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들은 ‘나의 성취에 스스로 놀랐다’,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었다’, ‘팀은 중요한 것을 만들어 냈다’, ‘사람들은 나를 존중했다’였다.두 개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개인 차원에서 ‘어떤 대우를 받으면서 어떻게 일했고 무슨 변화가 있었는가’도 중요하지만 ‘함께’, ‘존중’이라는 표현에서 보듯 ‘이곳에서 누구와 일하고 있는가’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좋은 동료(Good Workmate)’가 직장생활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식, 기술, 태도 측면에서 보고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 있는 조직에는 인재들이 알아서 찾아오고, 그 인재들은 당장의 여건이 좋지 않다고 해도 최대한 오래 머무르며 자신의 역량/경력을 풍성하게 가꾼다. 기업들은 생산성을 견인하는 요인 중 테크놀로지 기반 효율성(업무 자동화)와 함께 좋은 동료가 많아지게 하는 팀워크, 리더십, 조직문화 등에도 항상 신경을 기울인다. 그것이 인재들의 장기근속을 통한 창의성, 안정성, 연속성 구현의 비결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좋은 동료는 직장생활의 활력소좋은 동료의 힘은 외적인 동기로 회사를 선택한 사회초년생이 그 회사에 적응하는 과정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유관해서 연구를 보면 큰 기대감을 품고 직장생활을 시작한 사회초년생은 제도나 시스템 외적으로 특별히 배움을 청할 만큼 뛰어난 사람이 없고, 사수의 부재로 혼자서 업무수행능력을 높여야 하고,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승진하는 사람이 존재하고, 열정적인 사람이 없을 때 좌절감을 느낀다. 이것은 일하고 있되 정작 마음은 다른 곳에 있는 ‘조용한 사직’, 나아가서는 퇴사를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때 좋은 상사, 선배, 동기는 현실의 벽을 돌파하게 해준다.상사의 경우 업무수행 현황에 대해 공감해주고, 상황에 맞춰 업무량을 적절하게 조절해주고, 설령 작더라도 성과를 냈다면 기쁜 마음으로 칭찬해주고, 맞춤형으로 도움과 조언을 주고, 실수하더라도 더 나은 모습을 보일 때까지 기다려주면 사회초년생들의 적응력을 높여준다. 나아가 좋은 상사는 부서/팀의 분위기를 건강하고 활력적이고 긍정적으로 만든다.같은 부서든 다른 부서든 선배들의 경우 직접적인 답을 주기보다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노하우를 전해줄 때, 보고 배우고 싶은 롤모델의 모습을 갖췄을 때 사회초년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준다. 실제 업무와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직속 상사보다 다른 부서의 친한 선배와 자주 교류하는 사회초년생 포함 직장인들의 모습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동기들의 경우 서로의 상황을 최대한 솔직하게 털어놓고 앞으로 어떻게 직장생활을 해야 할지 같은 눈높이와 마음에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존재들이다. 혼자 입사한 사회초년생보다 동기들과 함께 입사한 사회초년생들이 일터에서 더 활달한 모습을 보이고 업무수행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더라도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면 분명하다. 이것은 비단 사회초년생에게만 적용되는 사례가 아니다. 주기적인 경력개발이 필수인 시대인 만큼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직장생활을 하며 적응력을 발휘해야 하는 많은 직장인이 유념해야 하는 내용이다.좋은 동료가 많은 조직이 되려면사람은 시스템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존재다. 그래서 처음부터 좋은 사람을 채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나은 조직문화를 만드는 기술이 더욱 중요하고 또 필요하다. 뛰어난 인재를 영입했지만 정작 그 인재가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 실망해서, 그 동료들로 인해 형성되는 부정적인 조직문화에 좌절감을 느끼며 본연의 역량을 발휘하지 않고 역량개발을 위한 노력도 제대로 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경영의 구루 피터 드러커는 ‘전략은 조직문화의 아침 식사거리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Culture eats strategy for breakfast)’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즉 좋은 동료가 많은 건강한 조직으로 변모하려면 결국 조직문화를 개선해야 한다. 관련해서 미국의 조직문화 컨설턴트인 마이크 로빈스는 ‘심리적 안전 확보하기’, ‘소속감 키우기’, ‘기꺼이 어려운 대화 나누기’, ‘서로를 돌보며 도전 의식 자극하기’를 제시했다.네 가지 방향을 ‘리더’, ‘팀원’, ‘팀’ 차원에서 살펴보면 첫째로 심리적 안전 확보에선 리더들은 일은 기계적인 실행이 아닌 발전되 변화를 위한 ‘학습’의 문제임을 강조해야 하고, 자신도 사람인 만큼 실수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하며, 팀의 누구보다 질문을 많이 던지며 호기심에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리고 팀원들은 리더 포함 팀의 누구에게든 도움을 청할 줄 알아야 하고, 회사의 일원으로서 주인의식을 가져야 하며, 리더와 마찬가지로 일터에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 팀 차원에서는 시간을 내어 심리적 안전과 실수에 관해 얘기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하고, 수시로 서로의 상태를 확인해야 하며, 누구든 간에 모범적 시도를 해보도록 권장해야 하고, 재미있는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한다. 이렇게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안전감’을 느껴야만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동료가 되어줄 수 있다.둘째로 소속감 측면에서 리더는 자신도 편견이 있고 조직에서 특권을 가진 존재임을 인정해야 하고, 구체적인 피드백과 조언 및 기타 리더로서 필요한 교육을 성실히 받아야 하고, 말 한마디가 갖는 힘을 인지하며 언어 사용에 유의해야 하고, 구성원에게 멘토나 스폰서가 되어 줘야 하고, 다양성과 포용성 및 소속감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학습하며 모든 구성원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 팀원들은 작게든 크게든 용기를 내서 목소리를 내야 하고, 동료를 지적하기보다 포용해야 하며, 바라는 것이 있다면 요청해야 하고, 몸과 마음을 모두 챙겨서 출근해야 하며, 호기심과 열린 마음가짐을 갖춰야 한다. 팀 차원에선 자신의 이야기를 팀원들과 공유해야 하고, 서로를 향해 연민을 가져야 하며, 민감한 문제라도 하더라도 기꺼이 진정성 있게 얘기를 나눠야 하고, 결국 같은 배를 탄 만큼 함께 배우려고 해야 하며,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야 한다. ‘이곳이 좋으니 계속 다니고 싶다’는 생각과 태도는 다양성을 포용함으로써 형성된다.셋째로 기꺼이 어려운 대화를 나누는 부분에서 리더는 의견 충돌을 피하려고 하면 안 되고, 다들 쉬쉬하는 주제도 과감하게 꺼내야 하며, 팀원들의 대화 중간에 끼어들거나 그들을 어떤 식으로는 낮게 보거나 험담하지 말아야 하고, 피드백을 요청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며, 팀원들의 근황을 물으며 그들의 역량개발에 도움이 되는 대화를 꾸준히 나눠야 한다. 팀원들은 목소리를 내야 하고, 불만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하고, 상사/동료에게 피드백을 전해줄 줄 알아야 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피드백도 받을 줄 알아야 한다. 피드백은 역량개발에 있어 선물과 같기 때문이다. 팀 차원에선 갈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회의를 마친 뒤가 아니라 ‘회의실’에서 껄끄러운 대화를 나눠야 하며, 의견 조율은 만장일치를 뜻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빠짐없이 구성원 모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며, 팀 단위 피드백을 주고받아야 한다. 팀을 옮겼을 뿐인데 그 팀의 문화와 구성원이 마음에 들어서 적극성을 발휘하는 직장인들도 상당하다.넷째로 돌봄과 도전의식 자극에서 리더들은 팀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하고, 각 구성원에게 분명한 기대치를 설정해야 하며, 그들 각각의 동기부여와 스트레스 요인을 파악해야 하고, 때로는 익숙함에서 벗어나도록 독려해야 하고, 책임감을 보여줘야 한다. 팀원들 역시 동료들에게 감사할 줄 알아야 하고, 서로의 동기부여와 스트레스 요인을 알아야 하고, 주도적으로 책임을 맡을 줄 알아야 하며, 팀에 헌신해야 하고, 동료들을 응원해야 한다. 팀 차원에선 서로에게 투자하고, 팀의 올바른 관행을 만들고, 분명한 기준을 세우고, 공동으로 책임을 지고, 함께 축하해줘야 한다. 솔직함, 헌신, 진정성, 책임, 격려, 응원과 지원 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조직에서나 성과와 조화에 직결된다.소프트 스킬에 주목해야 한다심리적 안전감, 소속감 키우기, 대화, 돌봄, 도전의식 자극 등은 일터를 넘어 사람의 삶 전반에 적용되는 것으로 ‘소프트 스킬’에 속한다. 이와 반대로 자격증으로 대표되는, 지금 수행하는 업무에 직결되는 기술은 ‘하드 스킬’로 불린다. 흔히 소프트 스킬은 측정하기 매우 어렵고, 타고나는 것 혹은 배워서 갖춰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우연한 기회, 교류, 좋은 동료를 보고 배우며 충분히 함양할 수 있다. 곁에 있는 사람의 변화는 어떤 식으로든 느껴지는 법이다. 하드 스킬의 경우 어느 기업이든 교육과 업무 효율성 향상을 지원하는 테크놀로지에 투자하면 갖출 수 있다. 따라서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 누구든 하드 스킬을 습득해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그것을 바탕으로 일을 더 잘, 성실하게, 동료들과 조직을 위해 해낼 수 있도록 해주는 소프트 스킬이 더욱 중요하다. 이는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양질의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세상에서 역량개발을 위한 태도가 중요해진 것과도 일치한다. 똑같은 스킬도 누가 어떤 마음으로 활용하고 개발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보면 된다.일하고 싶은 직장의 핵심은 ‘의미’사람의 삶에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일’이다. 기업은 기계나 구성원이 하는 ‘일’로써 움직인다. 그렇기에 세스 고딘은 ‘일은 차이를 만들고, 더 큰 존재의 일부가 되고,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일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또한, 의미는 테크놀로지를 통해 업무 자동화가 가능해지면서 기업들이 ‘창조성’과 ‘인간성’을 찾고 있는 경영환경 트렌드도 관통한다. 창조성과 인간성은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 서로의 시간, 노력, 상상력을 투자함으로써 발현된다. 따라서 이제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사람은 무엇을 원하며 일하고 살아가는가?’, ‘우리 구성원에겐 무엇이 의미를 주는가?’가 그것이다. 바로 해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이지만 계속해서 던지며 성찰해봐야 한다. 이유는 세상이 변했기 때문이다. 이제 산업화 시대처럼 지나치게 효율과 성과를 중시해서 구성원을 압박하면 그들은 거부반응을 보이고 회사를 그만둔다. 인터넷을 통해 직원들을 존중하는 여러 일자리에 대한 정보를 수시로, 소속된 기업들보다 훨씬 많이 얻기 때문이다.의미는 그 회사와 그곳에서 일하는 구성원들에 대한 평판으로 직결되며, 의미 있는 조직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여정에 기꺼이 동참하고 조금 더 새롭고 창의적으로 일하길 원하는 구성원을 끌어당긴다. 즉 좋은 동료를 많이 만들어주는 것이다. 전영민 롯데벤처스 대표가 『월간HRD』와의 인터뷰에서 “일터가 돈 이상의 것, 재미와 의미를 포함해 끝내주는 근무‘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라고 제언한 이유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든 어딘가에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가 있고 조직과 동료에 대한 자부심을 갖길 원한다. 이런 ‘사람의 마음’을 기업에서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하는 이들이 HRD담당자들이다."인구가 줄어들면, 인재들이 더욱 귀해질 수밖에 없다.또한, 인재들이 있어야 일터에서 효율성만큼이나 중요한창의성, 안정성, 연속성이 사라지지 않고 유지된다.인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좋은 동료가 있어야 하는 이유다."모래성은 쌓기는 어렵지만 허물어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일의 창의성, 안정성, 연속성이 대표적인데 뛰어난 인재들이 빠져나가면 그 즉시 사라진다. 이렇게 인재들이 유출되면서 회사의 평판이 나빠지면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기도 어려워진다. 따라서 ‘좋은 동료’가 있는 ‘좋은 직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갈수록 인구가 줄어들고 있고, 그로 인해 인재들이 더욱 귀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밝은 미래는 한발 앞서서 준비하는 이들에게 찾아온다.[참고 자료]의미의 시대, 세스 고딘, 알에이치코리아(2023)위대한 팀의 탄생, 마이크 로빈스, 더퀘스트(2023)외적동기로 직장을 선택한 사회초년생의 직업적응 과정, 임태선, 한국콘텐츠학회(2023)
-
[LEARNING] 배움의 본질과 미래 탐구
과거부터 지금까지 사람은 계속해서 학습하며 더 나은 존재로 성장해왔다. 기대수명이 길어졌고 VUCA가 일상인 세상에서 학습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그렇기에 한국평생교육HRD학회는 영원한 과제 ‘학습’을 조명하는 동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곳에서 『월간HRD』는 학습의 본질은 무엇이고, 왜 학습이 필요하며, 학습의 효과를 높이는 방법은 무엇이고, 학습생태계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골자로 인적자원개발을 향한 통찰을 도출해봤다.학습은 인류 문명 발전의 원동력과 같다. 그래서 개회사에 나선 김종표 한국평생교육HRD학회 회장은 “사람의 영원한 과제는 학습.”이라고 강조했다. 환영사를 전한 박인주 학회자문위원은 “사람의 삶은 상호작용으로 영글어지는 만큼 나와 너를 아우르는 2인칭적 학습이 필요하다.”라고 말했고 축사를 맡은 신민선 한국평생교육총연합회 회장은 “테크놀로지는 사람 자체를 대신할 수는 없다.”라며 사람을 위한 학습을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희망했다.왜 배움인가기조강연을 펼친 한준상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는 학습을 우리말인 ‘배움’으로 표현하며 생활의 현자를 소개했다. 주인공은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양한 일에 도전하며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찹쌀떡 장수 최영민씨였다. 동시에 한준상 교수는 우리나라 학교교육이 부정부패와 학교폭력으로 이어진 사례들, 각기 다른 사람이 똑같은 시험을 치르게 하는 교육시스템을 비판한 아인슈타인의 인용구, 공장의 제품처럼 획일화된 인재를 육성하고 그것을 교육의 성공으로 간주하는 현실을 비꼰 삽화 등을 예로 들며 “사람은 수동적으로 학습하는 기계가 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한준상 교수는 학습하는 기계인 AI의 성능이 좋아질수록 일터에서 사람이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고, 직장을 삶의 보람으로 보는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언급하며 “개인이 아닌 회사의 이익, 성과, 효율성을 지나치게 중시하며 배움을 잃고 있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그는 ‘짓다’를 뜻하는 ‘창조’, ‘깃다’를 뜻하는 ‘연단’, ‘익다’를 뜻하는 ‘습작’의 교집합에서 세상과 통하는 ‘나我’를 찾는 배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한준상 교수가 ‘학습이 아닌 배움’으로 강연을 시작한 이유다. 나아가 그는 ‘How do you see your future self?’라는 질문을 던지며 배움은 BCD Code, 태어나서(Birth) 죽을 때까지(Death) 선택(Choice)에 따라 달라지기에 생각과 행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준상 교수는 아인슈타인이 남긴 공식인 ‘E=MC2’도 응용했는데 E는 배움(Erudition), M은 뜻/의미(Meaning), C2는 몸X맘(마음)이었다. 몸과 맘을 동시에 움직이며 뜻/의미를 부여해야 비로소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고 그것을 반복함으로써 더 나은 존재를 향한 배움이 일어난다는 뜻이었다. 계속해서 한준상 교수는 “사람이 ···되어지려는 소망을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배움.”이라며 ‘Capacity to become’, ‘Tendency to become’, ‘Capability to become’을 명심하길 당부했다. 각각 현재의 능력, 성향, 잠재력을 나타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한준상 교수는 전쟁보다 과음, 마약, 흡연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훨씬 많은 현실을 언급하며 유혹에 빠지지 말고 욕망을 극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따라서 그는 “배움을 해내려면 끊임없는 훈련(discipline)이 필요하다.”라며 ‘Heal Thy Self!! Day and Night’라는 문구로 강연을 마쳤다. 이는 사람은 테크놀로지에 대체되지 않기 위해, 기업은 그 사람을 역량을 중심으로 진정한 혁신을 도모하기 위해 유념해야 하는 메시지였다.퍼실리테이션과 에듀테크기조강연 이후 진행된 임세영 한국고용HRD학회 회장과 홍정민 휴넷L&D연구소 소장의 주제발표에선 각각 퍼실리테이션과 에듀테크를 살펴볼 수 있었다. 먼저 임세영 회장은 교육·훈련 국제개발협력사업 사례연구를 공유했는데 그는 작년 7월 중 에티오피아에서 23일 동안 30명의 현지 교육자들이 학습자로써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점을 분석해서 솔루션을 찾고 그것을 실행하도록 도왔다. 그의 발표 프로세스는 학습 설계, 요구분석, 학습의 방향/요건 설정, 팀 성장 촉진과 활동의 강도 조절, 산업체 전문가 초청 교육과정 개발 체험, 게이미피케이션 활용, 교수자-학습자 소통(필담), 평가결과 순이었는데 연수프로그램은 59점에서 출발했지만 86점에 도착하며 효과를 보였다. 관련해서 그는 “학습자를 중심에 뒀고, 학습 성취도를 평가하는 여러 도구를 활용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에서 학습자들과 합의했고, 팀워크를 통해 함께 성장하도록 했고, 전문가들의 워크숍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도록 했고, 게이미피케이션으로 몰입을 촉진했고, 학습자들이 자신들이 배웠던 것을 정리하도록 하고 그것을 반드시 교수자들이 반영하도록 했던 것이 주요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교수자에서 학습자로’, ‘교육에서 학습으로’라는 교육과 HRD 트렌드를 관통하고 있었다.다음으로 홍정민 소장은 오랜 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지만 1대1 수업이 교육장에 수많은 학생을 모아놓고 강의식으로 수업하는 것보다 높은 효과성을 보이는 결과를 소개했다. 이는 발전될수록 비용이 절감될 것이고, 시간과 데이터 측면에서 강점을 입증한 AI가 HRD와 교육 현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는 배경이다. AI의 강점을 홍정민 소장은 학습운영, 학습분석과 관리, 학습설계를 아우르며 24/7 Assistant, Intelligent Tutor, Dash Board & Analysis, Automation of Contents Development, Personalized Learning으로 정리했다. AI는 지치지 않고, 학습자의 데이터를 계속 축적하고 학습하는 만큼 뛰어난 튜터 역할을 해낼 수 있고, 학습 데이터를 일목요연하게 분석하고 그에 따른 결과물을 제시해주며, 콘텐츠의 지속적 업데이트와 큐레이션이 가능하고, 그로써 개인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는 까닭이다. 계속해서 홍정민 소장은 본인이 직접 생성형 AI만을 활용해서 커리큘럼, 학습목표, 스크립트, 문제, 교안/PPT, 영상, 썸네일, 음향효과를 만들고 학습정리도 해낸 사례를 공유했다. 이는 그의 발표 주제인 ‘AI Powered learning’가 피할 수 없는 현실임을 실감하게 했다. 그렇지만 그는 “기억과 이해는 AI가 사람보다 뛰어나지만 적용, 창조, 동기부여, 소통, 격려 등은 여전히 사람의 영역.”이라며 AI를 지혜롭게 활용하고 있는 솔루션, 학교 등을 사례로 진정한 개인 맞춤형 학습은 테크놀로지와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임을 강조했다.
-
[PERFORMANCE] 실효성과 진정성 담긴 성과관리와 직원경험
기업의 변치 않는 과제는 ‘성과’다. 그렇기에 기업은 성과관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구성원이 일터에서 기분 좋은 경험을 얻도록 지원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모두 중심에 사람이 있는 만큼 HR담당자들이 수행해야 하는 일이다. 관련해서 주목할만했던 세미나가 중앙경제HR교육원이 개최한 「HR MEGA TREND 2024」였다. 여기에선 성과관리의 트렌드가 어떻게 바뀌고 있고, 일하기 좋은 회사로 거듭나려면 무엇을 시도해야 하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시대가 요구하는 성과관리 모델을 개발하라과거부터 지금까지 기업들은 성과관리 모델을 활용해서 구성원들을 평가해왔다. 그러나 다수의 리더와 구성원이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목표설정, 중간점검, 성과평가, 피드백으로 이어지는 전통적 성과관리 모델이 실효성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황수용 머서코리아 이사에 따르면 원인은 리더들의 평가에 대한 집착, 목표와 우선순위에 대한 리더와 구성원의 소통 미흡, 조직의 목표와 개인의 성장 간의 낮은 연계성, 복잡하고 투명하지 못한 프로세스가 꼽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황수용 이사는 “HR담당자들이 리더들의 코칭과 피드백 스킬을 높여줘야 하며, 그들의 성과관리에 대한 관심도도 높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계속해서 황수용 이사는 최근 부상하는 성과관리 변화요인을 짚어줬다. 첫째, 일의 구성 변화다. 기업들은 그간 고정된 직무에 사람을 투입했지만 이제는 개인이 보유한 스킬에 따라 연중에도 유연하게 업무가 바뀌고 있다. 황수용 이사는 “사전적으로 역할/과업이 명확하게 정의된 Fixed Job, 프로젝트나 수시 할당에 따라 지속해서 업무가 바뀌는 Flow Job, 그 가운데 놓인 Flex Job을 중심으로 유연하고 차별적이면서 구성원에게 주도권이 있는 성과관리 모델을 고민해봐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둘째, MZ세대의 부상이다. 관련해서 머서의 2022년 서베이를 보면 구성원 동기부여 요소에서 가치, 보람, 새로운 스킬 학습, 리더의 명확한 지시, 목적 등이 상위에 위치하고 있다. 황수용 이사는 “성과관리가 MZ세대를 중심으로 변화된 구성원 동기부여 요인을 아우르지 못하면 퇴사하진 않았지만 마음은 떠나서 열심히 일하지 않는, ‘조용한 사직’을 선택한 구성원이 가득한 일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셋째, 일하는 방식 변화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하는 장소과 시간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대한 경영진과 구성원의 인식에는 격차가 있다. 황수용 이사는 “HR담당자들은 인식격차 해소 방안을 비롯해 협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리더들은 구성원의 성과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등을 미리 검토하고 지침을 줘야 한다.”라고 설명했다.이렇게 성과관리가 변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은 고유의 대응책을 세웠다. 황수용 이사에 따르면 핵심은 여섯 가지였다. 각각 조직의 성장과 개인의 육성 간 정합성을 강화한 성장철학 정립, ‘What?’과 ‘How?’의 균형을 맞춘 성과 재정의, 스킬 기반 리더십 관리, 원활한 소통과 리뷰를 통한 상시 피드백, 개인 단위 조직 성과를 중시하는 협업 목표 설정, 평가의 유연화를 통한 성과와 보상의 강한 연계 탈피였다. 국내기업들도 변화의 필요성을 인지하며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골자는 평가 상시화, 동료 피드백 활용, 상대평가 완화였는데 각각 유연성, 소통, 불필요한 경쟁 최소화를 지향하는 만큼 긍정적인 신호였다.이어서 황수용 이사는 “성과관리에 정답은 없다.”라며 네 가지 질문을 공유했다. 그것은 ‘성과창출 촉진을 위해 우리 조직에 요구되는 문화는?’, ‘우리 조직의 니즈를 잘 반영하는 성과를 어떻게 정의하는가?’, ‘성과관리를 통해 어떻게 구성원의 마인드셋을 바꾸고 그것을 강화할 것인가?’, ‘새로운 성과관리 프레임워크 실현을 위한 요소는?’이었다. 동시에 그는 “기업마다 산업과 인재의 특성, 조직문화의 색깔이 다른 만큼 리더와 구성원이 충분히 고민하고 소통하면서 To-be 성과관리 모델을 구축하길 바란다.”라는 메시지를 건네며 강연을 마쳤다."기업의 변치 않을 핵심과제는 바로 ‘성과창출’이다.관련해선 성과관리 트렌드 변화를 유심히 살펴야 하고,일터의 중심인 구성원에게 양질의 경험을 선사해야 한다."직원경험 향상의 시작점은 일하기 좋은 회사기업의 주체는 구성원이다. 이들이 직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이곳에서 열심히 일해야겠다’라는 마음을 먹어야 성과가 창출된다. 그런 측면에서 이소영 현대자동차 비즈니스지원전략팀 책임매니저는 “직원경험 향상을 추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배경에는 직장인들이 일과 삶의 통합을 추구하고, 돈만이 아닌 간접적 보상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되며 재택근무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어야 하는 현실이 자리했다. 직원경험 향상을 위해 현대자동차가 설정한 과제는 ‘메시지(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가)’, ‘프로세스(어떤 방식으로 지원할 것인가)’, ‘제도(무엇을 지원할 것인가)’였다.첫째로 메시지에선 꾸준히 실행되고 있는 임직원 지원 제도 종합 만족도 설문 외적으로 이벤트별 안내 커뮤니케이션 강화, 실시간 문의 대응 커뮤니케이션, 제도 종합 안내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졌다. 이소영 책임은 “각종 제도와 정보를 안내하는 데 있어 간결성과 전달력을 높였고 익명의 오픈 채팅방을 개설해서 구성원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했고, 최대한 빠르게 응대했다.”라고 말했다. 이는 ‘Carefully listen’, ‘Analyze the situation’, ‘Respond with a plan’, ‘Execute ASAP’라는 원칙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그는 “양재 사옥에 ‘현대 양재 튜토리얼’이라는 사이트를 만들었고 이곳에 회사의 제도에 관한 모든 정보를 결집해서 직장생활의 편의성을 높였다.”라고 덧붙였다.둘째로 프로세스는 ‘공간에서부터 시작하는 직원경험 혁신’이 방향성이었고 지원 서비스 공간 개선, 독립 업무 공간 개선, 협업 업무 공간 개선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소영 책임은 “회사의 지원을 받는 곳,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는 곳,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곳 모두에서 회사가 구성원을 최우선 고객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확신시키고자 했다.”라고 밝혔다.셋째로 제도는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을 더욱 즐겁게 만드는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먼저 Mobility에선 구성원들이 회사의 각종 차량을 운전해보고, 1박 2일 동안 주행체험센터와 서산농장을 여행하며 현대자동차의 유산을 느껴보도록 했다. Wellness에선 튼튼하고 편안한 심신을 갖추도록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었다. 그리고 Culture에선 독서를 하고 강연을 듣는 것은 물론 각종 취미를 즐길 수 있는 클래스가 개설되어 있었고, Business Trip은 해외 출장 관련 각종 지원과 혜택을 포함하고 있었다.강연을 마치면서 이소영 책임은 “그라운드 룰(Customer Centric, 담당자 주도, 지속 가능한 지원 체계)을 바탕으로 일터 품질 향상, 구성원을 위한 서비스 디자인, 구성원과의 신뢰 강화를 해내고 있는 것이 주효했다.”라고 돌아봤다. 또한, 그는 “구성원의 니즈에 최적화된 제도, 간편한 프로세스, 직관적인 시스템, 효과적인 메시지, 건설적 피드백이 순환하도록 해야 직원경험이 향상되어 일하기 좋은 회사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
[HR INNOVATION] HR 전략의 고도화 모색
일터에 도입된 생성형 AI는 인재상, 직무, 관리자의 역할과 책임에서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인재들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훨씬 다양하고 주체적인 삶을 원한다. 따라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막론하고 기업은 인재의 확보, 육성, 유치에서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 관련해서 인사혁신처가 ‘챗GPT시대 새로운 인재 확보전략과 HR 트렌드’를 주제로 개최한 「2023 전략적 핵심인재 확보 세미나」는 많은 인사이트를 선사했다.세미나의 시작을 알리고자 강단에 선 김승호 인사혁신처 처장은 “세계경제포럼의 ‘미래직업 보고서 2023’를 보면 비즈니스 혁신을 저해하는 요인은 ‘인재 확보’다.”라고 말하며 조직의 생존과 발전을 좌우하는 존재는 인재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HR담당자들은 수동적 태도를 버리고 선제적으로 인재들을 확보해야 하며, 나아가 그들을 육성하고 유치하는 전략을 고도화하고 전문화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AI시대 HR 성공방정식경쟁을 통한 생존에서 협업을 통한 공존으로. ‘AI와의 협업을 위한 HR 전략’을 다룬 이찬 서울대학교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는 강연 시작과 함께 사람과 로봇의 골프 시합 영상을 소개했는데 시합이 계속될수록 지치지 않는 로봇이 우위를 점했다. 이런 결과는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가 도입되고 있는 회사생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관련해서 이찬 교수는 “시대가 요구하는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직무’를 수행하며 새로운 일을 찾아내는 경험을 설계해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먼저 역량을 보면 지금의 세상은 변화가 너무 빨라서 지식과 기술의 유통기한이 짧아졌다. 그런 만큼 제때 필요한 것들을 배워야 뒤처지지 않는다. 생성형 AI도 마찬가지다. 이것이 학습민첩성 기반 디지털 리터러시다. 계속해서 이찬 교수는 “학기 중 테스트를 볼 때 학생들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관한 질문을 만들도록 하고, 다른 학생들의 질문을 보고 그중 하나를 골라 챗GPT를 활용해서 답을 내보도록 하며, 챗GPT의 답변을 검토·수정·보완한 다음 근거를 작성해서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질문을 통해 발휘하는 비판적 사고력이 중요해졌음을 알려준다. 이어서 이찬 교수는 “역량을 이루는 KSA(지식, 기술, 태도)는 합이 아닌 곱의 개념.”이라며 올바른 태도로 발휘하는 직업윤리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리고 그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은 탤런트 트랜스포메이션(TD)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 실패한다.”라며 다음 단계인 직무로 시선을 돌렸다. 프로세스는 ‘분석’, ‘맵핑’, ‘재설계’, ‘재창조’ 순이었다. 회사의 직무들을 샅샅이 분석해서 계속 사람이 담당해야 하는 것들과 로봇에 맡길 수 있는 것들을 확인하고, 실제로 그것들을 구분해서 하나의 지도를 만들고, 구성원 각각에 적합한 직무를 부여해주고, 직무가 사라진 인력들에겐 그들이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직무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때 이찬 교수는 “직무 재창조는 지구상에 없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기존 직무와 책임, 구성원의 역량을 연결해서 발전된 직무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뜻.”이라고 풀어냈다. 아울러 이찬 교수는 “HR 리더들은 직무가 사라지고 새롭게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불안해할 구성원들에게 심리적 안전감을 줘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리더십은 구성원이 의지와 능력을 모두 갖췄을 때 발휘되며 그래야 개인은 가치를, 조직은 성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인재육성 책임자는 리더오종훈 KAIST 경영학부 교수가 ‘공공분야 AI 기반 혁신을 위한 핵심인재 육성전략’을 주제로 펼친 강연에서는 인재육성은 HR담당자들의 업무이긴 하지만 최종 책임자는 결국 리더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그는 “생성형 AI가 이슈인 이유는 학교에서 선생님들, 친구들과 수많은 대화를 나누며 배움을 얻는 일을 맡아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AI가 탑재된 IT 시스템은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일터를 만들어줄 수 있다.”라며 왜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국정과제인지도 짚어줬다. 이후 오종훈 교수는 “AI가 지식에서도 기획에서도 탁월성을 보여주고 있는 지금 사람의 경쟁력은 활용과 실행.”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AI 자체에 대한 전문성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지 알아야 하며, 알아냈다면 망설이지 말고 문제의 발굴과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때 핵심적인 역할을 해내야 하는 존재가 리더다. 오종훈 교수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쓰면 무엇인가를 가르쳐줄 필요도 없고, 찾아와서 물어보지 않는 상황에서 리더는 구성원 동기부여 측면에서 역량을 발휘해야 하며, 구성원들의 업무수행에 따른 결과물에 책임져줄 줄 알아야 하고, 가장 먼저 생성형 AI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서 우리 회사는 무엇을 해야 하고 그로써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줘야 한다. 그렇기에 오종훈 교수는 “리더들이 AI를 모르면 AI 기반 인재육성 이뤄지지 않고 기업, 사회, 국가는 점점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HR의 지향점은 좋은 회사세미나는 교수들의 강연과 함께 기업들의 사례도 소개했다. 그중 『월간HRD』는 LG에너지솔루션의 행보를 조명해봤다. 발표를 맡은 남주현 인사기획담당 상무는 “시스템, 문화, 성장 측면에서 HR을 혁신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먼저 제도에서는 전사 직무체계를 재정비했다. 남주현 상무는 “배터리 공정 전체를 분석하며 직무를 정리하고, 그에 맞춰 요구되는 역량을 기술하고, 구성원의 현재 역량을 진단하며 비즈니스 모델에 근거한 HR 로드맵을 그렸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직무를 중심으로 빠르게 인재의 채용, 육성, 관리 수준을 높일 수 있었다. 다음으로 문화에선 수많은 구성원의 목소리를 설문조사와 플랫폼을 통해 경청하고, 그것을 데이터로 만든 다음 세밀하게 분석했다. 남주현 상무는 “특정 부분에서 미진하다면 조직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개선했는데 대표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나타난 조직들에는 전문가와 코치를 붙여주거나 인력을 충원해주며 발전된 모습을 보이도록 지원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성장에선 사내 노동시장 ‘커리어 플러스’를 만든 것이 주목할 만했다. 남주현 상무는 “속속들이 일터에 합류하고 있는 인재들은 과거와 달리 회사에서 이런 일도, 저런 일도 경험해보며 뛰어난 직장인으로 성장하길 원한다.”라며 배경을 밝혔다. 아울러 그는 “커리어 플러스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양질의 커리어 상담을 해주고 있으며, 1년에 1번 이상은 구성원들이 상사와 1 on 1 커리어 미팅을 하도록 하고 있고 그에 따른 결과물은 꼭 필요한 교육 개발에 활용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HR 전략의 프레임워크를 공유한 남주현 상무는 “좋은 회사가 돼야 인재들이 알아서 찾아오며 그들의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최고 회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
[전영민 대표 ] HR에 다가올 당연한 미래를 읽어주다
HR담당자는 회사에서 육성, 관리, 보상 등의 직무를 통해 동료들의 인생에 개입한다. 그러니 전문성, 애정, 책임감은 당연한 덕목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고용시장과 경영환경이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의 현장에 관심이 많고, 실제 그곳에 있는 인물이 전영민 롯데벤처스 대표다. 그는 “당연한 미래를 더 빠르게 실현해야 합니다.”라며 HR전문가로서의 식견도 담아 왜 HR이며, 어떤 HR이어야 하는지를 읽어줬다.엄준하 발행인: CEO로 계신 롯데벤처스는 어떤 곳인가.전영민 대표: CVC(Corporate Venture Capital) 비즈니스를 수행한다. 구글은 약 10년 전에 혁신에만 집중할 수 있는 별도의 회사 ‘구글엑스’를 만들었지만 특기할 성과가 없었다. 이후 ‘혁신도 외주를 주자’는 전략으로 선회를 했고 그래서 만든 곳이 ‘구글벤처스’다. 될성부른 스타트업에 폭넓게 투자하고 지켜보다가 거대한 혁신을 만들어갈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전략이다. 대기업은 혁신의 속도와 범위에서 스타트업을 당해낼 수 없다. OpenAI만 봐도 스타트업에서 시작했다. 이런 현실을 상징하는 개념이 CVC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지주회사 산하에 CVC를 두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했는데 2021년 연말에 풀었다. 그래서 2022년부터 CVC가 빠르게 설립되고 있다. 참고로 롯데벤처스는 2016년에 지주회사 바깥에 설립했다.엄준하 발행인: 다른 사람의 성장을 지원하는 회사로 봐도 되겠는가.전영민 대표: 맞다. 우리 회사의 미션은 ‘당연한 미래를 더 빠르게….’다. 포춘 선정 세계 10대 기업을 보자. 다수가 미국 기업들이며 30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거나 스타트업이었다. 다들 초기의 아이디어와 혁신을 구현하도록 돈, 경험, 지식을 전수해주는 벤처캐피탈의 도움을 받아서 최고가 된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10대 그룹 순위가 예나 지금이나 유사하다. 이대로 계속 가면 일본처럼 될 수 있다. 대학, 기업, 국가가 힘을 모아 새로운 것들을 다양하고 빠르게 시도해보고, 안 되면 빨리 정리하며 치고나가는 스타트업 생태계라는 성장엔진을 갖춰야 한다. 그래서 롯데벤처스는 유망한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하도록 투자, 경영자문, 네트워크, 영업망을 지원하고 있다. 그들이 혁신에 성공하면? 당연히 롯데벤처스의 가치도 높아진다.엄준하 발행인:어느 부분에서 HR 역량을 살리고 계신지 궁금하다.전영민 대표: HR은 그저 빈자리에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면 안된다. 우리 조직이 직면할 미래를 예측하고, 그에 맞는 직무를 만들고 미래에 그것을 잘 해낼 수 있는 인재를 채용, 교육, 평가도, 승진도 하는 것이다. 당장의 HR 업무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다가올 미래를 읽는 것이 진짜 HR이다. CVC도 마찬가지다. 5년-6년 뒤를 예측하고 그때 꽃을 피울 스타트업을 찾는 작업이다. 물론 다른 부분도 있다. CVC의 특수성에 기인하는데 확률적 사고에 익숙해져야 한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으니 투자한 스타트업이 전부 성공할 수 없다. 투자한 곳이 망한다고 해서 속상해서는 버틸 수 없다. 성공확률을 높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엄준하 발행인:HR 커리어를 쌓아오면서 중요했던 지점들은 어디셨는가.전영민 대표:HR을 시작하고 6년이 흘렀을 때 ‘계속 이 길을 걸어가겠구나’ 싶어서 고려대 경영대학원 석사과정에 들어갔다. 일과 학습을 병행하느라 죽을 만큼 힘든 시간이었다. 그런데 학위를 취득하고 나서 누군가가 ‘치열하게 공부해서 배운 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인사를 해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배웠던 거다. 모른다는 사실을 배우게 되니 당연히 박사과정을 시작했고 공부를 마치고 다시 한번 HR을 생각해봤다. 그러니 ‘HR은 채용, 육성, 승진, 이동, 보상 등을 통해 직장 동료들의 인생행로를 바꾸는 작업’이며 그렇기에 끊임없이 배우며 성장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스스로 생각한 것인 만큼 지금도 절실하게 지켜가고 있다.엄준하 발행인: 인재들이 일터를 바라보고 있는 시선이 바뀌었다. 이때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은 어떻게 발전해야 한다고 진단하시는가.전영민 대표: 인구가 줄어들면서 고용시장에서 갑과 을의 관계가 뒤바뀌고 있다. 앞으로 일하는 사람의 교섭력이 고용주보다 점점 세질 거다. 그런 환경에서 단순히 더 많은 보상으로는 고용 경쟁력이 없어질 거다. HR담당자들 좋았던 시절은 갔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해보자. 일터는 혼자서 절대 이룰 수 없는 가치창출을 조직의 힘을 이용해서 성취하는 곳이며 꼭 필요한 사회적 정체성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소속욕구와 조직에 대한 자부심을 중시할 미래 인재에게는 색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래서 일터가 돈 이상의 것, 재미와 의미를 포함해 끝내주는 근무‘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엄준하 발행인: 인재들을 대하는 방식은 어떠해야 한다고 보시는가.전영민 대표: 퇴직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서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비정상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의 퇴사율이 예외적으로 낮았을 뿐이다. 실리콘밸리의 빅테크를 보면 평균 근속이 2년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인재들이 줄을 선다. 근무강도와 스트레스가 엄청난데도 말이다. 하지만 이력서에 거기서 근무했었다는 한 줄만으로 노동시장에서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그러니 가는 거고 그 기업은 최고의 인재를 골라서 쓸 수 있게 되는 거다. 인재들이 그렇다면 ‘임직원들에게 해줄 수 있는 또 다른 보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이력서에 쓰이는 귀중한 한 줄이 질문의 답이 아닐까 한다.엄준하 발행인: 그렇다면 HR담당자들은 앞으로 어떤 역량을 개발해야 하겠는가.전영민 대표: HR담당자들이 수행하는 업무의 대상은 ‘사람’이다. 사람의 마음을 알기란 정말 어렵다. 그래서 추상적으로, 직관으로, 경험으로 접근하는 분들도 있지만 곤란하다. 조금 더 정확하게 자세하게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평판, 네트워크, HR 애널리틱스, 피플 애널리틱스 등 사람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을 진정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사람만의 영역이라고 본다.엄준하 발행인: HRD담당자들의 역할과 과제도 짚어달라.전영민 대표: 인구가 줄어들면 정년도 연기되고 역량이 다소 부족한 인재라도 업스킬을 통해 알뜰하게 활용해야 할 때가 온다. 당연히 HRD의 개입이 중요해진다. 그런데도 퇴사율이 증가하면서 사내의 HRD투자에 대해 비관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기술변화로 HRD의 필요성은 증가하는데 말이다. 이런 판에 국가 차원에서 보면 인구의 감소로 대학의 시설과 설비는 공급과잉 상태가 될 것이다. 그러니 기업, 정부, 대학이 힘을 합쳐 대학원 중심의 ‘마이크로 디그리’를 활성화해서 신기술을 업스킬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집이나 회사 근처 여러 대학원에서 필요한 수업을 들으면 라이센스를 주고, 그것을 모으면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학위를 부여해주는 것이다. 그래야 역량개발의 동기가 제대로 구현된다. 그리고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곤 온라인 교육을 맹신하지 말길 바란다. 사람간의 스킨십이 있어야 창조성이 생기고 진정한 학습과 몰입이 일어난다. 정리하면 기업 바깥에서 HRD가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을 보고, 기업에서든, 사회에서든 왜 HRD가 긴요한지 입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엄준하 발행인: 새해를 맞아 HR담당자들을 위한 메시지 부탁드린다.전영민 대표: 결국 '사람'이다. 우리나라의 부모님들은 어떻게든 자녀를 공부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게 오늘날의 한국을 만들었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에겐 인재를 교육하는 시스템, 학습하려는 욕구라는 동력이 남아 있다. 그게 우리의 최종병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다른 사람, 조직, 국가, 나아가 후손의 삶에 개입해서 역량을 높여주는 HRD는 매우 중요하고, 우리가 가진 강력한 경쟁력이다.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
[AI WORKER] 미래 일터의 주역
AI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지치지 않고, 데이터에 기반하기에 감정에 휘둘리지도 않는다. 이는 업무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으로 이어진다. AI가 많은 분야에서 전문직 종사자들을 보조하거나 대체하고 있고, 에이전트/컨설턴트를 넘어 리더로서 일터를 진두지휘하기도 하는 배경이다. 따라서 성과 창출을 위한 협업의 대상자이자 비즈니스의 게임 체인저인 ‘AI WORKER’를 조명해봐야 한다. AI를 가장 필요로 하는 존재는 결국 기업과 사람이기 때문이다."(생성형) AI는 초기에는 질의응답에 활용됐지만점점 성능이 좋아지며 자동으로 업무를 도와주는 에이전트,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컨설턴트, 나아가 일터를 진두지휘하는‘경영자’로 그 역할과 가치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AI 비즈니스 본격화국내외를 막론하고 기업들은 경영환경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변동성(V), 불확실성(U), 복잡성(C), 모호성(A)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터의 생산성과 효율성에 대한 기대치도 점점 높아지고 있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욱 빠르고 합리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그리고 구성원은 사람으로서 자율과 맞춤형 성장을 바라고 있다. 그래서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헬스케어나 법률 분야에서 전문직 종사들을 보조하거나 대체하고 있는 AI를 떠올리고 있다. 이런 움직임을 가속한 것이 챗GPT로 익숙한 생성형 AI다. ---생성형 AI는 처음에는 사람들이 던지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주는 도구로 사용됐지만 점점 자동으로 업무를 도와주는 에이전트,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컨설턴트, 나아가 일터를 진두지휘하는 경영자로 역할이 커지고 있다. 그래서 올해를 비즈니스와 기술에 본격적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원년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작년만 봐도 기업들은 우리 회사만을 위한 AI 모델을 만들거나, 만들어진 모델에 추가 조정 작업을 해서 맞춤형으로 쓸 수 있도록 하거나, 필요한 부분에서 적합한 질문을 던지며 답변을 받았다.AI는 유능한 컨설턴트/비서AI는 비즈니스 현장을 점령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 있는 KOTRA 무역관들의 조사에 따르면 그 모습은 가지각색이다. 먼저 AI는 경영 컨설턴트 역할을 해내고 있다. 2010년부터 AI 기술을 개발해온 미국 기업인 SciosAI가 대표적이다. 포춘500대 기업들을 포함해서 약 60개 이상의 기업이 SciosAI의 서비스를 모의실험에 활용하고 있다. 사례로는 전문의약품 중심 제약사가 일반의약품으로 시장을 확대하고자 하는데 현행 마케팅 전략을 썼을 경우 목표 매출 대비 몇 % 매출을 달성할 것인지, 매체를 통한 마케팅이나 매장 내 오프라인 마케팅이 각각 목표 매출에 몇 % 영향을 줄 것인지 분석해주는 것이다. 이는 IT 기술을 통해 예측 정확도를 높인 다음 각 산업계의 전문 컨설턴트들이 개별적으로 분석해서 고객사에 최종적으로 분석한 결과물 및 추진 방안을 제시하는 경영 컨설팅의 추세와 일치한다.컨설팅보다 범위를 더 좁혀 보면 기업들이 자신들의 전문 영역에 생성형 AI를 탑재할 경우 기존 AI 서비스보다 우수한 비서를 얻을 수 있다. 이미 많은 스타트업이 생성형 AI를 API 형태로 자신들의 서비스에 붙여서 활용한다. ‘API 형태’는 쉽게 말해 생성형 AI의 엔진만 자사의 서비스로 가져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챗GPT에 요식업, 금융업, 여행업 관련 질문을 던지면 포괄적이고 일반적인 답을 얻기 마련이다. 그런데 요식업체, 금융회사, 여행사가 자사에 축적된 데이터를 생성형 AI에 학습시키면 요식업의 미래를 위한 전략 수립, 금융상품의 장단점 분석,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여행 코스 짜기 등에서 양질의 답을 얻을 수 있다.업계의 판도를 바꾸는 AI독일에서는 AI가 소매업계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이미 주요 소매유통기업들이 AI를 통해 공급망 최적화, 프로세스 디지털화, 고객과의 대화 등을 해내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사례로는 무인 계산시스템을 갖춘 스마트 스토어, 디지털 분석 기반 고객의 피부 유형에 맞는 제품 추천과 조언, 가상 피팅룸 등이 있다. 독일 정부는 AI를 미래를 여는 열쇠로 표현하며 R&D, 기술 상용화, 창업 촉진, 노동시장 구조 개혁, AI 전문가 확보와 육성, 데이터 사용 표준 마련,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등에 집중하고 있다.캐나다의 경우 AI가 맥주를 만들고 있다. 작년에 양조 장인과 챗GPT가 최고의 수제 맥주 만들기 대결을 펼친 사례가 대표적이다. 챗GPT는 온라인에서 양조 실험에 관한 수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했다. 이후 데이터에 기반해서 맛, 색, 향기, 알코올 도수 등을 결정한 다음 현지 재료를 활용한 자신만의 레시피를 내놓았다. 승자는? AI였다. 패배한 양조 장인은 AI의 활용 가능성에 반색했고, 캐나다 양조업계는 레시피는 물론 제품명, 가격, 디자인 등을 막론하며 AI를 활용해 양조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중국으로 가보면 챗GPT로 떠들썩했던 2023년 3월에 검색엔진 기업 바이두가 중국 최초의 생성형 AI인 어니봇을 개발했다. 동월 16일에는 사전녹화 형태로 어니봇 시연이 있었는데 문학 창작, 비즈니스 카피라이팅, 수리적 논리 추정, 중국어 이해, 멀티 콘텐츠 통합 생성 등의 기능을 선보였다. 현지 증권사나 IT 인플루언스들의 평을 보면 평균 이상의 결과를 보여주긴 하지만 논리적 사고 및 추론은 GPT 계열에 미치지 못하고, 인공지능 비서나 제품 추천 등 응용 분야에서 기본적인 대응은 가능한 수준이라고 한다. 그러나 어니봇이 탄생한 이후 중국에서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300개 이상의 기업이 어니봇 생태계에 합류하기로 결정했고, 360, 알리바바, 장동 등의 빅테크 기업들도 생성형 AI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점점 다가오는 AI 리더의 시대올해 한국 프로야구는 세계 최초로 ‘자동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 쉽게 말해 ‘AI 심판’을 도입할 계획이다. 심판의 선언에 선수들이 쉽게 승복하지 못하고 항의하는 모습이 빈번하기에 내려진 결정이다. 작년 겨울 개최됐던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축구공에 센서를 심어놓고 선수들의 움직임을 초고속으로 촬영하는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이 첫선을 보였는데 개막 3분 만에 도입한 이유를 증명했다. 법조계를 보면 변호사, 판사, 검사들은 법과 판례 등을 사건에 맞춰 잘 분류해서 재판에 인용하고 적용하는 것이 유능함의 기준이다. 그런데 이런 일들은 AI가 가장 잘 한다. 미국의 경우 법률 연구 및 검색, 교통 위반 티켓 무료 취소, 지적 재산과 특허, 세금 및 조세법 관련 법률 문제 등에서 AI 판사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AI가 의사를 대체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계속되고 있다.비즈니스로 돌아오면 기업은 더욱 효율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테크놀로지의 힘을 빌린다. 그래서 가속되고 있는 것이 일터 자동화다. 나아가 기업들 사이의 경쟁이 데이터 싸움이 되면서 비즈니스 리더나 사상가들은 리더십 자동화를 주장하고 있다. AI 리더의 필요성을 말하는 것이다. 더이상 영화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아니다.경영환경에서는 계속해서 직원경험과 고객경험이 강조되고 있는데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들, 그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해서 이용하는 고객들은 가지각색이다. 그렇기에 데이터에 기반해서 일해야 한다. 그러나 이미 비즈니스 세계에서 만들어지고 축적되고 변화하는 데이터는 사람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많다. 당연히 리더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도 어렵다. 그래서 기업들은 성공한 CEO들을 분석해서 리더십의 알고리즘을 만드는 시도를 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과 글로벌 의제 위원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영자들은 2026년 무렵에는 AI가 회사 이사회의 구성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한다. 이미 홍콩의 벤처캐피털 회사인 딥놀리지는 ‘바이탈’이라고 불리는 AI를 이사회의 일원으로 임명했고, 아마존은 2019년에 AI에 자유롭게 인간 구성원을 해고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AI Worker에 대체되지 않으려면각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어인 ‘애질리티(agility)’는 경영에서는 ‘VUCA 환경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으로 표현된다. 이는 AI Worker의 도입을 가속하는 촉매와 같다. 따라서 실무자로서든 경영자로서든 일터에 찾아올 AI Worker와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관련해서 HRD담당자들은 구성원 개인 차원에서는 다양한 문제를 제시한 다음 그것을 좋은 질문으로 가공해서 생성형 AI가 그것을 풀도록 하며 생성형 AI 활용능력을 높이는 다양한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생성형 AI는 대화형 AI, 음성 생성 AI, 이미지 생성 AI, 동영상 생성 AI로 구분되는데 각 영역에 해당하는 솔루션들도 많이 존재한다. 사용자가 명령만 잘 내리면 그에 맞춰 그림을 그려주고, 글을 써주고, 동영상을 만들어주고, 코드를 짜주고, 데이터를 분석해준다. 실제 생성형 AI로 발표자료를 만들어서 강연에 나서고,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직원들을 교육하고, 책을 써서 작가로 활동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는 회사에 다니지 않아도 AI 활용능력만 있으면 혼자 다양한 일들을 해내며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펼쳐졌음을 뜻한다. 그러니 HRD담당자들은 회사가 AI 활용능력을 길러줘서 노동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임을 입증해야 한다.다음으로 HRD담당자들은 리더십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잡아야 한다. 직장은 하나의 ‘사회’다.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효율성과 생산성을 외치지만 동시에 모든 구성원에게 협력, 대화, 교류, 협상 등의 사회적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일의 의미와 기업의 목적을 찾는 일이 지속가능경영으로 이어진다는 것도 알고 있다. 즉 테크놀로지 중심 업무수행과 사람다움 기반 가치를 구현하는 것의 균형을 잡아주는 리더십교육이 필요하다. 이는 AI 윤리가 강조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주변을 둘러봐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한 칼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들게 되면 다른 사람을 해치는 위험한 도구가 된다. 그래서 데이비드 드 크리머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경영대학 학장은 “신기술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리더들을 교육하되, 배운 것들을 여러 각도에서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다양한 테크놀로지가 인간 정체성에 의미하는 바를 고찰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한다."경영학 연구를 보면 인간성을 잃지 않은 조직이결국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며 성공할 확률이 더 높다.그러니 HRD담당자들은 테크놀로지의 홍수 속에서그것을 올바로 활용하는 사람다움 구현에 집중해야 한다."HRD는 경영의 나침반이 돼야영화, 소설, 게임 등을 보면 사람다움을 잃었을 때 인간은 시스템, 테크놀로지, AI 등에 굴복하고 오히려 지배를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ESG경영을 봐도 인류가 효율성과 생산성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면서 발생한 기후위기에 대한 반성이다. 도덕적 의무와 책임을 뒷전으로 미루면 안 된다는 뜻이다. 세계적인 석학들이 고심 끝에 도출한 미래 인재의 역량이 창의성, 비판적 사고, 의사소통, 협업이라는 점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경영학 연구를 봐도 인간적인 방식으로 행동하는 조직이 성공할 확률이 더 높다. 이렇게 중요성과 필요성이 큰 사람다움을 조직에 심어줄 수 있는 기능은 HRD다. 그러니 HRD담당자들은 소속된 기업이 테크놀로지와 사람다움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않고, 그로써 두 부분의 경쟁력을 모두 활용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나침반 역할을 해내야 한다.[참고 자료]2024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KOTRA, 알키(2023)AI 2024 트렌드&활용백과, 김덕진, 스마트북스(2023)다음 팀장은 AI입니다, 데이비드 드 크리머, 위즈덤하우스(2022)
-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평생직업능력개발이 국민 상식인 시대를 향해
“편의성과 실효성 높은 평생직업능력개발이 ‘상식’인 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대한민국 일자리 문화를 선도하기 위해 마정방종摩頂放踵의 자세로 일하고 있는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의 포부다. 직업능력은 양질의 일자리, 행복한 삶, 국가 경쟁력 향상을 향한 시작점인 까닭이다.이우영 이사장은 국민이 ‘공단이 바뀌었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데이터·디지털 기반 업무프로세스를 혁신하고 있고, 공단을 상시 학습조직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특히 그는 ‘내가 얼마나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가’를 중시하는 시대상도 읽으며 CEO로서의 리더십 발휘에도 각별한 신경을 기울이고 있었다.한국산업인력공단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계신가.기술혁신, 인구구조 등에서 급격한 변화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응하려면 직업훈련과 자격, 개인 경력개발 경로를 아우르는 ‘생애 주기 맞춤 일자리 시스템과 문화 혁신’이 필요하다. 따라서 당연한 상식으로서 ‘평생직업능력개발’을 국민의 파트너로서 함께하는 공단이 되겠다. 이것이 제가 제시한 공단의 혁신 비전이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은 첫째로 일자리 4.0 선도, 둘째로 평생직업능력개발 상식화, 셋째로 적시정책(適時政策, Just in time policy) 지원 시스템 구축이다. 전략의 신속한 정착을 위해 설정한 실천 과제도 3가지인데 사업 전반 매뉴얼의 디지털 기반 혁신, 책임·자율·분권 기반 시스템 혁신으로 현장 역량 극대화, 구성원 개인의 행복과 조직의 가치가 동행하는 조직문화 창달이다. 어떤 시대적 상황에서도 국민 개개인의 직업능력이 높아지면 그것의 총합인 국가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그러니 마정방종摩頂放踵의 각오로 업무를 수행할 것이다.국가기술자격 사업의 개선 방향도 궁금하다.공단의 존재 이유이자 핵심은 ‘국민’이다. 따라서 국민이 공단의 변화를 체감하도록 구체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방향은 두 갈래다. 첫째로 일하는 방식과 서비스 전달 체계에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이다. 2025년까지의 ‘차세대 자격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이 그것인데 그간 분절적으로 관리되던 국가자격정보(국가기술자격, 전문자격, 일학습병행 자격 등)를 통합해서 관리할 것이며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것이다. 사례를 통해 말씀드리면 국가자격시험 원서접수 모바일 확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수험자(고객) 자격별 맞춤형 안내가 있고 오는 2월 오픈하는, 국가자격 취득정보를 NFT(Non-Fungible Token) 기반 ‘디지털 배지’로 구현한 ‘국가자격 전자지갑’ 모바일 앱(App)이 있다. 둘째로 인간과 기계의 협업으로 휴먼에러는 차단하고, 모바일 시대에 맞는 프로세스와 일터를 구축해서 효율성을 높일 것이다. 출제, 시행, 채점 등 국가자격 취득을 위한 시험 전반에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위험성(risk)을 보완하는 것이다.경영철학과 가치관을 공단에 어떻게 연계하실 것인가.간편화(Simple), 스마트화(Smart), 지속 가능한(Sustainable) 혁신을 담은 ‘3S 원칙’을 실천할 것이다. 첫째, ‘디지털’과 ‘스마트’다. 국가기술자격 사업에서도 말씀드렸듯 기계와의 협업은 피할 수 없다. 따라서 아날로그·수작업(manual) 업무방식을 디지털화하고 업무 전반에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서 사람이라 발생할 수 있는 실수와 위험을 방지할 것이다. 그로써 사람은 더욱 스마트하게 일할 수 있다. 둘째, ‘초개인화 공공서비스 실현’이다. 공공서비스 혁신의 본질은 고객 중심 가치에 있다. 따라서 공공서비스도 고객의 개개인성(Individuality)에 주목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우리는 인류와 사회를 향한 ‘사회적 책임’과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에 입각해서 국민과 공단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글로벌 명품 HRD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다. 셋째, ‘민관협력’, 즉 상생이다. 대내외 이해관계자와 우호적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협업하는 것이다. 관련해선 민관 파트너십 강화, 경영과 사업 분야별 옴브즈만 운용을 말씀드릴 수 있다.다양한 조직의 시너지는 어떻게 지원하실 계획인가.공단 구성원 모두가 전문성과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구글의 사례만 봐도 행복한 직원이 유용한 생각을 많이 하고 이것이 탁월한 혁신과 높은 생산성의 출발점이다. 따라서 자유로운 소통과 조화를 책임지는 전담자인 ‘조직문화행복 최고실행자’를 지정하고자 한다. 제 개인 차원에선 세대와 성별을 막론하고 다양한 구성원과 만나 스스럼없이 소통하는 활동을 강화할 것이다. 작년 12월에는 젊은 직원들(입사 3년차-5년차)과 점심식사를 하며 그들은 공단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경청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공단 구성원 역량개발 측면에선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실 것인가.누구든 도전적인 업무를 수행하면 성장하고, 성과에 합당한 보상과 인정을 받으면 성취감과 보람을 느낀다. 이런 선순환을 적극 지원할 것이며, 맞춤형 미션을 주며 유도할 것이다. 그런가 하면 우리는 직업능력개발 측면에서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다른 사람을 학습시킨다는 뜻인데 전제조건은 우리의 탁월한 역량이다. 그런 만큼 구성원 스스로 지속해서, 능동적으로 학습하며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포럼이나 세미나를 운영하며 상시 학습조직으로의 진화를 촉진할 것이다. 이를 위한 리더십에선 워라밸을 중심에 두고자 한다.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만을 뜻하는 개념이 아니다. ‘해야 하는 일’에서 ‘내가 얼마나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가’로 조직문화와 가치관이 변화하는 시대상을 상징한다. 따라서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 제고, 업業의 가치와 행복을 계속해서 탐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는 구성원 개개인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서 길러주는 ‘눈높이를 맞춘’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다.고용허가제 외국인고용지원사업도 역점과제라고 들었다.우리는 고용허가제 전담기관이라 외국인 근로자의 선발·입국·체류·귀국 지원까지 전 과정을 담당한다. 고용허가제는 2004년에 도입됐고 이후 누적된 외국인력만 95만여 명에 달한다. 최근 정부는 ‘빈 일자리 해소방안’의 일환으로 작년 11월 27일에 2024년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를 16.5만 명으로 의결했는데 제도 도입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특히, 기존 5대 업종(제조업, 농축산업, 어업, 건설업, 서비스업) 외에 신규 외국인력 고용 허용 업종으로 빈 일자리 비중이 높은 음식점업, 임업, 광업 등을 추가했다. 따라서 공단은 신규 허용 업종 특성에 맞는 외국인력 선발 방식을 새롭게 수립하여 구직자 명부를 신속히 확보할 것이다. 그로써 우수한 외국인력 구직자 풀을 적기에 확충하고, 정부 부처와 16개 송출국, 주한 대사관과 협업해서 비자 발급 및 항공편 확보 등 국내·외 입국 관련 장애요인을 해소하고 외국인력의 원활한 국내 입국을 지원할 것이다. 또한, 외국인 근로자의 직무역량과 사업장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국내 체류 중 업종별 직업훈련도 강화할 것이다.새해를 맞아 우리나라 HRD 관계자들을 위한 메시지 부탁드린다.챗GPT를 보면 기술(Technology) 변화는 우리가 인지하는 것보다 빠르게 우리의 일터와 삶을 바꾸고 있다. 이런 세상을 살아가려면 제때 필요한 교육훈련을 받으며 학습하는 태도는 필수다. 그러니 ‘불변응만변不變應萬變’을 전하고 싶다. ‘변치 않는 자신만의 신념으로 모든 변화에 대응한다’는 뜻이다. HRD 관계자라면 누구보다 세상, 사회, 기업의 변화를 가장 민감하게 알아차려야 하며, 적시適時에 대처할 준비도 누구보다 빠르게 해내야 한다. 꾸준한 연구·개발(R&D)을 통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장에 필요한 직무능력을 도출하고, 이를 지속해서 개발하면 누구든 노동시장에서 꾸준히 경력을 이어갈 역량을 기를 수 있다. 즉 HRD 관계자들의 역량은 국가경쟁력의 기반이다. 공단 역시 지난 40여년간 쌓은 노하우와 전문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40년을 평생직업능력개발 전문기관으로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이진구 교수] 본질에 집중하며 미래를 준비하자
“사람과 조직의 성장을 도우면서 즐거움, 보람, 행복을 느끼는 HRD의 본질은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습니다.”이진구 한국기술교육대학교 테크노인력개발전문대학원 교수의 믿음이다. 대학 시절 HRD 현장을 접한 그는 흥미를 느끼며 기업의 HRD담당자로 활동했고, 학문적 역량을 더해 HRD 교수로 성장했다. 이렇게 삶의 궤적을 HRD로 그려온 그와의 대담에선 HRD담당자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고, 어떤 것들을 공부하고 통찰하며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HRD전문가를 키우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는 이진구 교수에겐 교수생활을 시작한, 의미가 남다른 곳이다. 여기에서 그는 학부생들과 대학원생들에게 HRD를 가르치고 있고, 직업능력개발, HR 애널리틱스, 조직개발을 주제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그는 고용직업능력개발센터장과 테크노인력개발전문대학원장을 역임했고 현재 능력개발교육원장으로 봉사 중이다. 삶의 궤적을 HRD로 왔기에 우리나라 HRD 생태계의 발전을 바라는 마음이 누구보다 크기 때문이며, 그것이 곧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인 까닭이다.누구든 살아가며 작든 크든 특별한 경험을 하고 그것은 삶의 향방을 결정하기도 한다. 이진구 교수에겐 대학교 3학년 겨울방학이던 1995년 말 現 삼성물산 건설기술원에서의 시간이 그랬다. 그는 “현장소장 양성과정을 약 2달 동안 실습했는데 이때 처음 HRD를 접했고 너무 재미있어서 진로를 결정하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그는 HRD전문인력을 뽑던 삼성그룹에 들어갔고 1997년 1월부터 삼성카드에서 HRD담당자 커리어를 시작했다. 당시를 그는 “HRD담당자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경험한 나날.”로 표현하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처음엔 영업교육을 맡았고, 리더십교육과 채권교육으로 범위를 넓혔습니다. 1999년에는 삼성에서 처음으로 이러닝을 만들었는데 그것도 담당해봤죠. 그러면서 ‘공부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석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후 이론을 공부하며 배웠던 것들을 현장에서 실천해봤습니다. 사례를 공유하면 역량모델링을 해보고 싶다고 제안했고, 당시 팀장님이 수락해주셨습니다. 이후 예산을 받고 후배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하며 직원들 인터뷰, 결과물 코딩, 통계를 통한 타당도 분석, 워크숍 등을 거쳐 역량기반 교육체계를 만들었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교육과정을 직접 개발했습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 시행착오도 겪었었지만, 구성원 역량개발 및 직무 전문성 향상을 이뤄낸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삼성에서 HRD 역량을 크게 향상시킨 그는 KT&G 인재개발원으로 소속을 옮겨 교육기획과장으로 활동했는데 이때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로 유학길에 올랐다. 10년차 직장인이었던 만큼 걱정과 고민이 많았지만, 도전을 택했고 부단한 노력 끝에 빠르게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귀국한 후에는 KT&G로 돌아와 HR혁신팀에서 인사기획을 담당하다가 교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좇아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로 커리어를 전환했다. 새로운 삶도 이진구 교수에겐 흥미로움의 연속이었다. 국가 차원에서 HRD를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그는 “직업능력개발을 새롭게 공부하면서는 많은 사람의 고용가능성을 높여주는 일을 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지금도 그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능력개발교육원장으로서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보수교육 고도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그런가 하면 이진구 교수는 미래 HRDer 육성에 공헌하고자 하는 HRD 선배로서 이론과 실제, 업의 본질, 디지털 리터러시 기반 귀중한 제언을 건넸다. 먼저 그는 “HRD담당자라면, 혹은 다른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해도 HRD에 뜻이 있다면 HRD대학원에서 석사 학위 정도는 취득하길 권합니다.”라고 말했다. 일을 통해 배웠던 것들은 이론에 다 존재하기에 역량개발을 위한 틀을 잡을 수 있고, 학습에서든 경력에서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어서 그는 “남의 성장을 도우며 내 성장을 이뤄내고 그로써 행복을 느끼는 HRD의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어느 때든 성장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고, 학습해야 함을 알지만 동기부여에서 애를 먹고 있고, 역량개발을 위한 여건이 좋지 않은 곳에 있는 사람과 조직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그는 “HRD도 디지털과 데이터 싸움으로 바뀌고 있습니다.”라며 설령 완벽하지 않더라도 테크놀로지 중심 세상을 살아갈 소양인 디지털 리터러시, 이를 위한 민감성인 애질리티를 꼭 기르길 당부했다.어느 분야든 긍정적인 전망과 부정적인 전망은 공존한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어떤 전략과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느냐’이다. 이런 부분을 성찰하는 시간이 새해다. 그래서 만나본 이진구 교수는 HRD담당자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고, 어떤 것들을 바라보고 공부하며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지 삶을 통해 생생하게 알려주고 있었다.
-
[조동성 이사장] 흐름과 변화의 맥을 짚는 석학의 시선을 엿보다
국가 브랜드 파워(Nation Brand Power) 4위. 조동성 산업정책연구원 이사장이 오랜 연구를 통해 발표한 대한민국의 랭킹이다. 개발도상국 또는 후진국으로 평가받던 시절을 생각하면 눈부신 성과다. 물론 달라진 위상에 안주하면 곤란하다. 생성형 AI를 필두로 세상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진짜인 셈이다. 그렇기에 빠른 속도와 올바른 방향성이 연계된 배움으로 과거를 성찰하고,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조동성 이사장과의 대담은 특별했다.엄준하 발행인: 국가 브랜드 파워 연구에 몰두하신 배경이 있는가.조동성 이사장: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의 제품에 ‘Made in Korea’ 라벨이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붙어 있던 시절이 있었다. 국가의 위상이 낮았고, 그로 인해 제품이 평가절하될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2000년부터 국가 브랜드 파워 수치화 작업에 집중했다. 그래야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높일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엄준하 발행인: 연구를 통해 개발하신 모델을 소개해달라.조동성 이사장: 공식은 ‘Nation Brand Earnings x Nation Brand Power = Nation Brand Value’다. 제품과 서비스 수출량이 크고, 국가 브랜드 파워가 높으면 그 국가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다. 국가 브랜드 파워는 국가 경쟁력(National Competitiveness)과 심리적 친근도(Psychological Proximity)를 합한 값에 국가 브랜드 전략 지수를 곱함으로써 결정된다. 국가 경쟁력은 경제력 수준이고, 심리적 친근도는 이미지(Image)와 관계(Relationship)로 구성된다. 이미지는 국가지도자, 인권, 도덕성, 안정성, 문화 수준으로 구성되고, 관계는 국가와 국가 간 물리적 거리, 과거와 현재 관계, 경험, 관광 선호도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국가 브랜드 전략은 정부, 기업, 사회단체, 국민으로 구성된 국가의 전략을 실행하는 주체에 대한 평가로 보면 된다. 62개 국가의 1,300여 오피니언 리더들이 설문에 참여했고 39개 주요 국가의 랭킹을 측정한 결과 대한민국은 4위임을 확인했다.엄준하 발행인: 대한민국의 저력이 느껴진다. 그러나 우리에게 다시 새로운 과제가 던져졌다. 챗GPT가 일으킨 변화가 그것이다.조동성 이사장: 지난 40년 동안 전 세계 인구는 IT전문가들이 만들어준 테크놀로지를 구경하거나 간간이 간접적으로 썼지만 이제는 모두가 AI를 직접 사용한다. 저는 서울대학교 경영대 교수로 있던 때 학생들과 15분짜리 연극을 했다. 학생들은 5주 동안 팀을 이뤄 준비를 한 후 대학로 소극장에서 부모와 친구들 앞에서 공연했다. 종강파티에서 어느 학생이 ‘지금까지 5천만 국민 중 50만 명이 예술가이고 4천9백50만 명이 관객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젠 4천9백50만 명의 예술가들을 50만 명의 기술자가 돕는다는 것을 알았다’라고 한 말이 기억난다. 챗GPT도 마찬가지다. 국민 모두가 AI전문가가 된 거다.엄준하 발행인: 이사장님께선 챗GPT를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가.조동성 이사장: HRD와 관련해서 카카오톡 Ask Up에 ‘지금 공자가 살아있다면 교육에서 뭘 강조할까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돌아온 답은 ‘윤리, 도덕, 자기성장과 개발, 관계 구축과 사회적 기여, 지속적 학습과 탐구를 강조했을 것이다’였다. ‘공자는 창조적 능력을 강조했나요?’라고 되물었더니 ‘공자는 지혜, 도덕, 윤리 등을 강조했지만 당시 교육철학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며 창조적 능력을 강조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라는 답을 건넸다. 저는 일상에서 수시로 챗GPT와 대화한다. 지도학생들에게도 적극 활용하라고 권한다. 연구의 핵심인 문제 인식, 원인 찾기, 문제와 원인의 인과관계 도출에선 본인들이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지만 연구결과를 학술논문에서 주로 사용하는 건조체 문장으로 설명하는 일은 비약적으로 줄일 수 있다. 단 각주에 챗GPT에 어떤 질문을 했고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명기하도록 한다.엄준하 발행인: 챗GPT는 인간에게 유용한 도구이자 수단인 것 같다.조동성 이사장: 주판, 계산기, 컴퓨터를 넘어 챗GPT가 우리의 조력자가 된 것이다. 2016년 이세돌 전 바둑기사와 알파고의 대국을 떠올려보자. 줄자로 손바닥 길이를 재듯 이세돌 전 바둑기사는 알파고라는 줄자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측정한 것이다. 알파고를 인간처럼 생긴 로봇으로 형상화한 구글 딥마인드에 우리가 현혹된 것이다. 영국은 산업혁명을 일으켰지만 1865년 자동차를 인력거나 마차에 대한 경쟁자로 착각하고 시내에서 사용하지 못하게 제한했다. 지금 AI를 경쟁자로 보는 나라는 자동차산업에서 미국과 독일에 밀린 영국의 전철을 밟을 것이다.엄준하 발행인: 기업들이 시대 변화에 적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조동성 이사장: 그동안 기업에서는 생산, 마케팅, 인사, 재무가 교류 없이 각각 독자적으로 발전해왔다. 제가 지난 100년 동안 경영학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진단하는 이유다. 지금은 융합(Convergence)의 시대다. 챗GPT가 이를 가속하고 있다. 이런 질문을 던져보자. ‘기업의 부가가치 원천이 과거에 생산, 현재가 영업이라면, 미래는?’ 저는 사람이라고 본다. 학생들 수학여행을 위해 현대자동차에 연락했더니 울산 공장으로 우리를 초청하더라.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영업이라면 실제로 영업활동이 이뤄지는 곳, 사람이라면 연수원으로 초청해야 한다.엄준하 발행인: HRD담당자들의 과제를 꼽는다면 무엇이겠는가.조동성 이사장: 첫째, Brain Convergence다. 학부에서는 수학, 석사는 경제, 박사는 스포츠마케팅을 전공한 교수가 있다. 과학적으로 스포츠에 접근하며 다양성을 발휘하고 있는 인재다. 둘째, Table Convergence다. 이공계와 인문계가 한 테이블에서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 HRD담당자들 스스로가 융합 능력을 가져야 그 기업이 융합 능력을 갖춘다.엄준하 발행인: 사회 전반에서 자본주의와 기업가정신을 향한 올바른 시선이 요구된다. 방향성 문제인 만큼 마지막으로 독자들을 향한 제언 부탁드린다.조동성 이사장: 애덤 스미스 이전에도 자본주의는 존재했다. 그는 시대상에 적합하고, 모국인 영국에 도움이 되는 자본주의를 주창한 것이다. 기업가정신도, 시장도 마찬가지다. 미래지향적이고, 한국의 국익을 기반으로 하면서 세계지향적이어야 한다. 『월간HRD』 독자를 위해서 하나만 제언한다. 교육이라는 단어는 사라져야 한다. 없어진 자리는 학습(Learning), 우리말로 배움이 차지해야 한다. 지금은 교수들보다 아는 것이 많은 학생이 다수고, 챗GPT는 젊은이들이 훨씬 빨리 배워서 잘 활용한다. 누가 누구를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라, 교수와 학생이 책상에 나란히 앉아서, 함께 공부하는 Co-Learning의 시대를 열어가길 당부드린다.
-
[한국산업교육학회 학술대회] 배움의 시작은 질문이다
한국산업교육학회는 지난 11월 14일 ‘첨단산업 HRD 전략: 질문하라 2024!’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키워드는 생성형 AI로 인해 사람이 반드시 발전시켜야 하는 역량으로 자리한 ‘질문’이었다. 질문은 알고자 하는 바를 얻기 위한 물음이다. 알길 원해야, 그리고 그것을 표현해야 변화, 혁신, 성장을 위한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 이는 갈수록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계에 대응하기 위한 역량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학술대회는 HRD의 내년, 나아가 미래를 위한 논의의 장이었다.개회사를 위해 강단에 오른 김진용 한국산업교육학회 공동학회장은 “산업계 변화를 읽고 전략적으로 인재를 육성해야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기에 HRD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HRD 관계자들이 사람, 조직, 사회를 멀리, 넓게, 깊이, 미리 살피며 왜 기업이 HRD에 투자해야 하는지 증명해주길 희망했다. 뒤이어 축사를 전한 김진실 한국산업인력공단 국가직무능력표준원 원장은 “일터가 바뀌고 있다면 직무, 역량, 교육, 인사, 보상 등에서 질문을 던져야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다.”라며 “HRD담당자들이 ‘일을 잘하기 위한 지식, 기술, 태도’에서 많은 연구를 해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이어서 이찬 한국산업교육학회 공동학회장이 좌장을 맡고 박철용 LG인화원 전무, 임기석 멀티캠퍼스 상무, 김상락 포스코 인재창조원 상무, 진영심 KT그룹 인재개발실 상무가 패널로 참여한 토론이 진행됐다. 주제는 ‘HRD 2024 핵심 질문은?’이었다. 이찬 교수는 먼저 ‘올해 현안은 무엇이었고 내년 교육에선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둘 것인가?’를 질문했다. 이에 관해 박철용 전무는 “고객 가치 창출을 출발점에 뒀고, 시공간 제약이 없는 개인 맞춤형 자기주도학습 시스템을 수립하고 있으며, 연수원을 1인용 숙소 중심으로 바꾸고 있고, 생성형 AI 적용을 고민 중이다.”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진영심 상무는 “직무교육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고 있어서 교육을 확장하고 있고, 집합교육으로 다루기 어려운 디지털 교육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하며, 학습자 동기부여와 개인 선택형 교육 시스템을 연결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김상락 상무는 “그룹이 이차전지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에 아카데미/협의체를 만들어서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에 집중했고, 퇴직 때까지 경력개발을 지원하는 IDP 시스템을 수립했으며, 코치 육성, 자기주도학습 체계화,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에 신경을 기울였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임기석 상무는 교육서비스 기업 입장에서 “AI 중심 직무재설계, 적재적소에 필요한 교육, Z세대와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 해외인력 유입에 따른 한국어교육, HR 제도와 연계한 skill based learning이 이슈였다고 생각한다.”라고 진단했다.다음으로 이찬 교수는 패널들에게 HR 애널리틱스에 대한 관점을 물었다. 먼저 진영심 상무는 “많은 HR 데이터가 목적 없이 그저 쌓이고만 있고 그렇기에 활용도 어렵다.”라며 멀리 보고 코딩, AI, 각종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가며 데이터를 구분·축적하는 경험을 쌓아야 HR 애널리틱스 구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철용 전무는 “결과보고서 작성이나 강사 추천과 같은 작업에선 AI와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고민이 많다.”라며 데이터를 통합하고 버릴 것과 유지해야 것을 구분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임기석 상무는 “영어교육에 있어서는 말하기, 글쓰기, 첨삭 등을 AI가 가르치고 학습량, 발화량을 데이터로 측정해서 그것을 바탕으로 강사들이 학습자를 피드백해주는 작업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김상락 상무의 경우 “xAPI(경험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활용해서 6개월 동안 연구한 끝에 AI 기반 러닝 플랫폼을 만들었고 이곳에서 학습자들이 배움을 얻고 변화하는 궤적을 개인별로 저장한 다음 맞춤형 큐레이션을 해주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그는 “AI를 활용해서 코딩도 해보고, 웹툰도 제작해보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조금씩 AI를 중심에 두고 HRD 시스템을 바꿔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마지막으로 이찬 교수는 HRD담당자들을 위한 제언을 부탁했다. 먼저 임기석 상무와 진영심 상무는 “HRD 부서는 적은 리스크로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부서이기에 당장 결과물이 나오지 않더라도 점검하고 성찰하는 가운데 새로운 것들을 계속해서 도입해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김상락 상무는 “올해 우리 조직에서 의미 있는 변화는 무엇이었는지, 내년을 위해 고통을 감내하더라도 하나만 바꿔야 한다면 그것은 무엇인지, 변화를 실행하기 위해 하나만 가능하다면 어떤 행동을 선택할 것인지 꼭 질문해보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박철용 전무는 “회사의 업을 알아야 하고, 현장에 자주 가봐야 하고, 디지털 전환이 중요하다면 무조건 해본 다음 관련 교육을 받아야 하는 이유를 제시해야 하고, 유연하게 사고해야 하며, 회사와 국가의 경쟁력인 중간관리자들의 리더십을 바로 세워야 하고, 직원들의 노동시장 생존력과 직결되는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을 사명감을 갖고 수행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토론 이후엔 2개 트랙에서 논문발표가 있었다. ‘Research’ 트랙에선 ‘기업재직자의 조직공정성, 조직지원인식, 직무배태성, 조직몰입 간 구조적 관계’와 ‘NCS의 이해와 기업 활용 사례’를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다. ‘Practice’ 트랙에선 ‘상사의 임파워링 리더십이 조직구성원의 변화지향 조직시민행동에 미치는 영향’과 ‘전환형 인턴의 명과 암’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다.그 후에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과 디지털 문해력’을 다룬 장원철 서울대학교 통계학과 교수의 기조강연이 펼쳐졌다. 장 교수는 “데이터는 너무 많고, 공유하기 조심스럽거나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를 때가 많고, 제3 요인에 의해 반대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어서 의사결정에 활용하기 무척 어렵다.”라고 짚어줬다. 매일 쏟아지는 정보와 뉴스, 개인정보보호, 일터에서 각기 다른 역할을 맡고 있기에 발생하는 착시현상, 예측하기 어려운 날씨나 성별에 따른 차이 등을 생각하면 된다. 계속해서 그는 디지털 문해력을 ‘의사결정에서 선입견 없이 리스크를 판단하는 능력’으로 해석했다. 벼락을 맞고 사망하는 확률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사망할 확률이 낮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한, 그는 특정 집단의 공통적 특징을 구분하는 데 유리한 빅데이터와 개개인의 취향, 성향, 기호 등을 세세하게 파악하는 스몰데이터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그는 프로야구에서 현장과 프런트가 데이터를 각기 다른 관점으로 보는 상황,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을 언급하며 “진실은 데이터와 현장 사이에 존재한다.”라고 강조했다. 숫자는 모든 것을 얘기해주지 않기에 균형 잡힌 통찰력이야말로 디지털 문해력의 핵심이라는 뜻이었다.기조강연 후엔 다시 논문발표가 진행됐는데 ‘Research’ 트랙에선 ‘조직구성원의 메타인지가 적응적 수행성과에 미치는 영향’, ‘Practice’ 트랙에선 ‘리더 대상 맞춤형 학습지원을 위한 HRD담당자의 학습 큐레이터 경험에 대한 자문화기술지’를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다. 해당 세션을 끝으로 학술대회는 마무리됐다.사람은 입체적인 존재다. 그렇기에 안주하기도 하고, 다른 삶을 시도하기도 한다. 그런데 지금은 변화가 일상이며 테크놀로지가 사람의 일자리와 역할을 대체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자주 제기된다. 더 나은 방향으로의 역량개발이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배움의 시작인 ‘질문’을 강조한 이번 학술대회는 HRD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 유익했던 시간이었다.
-
[글로벌인재포럼] 인재, 교육, HR의 미래를 준비하라
생성형 AI는 인간의 역할과 가치, 교육과 HR에서 변곡점이 되고 있다. 그에 맞춰 교육부, 한국경제신문,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지난 11월 1일부터 2일까지 ‘New Waves: AI와 빅블러 시대의 인재혁명’을 주제로 「글로벌인재포럼(Global HR Forum)」을 개최했다. ‘인재’에 관심 있는 수많은 사람이 모여 다양한 주제로 미래를 논의하는 학습의 장에서 『월간HRD』는 인재와 교육의 미래, 만개한 AI 문명에서의 도전과 응전, 데이터 애널리틱스에 집중하며 행사를 정리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해봤다.개회식이 끝나고 강단에 오른 유하 시필레 前 핀란드 총리는 ‘AI와 빅블러 시대의 인재’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펼쳤다. 그는 작금의 환경변화, 특히 AI 혁명은 인재의 역량을 새롭게 정의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진단하며 “미래 인재의 역량은 기술을 다루는 능력뿐만 아니라 유연성, 감성지능, 창의성, 비판적 사고력, 문화적 능력을 포괄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AI가 사람이 해왔던 일들을 대체하고 있고, 기존에 존재하는 것들의 경계가 뒤섞이는 빅블러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다. 또한, 그는 “사람의 역량은 고정된 것이 아니기에 지속적으로 개발하면 큰 경쟁력이 된다.”라며 평생학습 시대를 살아갈 마인드셋도 짚어줬다. 이어서 그는 빅블러 시대를 맞아 기업조직에선 리더들이 앞장서서 실패와 불확실성을 잘 수용할 수 있는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인재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편안한 생활에서 벗어나 새로운 스킬과 태도를 습득해야만 변화와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까닭이다. 아울러 그는 “다양성을 포용하는 문화, 평생학습을 위한 기회는 끊기면 곤란하다.”라고 강조했다.기조강연 뒤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아난트 아가르왈 에드엑스(edX) 창립자/MIT 전기공학 및 컴퓨터과학과 교수의 대담이 진행됐다. 아가르왈 교수가 창립한 에드엑스는 ‘누구나 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가 미션인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다. 관련해서 아가르왈 교수는 “각계의 교수자와 학습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라고 말하며 현재 전 세계에 걸쳐 250개가 넘는 유수의 대학과 기업에 있는 학습자들이 에드엑스에서 업스킬링과 리스킬링에 도움이 되는 교육을 받고 있고, 학위 과정도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간단한 소개 이후 이주호 부총리는 “AI의 발전은 교육에 어떤 의미를 주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아가르왈 교수는 “학습자가 아무리 많더라도 개개인 맞춤형 교육을 실현할 기술과 방법을 찾게 됐다.”라고 말했다. 유관해서 그는 “에드엑스의 생성형 AI를 예를 들면 개인을 위한 교사 역할이 가능한데 학습자가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질문하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또 다른 질문을 학습자에게 되물으며 스스로 답을 찾도록 한다.”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아가르왈 교수는 일과 학습을 병행해야 하는 시대를 맞아 대학이 학습을 원하는 근로자들을 위해 새로운 학위를 만들거나 교과과정을 잘게 쪼개서 특화된 자격증을 주는 사례도 설명했다. 다음으로 이주호 부총리는 “전망이 좋다고 알려진 직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교육과정에 학습자들이 몰리는 현상은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여기에 아가르왈 교수는 “교육과정에 여러 학문을 결합한 다음 하이브리드 형태로 많은 학습자에게 제공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라고 말하며 여러 사례를 소개했다. 이외에도 두 연사는 교육의 미래를 위해 많은 의견을 공유했다.다음 세션인 특별강연1은 피터 다이어맨디스 엑스프라이즈 재단 회장이 맡았다. 그는 구글, 메타, 네이버, LG 등 유수의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내놓고 있으며, 생성형 AI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AI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그는 AI와 함께 장밋빛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존재는 결국 인간이기에 앞으로 AI 개발에 있어 투명성과 책임감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AI 개발 과정에 어떤 전제 조건을 붙였는지 또 어떤 과정으로 개발했는지 공개하고, 업계가 협력해서 안전한 훈련 데이터셋을 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노동시장의 안전망을 공고히 해야 하며, 업스킬링과 리스킬링 교육을 확충해야 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결국 우리가 뭔가를 만들어보는 것.”이라는 특별한 메시지도 건넸다.그런가 하면 ‘넥스트 HR, 데이터 애널리틱스에 묻다’를 다룬 특별세션2는 HR 애널리틱스의 글로벌 동향과 시사점을 살펴보는 시간이었는데 HR/HRD담당자들에게 유익한 내용이 많았다. 먼저 이재진 영국 리즈대학교 연구교수는 “세계적으로 기업에서 HR 애널리틱스에서 전문성을 갖춘 CHO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애널리틱스와 HR의 연관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서 키스 맥널티 맥킨지컴퍼니 인력 기술 및 분석 글로벌 리더는 “HR 데이터를 활용하면 직원들이 회의하는 횟수와 시간을 파악할 수 있고, 그들이 각종 커뮤니티에서 어떻게 소통하는지 분석할 수 있으며, 부서별로 어떤 부분에서 협업하는지 확인하며 사람과 비즈니스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에릭 판 불펀 HR 혁신 아카데미(AIHR) 창립자는 데이터 활용에서 숙련도가 높으면 업무능력도 높다는 결과물을 공유했다. 원인으로 그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전방위적인 전략적 사고를 갖출 수 있으며 이는 비즈니스 감각과 디지털 유연성으로 이어진다.”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마틴 에드워즈 퀸즐랜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는 데이터 분석에 따라 발생할 윤리적 문제에 관해 설명했는데 “앞으로 자동화된 의사결정 시스템을 만들게 된다면 인간의 자율성이 제약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개인 발표 이후 진행된 토론에선 HR 데이터 보안과 수집 등 윤리적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먼저 연사들은 정보의 질과 양에 따라 다른 결과가 도출될 수 있는 만큼 특정 인물과 집단에 편향되지 않도록 데이터를 확인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라는 점에 공감했다. 연계해서 이들은 HR 데이터를 인사관리에 활용했을 때 부정적인 낙인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하며, 관련한 역량을 HR 전문가가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는 HR/HRD담당자들의 시대에 걸맞은 역량개발이 필수적임을 시사한다.이렇게 『월간HRD』가 취재한 ‘글로벌인재포럼’은 AI 중심 인재의 역량 변화, 교육방식 변화와 확장, AI 활용에서의 유의점, HR 애널리틱스의 가능성과 위험성 등을 살펴본 자리였다. AI와 각종 데이터 테크놀로지는 그동안 사람만이 할 수 있던, 혹은 상황과 여건의 한계로 시도하지 못했던 일들을 전보다 빠르고 쉽게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런 만큼 교육·HR 관계자들은 노동의 개념과 유형은 물론 인간의 고유한 역할과 가치마저 바꾸는 변곡점에 와 있음을 통찰하며 미래를 그려봐야 한다.
-
[NCS-HRD 포럼] 직무 중심 HR과 NCS의 교집합 포착
직장생활의 중심은 일, 즉 ‘직무’다. 회사에서 자신이 무슨 직무를, 어떻게, 얼마나 잘 수행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은 기본소양이다. 주어진 직무를 막연하게 인식하며 수동적으로 하고, 때가 되면 평가를 받으며 보내는 일상은 구성원과 조직 모두에 좋지 않다. 이런 부분을 개선하고자 한국HRD협회와 한국산업인력공단 국가직무능력표준원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그 일환에서 두 기관은 ‘직무중심 인사관리와 전반에서의 활용’을 주제로 제3차 「NCS-HRD 포럼」을 개최했다."한국HRD협회와 한국산업인력공단 국가직무능력표준원은‘직무중심 인사관리와 전반에서의 활용’을 주제로 잡고,발제와 토론으로 꾸려진 제3차 「NCS-HRD 포럼」을 개최했다."직무는 직장생활의 근간이다. 그러니 자신의 직무에 대한 ‘Why?’, ‘What?’, ‘How?’에 답하지 못하는 조직 구성원은 높은 생산성을 발휘할 수 없다. 당연히 회사는 변화, 혁신, 성장과 멀어지며, 역량과 경력 중심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구성원은 경쟁력을 잃게 된다. 제3차 「NCS-HRD 포럼」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포문을 열었다.NCS와 경영시스템 연계첫 번째 발제자인 채영진 전력거래소 기획처장은 자사의 사례 기반 직무 중심 HR의 과거, 현재, 미래를 다뤘다. 그에 따르면 과거의 기업들엔 대량생산과 점진적 기술변화가 이슈였기에 전력거래소도 HR/HRD조직을 소규모의 지엽적 형태로 운영했다. 그러나 점점 현장 상황이 다채로워지면서 직무를 세밀하게, 구체적으로, 성과 지향형으로 설정해야 했다. NCS를 도입한 배경이다. 관련해서 채 처장은 NCS 기반으로 작성한 직무기술서(소속: 전략기획팀, 직군: 경영기획, 직무: 경영전략 총괄)를 소개했고 “직무와 무관한 정보를 배제하고 NCS와 조직의 상황을 연계한 가운데 인재들을 뽑고 있고, 그들과 팀의 지식, 기술, 태도를 평가하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승격/이동/보상을 시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노력으로 전력거래소는 3년 연속 NCS 및 블라인드 채용 우수기관 인증, 9년 연속 Best HRD 우수기관 인증, 공공기관 정부경영평가 B등급 달성, 2년 연속 노사우수기관 인증, 공정 채용 우수기관 인증 등의 성과를 냈다. 계속해서 채 처장은 “NCS를 HR 전 프로세스에 활용하고자 한다면 직무란 무엇인지, 직무 중심 HR이 조직의 성과에 어떻게 연계되는지, 직무에 대한 정의를 모든 임직원이 받아들일 수 있는지, 직무 기반 평가는 공정하고 객관적인지 등에 대한 해답을 도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리하면 조직 측면에선 직무분류 체계 마련, 직무기술서 고도화, 직무정원 재산정을, 인사/급여 측면에선 직무 중심 인력운영 환류와 고도화 및 직무급 확대를, 성과 측면에선 인센티브 확대, 평가 환류 강화, 평가 이해도 제고 및 공정성 확보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채 처장은 “직무 중심 HR에 힘을 실어줄 전문가 조직을 만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채 처장은 미래로 시선을 돌렸는데 “전력거래소의 전략, 조직, 인사, 보수와 NCS의 연계를 강화해서 역량 및 자원 배분을 최적화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NCS 활용도를 높이려면 결국 많은 조직이 NCS를 모든 HR 프로세스에 적용한 사례가 많아져야 하며 그것을 널리 공유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NCS 활용을 위한 6가지 과제Practice를 살펴본 이후엔 신범석 입소 대표가 직무 중심 인사관리 전반에 NCS를 활용하려면 어떤 부분에 집중해야 하는지 6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횡적구조에서 종적구조 중심 직무배치 전환이다. 그는 직무에서 직무로의 이동에 집중하기에 어려운 직무를 직급이 낮은 직원이 수행하는 기업들 사례가 여전히 많다고 짚으며 직무의 난이도와 직급 수준을 고려한 직무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둘째, 직무의 상대적 가치 기반 급여 책정이다. 과거의 호봉제, 직급에 따른 일괄적 임금 부여는 물론 같은 직급이라도 성과에 따라 차등해서 보상하는 연봉제의 부정적인 그림자를 지적하고 있었다. 최근엔 민간부문과 공공부문 모두 직무의 상대적 가치를 고려한 급여책정, 즉 ‘직무급제’를 도입하고 있다. 여기에서 신 대표는 “전략적 기여도, 커뮤니케이션의 복잡성, 시장의 임금수준, 직무수행 시 요구되는 지식과 기술 수준을 파악해서 직무급을 책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셋째, 직무와 직무 간 유의미한 연결 및 미래지향 경력목표 연계다. 현재 직무와 희망하는 직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뒤 단선이 아닌 복선으로 경력경로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인사발령은 단선경로로 내릴 수 없고 지금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길 원하는 시대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이때 신 대표는 “NCS 기반 경력경로 데이터를 꼭 축적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넷째, 직무전문성을 가진 직원에 대한 인정 및 사내자격화다. 팀제 전환 이후 조직 내 직무수행자들이 모두 1명의 담당자로 인정되면서 전문성이 전수되지 않는 현실을 꼬집고 있었다. 신 대표는 “전문성을 인정해주고 그것을 자격증 수준으로 높여줘야 성과 기반 NCS의 활용성과 가치를 높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섯째, 직무별 유의미한 경험 연계를 통한 단계별 육성경로 제시다. 입소의 연구를 보면 MZ세대는 성장과 육성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다. 그런 만큼 신 대표는 “기본, 실무, 전문 순으로 올라가는 세로축과 직군으로 구성된 가로축으로 도표를 만든 후 그 안을 육성로드맵으로 채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여섯째, 직무·능력단위별 직무경험 DB화 및 데이터 기반 사람관리다. 신 대표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갈구하는 시대상에 대응해야 한다.”라며 직무·단위업무별 업무수행 과정 및 성과, 사업참여 경험 및 추진과정과 성과, 인사평가 피드백 결과, 교육이수 경험, 연도별 직무리뷰 결과 등을 참조해서 Individual Profile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발제가 끝난 뒤엔 전문가들의 종합토론이 있었다. 이들은 리더들부터 직무급제 도입과 활성화에 앞장서야 하며, 역량개발을 위한 교육과 학습에서 NCS를 주제로 다루면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 측면에서 자연스럽게 NCS를 접하고 활용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는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외에도 많은 내용이 있었지만 핵심은 직무가 일터의 중심으로 확고히 자리했으며, 정확한 직무데이터와 경영전략을 결합한 HR 전략을 수립하고 시스템을 재구축해야 결국 NCS가 많이 활용될 것이며 HRD담당자들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었다.
-
[염재호 총장] 미래 혁신대학의 이정표 제시
대한민국 최초의 캠퍼스 없는 미래형 혁신대학학기 중 한국, 일본, 미국, 중국, 러시아 기숙사 거주토론과 프로젝트 중심 온라인 교육 플랫폼“문명사적 대전환기를 맞아 20세기 교육에 작별을 고해야 합니다.”평생직장이 사라졌고, 지식과 기술의 유효기간이 짧아졌으며, 기대수명이 증가했고, 생성형 AI가 개발됐다. 그래서 더욱 울림이 큰 염재호 태재대학교 총장의 메시지다. 그가 교육의 재창조를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이유다. 올해 9월 세상에 나온 태재대학교는 체계적이고 혁신적인 커리큘럼과 시스템을 토대로 토론과 프로젝트 중심 능동학습을 구현하며 미래 인재들의 역량 근육을 길러주고 있다. 또한, 염재호 총장은 학계와 산업계 인재육성에도 조예가 깊다. 그렇기에 염 총장과의 대담은 HRD의 미래 측면에서도 배움을 얻은 시간이었다.---태재대학교의 비전을 말씀해달라.먼저 대학의 변천사를 보겠다. 옛날의 대학은 소수의 엘리트가 특수한 교육을 받는 곳이었지만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인구가 증가하면서 대학교육의 대형화, 보편화가 일어났다. 큰 강의실에 많은 학생을 모아놓고 교수 1명이 형식화된 지식을 전달한 다음 그것을 잘 외웠는지 시험을 통해 확인하며 대량생산에 특화된 인재로 만들었다. 미국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제 판이 바뀌었다. 디지털과 AI가 교육에 접목됐기 때문이다. 코세라를 보면 알 수 있는데 이제 누구든 돈만 있다면 하버드대학교, 스탠포드대학교, MIT 등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생성형 AI는 글을 써주고 영상도 만들어주고 자료도 요약해주고 각종 질문에 빨리 답해준다. 그러니 20세기 교육은 효력이 없다. 앞으로 형식적 지식은 AI에게 맡기고 암묵적 지식을 함양할 수 있는 근육을 길러줘야 한다. 지식을 생산하는 기초체력을 길러줘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21세기의 무게중심은 아시아로 넘어오고 있다. 이때 발생할 수 있는 갈등, 심할 경우 전쟁을 방지하려면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글로벌 리더를 키워야 한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6가지 핵심역량(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 자기주도학습, 소통과 협력, 다양성과 공감, 글로벌 화합과 지속가능성)을 골자로 태재대학교가 탄생했다.교수진도 소개 부탁드린다.우리와 철학이 일치하고 학생들을 정말 사랑하며 학생들을 변화시킬 의지가 강한 석학들을 모셨다. 이후 12주 동안 1주일에 2번 연수를 받도록 했다. 수업 시작 이후 몇 분이 지났을 때 무슨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그룹 토론은 어떻게 리딩해야 하는지, 퀴즈는 어떤 것을 다뤄야 하는지, 학생들 피드백은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등을 담아낸 시나리오를 만들었는데 이것을 숙달시켰다. 참고로 교수진 레벨은 4등급이다. 첫째로 풀타임으로 일하는 교수님들이 계시고, 둘째로 데이터 사이언스나 AI처럼 특화된 전공을 하나 담당하는 겸임교수님들이 계신다. 셋째로 1년에 1번-3번 강의해주시는 Global Eminent Scholar Council이 있다. 넷째로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시며 특별한 강연을 맡아주시는 Global Leaders Council이 있다. 입학식 때 축사를 해주신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님이나 한승수 유엔총회의장협의회(UNCPGA) 의장님과 같은 분들을 모시려고 한다.학생들은 어떤 인재상과 핵심역량을 기준으로 선발하셨는가.고등학교 3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보는데 학업성적은 어느 정도의 성실성을 확인하는 지표 수준으로만 둔다. 미세한 학업성적 차이를 깐깐하게 따지는 것은 우리의 철학이 아니다. 서류를 검토한 이후 1차 면접을 진행하는데 20분 정도 영어지문을 읽게 하고 이후 40분은 토론하도록 한다. 모든 과정은 비디오로 녹화하고 교수님들이 평가한다. 기준은 6가지 핵심역량이다. 2차 면접은 교수님들과의 1대1 면접이다. 그런가 하면 태재대학교의 입학처는 ‘인재발굴처’다. 우리가 적극 인재를 발굴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100명이 최대 정원이지만 27명만 뽑았다. 우리의 철학과 맞지 않으면 뽑지 않는 것이 맞기 때문이다. 우리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는 만큼 9월에 학기가 시작한다. 따라서 올해 고3인 학생들은 내년 3월부터 9월 전까지 약 6개월 동안 영어, 제2외국어, 기초 소양 등을 토론과 에세이 측면에서 훈련시킬 것이다. 모든 수업을 영어로 하는 만큼 핸디캡을 없애기 위한 선학기제를 실시한다고 보면 된다.학생들은 어떻게 성장하는가.무전공으로 시작하며, 1학년 때는 6가지 핵심역량을 중심에 두고 만든 10개 교과목을 수강한다. 학기 내내 서로 토론하면서 학습한다. 그 과정에서 정확하게 개념을 이해하고 근거를 갖춘 가운데 논리정연하게 생각을 풀어내도록 한다. 여기에는 관찰, 행위를 통해 학생들의 역량을 4단계로 평가하는 시스템이 있다. 역량은 졸업장이나 성적증명서로는 평가할 수 없는 만큼 세밀하게 접근한다. 다음으로 능동학습을 말씀드리겠다.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들으면 습득한 내용의 5%만 남는다. 프로젝트를 본인이 직접 해보면 50%, 누군가에게 가르쳐보면 95%가 남는다. 열역학법칙을 예로 들면 먼저 문제를 던져 주고, 그것을 이해할 방법을 가르쳐준 뒤 스스로 무엇이 필요한지 깨닫고 그것을 학습한 다음 토론과 프로젝트에 참여하게끔 한다.비교과 과목, 기숙사, 장학금 시스템도 설명 부탁드린다.수업의 약 50%가 비교과 과목이다. Student Success Institute에서 학생들에게 리더십과 경력개발 관련 상담을 해주며, 1학년을 마치면 3주 동안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실리콘밸리에 간다. 그리고 4학년 1학기를 마치면 5주 동안 유럽 문명사의 기반을 알기 위해 로마, 아테네, 이스탄불, 피렌체, 베니스, 카이로 등에 가서 그곳의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또한, 태재대 학생들은 서울에서 공부하다 2학년 2학기부터 일본, 미국, 중국, 러시아로 간다. 20세기에 강국이 되었던 나라들이며 모국어와 영어 제외 2개의 제2외국어를 중급 이상으로 구사할 수 있어야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고, 6개월 동안 그 나라의 역사적 맥락과 이슈를 체득한다. 해외에 오래 거주하는 만큼 메타버스 캠퍼스로 등교한다. 정리하면 글로벌, 미래, 자기주도성을 키워드로 인재를 키운다. 모쪼록 졸업생들이 산, 학, 연, 관을 막론하고 많은 조직이 앞다퉈 데려가길 원하는 인재가 되길 바란다. 또한, 공부를 전부로 생각하며 살아온 학생들이 다수인 만큼 박물관, 오페라도 가보게 했고, 졸업 후 어디에서 일하고 학습하든 초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기에 장학금도 넉넉하게 지원해주고자 한다(웃음).산업계 인재육성에 대한 총장님의 관점도 듣고 싶다.대학교육, 대학조직의 문제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양한 사람이 모여 같은 목표를 공유하며 함께 일해서 성과를 창출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경우 규모가 큰 만큼 관료제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래서 능력 있는 인재들이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관련해서 태재대학교의 사례를 공유하면 연봉제이며, 행정조직은 성과 중심으로 돌아가고 업무의 30%는 협업하도록 했으며 동료들에게 유의미하고 빠른 도움을 준 이들을 포상한다. 또한, 구성원들은 모두 Solution Designer라고 부른다. 이는 주도적으로 일하며 창의성과 효율성을 모두 잡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일을 위한 일을 줄였을 경우 인센티브를 주고자 한다. 본인이 몸을 담고 있는 조직에서 열심히 일해야 삶이 풍성해진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마지막으로 HRD담당자, 각계 교수자와 학습자에 대한 제언 부탁드린다.HRD담당자라면 늘 ‘우리 조직에 맞는 교육은 무엇인가?’, ‘회사에서 교육을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래야 교육을 위한 교육이 사라진다. 주인의식을 갖고 회사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읽은 가운데 교육을 설계하고 실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음으로 매니저들의 디자인씽킹 역량을 강화하길 바란다. 그래야 직원들의 역량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업무를 부여하며 성과를 내는 리더들, 팀들이 많아질 것이다. 이어서 교수자는 반드시 학습자 입장에 서야 한다. 요리를 예로 들면 설령 재료가 좋지 않더라도 그 재료로 어떻게 맛있는 요리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고 노력하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 그리고 학습자는 배운 것을 밖으로 표현해내면서 발전하기 위한 가능성을 계속해서 높여가야 한다. 이제 언제 어디서든 배울 수 있는 만큼 수동적인 태도를 버려야 한다. 모쪼록 각계에서 세상이 달라졌다는 것을 체감하며 20세기 교육에 작별을 고하길 바란다.
-
[장환영 교수] HRD가 나아갈 방향은 ‘인적가치개발’이다
장환영 동국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부에서 ‘국가인적자원개발’이라는 거시적 프레임워크로 HRD를 접했다. 당시 업무는 막중하고 어려웠지만 흥미롭고 즐거운 것이었기에 HRD를 가르치고 연구하는 교수의 삶으로 이어졌다. 그 후로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테크놀로지가 인간의 많은 역량과 역할을 대체하고 있는 세상에서 장 교수는 새로운 HRD 패러다임이 요구된다고 강조한다. 그것은 바로 깊은 탐구와 통찰로 인간만의 탁월성, 즉 ‘가치’를 발견해서 생산성의 ‘방향’을 정하는 ‘인적가치개발’이다.장환영교수는 1993년에 행정고시(36회) 교육직렬에 합격하고 이후 17년 동안 교육부에서 고등교육정책국, 국제교육정보화국, 인적자원정책국 등 성인교육 관련 업무를 주로 수행했다. 2000년에는 교육부가 교육인적자원부로 전환되면서 자연스럽게 HRD와 인연을 맺은 장 교수는 당시 HRD 전문가가 부족한 현실을 개선하고 싶어 유학길에 올랐다. 업무와의 관련성도 고려해야 했던 만큼 석사는 워싱턴대학교에서 교육행정을, 박사는 인디애나대학교에서 교육공학과 HRD를 전공했다. 공부를 지속하기 위해 휴직도 했는데 그는 국가의 혜택도 받은 만큼 감사함을 느끼며 최선을 다해 유학생활을 보냈다고 밝혔다.귀국 후에도 장 교수는 교육부에서 공직자의 삶을 이어갔으나 HRD를 연구하고 싶다는 마음은 점점 커졌다. 그때 마침 동국대학교가 교수를 모집하고 있었고, 그는 고민 끝에 지원해서 경쟁을 이겨내며 학계로 활동 무대를 전환했다. 새로운 곳에서 장 교수는 HRD의 위상 제고와 저변 확대에 힘썼고, 사람만의 핵심역량인 인성, 창의, 혁신 등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국가적 차원에서 인적자원개발을 다뤄봤기에 HRD를 넓게 볼 수 있었고, 동국대학교는 불교 색채가 강한 학교인데 오히려 그 덕에 ‘인간’ 자체를, 특히 역량 이면에 감춰진 본질을 탐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다양한 프레임워크로 HRD를 연구했던 장 교수는 테크놀로지가 인간의 역량과 역할에서 많은 부분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것을 보며 HRD 패러다임에 변화가, 즉 ‘인적가치개발’이 필요함을 확신하게 됐다.“그동안 HRD는 인간을 자원, 즉 도구로 보며 개발하는 작업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말씀드린 일을 자동화 시스템, AI, 로봇 등이 더욱 잘 해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HRD 관계자들은 생산성의 양적 확대에서 벗어나 생산성의 ‘방향’을 봐야 합니다. 인간이 독특하고 뚜렷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인적가치개발입니다. 긍정심리학을 예로 들면 인간의 흠결이 아닌 긍정적 측면을 강화하는 방법을 연구하죠. 이런 접근법이 HRD에도 필요합니다.”오랜 세월 HRD 교수로 활동했던 만큼 장 교수는 “대한민국 HRD는 분명 빠른 속도로 성장했고 유의미한 변화도 이뤄냈습니다.”라며 그 여정을 ‘독도에서 파트너십으로’라는 문구로 정리했다. 연수원으로 대변되는 독자적인 공간에서 존재했지만 조금씩 기업의 많은 부서와 교류해서 그들을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일을 찾기 시작하며 경쟁력을 높여왔다는 뜻이다. 그러나 장 교수는 “HRD가 위상을 높이려면 모든 부서에 학습을 내재화시켜야 합니다.”라고 말하며 교육적 관계 중심 ‘Integration’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짚어줬다.“저는 학생들에게 교육학은 적용되는 영역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합니다. HRD 렌즈로 보면 이렇습니다. 민간부문이든 공공부문이든 조직에서 가장 성과가 좋은 팀의 모습은 어떨까요. 팀장은 팀원을 잘 가르쳐주고, 팀원은 잘 배워서 맡은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때겠죠. 이런 ‘교육적 관계’가 맺어져야 팀의 생산성과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아요. 일에 교육과 학습이 묻어나는 조직문화를 조성해서 인간만의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대한민국 HRD의 흐름을 설명하며 ‘가치’를 강조한 장 교수는 실천역량에서 발견역량으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실천역량은 많은 기업에서 주목하는 것으로 나에 대한 자기조절,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의사소통, 조직에서 필요한 협력, 과제에 대한 문제해결이다. 여기에서 그는 “자신을 이해해야 자기조절이 가능하며, 타인과 공감해야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책임성이 있어야 다른 부서와 원활히 협력할 수 있으며,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해야 해결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자기이해’, ‘공감’, ‘책임’, ‘문제발견’ 등의 발견역량을 기르는 것이 인적가치개발이다. 이를 위한 방법론으로 장 교수는 다음의 설명을 건넸다.“지금까지 HRD는 다양한 지식을 단기간에 주입하는 데 신경을 썼습니다. 획일화, 자동화, 표준화 등이 이슈였던 이유죠. 그러다가 CoP(학습동아리)나 학습조직 등을 통해 참여를 중심으로 말로써 표현하기 어려운 ‘암묵적 지식’을 획득하는 기회를 창출하기 시작했어요.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없고, 고급 지식은 암묵적 지식에 있는 만큼 올바른 변화입니다. 그러나 더 나아가야 합니다. 바로 ‘내어줌(giving)’입니다. 무언가에 의미를 두고 헌신하는 과정에서 생명력 있는 지성 활동이 일어나고 그것이야말로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학습이자 사람의 가치인 까닭입니다. 학습의 핵심 메타포가 획득에서 참여로 다시 참여에서 내어줌으로 바뀌고 있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교수자는 학습자를 전달받고 채워져야 하는 부족한 존재로 보며 밀지(Push)말고, 동기를 부여하고 코칭하고 열정을 심어주며 당겨야(Pull) 합니다. 즉 HRD 시스템은 ‘내어줌(giving)’의 메타포와 ‘Pull’ 중심으로 변화해야 합니다.”마지막으로 그는 테크놀로지의 부상으로 외면받았던 인문학적, 영적 통찰이 HRD에 꼭 포함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간의 생산성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고찰하는 기업들은 결국 사람다움을 갖춘 인재들을 원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이는 생성형 AI의 출현으로 사람 본연의 역량에 관심을 기울이는 기업들의 행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인적가치개발’ 확산에 전념하는 장 교수와의 만남은 HRD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