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천도서관에서 맞는 주말. 흥미로운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봤다. 담당자가 궁금하다. 혹시나 해서 잠긴 사무실 문을 두드리자, 참한 모습의 여직원이 나온다. 월간HRD에서 나온 기자라고 소개하자 자신이 담당자라며, 기자의 질문에 평생학습의 현황과 사서6급 공무원으로서 평생교육을 하며 느낀 점들을 침착하게 풀어낸다.
꽃다지. 윤말숙 팀장의 별칭이다. 봄철 냉이 꽃 비슷하게 작고 무리지어 피워있는 꽃으로 하나하나는 작고 희미하지만, 무리지어 피어있을 때 비로소 들꽃에 대한 경이감이 느껴지는 꽃.
윤 팀장은 사람들 틈새에서 살아가며 미소를 지을 수 있고,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 것이 배우는 사람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윤 팀장은 “세상에서 가장 질리지 않는 유희가 있다면‘배움’이다”라는 아버지 말씀을 공감한다.
끝없는 자아실현의 탐색
평생교육이란‘끝없는 자아실현의 탐색’이며, 그 탐색의 여정에서 이웃에게 내가 가진것을 주는 소박한 나눔과 봉사라고 생각하는 윤 팀장의 주된 일은 평생학습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공모, 재능기부강좌, 개관연장 프로그램과 관련된 일을 하며 양천구 지역주민의 끝없는 자아실현의 탐색을 돕고 있다.
양천구는 지역 특성상 지식인층이 많은 곳이다. 아파트가 많고, 교육열이 높은 것이 특징. 유학파들도 많이 있어 도서관에 와서 이것, 저것을 비교하는 사람도 있다. 프로그램 앞에‘학습’자만 붙으면 학부모들이 벌떼같이 모여든다. 대부분이 30대 이상의 주부들. 점심때, 양천도서관 옆에 있는 파리공원 부분에는 나이가 지긋한 노인들이 앉아있다.
도서관 이용계층은 매우 다양하다. 유모차의 아기부터 생기발랄 10대, 도전적인 20대, 까칠한 30대, 내가 낸 세금 따지는 40대, 엄청난 요구사항을 주는 50대,“내가 예전에는 말이야~” 운영 시스템이 못마땅한 60대(윤 팀장의 표현 그대로를 빌려온 것) 등등…. 다들 애정을 가지고 자신이 머무르는 사회의 교육·문화공간으로서의 애정을 표현한다.
학습자의 폭발적 열성이 고충이라면, 고충
이러한 세대 간 계층이 여러 개가 되다 보니, 눈높이를 맞추는것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짜기가 쉽지가 않다고 말하는 윤 팀장에게 그래도 그렇기에 더욱 세대 간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장이 되는 것 아니냐고 기자가 반문하자 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더욱 잘 담아내기 위해서는 실무자 인원이 더 필요하다고 귀띔한다.
한 가지 토막이야기는 서예, 한국화 등 고전적인 강좌에 어르신들이 10시 강좌에 8시부터 와 강의실 밖에 서 계셨다는 것.
윤 팀장은 이에 대해 좁은 복도라 비상시를 대비해서 의자를 놓아둘 수 없는 상황인데도 강의실 밖에 서 계셨다고 한다. 그 모습이 안타까워“시간 맞춰 오세요”라고 하면,“여기 오는 것이 내가 사는 유일한 확인”이라고 하시는데 가슴이 찡하지만, 관리하는 사람으로서는 힘들다고 한다.
평일 특근 10시까지이며, 토요일이나 일요일도 순회 근무를 하는 등 근무 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사서의 강점, 정보력과 카테고리
평생교육사가 하는 평생교육과 공무원이 하는 평생교육은 어떻게 다를까? 이를 물었더니, 윤 팀장은 우선 사서로서 프로그램을 만들 때의 장점을 피력한다.
“ 저희는 카테고리를 묶는 것이 일입니다. 정보에 항상 노출되어 있죠. 그런 면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강사 섭외를 할 때큰 도움이 됩니다.”
그가 찾아낸 주옥같은 강사들도 책을 통해 감동 받은 사람들에게 직접 섭외를 한 것. 정보를 묶을 수 있고 구분해 낼 수 있는 능력은 학습자에게 더욱 알차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데 한몫을 한다.
평생교육 현장의 큰 이슈, 감성 자극
실무자로서 현장에서 느끼는 이슈가 궁금하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만, 윤 팀장은“제도권 밖의 교육이라 유행되는 부분이나, 요즘의 대세의 분야가 부각되는 등 정책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답한다. 평생교육 참여자들의 만족도 향상이 진행자로서는 가장 큰 이슈가 되기 때문이다.
윤 팀장은 참여자의 입장을 당연한 우선순위로 생각하며, 요즘의 이슈로 인문학에 대한 갈증, 학구적인 면과 인간성으로서의 회귀, 감성의 부분을 건드릴 수 있는 테라피로 본다. 한마디로 감성자극.
앞으로 상담을 배우고 싶다는 윤 팀장은 명상 센터처럼 명상을 할 수 있는 일상 속 도서관을 꿈꾼다. 자연과 가까운 도서관에서 음악을 들으며, 편안하게 소파에 앉아 책을 볼 수 있는 편안한 집과 같이 일상과 가까운 도서관, 유기체처럼 지역 주민과 역동적으로 성장해가는 도서관. 그렇게 이루어지는 평생교육을 꿈꾸며 미래를 준비한다.
▶ 윤말숙 팀장
現 서울특별시립양천도서관
문화활동지원과 사서6급
前 서울특별시교육연구정보원 사서
前 남산도서관 사서
前 마포평생학습관 사서
前 서울시교육청 사서직 공채 1기
글+사진 김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