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희영 소장은 서울 방배동에 한국 MBSR연구소를 운영하며, 총 16시간의 MBSR학교 교육과정도 진행하고 있다.
MBSR(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은 1979년 미국에서 처음 명상을 병원의 치료과정에 도입해 오늘날 전세계에 명상을 전파시킨 의료명상프로그램이다. 구글의 내면검색프로그램(SIY)과 제너럴 밀스의 Mindful Leadership Program 등 대기업들의 명상프로그램의 본류도 역시 이 MBSR이다. 그만큼 강한 공신력과 광대한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된 미국MBSR본부(이하 CFM: Center for Mindfulness)에서 한국 최초로 안희영 소장은 MBSR지도자 과정을 수료했다.(현재 CFM에서 인증하는 MBSR 지도자는 세계에서 100명 미만이다.) 세계에서 가장 체계적이라고 평판 받는 명상프로그램을 한국에서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열린 셈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구조화된 서구식 명상프로그램을 꼽으라면 단연 MBSR일 것이다. 체계적인 내용과 과학적인 효과 검증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며 우리나라에도 2005년부터 안 소장을 중심으로 소개되고 있다. 한국에도 이미 고대부터 내려온 명상 과정이 있는데 왜 굳이 물 건너 미국에서 다시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더 컸다.
명상프로그램이 왜 미국에서 발전했고, 이를 아시아 국가들이 받아들이고 있을까. 그리고 왜 MBSR 같은 명상프로그램이 강한 영향력을 가지게 됐는지부터 안희영 소장에게 물어봤다.
▲ MBSR 일반과정
대중에게 다가가는 명상
올해 초 타임즈에서 MBSR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이 프로그램이 왜 성공적으로 대중에게 퍼졌는지를 두 가지로 설명했다. 하나는 대중에게 접근하기 쉬운 용어들을 사용하는 방식을 택한 smart marketing이다. 반면 한국의 경우 명상에 대한 해석이 다양하고, 참선이나 해탈 등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라기보다는 종교적인 성향을 띤 경우가 많다. 이는 대중들이 명상을 접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과학적인 접근이다. 1980년대부터 병원에서 임상실험은 물론, 명상이 두뇌나 면역계에 어떤 변화를 주는 지에 대한 실질적인 증거를 충분히 쌓아놓았다는 것이다. 이런 데이터들이 MBSR를 신뢰하는 힘이 되었지만, 한국은 이런 노력이 그동안 부족했다는 게 안희영 소장의 생각이다.
“명상을 특정 종교에 관계없이 일상생활에서 유익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생각할 수 있고, 또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콜롬버스의 달걀 예화처럼 실생활에 유익하고 효과적이며 배우기 쉬운 명상프로그램을 실제로 개발해서 증명해 보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동양의 마음챙김 전통과 서양의 과학을 바탕으로 하는 명상을 역사상 처음으로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 MBSR의 강점입니다.”
▲ 명상은 이미 트렌드를 넘어 REVOLUTION이 되고 있다.
(2014년 3월 TIME지 커버 사진)
천천히 하지만 제대로
안 소장은 2005년부터 한국에 MBSR을 보급하기 시작하여 현재는 서울 방배동 소재 한국MBSR연구소를 중심으로 환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MBSR 일반과정’과 프로그램을 지도할 'MBSR 지도자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심신통합치유학과 교수로 정신이나 신체에 질환이 있는 환자들을 실제로 치료하는 데 MBSR을 적용하고 있다.
작년부터는 LG에서 MBSR을 기반으로 명상교육과 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한 바 있다. 또한 중견 게임 업체에 정서지능을 활용한 명상리더십 프로그램을 내면검색연구소와 공동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올해에는 동명대학교와 MOU를 체결하고 대학생들의 인성교육함양에 MBSR을 활용하는 데 지원을 하고 있다. 앞으로 초중교 학생들의 인성교육 및 교사들을 위한 명상 지도 워크숍, 마음챙김을 통한 리더십 함양 등에 초점을 둔 프로그램 개발도 계획 중이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활동이 궤도에 올라서기에는 장애물이 많다.
“국내 회사에서도 MBSR을 회사에 도입해 보려는 담당자들이 조금씩 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명상교육에 대한 선입견과 정보부족으로 그 성과가 미진합니다. MBSR프로그램은 개인의 건강 및 행복증진은 물론, 자기이해, 자기 조절, 집중력, 의사소통, 공감 능력을 갖춘 리더십 향상에도 효과가 있어 기업의 생산성 향상 및 조직문화 발전을 적극 도와줄 수 있는 것으로 많은 연구결과들이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래도 안 소장은 우리나라가 명상의 좋은 전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양인들의 과학적인 활용사례를 잘 배운다면 더욱 효과가 큰 명상교육이 뿌리내릴 것이라 보고 있다. 목표만을 위해 경쟁과 개발에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는 ‘doing모드’가 너무 과해서 사람들의 정신과 몸이 황폐해졌기 때문에 자신의 존재를 바라보는 ‘being모드’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라는 것이다. 명상이 강조하는 ‘지금 여기’를 잊지 않고, 묵묵히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데 기여할 수 있으리라는 게 안 소장의 생각이다.
“MBSR 프로그램이 서구사회에서 큰 성공을 거두면서 국내에서 그 인기에 편승하려는 사례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꼭 필요한 지도자 교육을 받지 않은 채 MBSR 지도자로 자처하거나, MBSR 프로그램을 표방하는 사례가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국내의 양식 있고 훌륭한 명상지도자들이 서로 모여 경험을 나누고 교류한다면 이런 병폐는 줄어들 것이고, 나아가 우리가 물려받은 훌륭한 정신적인 유산을 세계화의 큰 흐름 속에서 더욱 계승 발전시켜 서구인들에게 전해 줄 수 있는 때가 올 것입니다.
글 김관모 기자
▶ 안희영 한국MBSR연구소 소장
2006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성인교육학 박사학위
2010 미국 MBSR 본부(CFM)공인 MBSR지도자(국내 유일)
현재 한국MBSR연구소 소장, 한국MBSR학교 교장, 한국심신치유학회 회장, 대한 통합의학교육협의회 부회장, 한국정신과학학회 부회장,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심신통합치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