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일하다보면 관록이 붙기도 하지만 매너리즘에 빠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팀을 이끄는 리더에게 이는 치명적인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리딩그룹의 역할은 중요하다. 그간 논란을 불식하고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홈플러스에게도 리더의 HRD는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오랜 기간 리더십을 고민 해온 김진욱 홈플러스 인재개발팀장에게 회사의 도전과제는 오히려 큰 기회가 되고 있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기자가 느낀 김진욱 팀장은 공부를 즐기는 HRDer였다. 잠시나마 리더십 개론을 설명하는 그의 모습에서 학구열과 즐거움이 묻어났다. 김 팀장은 2013년 ‘공유리더십이 종업원 직무태도에 미치는 영향 - 자기효능감의 조절효과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금은 긍정·감성·공유리더십에 관심을 갖고 여러 학술지에 논문을 자주 발표하고 있다. 박사 학위를 마친 지금에서야 자신의 진짜 공부가 시작됐다는 것이 그의 소감이었다.
결국 답은 리더십이다 김 팀장이 처음 HRD를 접하게 된 것은 미국 경영자문교육회사인 켄블랜차드컴퍼니의 한국지사에 처음 입사해 ‘상황리더십2’ 교재와 관련 자료를 번역하면서였다.
“1990년대에 리더십과 HRD라는 분야를 처음 접했습니다. 아직 HRD라는 용어가 한국에 익숙하지 않은 때에 남들보다 먼저 이것을 알게 됐다는 점이 제가 이 일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아닐까 싶어요.”
이후 김 팀장은 리더십과 깊은 관계를 맺게 됐다. 그는 테스코 홈플러스 아카데미 설립 및 이승환 전 홈플러스 회장의 경영철학과 리더십 연구를 보좌하는 일을 맡기도 했다. 리더 역할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자신만의 리더십과 HRD철학을 세울 수 있는 기회를 얻어왔던 것이다. 특히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다른 어떤 요소보다 업무몰입과 조직몰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한다.
“공유리더십이 높은 리더는 자기효능감이라는 조절효과가 없이도 직원들의 몰입도를 높인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처음에는 통계분석이 잘못 됐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긍정리더십이나 감성리더십에서도 같은 결과를 도출하면서 공유, 긍정, 감성 리더십의 역할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다른 조절효과가 없어도 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자기 직원들을 대상으로 오랜 시간 연구해서 얻은 결론이었기에 그는 이 논문에 자신을 얻었다. 그래서 김 팀장은 팀장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에서 항상 이 부분을 강조하며 리더십에 대한 생각의 폭을 넓혀갈 것을 권하고 있다.
실전과 연구 통해 리더십 노하우 익힌다 “세상에는 많은 리더십 프로그램이 있고 정의도 다양하지만. 아쉽게도 올바른 리더십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론이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홈플러스에서는 협력, 공감, 대응력, 회복력, 혁신이라는 ‘5 Leadership Skills’을 통해 조직의 전략과 비전달성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희 팀의 역할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실질적이고 실천적인 리더십 교육을 고민하는 일입니다.”
현재 홈플러스에서 진행되는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 중 ‘Leaders at Tesco Workshop(이하 LAT)’가 크게 주목할 만한 예시다. 작년부터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이론 및 사례연구가 아닌 Teach Back(Learning by Teaching) 학습법을 도입한 과정이다. 먼저 회사에서 지향하는 5가지 리더십 스킬에 대해 명확히 전달한 뒤, Teach back을 통해 교육생들에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각각의 리더십 스킬을 설명하게 한다. 그 이유는 5개의 리더십스킬에 대해 개념으로는 이미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고민을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각 스킬별 액션플랜을 수립하고 실천하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액션플랜을 세울 때 교육생들은 거창하고 우아한 선언적 내용이 아닌 ‘꼭’ 실천할 수 있는 것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다음은 각 스킬별 액션플랜의 사례이다.
홈플러스에서는 이러한 액션플랜을 차수별로 선정하기 때문에 교육생들은 5가지 리더십 스킬을 실천하기 위해 자신들의 상황에 맞는 수많은 액션플랜들을 실천하고 있다. 이 결과 LAT는 회사 조직 내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86%에 가까운 팀장들이 실제 액션플랜을 성공적으로 이루고 있다는 피드백을 받았고,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현장에 맞는 HRD도 첫걸음부터 직무교육에 대한 고민도 많다. 대부분이 현장직원들이기 때문에 교육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이론보다 실천 위주의 HRD전략이 필요하다.
“2만 6천 명 직원 중 약 2만 4천명이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장 중심 교육을 한다고 말은 하지만 결코 쉽지 않습니다. 이를 위해 홈플러스에서는 점포의 영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연수원 집합교육보다는 점포 직원들을 위해 본사 직원들이 직접 점포에 나가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선식품 분야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가장 중요합니다.”
또한 홈플러스는 매달 1회, 본사 직원이 자신의 집에서 가까운 홈플러스 점포로 출근해 현장 및 고객의 소리로부터 아이디어를 찾게 하는 실질적으로 현장중심의 교육도 전개하고 있다.
“‘우리 직원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HRD라고 생각합니다. 팀원들에게도 그들의 입장에서 무엇이 필요한 지 생각하고 자주 물어보라고 권합니다. 자아가 구축된 사람을 바꿔서 성과를 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물을 계속 주다보면 어느 순간 자라나는 콩나물처럼, 서로 믿고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합니다.”
협력과 각개전투로 팀 효율성 높인다 이렇게 오랫동안 리더십을 연구해왔기에 김 팀장만이 지난 리더십 철학도 남다르다. 그가 실천하는 리더십은 기다려줄 수 있는 리더십이다. HRD라는 분야가 단기간에 성과를 볼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오랜 투자와 인내가 필수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직원들에게 얼마나 성과가 빠르게 나왔는가를 보기 보다는 얼마나 철저히 준비돼있고 일할 준비가 돼 있느냐에 집중한다. 출근과 퇴근 시간에 맞춰 Check-in, Chick-out을 운영하고 있다.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자기 심리나 건강상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는 것으로 시작해, 오늘 하루 일과는 어땠는지 서로의 심정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하는 과정을 통해 직원들 간에 경청과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장이 되고 있다.
“직원들은 저희 팀이 협력과 각개전투가 잘 이뤄지는 팀이라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각자가 중요한 일을 주도적으로 맡기 때문에 서로의 사정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전체가 집중해야할 때 협력과 업무 집중으로 진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자신만의 회복탄력성을 찾아라 김 팀장은 최근 회복탄력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무리 역량이나 실력이 갖춰졌다고 해도 자기 스스로 일에 몰입이 잘 되고 리프레시 되는 순간을 알지 못하면 업무 효율이 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팀장에게 그 순간은 연구를 하거나 논문을 쓸 때다. 그래서 그는 밤늦게 퇴근하더라도 새벽까지 꼭 논문을 쓰다가 잔다. 평소에도 가족들과 동네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일이 자연스러운 생활이 되도록 하고 있다.
스마트 기기에 대한 관심에도 남다르다. 얼리어답터 성향을 지니고 있어서 스마트 기기가 나오면 팀원 누구보다 먼저 구입해 그 기능을 확인하고 알려주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최근에도 국산 스마트워치 기기를 샀으며 곧 나올 스마트 기기나 IoT제품들도 자주 구입하고 있다고 했다. 그만의 회복탄력성인 셈이다.
김 팀장은 국제코치협회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새롭게 도전하고 공부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그래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코칭을 하면서 실전 경험을 쌓고 있다. 업무적으로는 Learning Path라는 홈플러스의 ‘e-교육안내’를 새롭게 준비해 홈플러스의 모든 직원들이 자신의 직무와 Work Level에 맞은 교육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그에게는 이런 일들이 괴롭고 힘든 일이 아니라 가슴 설레는 도전으로 다가온다.
“‘나는 결코 쓰러지지 않을거야’ 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시련과 고난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회복하는 힘을 기르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스트레스를 잊고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 언제인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