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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9-08 09: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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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상위 1% 인재로 추앙받는 박수영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서울대 법학사, 미국 하버드대 정책학 석사, 미국 버지니아공대(이하 버지니아텍)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고,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실 선임행정관과 중앙인사위원회 성과후생국장 등의 요직을 거쳤다. 기획력과 조직 장악력이 뛰어난 ‘창조경제시대 공무원 리더상’이란 평을 받고 있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담 엄준하 발행인  글 김현지 선임기자  사진 남덕우 포토그래퍼  영상 이재용 기자

지난 8월 21일 기자가 찾아간 곳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효원로에 있는 박수영 경기도 행정1부지사의 집무실이었다. 박 부지사는 오후 3시 반에 약속된 인터뷰를 위해 집무실에 들어오면서 호탕한 웃음소리와 함께 “이번이 오늘 15번째 일정” 이라며 기자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스마트한 달변가 박 부지사는 인터뷰 중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혼’과 ‘현장의 소리’ 그리고 ‘이를 종합하여 돌파한다’는 3단계 전략의 실효성을 언급했다. 여기서 박 부지사가 말하는 ‘혼(魂)’이란 사전적 의미로 ‘사람의 몸 안에서 몸과 정신을 다스린다는 비물질적인 것’을 뜻한다. 박 부지사는 이러한 철학이 담긴 3단계 전략을 통해 지난 경기도청 이전과 경기도 일자리센터 설치 추진, 판교 테크노밸리 조성 등 6년 여 동안 경기도청의 해결사 역할을 도맡아 오면서 도청 직원들에게 두터운 신망을 받아왔다. 다음은 박수영 부지사와의 일문일답이다.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바쁜 사람
엄준하 <월간HRD> 발행인(이하 엄준하 발행인) ‘창조경제시대의 공무원 리더상’이란 평이 있습니다. 경기도청내에서 어떠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까?
박수영 경기도 행정1부지사(이하 박수영 부지사) 경기도는 서울보다 17배 크고, 경기도의 시, 군 중 7개는 각각 서울시보다 큽니다. 인구는 서울보다 경기도가 250만 명이 더 많습니다. 250만 명이면 울산시가 두 개가 있어도 안 되는 인구수입니다. 그 정도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자체입니다. 또한, 삼성, 현대, 기아차, LG전자 등 대기업과 다국적 투자기업이 경기도에 집중돼 있습니다. 군사 전력의 70%가 몰려 있는 곳이기도 하고 농업, 수산업, 팔당 환경문제까지 종합행정이 가능한 곳입니다.
  이러한 경기도를 관할하는 경기도청은 직원이 1만 1,000명이고, 그 가운데 과장 273명, 국장과 실장이 30명이어서 거의 300명이 돌아가면서 제게 보고합니다.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대한민국의 모든 이슈를 다룰 수밖에 없는 자리입니다. 서울시는 농업, 어업, 수산업 등이 없습니다. 대북관계도 없습니다.
  그러나 경기도에는 이것들이 모두 다 들어 있습니다. 그만큼 일의 종류가 복잡합니다. 중앙부처 전체에 관여하는 총리실의 국무조정실장이 대한민국의 공무원 중에서 제일 바쁘다면 그 다음으로는 경기도 부지사가 바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소리’를 듣는 것이 ‘창의’로
엄준하 발행인 ‘창조인’ 혹은 ‘창조형 리더’란 평이 있습니다.
박수영 부지사 ‘창조’와 ‘창의’는 현실에서 반걸음만 더 나가야 합니다. 너무 나가게 되면 실현 가능성이 없는 꿈에 가까운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창조경제시대의 리더는 상상과 아이디어도 있어야겠지만 현장을 알아야 합니다. 즉 현장에서 반걸음 정도만 벗어날 수 있는 꿈과 상상력이 필요한 것인데, 출발점은 ‘현실’과 ‘현장’이란 생각입니다. 상아탑에서 고담준론(高談峻論)을 하는 사람이 창의적이 아니라 현실에서 부딪히면서 고민하고, 혼을 집어넣는 사람이야말로 창조경제시대의 리더상입니다. 


‘현장 + 혼 = 창의적 솔루션’의 결과, 판교 테크노밸리
엄준하 발행인 현실에서 반걸음 나가서 창조적으로 일해오신 사례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박수영 부지사 창의적이기 위해서 제일 필요한 것이 현장입니다. ‘현장’에 ‘혼’을 넣으면 창의적인 솔루션이 나오게 됩니다. 경기도에 와서 여러 가지 일을 했는데 예를 들면 판교 테크노밸리입니다. 지금은 대한민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곳이지만, 제가 6년 전에 경제투자실장으로 부임했을 때는 흙먼지만 날리고 아무것도 없는 곳이었습니다.
  이때, 땅 분양을 이미 한 상태에서 건물이 왜 아직도 안 올라가는지 궁금해 현장 땅을 소유한 사람에게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들어보니 판교는 한 필지(筆地)가 크기 때문에 20개가량의 회사가 컨소시엄으로 들어갔는데 지분변동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장의 사람을 만나면서 여러 가지 얘기를 듣고 고민하다가 내부에서만 지분변동을 허용했습니다. 그리고 지분변동을 한 컨소시엄은 6개월 이내에 착공하지 못하면 경기도가 토지를 환수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덕분에 지분변동이 활발하게 일어났고, 6개월 뒤에 전부 착공해서 오늘의 판교 테크노밸리가 완성됐습니다.
  판교 테크노밸리가 한국의 실리콘밸리가 된다는 꿈, 상상, 창의적인 생각만으로는 한 발짝도 못 나가는 것이죠. 현장에서 문제를 보고 이 문제를 어떻게 창의적으로 해결해주느냐는 부분에서 일의 성패가 좌우되는 것입니다. 판교 테크노밸리가 만들어지면서 경기도가 경제의 중심지로 거듭나게 됐습니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현장에 관한 ‘이해+혼’이죠. 이 두 가지를 담으니까 솔루션이 보였습니다. 솔루션이 보이니까 문제 해결도 가능했던 것입니다. 

‘혼’을 갖고 현장의 소리에 집중해 솔루션을 찾아서 돌파한다

엄준하 발행인 전략 전문가이시니까 로지컬(Logical)에서 해결책이 보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는데요.
박수영 부지사 전략이나 틀, 시스템 등으로 해결된다고 보는 것이 학자의 관점입니다. 큰 그림에서 보면 서양은 창세기 1장부터 ‘계약’과 ‘시스템’이 나옵니다. 기독교 사회에서는 누구도 인간이 절대자인 신이 될 수 없고,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이것을 메우기 위해서 시스템을 만듭니다. 서양은 이것이 체득화돼 있는 상태죠. 동양은 불교와 유교가 기본인데 불교나 유교는 전혀 반대입니다. 불교는 누구나 성불(成佛)하면 부처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도를 닦게 합니다. 유교는 누구나 열심히 공부하면 군자가 된다고 봅니다. 즉, 동양은 사람에 대해 투자를 하고 서양은 시스템에 대해 투자를 합니다. 그런데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아시아가 서양의 것을 높이 평가해 서양문물을 대거 받아들였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시스템적 사고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서세동점에 치우치는 바람에 사람이라는 변수를 무시하고 시스템에 지나치게 올인하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서양에서 돌던 시스템이 우리 국민의 오랜 전통의 역사에 체화된 가치와 충돌해서 겉도는 것이죠. 이런 경우도 대단히 많습니다.
  결론적으로 현장에 있는 사람은 현장을 보면 됩니다. 아주 단순하죠. 매번 적용 방법은 다르겠지만 근본 틀은 첫째, 혼을 가지고 들여다본다, 둘째, 현장의 소리에 집중한다, 셋째, 솔루션을 현장에서 찾아 돌파한다는 것입니다. 이 3단계 전략밖에는 없습니다. 혼을 가지고 들어가면 답이 다 보이게 돼 있습니다.

자신의 인사는 자신이 하는 것
엄준하 발행인 인사에도 전문가이신데요. 사람경영철학은 무엇입니까?
박수영 부지사 우리 도의 직원이 1만 1,000명이고, 제가 인사위원장입니다. 이렇게 큰 규모의 인사를 담당해보기도 쉽지 않습니다. 인사라 하면 한 자리를 놓고 네다섯 명이 다투게 됩니다. 늘 그렇듯이 그중에 한 사람이 승진하고 네 명은 고배를 마시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그러니까 불만을 품고 저를 찾아오기도 하고, 승진한 사람은 제게 와서 감사인사도 합니다.
  그러나 떨어진 사람이건 붙은 사람이건 제 답은 일정합니다. “자기 인사는 자기가 한다”는 말입니다. 평소에 혼을 담아 실력을 쌓으면 일 잘한다고 소문나 자연히 빨리 승진하게 되고, 일을 제대로 안 하면 아무리 선임이라도 승진이 안 되는 것입니다. 저는 인사위원장으로서 제 일을 열심히 한 사람을 골라내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결국, 자신은 자신이 챙기는 것입니다.
  그러니 평소에 열심히 혼을 담아 일하는 것이 답이라 말하고 돌려보냅니다. 이 원칙을 철저히 지키면 우리 경기도 같은 1만 1,000여 명의 큰 조직도 인사에서 큰 잡음 없이 돌아갑니다. 인사는 이러한 원칙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인적자원개발에서 군자(君子) 양성해야
엄준하 발행인 인적자원개발과 교육에 관한 생각은 무엇입니까?
박수영 부지사 큰 틀에서는 동양과 서양의 차이가 지금 말씀을 드린 것처럼 개인에 대한 교육 시스템에 관한 교육보다는 잃어버린 우리 동양사상을 찾아 동양과 서양의 하이브리드된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린 그동안 시스템과 테크닉을 가르치는 데 집중했지 군자가 될 정도의 인성을 가르치는 교육이 부족했습니다. 이 잃어버린 부분을 복원해내는 것이 앞으로 대한민국의 인적자원개발에서 중요한 부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제가 수학한 하버드대에서는 교수 방법 중 사례연구(Case Study)를 많이 사용합니다. 이 사례연구가 플립러닝(거꾸로 학습·Flipped Learning)이 돼야 합니다. 미국의 대학원 강의가 이렇습니다. 즉 기본적인 이론은 집에서 전부 공부해와야 합니다.

엄준하 발행인 교육도 관할하고 계십니까?
박수영 부지사 교육도 제가 관할합니다. 다른 선거를 통해서 교육감이 선발되는 교육청이 있고, 이곳을 지원하기 위해 도에 교육국이 있습니다. 이것도 제 소관입니다.

경기도형 MOOCs ‘G-MOOC’, 경희대 용역 마무리하면 오픈할 것
엄준하 발행인 경기도는 평생학습 분야도 앞서가는데요.
박수영 부지사 평생학습이라는 게 두 가지죠. MOOCs(온라인 대중공개 강좌·Massive Open Online Course)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교육’과 ‘오프라인 교육’입니다. 비교적 젊은 세대들은 온라인에 능하기에 MOOCs에 좋은 콘텐츠를 많이 담아내서 많은 분이 이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엄준하 발행인 경기도에서는 MOOCs가 시작됐습니까?
박수영 부지사 경기도는 이러닝이라는 이름으로 MOOCs의 초기 형태가 세 군데에서 진행이 돼오고 있는데 이것을 묶어서 G-MOOC(Gyeonggi Province-Massive Open Online Course)라고 경기도형 MOOCs를 만들려고 하는 사업이 현재 진행 중입니다.

엄준하 발행인 언제쯤 오픈할 계획입니까?
박수영 부지사 G-MOOC의 용역을 경희대학에서 하고 있는데요. 이 용역을 마무리하고 나면 기존의 이러닝 사업과 묶어서 하기 위해 일단 평생교육진흥원, 여성능력개발센터, 인재개발원 등의 기관을 한 장소로 모을 것입니다.
  이 세 기관은 각각 이러닝을 갖고 있습니다. 올해 중 모이면 그 안에서 활발한 융합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마쓰시타 정경숙을 롤모델로 한국 생활정책 연구소 만들것
엄준하 발행인 자기계발은 어떻게 하십니까?
박수영 부지사 한창때는 포럼 7개를 운영했습니다.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4개의 포럼을 운영합니다. 하나는 하버드대 동창 30명으로 구성된 포럼인데요. 전직 장관을 초청해서 각 한 시간씩 대담과 토론을 합니다. 또 다른 철학 모임은 ‘생각의 탄생’입니다. 철학 서적을 읽고 와서 토론하는 모임이고 ‘법, 경제 포럼’은 중앙부처의 과장을 불러 당시의 쟁점을 한 시간 동안 발제하고, 토론하는 모임입니다. 이어 ‘대한민국 포럼’은 명사를 초청해서 한국의 주요 의제를 토론하는 모임인데, 보통 한 번 모이면 2시간 30분 정도 진행됩니다.

엄준하 발행인 향후 부지사님의 계획과 목표는 무엇입니까?
박수영 부지사 저는 지금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을 살리는 생활정책’이라는 큰 주제하에 매주 주말에 하나씩 글을 올리고 있으며 지금 300개가량 포스팅했습니다. 저의 30년 비결이 녹아 있는 생활정책을 공유하면 우리 후배들은 30년의 경험에서 출발할 수 있기에 대한민국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직을 떠나면 대한민국을 살리는 생활정책을 연구하는 연구소를 만들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 이 연구소에서 연구했던 사람이 기회가 되면 정계에 진출해 국회에서 책무를 다하고, 떨어지면 다시 연구소에서 일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소위 일본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마쓰시타 정경숙’처럼 국가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연구소를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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