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용 CJ 인재원 상무는 기업을 움직이고 좌지우지 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며 사람이 제일이라는 철학은 HRD담당자들에게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에 기자는 사람을 중시하는 김 상무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자 현장을 찾아갔다.
글 사진 영상 이재용 기자
자신감을 얻다
김 상무가 삼성인력개발원에서 근무할 당시 해외에 공부하러 갈 기회를 주는 제도가 있었는데, 이는 어학능력이 되고 4년 이상 근무성과가 우수한 자에 한해 지원이 가능했다. 이에 김 상무는 지원했고 마침내 공부할 기회를 얻게 됐다. 이후 석사 학위를 취득했지만 공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김 상무는 대한민국으로 귀국하기 전 지도교수를 찾아가 장학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다시 한 번 더 오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한다. 그리고 1년 뒤 지도교수로부터 큰 기회를 줄 생각이 있는데 올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이메일을 한 통 받았다고 김 상무는 떠올렸다. 이에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조언을 구했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무모하다는 답이 가장 많았다. 이유는 당시 김 상무의 나이가 마흔살이었기 때문이다. 즉 주변에서는 애들도 크고 있고, 경제적으로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회사를 그만두고 가야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 만류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용기와 더불어 경제적 지원을 해줌에 따라 3년 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김 상무는 인생에 있어서 도전을 하면 그에 상응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우선 박사공부를 하던 시절 학교에서 동고동락했던 선배들과의 네트워크가 아직까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상무는 사람을 육성하는 데 있어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것을 찾아 도입 및 시도해 변화를 추구하는 성향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사학위라는 자격증보다는 내가 앞으로 HRD 계통에서 어떤 일을 하던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이전과는 가장 큰 변화라고 강조했다.
브랜드화, 명품화, 글로벌화 그리고 전문화를 논하다
김 상무는 크게 네 가지를 통해 CJ 인재원의 인재육성전략을 말했다. 우선 교육 커리큘럼의 브랜드화이다. 브랜드화는 그룹 내 모든 구성원이 HRD와 관련해서 앞으로 그룹 교육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본인이 필요한 것에 맞춰 무엇을 신청할 수 있는지 잘 아는 것을 말한다. 이 때문에 브랜드화는 최고 경영진부터 현장의 구성원까지 HRD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둘째는 교육과정의 명품화이다. 앞선 브랜드화가 전체 HRD에 대한 체계나 커리큘럼의 측면에서 논했다면 교육과정의 명품화는 최대한의 품질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에 CJ 인재원에서는 각각의 코스를 명품화하기 위해 ‘온리원’ 철학을 바탕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김 상무는 말했다. 여기서 ‘온리원’ 철학이란 HRD담당자들이 만드는 교육과정이 최초이거나 최고 또는 차별화를 의미한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했을 때에야 비로소 최고의 인재를 육성할 수 있다고 김 상무는 말했다.
셋째는 글로벌화이다. 다른 대기업들과 마찬가지로 CJ 또한 해외에 많은 법인을 보유하고 있고 그에 따라 해외의 현지인들이 많은 편이다. 게다가 한국에서 파견된 주재원들의 인원도 상당하기 때문에, 향후에는 국외 산업이 성장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김 상무는 앞으로 글로벌한 인력을 키우기 위해 모든 교육과정이나 콘텐츠가 글로벌화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상무는 구성원이 개발하는 모든 프로그램 과정을 글로벌화 해 그대로 현지에 적용 가능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전문화이다. 앞서 언급한 브랜드화, 명품화, 글로벌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HRD담당자의 역량이 최고여야 한다는 것이다. 즉 최고의 HRD담당자들이 만드는 프로그램은 최고일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 HRD전문가들도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김 상무는 강조했다.
인재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 정직
김 상무는 CJ 그룹의 인재상을 크게 세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는 정직하고 열정적이며 창의적인 인재이다. 이것이 바로 CJ그룹에서 지향하는 첫 번째 인재상으로 이를 풀이하면 최선을 다하는 인재라고 김 상무는 말했다. 또한, 세 가지 요소 가운데 정직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며, 정직을 바탕으로 열정을 갖고 열정이 뿜어져 나오면 창의로 이어지는 패러다임을 강조했다.
둘째는 글로벌한 역량을 갖춘 인재이다. CJ는 앞으로 2020년에 국내 매출보다 국외 매출을 훨씬 증가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고 김 상무는 말했다. 여기서 글로벌한 인재는 기본적으로 어학능력과, 글로벌한 마인드를 겸비했으며, 다양한 문화를 존중할 수 있는 문화의 다양성을 갖고,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셋째는 전문성을 갖춘 인재이다. HRD담당자의 전문성에서 확장된 개념으로 남과 다른 핵심역량을 갖춘 전문 인재가 CJ의 인재상이라고 김 상무는 설명했다.
이를 풀이하면 자신이 속한 사업영역의 직무와 관련해 트렌드의 변화를 파악하고 그러기 위해 끊임없이 학습하는 인재를 말한다.

‘사람제일’
김 상무는 삼성에 있을 당시 이병철 회장의 ‘사람제일’이란 철학을 배웠으며, 이는 어느새 자신이 가진 하나의 철학이 됐다고 밝혔다. “삼성과 CJ는 같은 뿌리에서 시작했기에 이 회장님의 사람에 대한 철학은 제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듣고, 배우며, 만들고, 노력했던 모든 과정 속에 녹아 있습니다.”
김 상무는 아무리 어려운 비즈니스나 일이라도 결국 사람이 해결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사람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관점에서 철학이 없이 사람을 육성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우며 HRD담당자로서 사람에 대한 철학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가족 같은 분위기를 지향하다
김 상무에 따르면 다른 대기업의 연수원과는 달리 CJ 인재원의 경우에는 사원급 인력이 꽤 많이 있기 때문에 선·후배의 문화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CJ 인재원은 가족 같은 조직문화를 형성해나가고 있으며, 구성원 서로 간의 신뢰가 깊다고 언급했다. 이는 사무실의 구조에서도 느낄 수 있다. 사각 형태의 파티션이 배치돼 있는 일반 사무실과는 달리 CJ 인재원 내 사무실은 곡선형태의 파티션을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CJ 인재원은 분리된 공간보다는 융합된 공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 상무는 이러한 사무실 구조의 장점을 통해 구성원끼리 등을 돌려 얘기하거나 자연스럽게 둘러앉아 소통하는 것이 가능해 가족 같은 분위기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잔업이 좋은 예는 아니지만 본인 과제가 아니더라도 같이 남아 서로 돕는 협동 중심의 조직문화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상무는 구성원 간 서로 이해하는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로를 돕는 데 있어 불만을 갖거나 갈등을 야기하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CJ 인재원의 구성원은 한 달에 한 번씩 생일자 파티를 하고, 각 팀의 조직단위별로 다양한 이벤트를 한다고 김 상무는 말했다. 예컨대 리더십팀 같은 경우에는 구성원 간의 얼굴 이미지와 관련된 특징을 돌아가면서 완성하고 그 밑에 장·단점을 적어준 바 있다.
한편, 김 상무는 구성원과 격 없이 지내기 위해 노력함으로 써 부드러운 조직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일례로 김 상무는 구성원에게 다가가기 위해 기존의 업무실을 회의실로 바꾸고 오픈된 공간에서 구성원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게다가 모든 구성원과 1:1 면담을 하거나 점심시간에 같이 점심을 먹는 등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한다.
그러면서 구성원이 40명 좀 넘는데 이 사람들과 전체적으로 한 가족처럼 지내기는 쉽지 않지만, 그러한 문화를 계속 이어나가려 한다고 김 상무는 말했다. 이처럼 CJ 인재원은 잦은 소통을 통해 구성원 간 신뢰를 쌓고, 작은 이벤트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며 점차 가족이 돼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정 오픈을 통해 서로 간 소비되는 시간을 절약하다
김 상무는 직급이 올라갈수록 시간관리가 어렵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얼마 전 다녀온 베트남 출장 건의 예를 들며 관련 업무를 챙기다보니 점심도 못 먹을 만큼 시간관리는 쉽지 않다고 김 상무는 말했다. 이에 김 상무는 자신의 일정을 오픈함으로써 구성원과 서로 소비되는 시간을 줄여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김 상무는 회사 출근시간이 오전 8시 30분인데 반해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일찍 출근함으로써 자신만의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상무는 그 날 해야 할 업무를 챙겨보기도 하고, 리더십 관련 서적을 읽으며 황금 같은 시간을 보낸다고 답했다. 특히 읽었던 서적을 반복해 읽는 습관이 있는 김 상무는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부분을 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물론 이러한 이른 일정이 과거 구성원에게 부담감으로 전이됐지만 이제는 전 구성원이 개의치 않는다며, 오히려 나의 황금 같은 시간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배려해준다고 말했다.

내가 배우고 느낀 것을 후배들에게
기자가 김 상무에게 롤모델이 있는지 묻자 그는 서슴없이 한양대학교의 송영수 교수를 꼽았다. 송 교수는 한때 삼성인력개발원의 리더십 교육팀에 있을 당시 팀장으로 모셨던 분으로 김 상무가 미국에 공부하러 갈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송 교수는 2년 만에 박사 학위를 받으신 분으로 끊임없이 학습하려는 열정과 후배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상무는 정신이 나태해지거나 새로운 변화가 필요할 때는 여지없이 송 교수를 찾아가 힘을 얻고 온다고 말했다. 또한, 송 교수를 통해 HRD에 대한 전문성과 더불어 리더에게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었다고 김 상무는 설명했다. 한편 과거에 김 상무가 송 교수에게 롤모델이라고 말하자 송 교수는 배우고 느낀 만큼 후배들에게 롤모델이 되라고 답했다며, 이에 김 상무는 후배들에게 조언과 충고 그리고 용기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송 교수에게 가진 존경심을 드러냈다.
CJ 인재원 현장감 있는 교육에 매진하다
김 상무는 CJ 인재원의 HRD 교육 프로그램 가운데 대표적으로 두 가지를 소개했다. 우선 신입사원 교육은 첫 날 CJ 인재원에 모여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 교육장으로 이동하게 된다고 김 상무는 설명했다. 그리고 2주 동안 제주도에서 CJ 관련교육을 받고 다시 서울로 올라와 일주일간 관련된 교육을 추가로 받으며, 이후에는 한달 정도 ‘온리원 페어’라는 독특한 교육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 교육 프로그램은 신입사원이 갖고 생각할 수 있는 사업과 관련한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한 달 동안 개발해 경영진 앞에서 팀 단위로 발표하는 것이다. 이때 최고경영진뿐만 아니라 모든 신입사원이 참석해 발표를 듣고 내용을 공유하며 평가를 해 최우수 선발팀에게는 해외연수의 기회를 부여한다. 그런 다음 1년 동안 여러 가지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현업에서 교육과 멘토링을 받고 업무에 대한 스킬을 키운 뒤, 다시 제주도에서 ‘온리원 캠프’를 진행해 신입사원 육성 프로그램의 마지막을 장식한다고 김 상무는 말했다.
두 번째는 ‘리더십 챌린지’를 들었다. 이는 현업의 각 계열사에 있는 부장급들을 대상으로 약 4개월에 거쳐 CEO가 직접 과제를 주고 그 과제를 해결해 최종적으로 CEO와 최고경영진에게 보고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장점은 교육기간 동안 교육생들이 다양한 경력 및 직무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찾으면서 상대방의 직무와 경험을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김 상무는 말했다.
HRD 효과성은 생존과 직결
김 상무는 과거도 그렇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HRD 효과성에 대해 명쾌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에서는 비즈니스 측면에서 HRD 효과에 따른 성과가 제시돼야 한다고 김 상무는 덧붙였다. 이에 따라 HRD부서는 경영진과 소통해 효과성을 보고함으로써 HRD가 비즈니스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앞으로는 HRD 부서가 변방의 부서가 아닌 전면에 나서서 사업의 제일 중요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는 부서로 인식돼야 한다며, 그래야지만 HRD가 기업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다고 김 상무는 말했다.
결론적으로 김 상무는 HRD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전문가가 먼저 나서서 계속 해답을 찾으려 노력해야 하며, 우리 때에 안 된다면 후배들이 지속적으로 도전해 HRD의 성과를 증명해야 한다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김진용 CJ 인재원 상무가 자주 읽는 서적이 왼쪽 측면에 배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