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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4-30 13:44:10
  • 수정 2018-09-10 13:3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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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18일 세계인의 축제였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석창우 화백이 패럴림픽 폐막식에서 선보인 수묵크로키 퍼포먼스를 매듭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가 일필휘지로 묘사한 메시지는 ‘하나된 열정’. 그의 붓끝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추구하는 핵심가치가 그려졌다. 

그동안 석창우 화백은 10여 분 내외의 수묵크로키 퍼포먼스를 선보이고자 30여 년 동안 천만 번 이상의 붓질을 계속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풍모에는 ‘성장(Growth)’, ‘회복탄력성(Resilience)’,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 ‘끈기(Tenacity)’, 이른바 그릿(GRIT)이 묻어난다. 아닌 게 아니라 이제 세계적인 대가로서 박차를 가하는 그의 행보에서 고유의 격(格)이 느껴진다.

우리가 행복을 찾아가고 인재로 성장하는 과정에는 나침반 같은 세 가지 질문이 존재한다. 그것은 HRD의 핵심과도 직결된다. 바로 ‘나는 누구인가(Who am I)?’,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What do I want)?’, ‘나는 어떻게 살고, 죽을 것인가(How to live creatively & die gracefully)?’가 그것이다. 석창우 화백은 스스로를 돌아보며, 이 본질적인 물음에 대한 해답을 직관적인 동시에 명확하게 풀어냈다.

석창우 화백이 묘사하는 수묵크로키는 30여 년 전 아들에게 새를 그려주는 스케치에서 시작됐다. 사진_석창우 화백 제공


나는 누구인가?
: 아버지라는 사명감으로 자아를 인식하다

석창우 화백이 서예를 시작한 시기는 서른 남짓이다. 그간에는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고, 전기기술자로 직장생활을 영위했다. 그런데 배전현장에서 기계를 점검하던 찰나 2만 2900볼트의 고압 전류에 전신을 관통하는 감전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당시 그는 29세였다. 

석창우 화백은 12회의 수술 끝에 양팔과 두 발가락을 잃으며 가까스로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안간힘으로 신체의 불편은 감당했지만, 마음의 좌절은 견디기 녹록치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꼬맹이 딸과 갓난 아들을 양육하던 아버지였다. 아내의 내조로 의수(義手)에는 익숙해져갔지만, 아버지로서 자녀들과 자유롭게 함께하지 못해 못내 속앓이했다.

“아내랑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가장으로서, 아버지로서 무언가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4살 무렵 종이와 펜을 갖고 와서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아들의 간절한 눈빛에 거절하지 못하고 온종일 매달려 의수로 참새를 그렸습니다.”

석창우 화백이 묘사한 참새는 섬세했다. 그리고 그보다 참새 스케치를 받아들고 웃음 짓던 아들의 얼굴은 세상없이 눈부셨다. 사실 그는 그림을 따로 배우거나 연습한 적이 없었다. 그저 아버지로서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의지가 가득했을 뿐이다. 


그날 이후 그는 스스로 알을 깨고 미술에 집중하기로 결심했다. 아버지라는 사명감으로 자신을 성찰한 그는 열정을 북돋웠다. 하지만 미술에 입문하기는 여간하지 않았다.

“화실을 수소문해 찾아다녔지만 쉽사리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양팔이 없고, 도구활용도 부자연스러우니 당황스러웠겠죠. 고민하다가 그림 대신 서예로 관심을 돌렸습니다. 먹만 사용하는 서예는 한결 용이할 것 같았습니다. 물론 오산이었습니다(미소). 서예학원에서는 제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계속 가르쳐주겠다고 얘기했습니다.”

석창우 화백이 일필휘지로 작품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_석창우 화백 제공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 수묵크로키에 깃든 즐거움을 추구하다

서예를 공부하는 시간은 즐거웠다. 석창우 화백은 하루에 10시간씩 집중했다. 처음에는 아버지로서 사명감이 존재했지만, 예술의 세계에 몰입하다 보니 순수하게 마냥 즐거웠다. 나날이 시간은 축적됐다. 그렇게 5년이 흐르고 그는 화선지에 자신만의 세계를 표현해나가기 시작했다. 

“서예에 집중하던 중 우연찮게 누드크로키 강의를 들었습니다. 새로운 세계였습니다. 생명의 특징을 포착해 고유한 움직임을 묘사하는 화법이 무척 신기해 이후 크로키를 줄곧 연습했습니다. 다만, 누드크로키는 포즈는 아름답지만, 아무래도 정적이라 역동적인 스포츠로 시선을 돌렸고, 한편으론 수묵화와 크로키를 접목하려고 시도했습니다.”

석창우 화백의 수묵크로키는 그렇게 탄생했다. 그는 수묵크로키에 더욱더 몰입했고, 나날이 즐거웠다. 그 결과, 그는 지금까지 해외 전시를 포함한 개인전 40여 회, 해외 초대전을 비롯한 그룹전 250여 회, 퍼포먼스 180여 회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중, 2014 소치 동계패럴림픽 폐막식과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폐막식에서의 수묵크로키 퍼포먼스는 세계에 거대한 울림을 선사했다.

석창우 화백이 선보인 2014 소치 패럴림픽 폐막식 퍼포먼스는 당초 8분여로 계획되었다가 돌연 2분 40초로 줄어들었으나 대단한 몰입을 발휘해 시간 내에 성공했다. 사진_석창우 화백 제공
 
“2014 소치 동계패럴림픽 폐막식은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퍼포먼스 시간은 당초 8분 정도였는데, 부득이하게 2분 40초로 단축됐습니다. 화선지의 폭은 856㎝와 210㎝였고, 묘사해야 하는 주제는 패럴림픽 전 종목이었습니다. 아무리 합숙하고 연습해도 시간이 모자랐습니다. 하지만 당시 엄청난 몰입을 발휘한 결과 퍼포먼스를 성공적으로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폐막식에서도 석창우 화백은 대단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때도 그는 몰입의 세계로 들어갔다. 그는 퍼포먼스하는 순간이면 주위가 고요해진다고 얘기한다. 거대한 스피커가 고막을 두드려도, 수만 관중이 함성을 소리쳐도 이내 진공상태인 듯 모두 사라지고 그와 수묵크로키만 존재한다고. 그는 그 몰입의 세계가 실로 즐거움으로 가득하다고 증언한다.


석창우 화백은 수묵크로키로 ‘한국의 몸짓’을 표현했다. 사진_석창우 화백 제공

나는 어떻게 살고, 죽을 것인가?
: 예술적 재능으로 존재적 가치를 실현하다

석창우 화백은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폐막식 이후 새로운 소재를 기다리고 고민하며 사유의 시간을 지속하고 있다.

돌이키면 그는 두 갈래 인생을 살았다고 회상한다. 양팔이 있는 인생과 없는 인생이다. 하지만 그는 양팔이 없는 인생이 더욱 행복하다고 미소를 짓는다. 그것은 수많은 정서적 깨달음이 함께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가 어떻게 살아가고, 죽어갈지 계획을 얘기하는 대목에서 진실한 진정성이 감돈다.

“훗날 해외의 광장에서 수묵크로키 퍼포먼스를 공연하고 싶습니다. 커다란 운동장에서 42.195㎞ 족자를 늘어뜨려 출발선부터 도착선까지 수묵크로키 퍼포먼스를 시연하고 싶기도 합니다. 아울러 도로사이클대회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묘사하는 수묵크로키 퍼포먼스도 생각하고 있습니다(미소).”

석창우 화백은 수묵크로키를 생각하면 언제나 즐겁다. 그것은 자아실현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 실로 재능을 발견해 열정을 다지고 세계적 대가로 성장한 그는 항상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의 풍모에서 ‘성장(Growth)’, ‘회복탄력성(Resilience)’,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 ‘끈기(Tenacity)’ 이른바 그릿(GRIT)이 묻어난다. 아무렴 그릿(GRIT)의 영향인지 그는 대한민국 인재를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저는 제자들에게 표현하고 싶은 주제 열 가지를 그려오라 얘기합니다. 거기서 추리고 추려서 한 가지를 꼽으면, 그것을 집중적으로 묘사하라고 얘기합니다. 최후의 한 가지는 질리지 않습니다. 저마다의 능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찾고, 구하고, 두드려야 합니다. 저도 30년 만에 제가 좋아하는 수묵크로키를 찾아냈습니다.”

희망을 얘기하는 석창우 화백의 눈빛이 반짝인다. 그는 사람 중심의 사고를 지속하는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주제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그가 그리는 본질은 항상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는 표현하진 않더라도 사람다움을 추구하는 것 같다.

HRD4.0 시대는 사람다움이 우선이다. 사람다움이 곧 품격이다. 사람다움을 중심으로 이제 세계적인 대가로 박차를 가하는 석창우 화백의 행보에서 고유의 격(格)이 느껴진다.









주요 경력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폐막식 퍼포먼스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로 초청
SK브로드밴드 CF 출연
조선일보, 동아일보, 문화일보 전면 및 중앙일보 1면 등 380회 이상 인물과 작품 게재
중고학교 미술 교과서 및 도덕 교과서 등 8종에 인물과 작품 게재
열린음악회, 강연100℃, 아침마당, 한국한국인, MBC성탄특선다큐 인연2 등 100회 이상 방송 출연
2014 소치동계패럴림픽 폐막식 퍼포먼스
영국을 비롯한 7개국에서 15여 회, 총180여 회 글로벌 퍼포먼스
제8회 취리히 아트페어 등 총36회 해외 초대전 포함 그룹전 250여 회 개최
글로벌 개인전 12회 포함 40회 개인전 개최
명지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금곡(金曲) 석창우 화백
 
석창우 화백은 동양의 서예와 서양의 크로키를 접목, 인체를 소재로 수묵크로키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  그는 2014년 소치동계패럴림픽 폐막식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알리는 수묵크로키 시연을 펼쳤다. 그의 작품은 중학교 교과서 5종, 고교 3종 등 8종의 교과서에 게재되고, 아침마당, 강연 100℃, 열린음악회, MBC성탄특선다큐 등 100회 이상 방송에 출연해 대중들에게 그의 예술세계와 삶에 대한 열정을 알리고 있다.

석창우의 수묵크로키 시연을 본 평론가들은 그가 찰나에 대상의 혼을 훔치는 신비로운 재주를 지녔다고 말한다. 특히 스포츠 동작을 순식간에 잡아내는 그의 붓 터치는 현장을 생중계하는 것처럼 박진감 넘치는 경기장면을 옮겨 놓고 있다. 실로 경륜 선수들이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모습과 피겨선수의 아름다운 회전 동작의 파노라마는 실제처럼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두 팔을 잃고 나서 얻은 그의 예술세계를 관찰하다 보면 그림을 그리는 힘은 궁극적으로 손이 아니라 정신적 영감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그의 그림은 순간이다. 순간이기 때문에 진실할 수밖에 없다. 또한 그의 그림은 흔적이다. 그 흔적에는 세월과 아픔을 이겨낸 그의 고뇌가 긍정의 힘으로 서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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