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적의 시간』과 『축적의 길』은 과거 우리나라 산업계가 발전한 원동력이 선진국의 아이디어와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이를 빠르게 모방, 개선해 나가는 모방적 실행 전략에 있었음을 성찰하고, 우리나라 산업계가 새로운 시대를 리드하기 위해서는 창의적 개념설계역량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이 도서들이 기술하고 있는 창의적 개념 설계역량을 HRD 분야에 적용해 보면, 창의적 개념설계역량은 ‘HRD 제도 및 시스템 혁신 등 HRD가 풀어야 할 과제(이슈)가 있을 때, 이 문제의 속성 자체를 새롭게 정의하고, 창의적으로 해법의 방향을 제시하는 역량으로서, 실행 역량이 필요한 단계보다 더 선행 단계에서 요구되는 창조적 역량’이다.
HRD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40여년 간 발전해 온 우리나라 HRD의 발자취를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의 HRD가 선진국에서 발전한 이론, 트렌드, 이슈를 앵무새처럼 우리나라 HRD 분야에 전달하는데 급급했던 것은 아닌지, 벤치마킹이라는 방법으로 그럴듯하게 포장한 모방적 실행 전략에 익숙해져 차세대 HRD 발전을 위한 원동력을 상실한 것은 아닌지 냉철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바로 우리, 산·관·학·연 분야의 HRD 전문가 및 실무자들이 우리나라의 HRD에 대한 책무성을 가지고, 각자의 역할에 대해 깊이 성찰해 보아야 할 이슈이다.
지금은 HRD 전문가들이 HRD를 혁신하고 ‘리셋’해야 할 최적의 시기이다.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으로 표현된 시대적 요구, 세계가 직면한 글로벌 이슈들, 우리나라가 직면한 특별한 국가적 상황 등을 직시하여, HRD에 영향을 미치는 관련 요인들의 속성 자체를 새롭게 정의하고, 이와 연계하여 창의적으로 HRD의 방향과 체제를 재구성하고 혁신해 나가야 할 때다. 이제는 우리에게 최적화된 HRD를 스스로 찾고, 스스로 디자인하여 스스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시점인 것이다.
창의적 개념 설계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HRD 분야가 지난 40여 년간 시행착오를 통해 축적한 지식과 경험(전문성), 그리고 HRD 전문가들의 비판적사고력, 문제해결능력, 의사결정능력, 창의력 등 고차적 사고능력이 필수적이다. 즉, HRD에 대한 전문성을 토대로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다. ‘가지 않은 길’을 스스로 개척하고, 그 경험을 토대로 해결책을 진화시켜 나가는 역량이 필요한 것이다.
한편, 사회가 발전할수록 자아실현, 도덕성 및 다양성(다름을 받아들임)에 대한 요구가 커진다고 한다. 여러 보고서에서 예측한 향후 10년간 살아남을 직업 분야는 교육, 심리, 문화, 예술, 환경 분야로서 인간이 인간만의 고유한 삶을 영위하는 것과 관련한 분야이며, 향후 인류 최대의 위협 중 하나로 인간의 이기심, 부정직함, 인간성 상실 등을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 볼 때, 인간성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전문성, 창의성, 인간성은 HRD 분야에서 항상 회자되어 온 역량 중 하나이다. 전문성, 창의성, 인간성이 중요한 시대에 HRD 전문가가 이에 대한 통찰력과 역량을 갖추고, HRD를 기획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HRD 전문가들의 전문성, 창의성, 인간성 함양을 위해 과거에 무엇을 해 왔는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한국사회의 특징은 말만 그럴듯하게 하고, 행동이 따르지 않는다는 이야기(No Action Talking Only)를 TV프로그램에서 접하고, 깊이 공감했던 일이 떠오른다.
혁신(innovation)의 사전적 정의는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함’이다. 지금은 파사현정(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냄)과 해현경장(느슨해진 것을 긴장하도록 다시 고치거나 사회적·정치적으로 제도를 개혁하는 것)의 마음으로 HRD 분야의 혁신이 필요한 시기이다. 우리나라 HRD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진화해 나갈지 기대된다.
유평준 숙명여자대학교 원격대학원 교육공학과 학과장
숙명여자대학교 원격대학원 교육공학과 학과장이자
인적자원개발대학원 리더십교육전공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우리나라 HRD의 재구성과 혁신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위한 최적화 방안을 모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