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생을 경영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새로운 생의 지도가 펼쳐진다.
올해 99세로 활발하게 강연활동을 이어가는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역시 일생을 경영의 맥락에서 공감의 메시지를 선사했다. 김형석 교수에 따르면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삶의 과제는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다. 실제로 일생을 성공과 행복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삶의 목적, 방법, 선택이 확실해야 한다. 그 해답을 일생경영학에서 공유한다.
마음: 고정관념이 죽음을 불러온다
미국의 어느 지방철도국에 근무하는 닉 시즈맨은 어느 날 차량정비소에 세워져 있던 냉동화차 속을 살피러 들어갔다가 그만 그 안에 갇히고 말았다. 그가 안으로 들어간 줄 모르고 다른 직원이 문을 잠그고 퇴근해 버렸기 때문이다. 당황한 닉 시즈맨은 그곳을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도저히 빠져나갈 방법이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모든 희망을 포기하고 자포자기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한 시간이 지나고 두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몸이 저려오기 시작했다.
다음날, 다른 직원이 냉동화차의 문을 열었을 때 그는 이미 싸늘한 시체로 변해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냉동화차는 고장이 나서 정비를 받으려고 세워져 있는 차였기 때문에 사람이 얼어 죽을 정도로 온도가 낮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실내공기도 충분했고 냉동고 온도도 섭씨 13도로 다소 쌀쌀한 정도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닉 시즈맨은 자신이 냉동고에 갇혔다는 사실 하나만 생각하면서 이제 얼어 죽을 것이라고 굳게 믿어 버렸다. 단지 차가울 뿐인 냉동고를 얼어 죽을 수밖에 없는 냉동고로 인식한 결과였다.
자아: 타인을 거울로 삼으라
‘자기 자신 이외에는 모두가 스승이다.’
겸손함이 느껴지는 표현이다. 자아를 들여다보려면 타자를 살펴봐야 한다. 이 세상은 결코 혼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자신이 입고 있는 양복, 자신이 신고 있는 신발, 매일 이용하는 교통편 등 모두가 다른 사람의 은혜에 힘입어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직장에서 스스로가 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일조차도 동료의 협조 없이는 완전히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때, 진정한 자아는 알을 깨고 세상에서 성장할 수 있다.
가족: 부부 간의 약속을 지켜라
부부생활은 학력이나 재력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혹자는 부부생활의 일반적 속성을 ‘익숙함’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현실이란 익숙하기 마련이라는 측면에서 틀린 말은 아니다. 많은 이들이 그 익숙함으로부터 탈출하고자 곁눈질을 하고, 결국에는 자기 가정을 파멸시키기도 하지만, 그가 도달하는 지점은 늘 익숙함의 세계다.
따라서 그 세계가 진부하게 느껴지더라도 그것이 절대적 상황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 배우자에게 충실할 수 있다. 충실함의 증거는 약속이다. 부부 간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가정은 물론이고 사회에서도 신뢰를 얻기가 어렵다.
일: 주체성과 자신감을 쌓으라
이미 명성을 쌓아 놓은 사람을 연구해 보면 그들은 항상 어떤 일을 할 경우라도 뚜렷한 주체성을 갖고 행동했다. 주체성 있는 행동이란 것이 남의 조언이나 충고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조직의 일원이기 때문에 상사의 명령으로 어쩔 수 없이 자기 생각과 다른 행동을 하게 될 경우에도, 자기 생각은 나름대로 지니고 있는 것을 말한다.
그것은 곧 자신감과 맞닿아 있다. 자신감은 자신을 믿는 행동이다. 이는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 스스로 규정해 보는 데서 시작된다. 스스로 자기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은 그저 막연히 머릿속에서만 그려서는 제대로 확립되지 않는다. 메모나 일기 따위를 이용해 기록해 나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관계: 독선은 인간관계를 망친다
인간관계란 문자 그대로 상대성을 띤다. 상대방 없이 나 혼자 살고 있다면 나를 돋보이게 하려고 애쓸 이유도, 그리고 아름답게 치장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사람은 한순간도 인간 사회를 떠나서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므로 인간관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특히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은 ‘나 혼자만’ 또는 ‘나 하나쯤’ 하는 유아적 사고방식이다. 물론 누구에게나 자기가 중요한 존재임엔 틀림없다. 자기를 중심으로 해서 모든 생각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것이 순리이다. 그러나 자기를 너무 강조하는 독선에 사로잡힐 때 사람은 이기주의자가 되고 그것은 인간관계를 망친다.
오케스트라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각자의 악기가 서로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하모니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악사 모두가 ‘나 하나쯤이야 슬쩍 빠져도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어느 순간 연주를 중단해 버린다면 아름다운 소리의 하모니는 이루어질 수 없다.
세상 이치도 마찬가지다. 내가 살기 위해서라도 다른 사람과 공존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공동사회의 철칙이다. 나도 살고, 남도 살아야 하는 것이 생존의 궁극적인 목적이며, 인간관계의 참다운 과정이다. 남이 살 수 있게끔 도와주고 나도 살아야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될 때 비로소 인간관계는 발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