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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08-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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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어느 e-Learning 전문업체가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HRD 사례를 발표할 기회가 있었다. 컨퍼런스의 참가자들은 대부분 기업체의 HRD 담당자거나 산업교육기관에 계신 분들이었는데 필자는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우리 그룹의 HRD 활동을 한 시간 남짓 소개했다. 발표 끝부분에는‘HRD는 결국 설득의 미학이라고 할 수 있고 HRD의 성패는 이 설득에 성공하느냐 마느냐에 달려있다’는 주장으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그러면서 설득으로서의 HRD를 좀 더 효과적으로 말하기 위해 HRD 담당자는 예전 이야기에 나오는 삼촌의 역할을해야 한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연재 순서

 

1. CEO로 대표되는 의사결정권자와의 커뮤니케이션

 

2. HRD의 유관부서(기획, 인사 등)와의 커뮤니케이션

 

3. HRD의 최종소비자인 학습자와의 커뮤니케이션

 

4. 구체적인 전략과 기술 차원에서 핵심 집중

 

5. 성과 표현

 

6. 설득의 지속

 

1970년대, 어느 가난한 집에 고3 남학생이 한 명 있었다. 학생에게는 동생들이 많이 있었다. 부모님은 성실했지만 집안은 궁핍했고 학생과 동생들은 배를 곯기도 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음 에도 불구하고 학생은 공부를 아주 잘했고 성품도 훌륭했다. 그러나 집안 형편상 학생이 대학교에 진학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높은 대학 등록금도 문제이지만 학생이 하루라도 빨리 돈을 벌어 가계에 도움이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학생의 부모도 그의 비범함을 잘 알고 있지만 현실의 높은 벽을 어찌할 수 없음을 안타까워할 뿐이었다. 그런데 이 학생에게는 삼촌이 한 명 있었다. 조카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삼촌은 자신의 형편도 어렵지만 조카의 실력이 너무나 아깝다고 생각하여 자신이 조카의 뒷바라지를 하기로 다짐한다. 힘들더라도 자신의 노력과 헌신으로 조카를 대학까지 공부시키기로 결심한 것이다.

 

HRD 담당자의 운명

지금은 주위에서 보기 힘들지만 30년 전에는 아주 많이 목격할 수 있었을 광경이다. 그런데 이 광경은 사실 2009년 현재 기업체의 HRD 담당자들이 겪고 있는 상황의 은유(隱喩)일 수 있다. 가난한 우등생의 부모처럼 우리 조직의 리더들 대부분도 공부를 시키는 게 좋은 건 알겠는데 당장의 현실이 녹록치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인재의 중요성과 인재개발의 효과에 관한 전체 조직 차원의 요란한 구호와는 달리 조직 안을 좀 더 세밀히 들여다보면 HRD의 힘은 여전히 미약하다. HRD의 중요성에 대한 동의가 곧 HRD의 시급성에 대한 동의는 아니기 때문에 거의 항상 급할 게 없는 HRD는 급하디 급한 다른 일에 새치기 당하기 십상이다. 장기적 안목에서 HRD를 실행해야 하는 것은 알지만 HRD를 위해 당장의 성과와 단기간의 수익을 과감하게 포기하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심지어 고성과자를 위한 교육과정을 개설했는데 일선부서의 현실적 저항-이를 테면 일 잘하는 직원은 바쁘고 그 직원을 교육에 보내면 부서가 잘 안돌아간다는 등의-때문에 도리어 한가한 저성과자가 고성과자를 위한 교육과정에 참여하는 역설이 일어나기도 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물론 조직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이런 점에서 HRD 담당자는 여전히 가난한 고3 학생의 대학 진학을 지원해준 삼촌과 같이 HRD의 중요성과 HRD 성과 창출의 확실성과 이를 위해서는 현실적 손실의 감수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이 사실에 대해 동의는 하지만 동의한 내용을 실행하지 않거나 못하는 의사결정권자들과 일선의 리더들과 심지어 HRD의 최대수혜자인 학습자들에게까지 설득해야한다. 이 설득은 한 번의 성공으로 끝나는 작업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작업이며 설득을 해야 하는 대상 역시 거의 모든 조직 구성원들로 넓게 분포해 있다. 이런 점에서 HRD의 모든 과정에는 끊임없이 설득이 이뤄지게 되며 HRD 담당자가 이 설득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 하는 문제가 곧 HRD의 성패를 결정하게 된다.

 

인내와 끈기의 필요

HRD가 얼마나 중요하고 시급하며 HRD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고 좋은가를 잘 설득하려면 먼저 HRD 담당자 스스로 HRD에 대한 확신과 열정을 유지해야 한다. HRD의 넓고 깊은세계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HRD의 세계로 들어오게 하려면 첫째, 나 자신이 먼저, 그리고 확실히 HRD에 대한 신념을 견고히 해야 한다. 둘째, 설득의 미학인 HRD에 성공하려면 HRD 담당자가 아닌 사람들은 HRD에 대해 대부분 회의적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다양성의 존중이라는 일반적인 덕목 수준의 이야기를 넘어서 HRD의 특성상 반드시 필요한 역량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겉으로는‘교육’이라는 특성에 따라 HRD를 존중하는 듯 행동하지만 속으로는 HRD와 HRD 담당자를 약간은 절하하곤 한다. 그들이 HRD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HRD가 보여줄 놀라운 힘을 기대해달라고 요청할 필요는 없다. 기대하면 실망하기 때문에 실망하지 않으려면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HRD의 모든 과정에서 계속 조우할 설득의 가파른 고개를 잘 넘으려면 무엇보다 인내력과 끈기가 필요하다.HRD는 내일을 위한 오늘의 투자이다. 오늘에 집중하는 사람들 속에서 내일을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 외롭고 힘들고 고단하고 적막한 일이다. 그러나 HRD 담당자가 아니면 누가 내일을 고민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하며 인내할 수 있어야 한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때로는 손가락질을 해도 묵묵히 가야 할 길을 걸어가려면 인내력과 끈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상처를 딛고 설득하라

HRD 담당자들은 HRD를 수행하면서 많은 상처를 받게 된다. 전폭적인 지원을 확약하던 CEO가 과정 운영이 임박하자 느닷없이 규모 축소를 지시할 때 상처 받고, 바빠 죽겠는데 불러다 놓고 고작 이 교육한거냐 하고 침 튀겨가며 질러대는 영업팀장의 고함 소리에 상처 받고, 고용보험 환급 금액이 왜 이거 밖에 안되느냐 하는 회계팀의 조소 섞인 질책에 상처 받는다. 그리고 이런 상처들은 설득하고 설득하고 또 설득해야 하는 HRD 담당자의 HRD에 대한 확신과 열정, 다른 사람에 대한 기대의 의도적 포기, 그리고 인내와 끈기를 현저히 떨어뜨린다. 그러나 그럴수록 HRD 담당자들은 더욱 더 열심히 설득해야 한다. 상처를 재빠르게 싸매고 다시 설득의 장정을 시작해야 한다. 과감한 HRD의 실행을 설득해야 하고 성과를 기다려보자고 설득해야한다. 계속되는 반대의 협곡과 비협조의 풍랑을 넘고 또 건너야 한다. 때론 가난한 우등생의 삼촌과 같이 HRD를 위한 HRD 담당자들의 눈물과 한숨이 필요할 수도 있다. HRD 담당자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끊임없이 이야기(說)하여 조금씩 조금씩 무언가를 얻어내야(得) 한다. 그리고는 또 끊임없이 굽힘없이 설득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Successful HRD를 위한 Beyond HRD의 정도이기 때문이다.

 

설득하라! 한 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

 

Epilogue

HRD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HRD의성공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이 고민을 작문이라는 행위를 통해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은 나 자신에게 여간 좋은 일이 아니었다. 급한 일 때문에 중요한 일을 못하는 수준 밖에 되지 않는 나의 시간관리 능력으로는 도무지 할 수 없을 ‘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이 고민을, 데드라인으로 대표되는 외부적 힘에 의지하여 어줍잖게나마 실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필자의 글이 전문성은 다소 떨어질 수 있으나 접근방법에서는 다른 옥고(玉稿)와는 조금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동병상련의 HRD 동지들에게 다소 엉뚱하지만 알싸하기도 한 자극이 될 수도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졸필의 연재를 마감하며 본 연재의 목적이 해법의 제시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함께 고민해보자’는 얘기를 일부러 덜 세련되고 성기게 선창하는데 있었다고 변명하고 싶다. 愚文賢讀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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