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무제가 기업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기업의 HR뿐만 아니라 직장인들의 근무패턴을 변모시키고 있다. 이런 변화는 HRD에도 단기적·장기적 큰 변화를 요구하는 실정이다.
물론 HRD에 대한 변화 요구는 비단 주 52시간 제도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메가트렌드의 대두, 모바일 중심으로 개편된 컨텐츠 소비의 변화, 경영성과 중심의 HRD를 향한 기업의 지속적 요구, 에듀테크라는 기술의 급속한 발달 등 총체적인 환경이 HRD가 기존의 역할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창출하리라 기대하며 압박하고 있다.
따라서 시대의 흐름을 통찰해 HRD의 방향성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 HRD의 방향성은 크게 일곱 갈래의 주제로 구분해 조명할 수 있다.
우선적으로 첫째는 마이크로러닝(Micro-learning)의 가속화다. 2017년 세계 최대 HRD 컨퍼런스인 ‘ATD ICE’에서 토니빙햄 회장은 ‘마이크로러닝 시대’를 선언했다. 마이크로러닝은 교육이 필요한 순간, 필요한 내용만 선택해 5분 내외로 간결하고 간단하게 학습하는 것을 말한다.
모바일, 밀레니얼, 검색 기반의 컨텐츠 소비라는 메가트렌드는 더 이상 집합교육이나 이러닝 컨텐츠가 주력 컨텐츠가 될 수 없음을 의미하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이런 변화를 더욱 빠르게 해 줄 가능성이 높다. 근무시간이 짧아지고, 산업의 변화가 급격해지는 시점에서 기업이든 직장 내 학습자이든 빠르고 적절하게 학습할 수 있는 컨텐츠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게미피케이션의 확장이다. 학습동기와 학습몰입은 교육에 있어서 영원한 숙제다. 학습동기를 부여하고, 학습에 몰입을 시킨다면 학습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은 자명하다. 그간 기업들은 학습동기 부여를 위해 학점이수제도, 또는 필수교육 이수제도를 활용했다. 주 52시간제 도입은 이 제도의 새로운 운영전략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따라 게미피케이션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게임요소를 통해 학습자들의 자발적인 학습동기와 몰입을 유도하는 연구 및 실행이 확장되어 나갈 것이다. 학습에 재미요소(포인트, 뱃징, 레벨링 등)를 가미해서 자발적으로 학습동기를 부여하고 학습에 보다 참여하고 몰입할 수 있는 제도들이 활성화 될 것이다.
셋째는 오프라인 교육의 슬림화다. 오프라인 교육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적, 공간적, 비용적 제약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주 52시간 제도는 이런 제약적 요인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토론, 실습, 협력학습 등 오프라인 교육이 가진 효과성은 HRD가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따라서 오프라인 교육은 교육효과가 높은 방법(토론, 실습, 협력학습 등)에 집중해 나가면서 슬림해질 것이다. 즉, 꼭 필요한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그간의 강의식·전달식 교육은 이러닝이나 마이크로러닝 등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연유로 플립러닝이나 블렌디드러닝은 오프라인 교육의 주요 방법이 될 것이다.
넷째는 학습자의 선택권 강화다. 주 52시간 제도로 인해 그동안 HRD 부서 중심으로 실행됐던 HRD는 주도권이 HRD 부서에서 구성원 개인에게로 서서히 이동해나갈 것이다. 다시 말해, HRD 부서는 종합적인 아키텍쳐(architecture)를 설계하고, 조직의 구성원은 개인의 성장전략(IDP: Individual Development Plan)에 맞게 학습을 선택해 나가는 방법이다. 실제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발달은 모든 컨텐츠 서비스를 개인 맞춤형으로 바꾸고 있다. HRD 또한 이런 변화의 방향에 따라 대부분 개인 맞춤형 학습을 실행해 나갈 것이다.
다섯째는 실질적인 성과창출과 직결되는 교육의 확장이다. HRD는 학습효과의 극대화와 경영성과 창출 극대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간 학습과 성과의 연계성을 찾는 노력은 지속되었지만, 이를 찾아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주 52시간 제도로 이러한 성과 중심의 니즈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성과와 직결되는 학습을 역으로 HRDer가 제안해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코칭과 액션러닝 등 그동안 실질적 성과가 입증되었던 교육이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때문에 인문학을 비롯한 교양 관련 교육이 축소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여섯째는 학습이력시스템의 실질적 변화다. HRD는 행정상 편의를 위해 과거에는 20시간 내외의 교육이나 학위 등 장기 교육에 대해서만 학습 기록을 관리했다. 하지만 이런 기록만으로는 학습이력을 조직 내에서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기업 SNS를 활성화하기 위해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하려고 하는데, 여기에 활용될 수 있는 학습이력 정보는 광고홍보학 출신, 또는 자격교육과정 이수자들 정도의 정보였으며, 이는 한계가 있었다. 이제 기술의 발전으로 학습이력시스템을 보다 고도화시킬 수 있다. 이런 연유로 기존의 교육이수 중심 학습이력에서 다양한 경험을 포함한 학습이력으로 확장되어 나가고, 장기간에 걸쳐 마이크로러닝을 포함한 학습이력시스템으로 변화해 나갈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일곱째는 교육 담당자의 역할 변화다. 교육담당자는 그동안 기업에서 선생님으로서, 또는 교육 행정가로서의 역할을 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의 변화들은 그간의 역할을 뛰어넘는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마이크로러닝이나 LMS 고도화를 통한 HRD 업무의 기술적 발달은 HRD 담당자가 더 이상 교육개발, 강의, 교육행정가로서의 역할에 안주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HRD 전반의 컨텐츠를 큐레이팅하고, 기업 전체의 학습커뮤니티를 관리하며, 보다 종합적인 역할로 변모해야 할 것이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기업교육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는 개인의 성장과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는 진정한 기업교육 트랜스포메이션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회이기도 하다.
그동안 대한민국 HRD는 한국사회의 고도성장에 많은 역할을 해 왔다. 다만, 최근 그 역할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위기이자 기회인 변화의 변곡점에서 HRD 담당자들이 새롭게 변화를 창출하고 미래를 열어나가길 응원한다.

홍정민 소장
휴넷 에듀테크연구소 소장.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응하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기획 및 제작하며, 에듀테크에 대한 강의 역시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2017년에는 국내 최초로 에듀테크 전문서적,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교육, 에듀테크』를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