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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8-31 18:09:35
  • 수정 2018-09-10 13: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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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리더십(inclusive leadership)은 21세기 현대사회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리더십이다. 민주화된 사회에서 기업의 구성원은 각자가 나름대로 능력을 발휘해 기업의 성과에 이바지하며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살기를 원한다. 그런데 리더가 포용적이지 못하고 성숙하지 못하면, 팔로워들의 목소리를 잘 듣지 못하며 리더십이 발휘될 수 없다. 따라서 포용리더십이 중요하다. 포용리더십이란 리더가 이해관계자들과 상호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서 목표를 공유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나누는 과정이다. 포용리더십 과정에서 리더는 다양한 팔로워들과 때로는 경쟁관계, 때로는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그들의 동의를 끌어내고 자신도 그 결과에 책임을 지게 된다. 이것이 포용리더십의 선순환 과정이다.


포용리더십이란 용어가 한국에 소개된 계기는 2016년 대통령 탄핵을 앞둔 혼란한 시점에 당시 유력한 대통령 후보 가운데 한 명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뉴욕에서 ‘나는 포용리더십이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던 발언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부터이다. 사람들은 반 총장이 장차 대통령이 되어 좌와 우, 갑과 을로 나뉘어 있는 한국사회의 구성원들을 모두 아우르고 포용하여 하나로 묶는 리더가 되려고 한다는 암시를 받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18년 정국에서 한국인들은 다시 ‘포용(inclusion)’이라는 개념에 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저고용, 저성장으로 말미암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대해 대중의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자 문재인 대통령이 새로이 ‘포용적 성장’이라는 목표를 천명하면서 소득 양극화를 해소하고 사회구성원들을 모두 통합하는 정책을 추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포용리더십과 포용적 성장이 과연 성과 있는 변화의 모멘텀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중요한 사실은 많은 사람이 ‘포용’이라는 가치가 혼란하고 암울한 상황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포용리더십 연구의 선구자인 뉴욕시립대학교 에드윈 홀랜더(Edwin P. Hollander) 교수는 포용리더십을 인간관계의 과정으로서 리더가 이해관계자들과 상호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목표를 공유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나누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아울러 그는 포용리더십 과정에서 리더는 팔로워들과 때로는 경쟁관계, 때로는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그들의 동의를 끌어내고 자신도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고 설명하며, 포용리더십의 성패는 리더와 팔로워의 관계가 상호 간 존경, 인정, 반응 그리고 책임이 따르는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포용리더십이 전통적인 리더십과 다른 점은 과거에는 리더 중심의 사고방식에 기초해 리더의 인성과 능력, 그리고 행동 스타일 등에 초점을 두었지만, 포용리더십은 팔로워에 초점을 두는 리더십 이론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실제로 포용리더십의 성공 여부에 대한 평가는 리더가 얼마나 팔로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목표를 달성하는가에 달려있다.


그야말로 포용리더는 일을 시키고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팔로워와 함께 일하는 사람이다. 포용리더는 공동체 내의 모든 이해당사자와 함께 토의하여 이들의 목소리를 통합하고 이들로 하여금 공동체를 위해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이끄는 사람이며, 일의 결과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책임지는 자세를 보임으로써 결국 공동체 내 모든 구성원에게 유익을 주는 조직문화를 창출해낸다.


포용리더십이 화두로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사회구성원의 다양성 증가가 있다. 오늘날 한국사회에는 양성평등의 문제, 외국인 근로자 및 이민자 문제, 경제적 양극화 해소 문제를 둘러싸고 구성원들이 느끼는 차별과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그런데도 이들의 목소리는 조직의 리더들에게 좀처럼 도달하지 않아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이제는 ‘나를 따르라’는 일방통행식 리더십은 먹히지 않고 있다. 21세기 사회가 매우 다양하고 휘발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면, 2013년 6월 중국 베이징에서 타전된 외신에 미국은 물론 세계인들이 충격을 받았다. 미국의 한 의료유통 기업의 CEO인 칩 스탄스 회장이 자기가 설립한 공장의 노동자들로부터 인질로 잡혀 공장 내에 감금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베이징 근교에 위치한 이 공장에서 스탄스 회장은 엿새 동안 감금당한 상태에서 성난 노동자에 의해 곤욕을 치르게 된다. 그는 이 공장의 일부 부서를 임금이 저렴한 인도 뭄바이로 이전하기로 하고, 30명을 해고하는 문제를 마무리 짓기 위해서 며칠 전 중국공장을 방문했다. 그런데 해고자에 대한 퇴직수당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일자리도 없어질지 모른다고 생각한 다른 100여 명의 노동자도 회장에게 몰려와 체납된 임금을 지급해 달라고 요구했고, 그가 확답을 거부하자 급기야 스탄스 회장을 억류하게 된 것이다. 감금상태에서 6일간의 줄다리기 협상을 진행한 끝에 스탄스 회장은 해고자의 대부분을 재고용하기로 하고 나머지 97명의 노동자에게 2개월 치 임금에 해당하는 30만 달러를 지급하고 겨우 풀려났다. 그는 ‘굴욕적이고 황당하다’는 말을 남기고 미국으로 떠났다. 이 사건은 향후 다른 미국 기업들이 중국 투자를 재고하는 데 영향을 미쳤으며, 중국에서 미국인 경영자의 리더십에 대해서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다.


문제의 원인은 회장과 종업원 간 신뢰의 상실, 의사소통의 결여, 합리적 노조활동의 부재였다. 스탄스 회장이 회사 일부 기능의 인도 이전을 독단적으로 결정하여 통보한 점, 실직하게 된 30명의 노동자에게 이해할 만한 수준의 퇴직금을 주지 않은 점, 체납된 임금을 해결해 주지 않은 행동이 납치와 감금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그에게 되돌아온 것이다. 미국이라면 스탄스 회장의 결정은 어쩌면 당연시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국인 노동자의 입장에서 그는 구성원과의 신뢰관계를 무너뜨리고 생존권을 위협하는 폭군으로 비쳤을 것이다. 스탄스 회장의 일방통행식 리더십은 중국에서 뼈아픈 대가를 치르게 되었고, 회사는 유형 및 무형의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되었다.

이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포용리더십은 중대한 실패를 미연에 방지해주는 안전판이 될 수 있다.







김성국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인사조직 교수.


사단법인 국가인재포럼 공동대표로 활동 중이며, 한국인사조직학회, 대한리더십학회, 한독경상학회, 아시아-유럽미래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모멘트 리더십』 및 『인적자원관리 5.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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