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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9-03 12:07:01
  • 수정 2018-09-10 13: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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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동안 기업을 운영하는 최고경영자들이 가장 빈번히 듣고 또 말하는 것이 혁신(innovation)이라는 단어일 것이다. 혁신은 시대정신을 선도하는 특정 활동이므로 최근의 큰 관심이 예외적 현상은 아니며, 120년 전 전기를 발명한 토마스 에디슨 시절에도 여전히 중요한 화두였다. 그런데 그 에디슨이 창업하여 오랫동안 미국 제조업의 아이콘이었던 GE(제너럴일렉트릭)가 급속히 추락하고 있다. 1878년 창업 이래 글로벌 기업과 경영자에게 경영학 교과서와 같았던 GE2000년도에 미국 증시 시가총액 1위에 올랐지만 111년 만인 금년 6월 미국 대형 우량기업의 상징인 다우존스 지수에서 퇴출되었다. 혁신의 상징이었던 GE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이에 대해 설명하려면 우선 혁신에 기여하는 핵심적 요소가 경영자의 직관이나 영감(inspiration)과 같은 재능인지 아니면 치열한 노력(hard work)의 산물인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혁신의 시작은 기회를 간파하는 것인데, 이 과정은 시장 변화나 사회적 트랜드 등에 대한 냉정하고 철저한 분석이 요구되는 고단한 작업이다. 아울러 이러한 기회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 즉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데에는 상상력 발휘, 소위 기능적 직관(functional inspiration)’이 요구된다. 경영학 구루 피터 드러커가 주장했듯이 혁신에는 이처럼 재능과 노력 요소 모두 필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혁신의 본질이 실행(doing) 자체보다는 기업 내·외부에 잠재돼 있는 다양한 변화를 알아채는 것(knowing)에 있다. 이에 비추어 본다면 잭 웰치의 후계자로 지목되어 2001GE의 새 수장 자리에 오른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잘못된 시장전망에 기초해 에너지 부문에 과도하게 투자하고 문어발식 확장에만 매달리다 IT 시대에 대비하지 못함으로써 지금의 위기를 불러온 것으로 볼 수 있다.


21세기에 들어서 글로벌 경제를 주도하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애플의 스티브 잡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자기 집 차고에서 창업한 오너 기업가로서 뛰어난 통찰력으로 기회를 포착했고 놀라운 집중력으로 혁신을 지속시켰다. 그러나 문제는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처럼 창업가가 일구어 놓은 기업에서 순수한 관리형 CEO가 혁신을 주도해야 할 때 경험하는 어려움이다. 회사 입사 후 승진하여 최고경영자 자리까지 오른 임원은 대체로 조직의 장이 되었을 때 혁신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 체계적 학습을 받은 경우는 드물 것이다. 대개는 엔지니어나 영업, 재무를 담당하던 실무자 시절 발휘한 탁월한 문제해결력과 높은 충성심이 CEO 발탁의 배경이 되곤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기업의 관리형 CEO들은 시대적 화두인 혁신활동의 개념과 본질에 대해 학습하고 그동안 시행착오와 갭이 어디에 있었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혁신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혁신의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다. 물론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도 있겠지만, 대개의 경우는 기회를 찾기 위한 부단한 노력과 분석 작업이 요구된다. 여기서 강조되는 것이 발상의 전환이다. 우선, 기대와 결과 사이에 불일치 상황이 발생한다면 바로 그 지점이 혁신의 원천이 될 수 있다. 경영자의 관점과 인식의 변화가 혁신의 기회를 만들기도 한다. 사람들이 아날로그적 매체인 종이책을 사지 않자 제프 베조스는 인터넷이라는 첨단채널을 통해 유통하는 아이디어로 돈을 벌어 오늘날의 아마존을 일구었다. 아울러 인구통계적 요소와 같은 사회적 트랜드의 변화는 혁신의 장기적 포석이 된다. 많은 선진국들이 고령화 현상을 경험하면서 산업인력 부족을 예상할 수 있었지만 일본은 앞서 이를 간파해 로봇산업에 일찍 뛰어들었기에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다.


혁신은 결코 우연히 생겨나지 않는다. 직원들이 동참하고 싶은 가치가 있는 조직에 혁신이 등장한다.









강혜련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이화여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산업조직심리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노사정 일가정양립을 위한 일자리위원회 위원장, 한국인사조직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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