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여기저기서 HR컨설팅이 줄어들고, 기업의 교육훈련에 대한 투자가 감소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취업난으로 준비된 인재들이 많으니 필요하면 바로 채용해서 활용하면 되니까, 굳이 HR에 비용을 들여서 내부적으로 교육훈련이나 인재육성에 신경쓸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근시안적인 생각이다. 지속가능경영을 강조하면서 인력관리는 지속가능하지 않게 간다면 현명한 방향이 아니다.
당장은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특고의 노조결성 등이지만 좀 더 범위를 넓히면 고령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청년층 규모 축소 등 사람관리에 대한 환경변화는 끝이 없다. 좀 더 넓히면 자동화와 로봇,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딥러닝 그리고 글로벌화에 따른 해외투자와 해외이전 등 사람과 관련해서만도 미래 환경변화는 예측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직 내부적으로 인재육성을 게을리하고, 필요인력을 바로바로 수급해서 활용한다는 생각은 기업이 위기상황을 맞았을 때,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쉽게 이야기하면 문을 닫게 되는 것이다. 긴급하게 필요인력이 발생했을 때 바로 충원이 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대체인력이 요구되는데 구하지 못한다면? 물론 직종이나 직급에 따라서 다르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플랜B가 필요하다.
핵심인재 중심으로 내부인재 확보와 육성은 꼭 필요하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조직은 충성심과 함께 역량을 보유한 인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주요 기업들이 미국처럼 CEO 시장에서 스카웃 개념으로 충원하는 것은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우리에게 맞지 않는 옷일 수도 있다. R&D 인력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핵심정보나 기술을 돈으로만 관리할 수는 없다. 돈은 흘러가기 마련이고, 주인도 바뀌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어떤 인력을 보유해야 하고, 육성해야 할 것인가? 기업마다 다를 것이다. 공통역량을 갖춘 인력을 확보·유지·개발함과 함께, 기업특유의 역량을 갖춘 인력을 확보·유지·개발해야 한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공통역량도 직급별로 차이를 보이지만, 역량의 유지를 위해서는 기업에서는 다양한 역량유지와 개발을 위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기존의 집합교육방식과 함께 시간과 장소를 구애받지 않는 훈련·교육·개발 방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공통역량의 경우라면 굳이 사내에 교육훈련기관을 유지할 필요없이 외부 아웃소싱도 비용절감, 활용도 제고 측면에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기업특유의 역량도 유지·개발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구조조정 중이다. 조선과 자동차 등 대표적인 업종의 전문인력이 홀대받고 있다. 해외로 나가서 일자리를 찾고 있다. 그러나 전문인력이 사라지면 다시 육성해서 활용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 기업특유의 역량을 유지·개발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대응과 준비가 필요하다. 기업의 핵심역량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청년층의 감소와 고령화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 외국인력의 활용과 여성경제활동참가율 제고와 함께 건강한 장년층의 정년 이후 활용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임금체계의 개편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고령인력 활용에 대해서는 일본으로부터 배울 필요가 있다. 일본의 경우 조금씩 천천히 그리나 확실하게 바꾸어가고 있다.
대학과 같은 고등교육기관과 협력을 통해 계약학과를 운영해서 맞춤식 인재육성 방식도 적극 검토할 만하다. 개별 기업차원에서 어렵다면 업종별로 지역별로 맞춤식 인재육성을 추진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학도 유연한 교육시스템을 운영해야 기업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을 둘러싼 환경은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급격하게 변화할 것이다. 자동화나 로봇 등을 이용하여 필요한 인력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사업영역의 개척이나 신상품개발 등 창의적인 인재에 대한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기업 내에서 인재를 육성하지 않고는 이러한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영면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이자 한국인사조직학회 회장.
롯데건설 사외이사, 잡월드 비상임이사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한국경영학회 학회장 및 한국윤리경영학회 학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학계에서 다각도로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윤리적으로 경영하라』를 비롯해 10여 권의 저서와 역서를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