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격한 경영환경 악화로 인해 긴축경영 또는 비상경영 체제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HRDer는 경영 목표 달성에 기여하면서도 비용 효율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고민해야 하지만 현실은 결고 쉽지 않은 듯하다. “내 월급만 빼고 모조리 올랐다.”라는, 어느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직원의 비명 같은 푸념은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얼마 전 발표된 2023년 정부 결산내용은 경제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국가채무는 GDP의 50%를 넘어섰고, 기업들은 긴축경영 또는 비상경영 체제를 도입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의 직장’이라 불려왔던 공공부문 역시 마찬가지다.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한 공공기관들은 임금 동결, 임금 반납, 휴직과 희망퇴직까지도 권장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로 인한 직원들의 불안감은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다.
긴축경영의 물결은 교육훈련 분야에도 거친 파고를 일으킨다. 예산 감축의 칼날은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으며, ‘교육을 투자로 볼 것인가, 비용으로 볼 것인가’라는 논쟁을 더욱 뜨거워지게 만든다. HRDer로서 필자 역시 경영성과 유지와 직원 역량개발 사이에서 끊임없는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상태다.
긴축경영 시대에서 HRDer들은 효율성과 투자라는 딜레마 속에서 지혜로운 전략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 관련해서 필자가 생각했던 긴축경영 시대에 맞춰진 HRD 전략의 핵심 구성요소는 대략적으로 공유하면 다음과 같다.
▲ 요즘처럼 길고 어두운 불황의 터널 속에서는 목표와 우선순위가 확실한 HRD 전략 수립이 필수적이다.첫째,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인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고민했다. 긴축경영 시대의 HRD는 제한된 예산 내에서 최대한 많은 직원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효과는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재검토되어야 한다. 이로 인해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에선 유학생 선발을 잠정 중단해야만 했으며, 일반·공통역량 트랙의 교육을 일부 조정했고, 현장 업무와의 직접적 연관성이 높은 직무교육을 중심으로 교육훈련 체계 전반을 재구성했다.
둘째, 급변하는 경영·기술 환경에 발맞춰 구성원들이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스킬 기반 교육 프로그램을 입체적으로 설계했다. 신사업 부문의 전략 방향과 직무에 대한 면밀한 수요분석을 거쳐 직무전환과 같이 유연한 인력운영이 가능하도록 Re-skilling, Cross-skilling, Up-Skilling 등 3개의 병렬트랙을 주요 골자로 하는 ‘디지털 융합 인재 양성계획’을 수립했는데 현재는 교육이 한창 진행 중이다.
셋째, 긴축경영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 역량을 강화했다. 변화관리, 갈등관리, 동기부여, 성과관리 등에서의 리더십 역량은 위기 극복의 핵심 경쟁력이 된다. 이에 우리는 전사 비전과 전략 방향을 구성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파하여 조직을 긍정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보직자를 대상으로 관리자 리더십 역량 재진단 절차를 마련했고, 역량개발센터(DC)를 강화하는 등의 관리자 리더십 역량 향상 프로그램을 계획했다.
한편, 필자의 회사는 조직문화 관련 업무를 인사부서에서 수행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현재 회사가 처해 있는 상황과 긴축 관련 여러 조치의 근거에 대해 구성원들과의 투명한 의사소통을 유지하려고 힘쓰고 있다. 이런 활동 역시 기업에 따라서는 HRDer가 직접 고민하고 추진해야 할 사항일 것이다.
요즘과 같이 길고 어두운 불황의 터널 속에서는 작은 빛도 소중하듯이, 작지만 즉시 성과를 낼 수 있는 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때 HRD 활동의 목표와 우선순위를 명확히 재설정한다면 인적자원개발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조직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한 기반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 변종환 한국국토정보공사 인사처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