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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규 채널코퍼레이션 HR Lead] 오케스트레이터 리더십 구현의 조건 - AI 시대의 리더에게 더욱 중요해진 리더십 형태는 무엇인가? - HR에 진심인 세 명의 리더십 조사와 토론 - 『월간HRD』 2026년 8월호
  • 기사등록 2026-07-28 22:4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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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리더는 타고나는가, 만들어지는가.”

이 질문을 놓고 주말 아침 판교에 모이는 HR에 진심인 세 명이 있다. 이들은 한 인물의 리더십을 조사하고 토론하는 데 그의 성공보다는 고민과 실패, 그리고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주목한다. 위대한 리더는 살아가며 마주하는 수많은 갈등과 한계를 극복하며 자신만의 리더십을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Leadership Recipe는 서로 다른 현장에서 사람과 조직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세 사람이 매월 한 명의 리더를 통해 오늘날의 조직과 리더에 필요한 통찰을 함께 찾아가는 코너다. 특히, 세 사람은 리더를 신화처럼 바라보기보다 한 명의 인간으로 이해하는 가운데 그의 선택과 성장의 과정에서 우리 조직과 리더십에 적용할 수 있는 ‘레시피’를 함께 찾고자 한다.


인류 역사상 리더십을 가장 필요로 했던 상황은 전쟁 상황이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는 없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리더십은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는 나침반과 같다.

군대에서 ‘리더십’이라고 하면 맥아더 장군으로 익숙한 강렬한 카리스마가 떠오르는 게 일반적이지만, 제2차 세계대전에서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승리로 이끈 아이젠하워의 리더십은 달랐다. 강한 카리스마가 아닌 소통과 화합을 중심으로 하는 ‘오케스트레이터 리더십’의 정수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에서는 한국전쟁을 종전으로 이끈 미국 대통령이기도 한 아이젠하워는 장군에서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꽃길만 걸은 것 같아 보이지만, 그는 오랜 시간 소통과 화합을 중시하고 실천한 끝에 영광스러운 순간을 맞은 대기만성형 리더다.



리더십은 군대와 전쟁의 역사와 매우 깊은 연관이 있다. 군대는 수많은 사람을 ‘생존과 승리’라는 목표를 위해 움직이게 해야 했던 집단이기 때문에 군 지휘관의 리더십이 중요했다. 19세기 군사사상가 클라우제비츠는 저서 『전쟁론』에서 불확실성 가득한 전쟁터를 ‘안개의 전장’으로 비유하며, 리더가 발휘해야 할 통찰력과 결단력을 강조한 바 있고, 이런 지혜는 현대 위기관리 리더십의 기초가 됐다. 이후 제1·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리더십은 학문과 과학적 연구대상이 되었고, 산업화 시기를 거치며 리더십은 비즈니스와 사회 전반에 적용됐다.


제2차 세계대전에는 리더십을 연구할 만한 장군들이 정말 많다. 초기 리더십 연구가 ‘위대한 장군들은 어떤 공통된 성격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가?’를 분석하는 것에서 출발했을 정도다. 그 중 대표적인 인물이 맥아더와 아이젠하워다. 맥아더 장군은 새까만 선글라스와 강렬한 인상답게, 신념과 카리스마로 전장을 이끄는 리더십으로 알려져 있고, 이와는 반대로 아이젠하워는 소통과 화합을 우선하는 지휘관이었다.


아이젠하워는 힘든 유년기를 보냈고, 미국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를 졸업했지만, 임관 후 진급도 매우 느렸고, 16년간 소령 계급에 머물러 있었다. 아이젠하워는 맥아더의 부관으로 필리핀에서 함께 근무했던 이력이 있는데, 그동안 그는 강한 에고를 가진 인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배웠다. 이어서 2차 세계대전 발발 후 아이젠하워는 그동안 쌓아온 탁월한 기획력과 소통력을 높게 인정받아 유럽 연합군 최고사령관으로 임명됐다.



“리더십이란 다른 사람이 내가 원치 않는 일을 스스로 하고 싶게 만드는 예술이다.”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Dwight D. Eisenhower)-



당시 연합군 내부에는 영국의 몽고메리 장군, 미국의 패튼 장군처럼 천재적이고 명성도 자자하지만 자존심이 강한 장군들이 많았고, 여기에 더해 영국의 처칠 총리와 프랑스의 드골 장군은 각국의 정치적 이익을 내세우고 있었다. 즉, 조금만 삐끗해도 연합군 전선이 분열될 정도로 갈등이 극에 달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아이젠하워 장군은 4가지 핵심역량으로 압축할 수 있는 ‘오케스트레이터 리더십’을 선보였다.


첫째, 마이크로매니징이 아닌 위임을 실천하는 리더십이다. 지휘자는 연주자에게 세세하게 간섭하지 않는다. 연주자의 전문성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즉, 오케스트레이터 리더십은 팀원들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복잡한 실무는 과감하게 그들에게 위임하며, 전체적인 균형과 방향성만 점검한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참여 병력만 수백만 명, 동원된 함선만 수천 척에 달하는 인류 역사상 가장 복잡한 작전이었다. 이 작전을 지휘해야 했던 아이젠하워는 그의 생각을 강하게 관철하기보다는 각 장군의 강점을 철저히 파악해 역할을 배분했다. 패튼의 무모함은 기동 타격에 활용했고, 몽고메리의 신중함은 방어선 구축에 썼다. 이렇게 그는 큰 틀의 방향성만 조율했을 뿐, 전술적 디테일은 현장 지휘관들의 판단에 맡겼다. 구성원들이 스스로 전략을 짤 수 있도록 판을 완벽히 열어준 것이다.


둘째,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십이다. 연주자들이 제각각 훌륭한 연주를 하더라도 같은 악보를 보지 않으면 불협화음이 난다. 따라서 리더는 조직이 나아가야 할 명확한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여, 구성원들이 서로 다른 업무를 하면서도 하나의 지향점을 바라보게 만들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아이젠하워는 본인이 가진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는 대신 연합군의 결속을 통한 승리라는 명확한 비전을 강조하는 조정자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연합군들을 지휘하는 과정에서 결속에 저해되는 요소는 사전에 과감하게 제거하며, 오직 승리라는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로의 이해관계를 섬세하게 조율했다.


셋째, 부서 간 장벽을 허무는 조율과 연결을 보여주는 리더십이다. 현대 조직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는 집단 이기주의다. 유관해서 오케스트레이터 리더십은 세일즈, 마케팅, 개발, 디자인 등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전문가들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고, 갈등을 조정하여 협업이 물 흐르듯 흐르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육군, 해군, 공군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의 정보기관까지 서로가 완벽하게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 복잡한 작전이었다. 그러나 군대 조직 특성상 각 군 간의 이기주의와 사일로 효과가 심각했는데, 아이젠하워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최고사령부를 완전한 통합 네트워크 구조로 재편했으며, 조그만 의견 차이로 인해 갈등이 점화되지 않도록 섬세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를 통해 그는 육·해·공군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들어가는 대규모 오케스트레이션을 완성했다.


넷째, 경청하는 리더십이다. 지휘자에게 가장 중요한 감각은 입이 아니라 ‘귀’다. 지휘자는 어떤 악기의 소리가 너무 튀는지, 어떤 파트가 뒤처지는지 끊임없이 듣고 관찰해야 한다. 오케스트레이터 리더십은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조직의 병목 현상을 찾아 해결하는 데 집중한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직전, 영국해협은 수십 년 만의 최악의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었다. 그야말로 기상 조건이 맞지 않으면 수십만 명의 장병이 바다에 수장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그래서 참모들과 장성들 사이에서도 “작전을 강행하자.”와 “작전을 미루자.”라는 의견이 팽팽히 대립하여 거대한 혼란이 일어났다. 이때 아이젠하워는 본인의 직관만으로 결정을 내리지 않고 기상책임자의 과학적 분석에 기반한 보고에 귀를 기울였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최선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고, 결국 최고의 승리를 이끌 수 있었다.


아이젠하워는 전장에서 직접 총을 쏘거나 기발한 전술을 내놓지는 않았다. 그는 처음부터 훌륭한 리더였던 인물도 아니다. 그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성장한 리더다. 이 상호작용에 능했던 덕에 그는 스타 플레이어들의 갈등을 조율하고, 부서 간 장벽을 허물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최종 책임은 자신이 지는 완벽한 오케스트레이터 리더십을 구현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복잡했던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 아이젠하워의 삶을 통해서는 사람들을 연결하고 방향을 잡아주는 인간적 리더십의 정수를 배울 수 있다. (자료 출처: EBS 「클래스e」)



그런가 하면 아이젠하워는 대기만성형 인물로 유명하다. 이는 요즘같이 빠른 변화, 빠른 성장이 중시되는 세상에서 아이젠하워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인데, 그가 살았던 20세기 중반의 냉전기와 2026년 현재의 AI 혁명기는 매우 닮아있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시장의 예측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갈등은 극에 달해 있다. 그런 만큼 인내가 누적된 인품, 조율의 리더십, 사람에 대한 진심을 바탕으로 마침내 성공을 거머쥔 아이젠하워의 서사는 지금의 리더들이 깊이 살펴봐야 한다.


리더십 전문가 사이먼 시넥(Simon Sinek)은 글로벌 HR 컨퍼런스인 「SHRM 26」의 메인 세션 스피치에서 AI 기술의 도입 속에서 리더는 구성원들이 느끼는 당연한 불안을 인정해야 하며, 공감과 소통을 통해 조직이라는 공동체를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라는 강력한 무기가 도처에 널려있는 지금, 조직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다루는 사람들을 연결하고 방향을 잡아주는 인간적 리더십이라는 의미다. 즉, AI 시대에서 리더는 사람의 본질에 다시 집중해야 한다.







이승규 리드

조직과 구성원의 연결과 성장을 돕는 사람경영코치로 활동 중이며, 현재 채널코퍼레이션 HR팀을 이끌고 있다. 육군사관학교 졸업 후 5년간 군 복무를 마친 뒤 대위로 전역했고, 이후에는 마이다스아이티 인사총괄 리더와 마이다스인의 B2B마케팅/뉴세일즈 리더를 역임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AC), ISO 30414(인적자본) 컨설턴트 자격을 보유하고 있고, 공저로 『다시 조직문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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