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방식으로는 신입사원 교육을 운영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최근 만난 여러 기업의 HRD 담당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온 얘기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신입사원 교육은 비교적 정형화된 틀이 있었다. 상·하반기 공채로 일정 규모의 인원을 뽑고, 집합교육을 통해 기업문화와 직무, 조직 적응을 순차적으로 학습시키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온보딩(Onboarding)의 풍경이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온라인 교육이 늘어난 정도의 변화가 아니다. 기업의 채용 방식과 업무 환경, 그리고 신입사원이 성장하는 방식 자체가 함께 바뀌고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채용 방식의 유연화다. 원티드랩이 최근 발표한 '2026 채용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7곳 이상(74.5%)이 내년 채용 규모를 유지하거나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지만, 정작 신입 채용에 집중하겠다는 응답은 12.4%에 그쳤다. 반면 수시·상시 채용이 일반화되고 있다는 응답은 41.8%에 달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공개채용이 줄고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뽑는 방식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환경에서는 일정 인원이 모일 때까지 교육을 미루거나, 매번 동일한 집합교육을 반복 운영하는 기존 방식의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어떤 달에는 한 명, 다음 달에는 다섯 명이 입사하고, 부서별로 필요한 시점마다 인재가 채용되는 상황에서 HRD 담당자는 교육의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운영의 효율성까지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여기에 신입사원의 조기 이탈 문제도 여전히 무겁다. HR테크기업 인크루트가 인사담당자 446명을 대상으로 25년 5월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 10곳 중 6곳(60.9%)이 신입사원의 평균 근속 기간을 1~3년으로 꼽아 조기 퇴사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 퇴사 이유로는 직무 적합성 불일치(58.9%)가 가장 많이 꼽혔고, 낮은 연봉(42.5%), 맞지 않는 사내 문화(26.6%), 상사 및 동료와의 인간관계(23.4%)가 뒤를 이었다. 그럼에도 조기 퇴사를 막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은 34.5%에 그쳤다. 해외에서는 체계적인 온보딩 프로세스를 갖춘 조직이 신규 입사자 유지율을 82%까지, 생산성을 70% 이상 끌어올렸다는 브랜든홀그룹(Brandon Hall Group)의 연구 결과도 자주 인용된다. 채용 방식이 유연해질수록, 온보딩의 완성도가 조직의 성과와 직결되는 셈이다.
두 번째 변화는 AI가 신입사원의 업무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오늘날 신입사원들은 업무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AI에게 질문한다. 자료를 요약하고 보고서 초안을 잡고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AI는 이미 중요한 업무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채용 시장에서도 이런 흐름이 확인된다. 한 조사에서는 기업의 69.2%가 "채용 시 AI 활용 역량을 고려한다"고 답했고, 채용 과정 자체에 AI를 활용하는 기업 비율도 30.6%로 늘었다. 직무 전문 역량(64.7%)에 이어 AI·데이터 활용 역량이 인재 평가의 주요 기준으로 언급된 조사 결과도 있다.
다만 AI가 정보를 제공한다고 해서 곧바로 좋은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같은 질문을 던져도 누군가는 뛰어난 결과물을 얻고, 누군가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얻는다. 그 차이는 AI를 다루는 기술 이전에, 개인의 사고방식과 일하는 방식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여러 HRD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결국 AI 시대의 온보딩 교육은 AI 활용법 자체를 가르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신입사원 각자가 자신의 강점을 이해하고 이를 AI와 연결해 쓰는 방법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신입사원 채용 시 주목받는 것이 행동유형 진단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온보딩이다. 행동유형진단의 대표적 도구로 활용되어 온 DISC는 오랫동안 조직 내 소통과 협업을 돕는 행동유형 진단 도구로 쓰여왔는데, 최근에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개인의 강점과 업무 스타일을 파악해 온보딩 설계 자체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이러한 시도와 채용 트렌드에 맞춰 교육훈련 전문기업 네오아이즈가 개발한 'k-DISC'는 개인 리포트뿐 아니라 팀·조직
단위
리포트까지
제공하는
웹
기반
진단
시스템을
통해, 채용부터 배치, 교육, 리더십까지 이어지는 HR 전 영역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기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활용성이 높다. 특히나 네오아이즈의 '소통, 신입사원 온보딩 프로그램'은 개인 성향에 맞는 소통 방식과 협업 전략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 신입사원의 조직 적응과 관계 형성을 돕는 실전형 교육으로 구성돼 있다. 추진력이 강한 유형은 실행력을 살리는 방향으로, 분석적 성향이 강한 유형은 데이터 검증과 품질 관리 쪽으로, 소통이 강점인 유형은 협업과 고객 커뮤니케이션 쪽으로 각자의 강점을 살려 업무에 접근하도록 돕는 식이다. 같은 온보딩 프로그램이라도 참여자의 행동유형에 따라 학습의 초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이런 접근의 핵심이다.
앞서 인크루트 조사에서 조기 퇴사 이유 네 번째로 꼽힌 '상사 및 동료와의 인간관계(23.4%)'는, 따지고 보면 서로 다른 행동유형을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추진력이 강한 상사와 신중함이 강점인 신입사원이 같은 지시를 두고도 서로 다르게 받아들이거나, 관계지향적인 동료와 과업 중심적인 신입사원이 협업 방식에서 엇갈리는 식이다. k-DISC와 같은 행동유형 진단을 온보딩 초기에 활용하면, 신입사원과 기존 구성원이 서로의 소통 방식과 업무 스타일 차이를 미리 이해하고 조율할 수 있어 이런 유형의 마찰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이 같은 시도는 신입사원 온보딩의 목적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온보딩은 단순히 조직 문화와 규정을 전달하는 절차가 아니라, 신입사원이 자신의 역할과 강점을 이해하고 그것을 성과로 연결해 가는 출발점을 설계하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채용이 수시화되고 AI가 업무 전반에 스며든 지금, 온보딩 교육 역시 집합교육 중심에서 개인화된 학습으로, 직무교육 중심에서 역량 중심의 성장 설계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HRD 현장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
AI는 누구에게나 같은 정보를 준다. 그러나 그 정보를 성과로 바꾸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 차이를 이해하고 성장의 자산으로 연결하는 일은 여전히 HRD의 몫으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