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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9-30 22:42:35
  • 수정 2026-09-30 22: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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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develop others, we need to develop ourselves first."


2024 ATD Summit에서 마주친 이 문장을 나는 여전히 좋아한다.
다른 지면에서도 한 번 꺼낸 적이 있는 말인데,
다른 사람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자신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현업에 있다 보면 아이러니한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구성원의 배움을 설계하고 운영하면서도,

정작 가장 배우지 못하는 사람이 HRD 담당자 자신이라는 생각이 들 때다.




▲ (사진 출처: AI 생성 이미지)


[회사 밖의 부캐, 교육생]

주변을 보면 회사 밖에서 배움의 기회를 찾는 HRD 담당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우리는 왜 회사 밖에서 또 다른 배움을 찾는 걸까?

사내에서 배울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교육을 만드는 사람의 학습은 눈앞의 운영 일정과 업무에 밀리기 쉽고,
HRD
나 조직문화를 전담하는 조직이 따로 있지 않은 이상,
같은 고민을 나눌 동료도 많지 않다.


그러다 보면 지금 붙잡고 있는 문제가 우리 회사만의 문제인지,
다른 HRD 담당자들도 비슷하게 겪는 문제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배움에 대한 갈증은 자연스럽게 커지고, 눈은 회사 밖으로 향하게 된다.


외부 커뮤니티에 참여하며 가장 크게 느끼는 건,
다른 회사의 HRD 담당자들과 마주 앉는 순간 내 고민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는 것이다.
비슷한 벽에 부딪힌 사람도 있고, 이미 그 벽을 넘어 본 사람도 있다.
때로는 내가 당연하게 여기던 방식에 전혀 다른 질문을 던지는 사람도 만난다.
그렇게 서로의 경험과 고민을 나누다 보면 새로운 관점이 생기고,
내가 서 있는 자리를 한 발 떨어져 돌아보게 된다.

나 역시 같은 이유로 회사 밖 배움의 자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12일 토요일, (사)한국HRD협회가 주최하는
'HRDer's CoP
시즌3'의 첫 번째 동행에 참여했다. 9월부터 11월까지 세 차례 이어지는 여정의 첫날이었다.



▲ (사진 출처: 한국HRD협회)


[HRD 담당자에게도 배움이 필요하다]

첫 동행의 주제는 생성형 AI였다.
포텐스닷 하진규 대표가 준비한 자료를 따라 유해 문자를 판별하는 프롬프트를 작성했고,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엑셀 VBA 코드를 실행해 봤다. 그리고 Google Apps Script로 간단한 대시보드도 만들었다.

평소 나는 교실 뒤편에서 학습자의 반응을 살피거나,
앞에 서서 강의를 직접 이끄는 사람이다.
학습자가 어느 대목에서 흥미를 느끼는지, 내용을 잘 따라오고 있는지,

언제 집중력이 떨어지는지를 끊임없이 관찰한다.
늘 누군가를 가르치고 지식을 전달하는 자리에 있다가,
오랜만에 학습자의 자리에 앉아 무언가를 배우는 경험은 꽤 흥미로웠다.


게다가 올해는 AI의 변화 속도가 유독 빠르게 느껴졌다.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쏟아질 때마다 '내가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조급함도 생겼다.
다른 사람의 학습과 성장을 이야기하는 HRD 담당자가 정작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

하지만 이번 학습을 통해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모든 걸 빨리 익히는 것보다, 하나를 배우더라도
'
이걸 내 업무에 어떻게 적용할까'를 붙잡고 시행착오를 거쳐 내 것으로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어진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이진구 교수의 강의에서도 기억에 남는 말이 있었다.
"HRD 담당자의 직접적인 고객은 직원이지만, 궁극적인 고객은 회사의 경영전략과 성장이다."

HRD 담당자는 경영전략의 관점에서 교육 니즈를 읽어 내고,
임직원이 어떤 지식과 기술, 태도를 어떤 방식으로 갖추게 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AI
교육도 다르지 않다. 사용법을 알려 주는 데서 교육이 끝난다면 조직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구성원이 자기 업무에서 문제를 찾아 직접 AI로 풀어 보고, 그 시행착오를 동료와 나눌 때 변화가 시작된다.

그리고 이 경험은 내가 참여하고 있는 또 다른 학습 모임을 떠올리게 했다.




▲ (사진 출처: 판교핑 이미지를 재구성한 AI 생성 이미지)


[배우는 사람에서, 다시 가르치는 사람으로]

나에게는 CoP 외에도 매달 참여하는 HR 담당자 모임이 있다.
이 모임에는 작은 규칙이 하나 있는데, 매달 두 명이 돌아가며 발표를 맡는 것이다.
각자 회사에서 진행한 사례를 소개하기도 하고,
요즘 안고 있는 고민이나 읽은 책, 공부하고 있는 주제를 정리해 나누기도 한다.

이 방식이 흥미로운 이유는 누구나 한 번은 '가르치는 사람'이 된다는 데 있다.

발표를 준비하다 보면 잘 안다고 생각했던 것이 오히려 모호하게 다가올 때가 있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남에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무엇부터 이야기할지,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내 경험을 다른 사람은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보면 흩어져 있던 생각이 하나씩 정리된다.

남에게 설명하려고 공부하는 과정에서 내 지식도 단단해진다.



그래서 외부 학습조직에서 배운다는 건 새로운 정보를 얻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어떤 날은 학습자가 되어 다른 사람의 경험을 배우고,
어떤 날은 내 경험을 꺼내 다른 사람에게 설명한다.
질문하고 답하고, 실패한 경험까지 털어놓는 사이에 서로에게서 배운다.


결국 다른 사람을 성장시키려면 나부터 계속 성장해야 한다.

그리고 나를 성장시키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역설적이게도 내가 배운 것을 다시 누군가에게 가르쳐 보는 것이다.


외부 학습조직은 배우는 자리와 가르치는 자리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10월, 두 번째 동행에서는 또 어떤 질문을 안고 돌아오게 될지 벌써 궁금하다.
다른 사람의 성장을 고민하는 HRD 담당자라면, 한 번쯤 회사 밖 배움의 자리에 나가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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