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형 리더십을 찾아서
삼성, 농심 등의 CEO를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융합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손욱 고문. 강의 외에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근황을 물어보았다.
“요즘에는 3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학생들에게 기술경영, 과학적으로 일하는 방법, 특히 기술부분에 있는 사람들이 과학적으로 일하는 방법인 MOT를 가르치고 있어요. 두 번째는 한국형 리더십을 찾기 위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2만불에 도달했는데, 한 사람도 행복한 사람이 없고, 행복다고 느끼는 사람의 수는 더 줄었어요. 사회가 더 혼란스러워지고. 결국 이건 정신문화의 문제죠. 기업도 정신문화, 조직문화가 중요하잖아요. 우리나라는 근 20년 간 가장 빠르게 성장한 나라입니다. 60,70년대 ‘잘 살아보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소득 천 불이면 잘 될 거라고 했어요. 그런데 삶은 풍요로워졌는데, 정신적으로 OECD 국가 중 자살률 제일 높고, 부정부패 많은 불행한 나라가 된 거예요. 그래서 사회적으로 큰 정신문화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정신문화를 만드는 것은 리더십이죠. 리더들이 올바른 생각과 리더십을 발휘해야 정신문화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세상이 이루어진다는 거죠. 우리나라가 이렇게 된 것은 결국 리더십이 제대로 육성되지 못해서 그런거예요. 왜냐하면 모든 대한민국의 HRD를 하시는 분들이 서구의 이론을 중심으로 가져와서 그걸 전파하고 교육하고 사람들을 육성하는데 힘을 썼어요. 그런데 서양인과 한국인은 다르죠. DNA가 다르단 말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5000년 역사 속에서 이어온 수많은 성공과 좌절, 성취가 있었는데, 거기서 보여준 한국형 리더십을 찾아내야 뭔가 나올겁니다. 그래서 지금 하는 일을 정리해보면 한국형 리더십. 한국인의 DNA에 맞는 한국 사람들을 5000년 동안 이어오게 하고, 짧은 시간에 제일 가난한 나라에서 2만 불의 강한 경제국가로 만든 그 리더십은 무엇인가. 공자님도 동방예의지국이라고 칭찬하고 부러워하며 가서 살고 싶은 나라라고 했던 그 나라의 리더십은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면 수많은 기적같은 리더십이 있는데, 그것은 한국민의 정신문화에 맞기 때문에 힘을 발휘해서 위기를 돌파하고 여기까지 온 거란 말이죠. 그걸 배워야죠. 그래서 2007년부터 지금까지 한국형리더십연구회에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행복론 125운동
손욱 고문은 우리 농촌의 어른들의 모습을 피력했다. 할머니들은 고생하면서 밭일하고 아이 낳고 기르며 살았고, 할아버지들은 건강할 때는 다른데서 지내다가 나이 들고 늙고 병드니 다시 할머니에게 와서 사는 모습들. 그게 가난했던 농촌의 모습이라고 말하며, 그런 환경에서도 꽃이 피었다고 1960년, 70년대를 회상하였다. 그리고는 지금의 풍요롭지만 이기주의, 지역주의가 팽배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면 말을 이어갔다.
“MASLOW의 인간욕구 5단계를 보면 맨 위에 자아실현, 꿈의 실현, 그 밑이 존경의 욕구가 있어요. GDP가 만 불이 되면 모두가 존경받고 싶어하고 꿈을 이루고 싶어하죠. 그러니까 우리집 마당은 깨끗해야 하고, 쓰레기는 다른 동네에 버리고, 쓰레기 소각장은 우리 동네는 안된다는 이기주의가 발생하는 겁니다. 그 전에 가난하고 힘들 때는 그런 의식이 없어요. 쓰레기장 지으면 지어야 되나보다 하는 요. 쓰레삶이 풍요로워지면서 내 존경, 내 꿈을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이기주의가 생겼죠. 그런데 이 시기에 정신문화가 올바로 세워지지 못하면 쉽게 선진국으로 못 올라갑니다. 선진국 이약의 기로에 서이 없어우리나라는 새로운 정신문화가 필요해요. 그것이 바로 새로운 마음가 필 새로새마음 필 라고 할 수이 죠. 그래서 지금 하는 또 다른 일이 행복론 125라는 운동입니다. 행복나눔운동이예요. 지식창조사회에 걸맞는 새로운 문화가 필요하다는 거죠. 그리고 제 명함을 보면 통사라고 적혀있어요. 통사는 조선시대식이 었던 건데, 민간의 단체나 모임에서 일을 하다보면 갈등이 생기잖아요. 그걸 조정해주는 사람이예요. 연구회도 가고 모임도 가지만 회장이나 임원이 아니라 통사로써 정신적인 역할만 하고 있습니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서도 대한민국 성장을 바라는 마음은 여전히 왕성한 활동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한국의 잭웰치라 불리다
경영 일선에서 물어나서도 여전히 그는 한국의 ‘잭웰치’라고 기억되고 불리고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 인재를 소중히 여겨 그들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교육하는 것을 실천하는 CEO가 드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한국의 잭웰치 라고 불리는 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손 고문의 생각을 물어보았다. “조직의 경영자들이 많죠. 성공한 사람들도 많은데, 잭웰치 라는 사람은 식스시그마를 만들고, WORKOUT을 도입해서 토론문화를 만들었어요. 교육을 엄청나게 해서 인재를 만들고 그 사람들이 일을 하게 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죠. 한국의 대부분의 경영진들은 성과위주로만 사람을 평가하고 닦달하는 경우가 많아요. 교육을 잘 시켜서 50년, 100년 뒤 한국을 준비하자 이런 걸 안한다고요. 그러니까 웰치는 그런 걸 한 사람이죠. 그런 사람이 한국에 많지 않기 때문에 제가 회사에 가서도 매출 이야기보다는 식스시그마 하자, 교육하자, 시스템과 조직문화를 통해 인재양성을 하면 저절로 조직의 성과를 만들어진다. 이런 말을 하면서 인재들의 잠재역량을 키우는 방법 그런 것만 생각했죠. 그러던 중 하필 그 시기에 도입이 된 게 GE의 식스시그마, 워크아웃방식. 그래서 아마 웰치를 좋아하나보다, 웰치식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겸손한 반응이었다. 그래서 손 고문이 기업에 있을 때 이루어냈던 성과를 물었다. “삼성 SDI에서 식스시그마를 도입한 다음에 1차적인 성공을 해서 이걸 대한민국을 위해서 더 확장시켜야겠다. 그래서 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을 만났죠. 그때 삼성기술원과 SDI를 거쳐 얻은 기술을 한국경제신문에 2면을 전면으로 식스시그마 운동을 내보냈어요. 전 세계에서 식스시그마가 가장 빠르게 도입되고 확산된 하나가 우리나라예요.” 현재 대부분의 기술, 제조업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식스시그마가 널리 퍼지게 한 장본인이 바로 손욱 고문이었다.
그 외에 삼성전기에서 5년 사이에 10배 성장을 하라는 미션을 받아 25개의 신규 사업을 이끌었던 이야기, 삼성종합기술원의 연구원들에게 제대로 일하는 방법인 연구혁신방법론을 가르쳐 연구의 체계를 만든 이야기 등 수많은 성과를 말해주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이 알고 성공한 지식을 혼자 아는데 그치지 않고, 신문의 지면이나 책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알리고 전달해야 대한민국이 성장한다고 믿고 있었다.
지식 나눔을 실천하다
손욱 고문하면 몇 권의 유명한 경영서적이 떠오른다. ‘변화의 중심에 서라’, ‘12지 경영’ 등. 인문학, 철학, 역사에 조예가 깊은 손 고문의 ‘12지 경영’의 탄생 비화 배경이 궁금하다.
“정년을 1년 남겨두고 삼성인력개발원 원장을 했어요. 그러면서 사람을 키운다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문제를 공부했죠. 어떤 사람을 키워야 되는지를 고민하면서 리더십교육에 대한 생각을 했어요. 한국형 인재를 생각하면서 우리 조상들이 가르쳐준 지혜를 보게 되었고, 그러다 12지 경영이 나왔죠. 예전 단군시대에도 문헌을 보면 ‘소나 말을 봐라. 저 놈들은 풀을 뜯어먹으며 서로 싸우지 않는다. 너희들도 소나 말처럼 싸우지마라.’ 이렇게 가르쳤다고요. 그게 제일 좋은 방법이었겠죠. 그래서 선각자들이 만든 게 12가지 동물에게 배우라는 거였죠. 그 12가지 동물을 합치면 인간의 리더십, 개발 등이 다 들어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어떤 인재가 필요하냐 라고 물으면 12가지 동물의 특성을 다 갖춘 사람이라고 답해요.”
인재를 소중히 해라, 사람이 재산이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현재 위기경영이라는 말을 많이 하고 있는 시점에서 ,CEO들이 반드시 해야 할 것,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 결국 기업이기 때문에 사람을 어떻게 지키는가가 중요하다. 가장 소중한 자원을 잃어버리면 결국 회사가 망하게 된다. 평소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인재를 육성하지 않으면 결국 기업이 없어진다. 그래서 사람, 인적자원 그 자체를 기업으로 생각하고 어떻게 잘 유지하고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위기 때만 사람을 보지 말고, 평소에 잘 봐야한다. 지켜야 할 방침이라면, 경영철학을 위기라고 해서 흔들면 안된다. 신뢰가 무너지니까. 자신의 철학은 확실히 정해야 하는것입니다. 그리고 긍정적인 생각을 전파하는 것이 중요하죠. 우리는 극복할 수 있다. 위기가 기회다라고 해야 되겠죠. MASLOW가 인간욕구를 8단계로 정리한 자료가 있어요. 자아실현이 7단계로 내려가고, 8단계에 다른 사람을 도와서 꿈을 이루게 해주는 것이 올라갔어요. HRD, 리더십의 기본이죠. 부하들을 거느리면서 부하들이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그래야 조직의 꿈도 이루어집니다. 인간 자체를 생각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손욱 고문과 인터뷰 하는 내내 성공한 CEO, 혁신 전문가라는 단어보다는 진정 사람을 생각하고 이해하는 휴머니스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사람이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교육하고, 문화를 만들고,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평생을 바친 그의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한국형리더의 모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