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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2-02-10 13: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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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는 설악산 네 개 이상을 합친 높이로 그 높이가 자그마치 8천미터다. 매서운 칼바람은 사람의 눈을 멀게도 만들고, 눈사태는 사람을 눈의 세계로 영원히 데려가 버리기도 한다. 그곳에서 극한의 상황을 이겨내고 히말라야 16좌 등반에 세계 최초로 성공한 엄홍길 산악대장. 그 험난하고, 매서운 여정을 택한 엄 대장의 가슴이 뜨거워지는 뜨근한 메시지를 전한다.

  엄 대장은 1985년 첫 등반 시작 이래 20여 년 동안 에베레스트 히말라야 8천미터 고봉 16좌 완주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38번이나 히말라야에 올랐다. 다른 이들은 험난하고,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여정이라 감히 도전조차 하지 못하는 산에서 엄 대장은 전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고봉 16좌 등정이라는 위대한 도전에 성공해 그야말로 기적을 이뤄냈다. 
 
살아 숨 쉬고 있는데 무엇이 두려우랴
  산 중턱에 위치한 집에서 40년 가까운 시간을 살아온 그가 우리나라의 산들을 다 꾀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후 던진 첫 번째 출사표는 놀랍게도 에베레스트 히말라야 등반이었다. 
  워낙 험하고 등반이 어려운 산이었기 때문에 성공은 꿈도 꾸지 않았다. 실패는 당연한 결과였다. 이후로도 실패를 거듭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오르고, 또 오르고, 다시 올랐다. 
  그러나 두 번째 등반에서 엄청난 사고가 일어났다. 동료였던 셰르파(티베트 고원에서 살다가 네팔로 넘어온 고산족)를 잃었다. 셰르파는 친 형제같았고, 친구였다. 엄 대장은 당시만 생각하면 아직도 목이 메인다. 동료를 잃은 슬픔과 좌절, 죄책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산을 포기하고 싶을 때,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역시 산이었다.  
“죽음보다 더한 사고는 없습니다. 어쨌든 우리는 살아있지 않습니까! 살아있는데 무엇이 두렵습니까? 죽음을 이겨냈으므로 이루지 못할 것은 없습니다.”
이후에도 몇몇의 대원들을 눈의 세계로 떠나보내고 숱한 피눈물을 흘리며 온 몸이 얼어붙고, 발이 180도로 꺾이는 상황에서도 ‘살아있기 때문에 두렵지 않다, 먼저 떠나보낸 동료들의 못다 이룬 꿈을 위해서라도 포기할 수 없다, 해내고야 말겠다’는 강한 신념과 의지가 엄 대장을 다시 일어서게 만들었다. 


개인의 안일한 마인드가 가장 위험하다
  엄 대장은 산에 오를 때마다 늘 팀의 리더로 ‘솔선수범’하며 앞장서고 있다. 팀원들을 독려하며 극한의 상황을 이겨내야 하고, 위기관리 능력, 상황에 따른 빠른 판단력 등이 요구되는 산악대장이라는 역할이 녹록치만은 않았다. 특히 가장 어려웠던 것은 ‘동료들이 가진 두려움을 극복하는 일’이었다. 
  “대원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솔선수범밖에 없었어요. 동료들을 위해 희생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물론, 히말라야 16좌 등정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한 신념을 팀원들과 공유했기 때문에 단단한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었고, 아름다운 성공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겁니다.”
등반에서 개개인의 안일한 생각은 나 자신뿐 아니라 동료들까지도 위험에 빠뜨리게 될 수 있다고 말한 엄 대장은 우리 사회 조직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전 대원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해내고야 말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졌던 것처럼, 조직도 하나의 목표를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야 하고, 개인주의 보다는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하나가 되어야 성공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뭔가 다른 대장, 역시 다르다
  죽음의 경지를 넘나들면서 이뤄낸 엄 대장은 ‘불굴의 의지, 도전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대중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평소 앞에 나서서 말하는 것을 즐기지 않는 편이지만, 여러 특강을 통해 직접 체득한 성공과 실패의 과정에서 묻어나는 진솔한 이야기로 도전의식과 희망을 전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목표를 앞에 두고도 중도에 포기하려는 이들이 있어요. 그렇게 되면 항상 포기한 시점에서 또 다시 포기하게 되거든요. 어떤 일에 목숨을 걸어본 적 있습니까? 정말 원하는 일이라면 실패를 두려워할 수도, 포기할 수도 없어요.”
  그래서 엄 대장은 자신과 험난한 길을 함께 하는 산악대원들은 물론, 그가 만나는 대중들에게도 잊지 않고 꼭 건네는 말이 있다. 쉽게 얻은 성공은 결국 커리어밖에 되지 않는 다고 지적한 엄 대장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각고의 노력 끝에 얻은 성공의 의미를 강조했다. 
  “제가 처음부터 순조롭게 등정에 성공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겁니다. 세상에 쉬운 일이 없듯이 모두 고통의 시간을 겪으며 성숙해지고, 성공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입니다. 보석도 갈고 닦을수록 더 빛이 나지 않습니까! 실패가 두렵지 않은 사람은 없어요. 수도 없이 실패했지만, 매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실패에 대한 후회도, 두려움도 없을뿐더러 다시 도전하게 만드는 겁니다.”
또한, 도전에 성공했을 때 자칫 성공에 매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성공으로 자만하고, 도전을 멈출 것이 아니라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도전해야 한다”는 인생 선배로서의 충고를 잊지 않았다. 
 

산과 하나가 되어 자연의 순리에 따라야 정상을 허락
  히말라야 등정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는 기자에게 엄 대장은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결국은 산이 나를 받아줘야 성공할 수 있다”며 “산과 하나가 되어 자연의 순리를 따라야 정상을 허락한다”고 말했다. 히말라야는 기꺼이 엄 대장의 멘토이자 인생의 스승이 되어 주었고, 친구, 가족이 되어 주었다. 
  엄 대장은 성공의 희열보다 자연과 사람에게서 내면의 깨달음을 얻은 것이 더 큰 재산이라며,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준 자연과 인간에 보답하고자 2008년 5월 엄홍길 휴먼재단을 설립하고, 상임이사로 활동 중이다. 
“등반 속에서 성공보다 실패를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해준 히말라야 산자락에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어요. 특히 아이들만큼은 배움을 통해 꿈과 소망을 키울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물고기를 잡아주기보다 잡는 방법을 가르쳐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스스로 깨닫게 해주고 싶습니다.”
  재단에서는 네팔의 오지마을에 교육 및 의료지원, 환경사업을 펼치고 있다. 등반 시 잃은 동료 셰르파의 고향이자 유가족이 살고 있는 에베레스트 4천60미터에 위치한 마을인 팡보체 마을에 1호 휴먼스쿨을 세웠고, 2011년에는 타르푸 지역에 2호 휴먼스쿨을 건립했다. 현재는 룸비니 지역에서 3호 휴먼스쿨 공사가 한창이다. 
  “인생을 돌아보니 히말라야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해 준 것 같아요. 제 인생 2막의 새로운 도전은 16개의 휴먼스쿨을 짓는 것입니다. 자연과 인간이 가르쳐준 겸손, 겸허한 마음을 잊지 않고, 새로운 목표를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글  김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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