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HRD』 8월호를 읽으며 가장 유익했던 점은, AI라는 거대한 공통의 화두 앞에서 다른 기업 소속의 HR실무자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낸 사례를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운영을 통해 어떤배움을 얻고 있는지 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막연했던 AI 도입에 대해 다채로운 접근 방식을 확인할 수 있어서 실무자로서 좋은 이정표를 얻은 느낌이었다.
여러 사례 중에서도 필자에겐 현대오토에버 경영지원실 HR AX TFT가 추진했던 ‘HR AX 교육 및 변화관리 프로젝트’가 특히 인상 깊었다.
전사적 시스템 도입이라는 거창한 목표보다 현업 구성원들의 ‘Pain Point(불편함)’를 해결하는 것에 먼저 집중했기 때문이다.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가 워낙 빠르기에, 무거운 마스터플랜을 기획하고 구축하는 동안 현장의 니즈는 이미 변해버리기 십상이다. 그렇기에 채용 매칭이나 교육 리포트 자동화처럼 당장 실무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작은 성공(Small Success)’부터 만들어가는 접근이 무척 돋보였다.
언급한 방향성은 현재 필자가 현업에서 시도하고 있는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문과 출신 비개발자인 필자는 최근에 자연어로 코드를 짜서 구현하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을 활용해서 사내 리더십 서베이와 리더십 유형 진단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나아가선 디브리핑 및 코칭 시스템에 이르는 일련의 솔루션을 외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구축해서 내재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개발자의 언어를 거치지 않고도 아이디어를 즉각적인 프로토타입으로 구현하고 테스트해 볼 수 있다는 점은 현업 HR담당자에게 큰 무기가 된다.
무거운 외부 기성 솔루션에 억지로 맞추기보다, 우리 조직의 고유한 맥락과 리더들의 언어에 최적화된 툴을 직접 기획하고 기민하게 다듬어가는 과정인 까닭이다.
▲ 스페이스X의 ‘랩터(Raptor) 엔진’ 변천사,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가운데 작고 가벼운 실행을 반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주는 사례다.필자는 사내에서 AI 강의를 할 때 미국의 우주발사체 및 AI 인프라 개발 기업인 스페이스X가 최초로 개발 및 실사용에 성공한 ‘랩터(Raptor) 엔진’의 변천사를 예로 든다. 랩터 엔진의 초기 모델은 크고 복잡했다. 그러나 10년 넘게 수많
은 시도와 실패를 거듭하며 탄생한 최신 랩터 엔진은 부품과 구조가 훨씬 단순해진 반면 출력은 압도적으로 강력해졌다. 거듭된 도전과 실패의 경험들을 오롯이 밑거름 삼아, 불필요한 복잡성을 덜어내고 오직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었기에 만들어진 결과다.
HR조직의 일하는 방식과 시스템에 AI가 도입되고 있는 행보도 랩터 엔진의 발전 여정과 마찬가지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빈틈 없이 완벽한 시스템을 기획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작고 가벼울지언정 의미가 있는 시도들을 반복하면서 우리 조직에 가장 효율적인 형태로 깎아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AX 시대는 정답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더 많은 HRD담당자가 『월간HRD』가 꾸준히 전해주고 있는, 완벽한 이론보다는 치열한 현장의 고민과 생생한 시도들을 읽으며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듬뿍 얻어 가길 바란다. 또한, 앞으로도 현장에서 묵묵히 조직과 구성원의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수많은 HRD담당자에게 『월간HRD』가 지금처럼 든든한 이정표가 되어주길 기대한다.

AX 시대는 정답이 없는 까닭에,
작고 가벼운 여러 시도를 반복하며 우리만의 솔루션을 찾아가야 합니다.
김도원 LG화학
리더십개발팀 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