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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2-11-26 17: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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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김신배 SK그룹 부회장의 집무실 책상에는 과학, 예술, 인문학 등 다양한 종류의 서적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책벌레 리더로 불리는 이유를 알만했다. 우리나라 기업에 코칭 과정을 활성화시키는 등 인재를 육성하고 관리하는데 남다른 혜안을 가진 김 부회장이 관심을 가지는 프로그램 마다 이슈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스스로 공부하고 탐구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김 부회장이 지난 2004년부터 리더들에게‘굿 코치(Good Coach)’의 중요성을 강조해오면서 전자·통신업계는 코칭경영이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기도 했다.
훌륭한 리더란 인재를 알아보고, 기회를 주어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주며, 그들의 길을 이끌어 주고 열어줌으로써 조직의 비범한 성과를 창출해 내는 사람인데, 리더가 맛보는 쾌감 중에 이보다 더한 기쁨과 보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김 부회장을 통해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진정한 멘토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수펙스 센터는 고 최종현 선대회장께서 1972년 ‘인재를 심듯 나무를 심고, 나무를 키우듯 인재를 키운다’는 정신으로 조림 사업을 시작해 40년간 가꿔온 곳입니다. 95년도 제가 SK에 조인할 때 그곳을 방문했었는데 와, 정말 대단하다. 가슴이 뭉클했지요. 70년대 당시 사진 보면 경사가 60도나 되는 완전한 민등산이거든요. 지금은 자작나무다 뭐다 온갖 나무 수백만 그루가 자라고 있어요.(이곳은 전체 규모는 여의도 1.5배 규모의 363만 평에 달한다)”고 최종현 선대회장의 정신은 그가 1974년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에도 잘 나타난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우수한 학자를 양성해 학문 발전에 기여하고자 세운 장학재단으로 지금까지 선발누적 장학생만 3천여 명, 재단 후원을 받아 미국 등 해외 유수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딴 인재는 550여 명에 이른다.
“74년이면 제가 대학 다닐 때였습니다. 당시 미국의 TOP 10 스쿨만 어드미션을 받는 조건으로 풀스칼라십을 줬어요. 근데 아무런 오블리게이션이 없어. 나중에 귀국하라, SK에 오라 이런 게 일체 없어요. 홍보하지 말라고도 말씀 하셨어요. 지금 여태까지 이어져 오고 있잖아요. SK에는 진짜 사람을 아끼고 키우는 문화가 깊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선대 회장님과 현 회장님의 철학 속에 또 인등산 숲 속에 들어있죠.”
김신배 부회장에게 SK의 기업 문화 속에 뿌리 내리고 있는‘인간 중심의 경영’에 대해 물었다.


▲ 김신배 SK그룹 부회장은“훌륭한 리더란 인재를 알아보고, 기회를 주어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주며, 그들의 길을 이끌어 주고 열어줌으로써 조직의 비범한 성
과를 창출해 내는 사람인데, 리더가 맛보는 쾌감 중에 이보다 더한 기쁨과 보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SK의 기업 문화를 정리한 SKMS(SK Management System)는 대중에게 널리 알려질 정도로 유명한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1979년 구성원의 합의를 통해 제정된 SK만의 경영 철학이자 경영 시스템입니다. 70년대 말 당시만 해도 기업이니 경영이니 이들에 대한 정립이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SK 고유의 기업문화와 경영이념, 경영기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죠. 이후에 SKMS가 한 차례 큰 변혁을 겪어요. 2007년 현 최태원 회장께서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를 이윤 극대화에서 행복 극대화로 바꾸신 거죠.‘행복’이라는 추상적인 목표를 어떻게 매니지먼트 하실 거냐는 내부 우려가 만만치 않았어요. 근데 회장님께서 앞으로 기업은 회사와 구성원, 협력 업체, 고객 등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만족하는 행복을 추구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할 수 없다고 고집스럽게 추진하셨어요. 지금 보면 탁월한 혜안이셨습니다.

고객만족의 상위개념으로 행복을 쓰셨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그를 위해 기업은 어떤 방향으로 접근해야 할까요?
과거에는 시스템을 거론했는데 사실 이 시스템이라는 것은 자칫 완성되는 순간 족쇄가 될 수 있어요. 세상이 얼마나 빨리 변합니까. 그 때 마다 시스템을 만들 수는 없잖아요. 창의, 혁신, 도전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해요. 결국 시스템이 아닌 기업 문화로 접근해야 합니다. 문화의 핵심은 자율과 책임이에요. 사람은 믿고 맡길 때 가장 좋은 성과를 스스로 만들어냅니다. 이게 자발적·의욕적 두뇌 활용 극대화죠.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며 자율적으로 책임감 있게 일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해요. 같은 맥락에서 시스템을 잘 따르는 인재보다는 이러한 기업 문화를 잘 감당할 만한 리더십이 있는 인재를 키워야 합니다


▲ CEO를 코칭하는 리더, 김신배 부회장이 최근 계열사 CEO들에게 던지는 화두는, "만일 배를 만들고자 한다면,
배를 만드는 법을 가르지치 말고 푸른 바다를 꿈꾸게 하라" 는 것이다.

□ 인재를 심듯 나무를 심고, 나무를 키우듯 인재를 키운다
□  사람은 믿고 맡길 때 가장 좋은 성과를 스스로 만들어낸다
□  리더의 지혜와 구성원의 지식이 파트너십을 이뤄야 한다
□  호기심, 용기, 열정은 인재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덕목이다

 
SKMS의 S(System)는 프로세스 룰의 의미를 훨씬 넘어서 기업문화의 의미까지 포함한 광의적인 시스템을 뜻하는 것이군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SK 밸류를 정의했죠. Love, Passion, Challenge, Innovation, Integrity, Accountability 등 여섯가지 밸류를 정하고 직원들이 자발적, 의욕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SK텔레콤 사장 재직 당시“회사를 대학처럼 만들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조직이든 앞으로 핵심 경쟁력은 휴먼 캐피탈이라고 생각합니다. 퍼펙트 스톰이라 그러지 않습니까. 글로벌리제이션, 국경이 무너지고, 컨버전스, 산업간 경계도 무너지고.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필요한 지식과 역량을 그때그때 습득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시장의 변화, 기술의 변화, 지식 정보의 변화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인데, 새로운 환경에 어떻게 잘 적응하느냐 하는 문제는 이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SK텔레콤에 있을 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VLS(Virtual Learning System) 등 상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죠. 그럼 다양한 Contents를 만들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네트워크 부문, 마케팅 부문 등 니네가 단과 대학이다. 필요한 프로그램들을 과목으로 만들어라. 그리고 서로 다른 부문의 과목들도 들어라. 리더십이나 인문학 등은 교양과목으로 개설하고, 관련된 주제로 동호회, 토론회, 연구회 만들고. 그런 의미의 대학 Campus를 생각한거죠.

VLS 엔진은 다른 교육 기관에서도 활용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서울 시청 공무원 교육도 그 시스템을 도입했고, 고용부에서 상도 받았습니다. 하다보니까 우리만 쓸 게 아니라 협력업체들에도 개방하자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시작이 되어서 그룹 차원으로 확대된 것이 상생아카데미 입니다. 사실 기업 교육은 한국이 제일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외국 기업들은 교육이 개인의 몫이라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잖아요. 우리나라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대학 진학률이 80%, 한 때는 88%까지 올라가기도 했는데, 유례없는 기본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들이 입사 후에는 또 기업의 내부 교육을 통해 인재로 양성되고 있어요. 그러니까 성장이 빠를 수밖에 없죠. 우리나라, 우리 경제, 우리 사회, 우리 기업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데에는 인재 교육과 그를 통해 양성된 인재의 힘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SK그룹의 인재육성시스템과 인력관리제도가 궁금합니다.
크게 SK 아카데미와 SKMS 연구소로 나뉩니다. SK 아카데미는 직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스킬을 전달하는 과정인 역량 교육, 해외 우수기관과 연계해 SK Global Business Perspective,리더십, 전략 등 선진 경영 기법을 체계적으로 습득하는 과정인 핵심 리더 교육, SK창업정신과 기업문화, 밸류에 대해 이해, 공감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SK 최고 경영자들이 직접 참여해 구성원의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 내는 밸류 교육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SK 밸류로 무장한 리더를 육성하기위해 지식을 전달하는 곳이 SK 아카데미라면 SKMS 연구소는 SK 기업문화의 핵심인 사람, 행복 등의 정신을 기업과 조직이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문화를 다루는 곳입니다. SKMS 연구소는 지난 2008년 이천에 세워졌는데 SK그룹의 핵심 팀장들은 약 한 달 간 SKMS 연구소 교육에 참여해 SKMS의 큰 방향성을 이해, 공감하고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 연구합니다.



SK그룹은 남다른 경험과 도전적인 목표를 가진 바이킹형 인재를 올해 인재상으로 내걸었습니다. 부회장님은 어떤 리더상과 인재상을갖고 계십니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호기심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호기심이라는 건 성취욕일수도 있죠. 궁금하면 도전하고, 해내고자 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기업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은 정의감, 윤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내가 하는 일이 사회, 기업, 고객에 도움이 되고 가치있는 일이라면 기꺼이 헌신하겠다는 자세도 필요하겠죠.
근데‘도전해 봐라’,‘열정을 가져야 할 게 아니냐’ 그런다고 어디 도전 정신과 열정, 헌신하는 마음이 생깁니까. 호기심을 자율적으로 발산하도록 하고, 실패를 하더라도 그 경험을 통해 다음에는 도약할 수 있도록 용기를 복돋아줘야죠. 그게 바람직한 리더상이라 생각해요.

부회장님은 SK텔레콤 사장으로 재직중이던 지난 2005년부터 코칭을 교육과정에 도입하시고 코치 자격증을 보유하고 계시는 등‘코칭하는 리더’로 유명하십니다. 조직에서 코칭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시도했던 네트워크 기술 서비스가 많아요. 멜론, 싸이월드, 모바일결제 등. 이런 서비스들을 계속 앞서 창출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스스로(자율) 만들어내는(창의) 사람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어야 하잖아요. 게다가 CEO가 젊은 사람들의 니즈, 문화 등은 아무래도 다 알지 못하고요. 제가 가진 경험과 노하우, 지혜로 의사 결정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요. 질문을 통해 그들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솔루션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그러려면 코칭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리더와 구성원은 파트너십이라고 말해요. 리더의 지혜와 구성원의 지식, 정보가 파트너십을 통해 시너지를 내도록 하는 것이지요. 기술이나 경영 환경이 급속하게 변하면서 더욱 절실해졌습니다.


|김신배 SK그룹 부회장|
“ 배를 만드는 법을 가르치지 말고 푸른 바다를 꿈꾸게 하라.”
CEO를 코칭하는 리더, 김신배 SK그룹 부회장이 최근 계열사 CEO들에게 던지는 화두는 생텍쥐페리의 명언과 관련돼 있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를 향해 뛰어나가고픈 열망을 갖게 한다면 어떤 유혹이나 역경이 닥치더라고 어떻게든 배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얘기다.
푸른 바다에 대한 ‘호기심’, 바다로 나가겠다는‘용기’, 그리고 어떠한 상황도 극복할 수 있는‘열정’이 있다면 가장 멋진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호기심, 용기, 열정. 김 부회장이 인재가 되기 위해 갖춰야할 덕목으로 꼽는 세 가지 요소가 모두 함축돼 있다.
때문에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들로부터 이 세 가지 덕목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김 부회장은 말한다. 최근 김 부회장은 리더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푸른 바다, 즉 꿈을 찾아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자신이 열망하는 꿈으로 무장된 CEO들은 또 각자의 구성원들이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멘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 기업, SK. 미래의 SK에 더욱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 김신배 SK그룹 부회장
[학력]
1974 경기고등학교
1978 서울대학교 산업공학 학사
1980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사
1985 미국 Pennsylvania대학교 경영대학원
(Wharton School) 석사

[수상경력]
2008 언스트앤영 최우수기업가상
2007 다산경영상 전문경영인부문
2007 BCCK 어워즈 사회공헌 부문
2007 존경받는 기업인 대상
2006 국민훈장 모란장

[주요 경력]
1978 삼성물산
1983 삼성전자
1995 한국이동통신 사업전략담당 이사
1998 SK텔레콤 전략기획담당 상무
1998 SK텔레콤 수도권지사장 상무
2000 신세기통신 전략지원부문장 전무
2002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 전무
2004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2009 SK C&C 대표이사 부회장
2009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민간위원(현)
2010 SK㈜ 부회장(현)
2011 지방행정체제 개편추진위원회 위원



대담 엄준하 본지 발행인, 정현정 편집장 | 정리 김민정 기자 | 사진 윤현규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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