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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경 박사] 플립러닝 효과를 높이는숨은 설계 포인트
플립러닝은 고차원 학습성과를 내는 전략적이고 의도적인 방법이다. 효과적인 플립러닝을 설계하기 위해 질문식으로 제시한 몇 가지 설계 포인트에 대해 답을 해보며 체크리스트처럼 적용해보자. 플립러닝 차별화 전략을 만들기 위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왜 플립러닝을 도입하려고 하는가?’, ‘어느 부분부터 설계에 착수하는가?’, ‘교수자와 학습자의 힘의 밸런스와 역할은 기존 학습방식과 어떻게 다른가?’, ‘어떤 방법과 전략을 사용하려고 하는가?’, ‘팀러닝을 위한 학습문화와 지원도구를 고려했는가?’왜 플립러닝을 도입하려고 하는가?플립러닝을 하려는 주요 목적은 교수자와 동료 학습자가 함께 있는 본학습 과정에서 고차원 학습목표를 다루면서 학습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현재 조직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유한 인재가 고도의 다양한 스킬셋을 갖추기를 요구하고 있다. 즉, 함께 모여 있는 학습현장에서만큼은 수많은 지식과 스킬을 일일이 ‘전달(delivery)’하기보다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다루거나 지식과 경험을 교류하기를 의도하는 것이다. 그 결과로 학습자는 더 고도의 지식을 쌓을 뿐 아니라 학습그룹 내 상호작용으로 협력(collaboration), 비판적 문제해결력(critical problem-solving) 등 소프트 스킬을 얻게 된다.따라서 플립러닝 도입과 설계의 목적이 어떤 학습목표를 염두에 두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목표를 기술할 때는 학습 콘텐츠에 대한 내용적 목표뿐 아니라 목표 수준을 놓치지 않도록 한다. 또한, 목표 수준에 따라 콘텐츠 구성 방식도 지식 전달 중심으로 준비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충분한 사전학습이 가능하다는 효율성으로 인해 플립러닝 과정은 종종 과다한 지식을 전달하려는 목적으로 바뀌기 쉽다. 고차원 목표를 설정한다면, 백화점식으로 많은 지식을 제공하기보다는 다양한 콘텐츠가 복잡한 사고를 하게끔 자극하는 역할을 하고 본과정에서 하나의 주제로 모아주도록 일관성 있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어느 부분부터 설계에 착수하는가?우리는 지금까지 해왔던 순차적인 설계 프로세스(linear design process)에 익숙하다. 플립러닝 과정 개발 시에도 지식을 구성하는 사전학습 콘텐츠를 갖춘 다음 본학습 활동을 고려하기 쉽다. 그러나 이번에는 본학습 설계에서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본학습 설계만 잘 되어도 절반 이상의 성공이다. 플립러닝을 널리 알린 Bergman과 Sams는 본학습에서 학습자가 면대면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가 플립러닝의 성과와 의미를 만드는 핵심 요소라고 밝힌 바 있다. 본학습 설계에선 위에서 언급한 목표 수준에 따라 먼저 기술하고 교수자와 학습자의 각 역할을 고려해야 한다. 그래야 구체적인 방법과 전략을 가져올 수 있다. 교수자와 학습자의 힘의 밸런스와 역할은 기존 학습방식과 어떻게 다른가?플립러닝도 학습자주도형 방식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 설계하고 운영하다 보면 교수자 주도적이기 쉽다. 교수자는 수업에 대한 준비도와 책임을 일반 학습방식보다 더 많이 가져야 한다. 무엇을 가르칠지가 아닌 ‘학습자가 무엇을 획득하게 할 것인지’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학습자를 ‘막연히 배우러 온 사람’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학습자를 바라볼 경우 사전에 학습한 내용만을 리뷰, 발표, 토론하거나, 본학습 단계에서도 추가적인 지식을 배우는 수동적인 입장으로 만든다. 이는 기존 수업과 다를 바 없다.학습자는 새로운 것을 배우되, 기존에 지녔던 경험과 지식, 사전학습에서 준비해 온 학습내용을 본학습에서 교수자 및 동료 학습자와 함께 서로 섞이고 적용되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이미 지녔다고 봐야 한다. 즉, 이미 어떤 것은 알고 있는 존재라는 인식 하에 균형 있게 권한부여를 해줘야 학습자가 자유롭게 본학습에서 고차원 학습활동에 접근할 수 있다. 만약 학습자가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꺼내고 적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그때, 교수자가 나서서 문제해결을 도와주면 된다. 이것은 플립러닝을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어떤 방법/전략을 사용하려고 하는가?혹시 ‘온라인 사전학습+토론형식의 본학습’의 공식에 빠져있지 않은가? 특히 본학습 단계에서 종종 토론 방법을 사용한다. 토론은 플립러닝 학습활동에서 쉽게(?) 활용되지만, 사실은 각 학습내용과 목표에 맞춰 더 적합한 방법들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첫 번째 질문에서처럼 플립러닝의 도입 목적-목표 수준을 설정한다면 이에 필요한 방법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고차원 목표를 가진 수업과 학습활동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습자에게 어떤 지식, 경험, 사고의 상호작용이 필요한지 생각해봐야 한다. 또한, 교수자와 설계자는 학습자가 가진 경험과 사고를 궁금해하고 그에 관해 질문하거나, 경험과 생각을 꺼내어 적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본학습에서 동료 학습자 및 교수자와의 교류를 통해 습득한 내용을 재구성하고, ‘적용(applying)-분석(Analyzing)-평가(Evaluating)-창조(creating)’를 하게끔 필요한 방법과 전략을 학습 콘텐츠에 맞게 선택한다. 예를 들어, 의사결정과 판단, 사고의 전환이 중요한 리더십 과정이라면 문제 상황과 사례를 제시하고 시나리오 기반으로 해결안을 도출하도록 하거나, 실제 경험과 역량이 높은 리더십 전문가와 함께 질문하기와 문답법을 진행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 스킬 습득을 위한 과정이라면 본학습 단계에서 학습자들이 어려워하는 예제 풀이나, 프로젝트 진행을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플립러닝에서 단순히 팀러닝을 위한 학습문화와 지원도구를 고려했는가?플립러닝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는 본학습의 상호작용 설계다. 사전학습은 대체로 개인학습이 주를 이루지만, 본학습은 고차원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한 팀러닝이 필요하다. 관련해서 온라인 학습에선 질문게시판을 제공하거나, 질문을 제시하고 나와 다른 사람이 어떻게 답하는지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러나 팀러닝이 활성화되려면 학습조직이나 CoP 형태로 설계하여 학습 집단에 대한 소속감을 주거나, 소셜러닝까지도 고려해볼 수 있다. 그러니 팀이 해결할 공동의 어려운 문제-그러나 해결이 불가능하진 않은 문제를 제시하고 학습참여자들이 이에 대해 상호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보면 어떨까? 각자의 독특한 경험을 서로 나누며 사고와 추론 기술이 향상되고 콘텐츠에 대한 전문지식도 함께 쌓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이어지는 다음 글에서는 플립러닝 설계 전략을 단계별로 함께 짚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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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준하 발행인 신년사] 2024 한국 HRD의 새로운 전략
새로운 해가 밝았습니다.2024년은 한국 인적자원개발에 있어 새로운 기회와 도전의 해입니다. 오늘날 HRD는 조직의 전략적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기업교육 담당자 및 HRD스탭 여러분께 2024년 한국 HRD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제시하고자 합니다.첫째, HRD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은 학습 방식과 내용에 혁신을 가져왔으며, 이는 조직원들이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따라서 디지털 학습 도구와 방법론의 활용을 통해, 학습자 중심의 맞춤형 교육을 실현해야 합니다.둘째, 기업교육은 조직의 미래를 선도하는 역량 개발에 중점을 둬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기능의 습득을 넘어, 창의적 사고, 비판적 사고, 그리고 협업 능력과 같은 소프트 스킬을 포함합니다. 이러한 역량은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조직원들이 새로운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합니다.셋째, 지속 가능한 성장과 개발을 위한 HRD 전략입니다. 지속 가능성은 모든 조직의 핵심 과제로 자리 잡고 있으며, HRD는 이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인적자원의 지속 가능한 개발은 조직의 장기적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입니다. 그런 만큼 HRD 전략은 조직의 사회적, 환경적 책임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성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설정되어야 합니다.넷째, HRD의 역할은 단순한 교육 제공자를 넘어 조직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기능해야 합니다. HRD는 비즈니스 목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야 하며, 교육과 개발 활동이 조직의 전략적 목표 달성에 기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HRD 전문가들이 비즈니스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다섯째,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응하는 인간중심 HRD 전략의 중요성입니다. AI와 같은 첨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HRD는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고 인간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이는 기술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의 독특한 능력, 예를 들어 창의력, 감성 지능, 비판적 사고를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함을 뜻합니다. HRD는 인간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기술과의 조화를 이루어 조직의 혁신과 성장을 이끌 수 있어야 합니다.여섯째, 스킬 기반 기업교육 방안의 심화입니다. 오늘날 기업들은 더욱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기술교육에 중점을 둬야 합니다. 이는 전통적인 이론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직무 관련 기술과 역량을 직접적으로 향상시키는 실습 위주 학습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이러한 접근은 직원들이 새로운 기술을 신속하게 습득하고, 직접적인 업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합니다. 관련해선 실제 업무 상황을 반영한 시나리오 기반 학습, 역할극,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직원들이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새해에는 HRD 산업이 새롭게 도약하기를 기원합니다.『월간HRD』는 계속해서 HRD 산업의 발전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입니다. 애독자 여러분의 건강과 성공을 기원하며, 2024년에도 변함없는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엄준하 『HRD』 발행인엄준하 본지 창간 발행인은 사람마다 타고난 재능을 어떻게 개발하고 발휘할 것인가에 대해 30여 년간 고민하고 연구해온 인력개발학 박사입니다. 특히, HRD를 국내에 처음 공론화한 선각자로서, ‘사람중심 경영’과 ‘사람다움의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전심을 다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한국HRD협회 이사장, KHRD㈜ 대표이사, 인생경영학교 교장, HRD포럼 대표 등을 역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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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진 교수] HR 애널리틱스 개념 변화와 한국의 상황
[글 싣는 순서]1. HR 애널리틱스 개념 변화와 한국의 상황2. 글로벌 기업들의 HR 애널리틱스 활용 사례3. 글로벌 HR 애널리틱스 컨퍼런스에서 참관기4. HR 애널리틱스 실행 전략 및 팀 구성5. HR 애널리스트, 어떤 일을 하는가? (활용 역량 키우기)빅데이터 시대에 세일즈, 마케팅, 파이낸스 등 비즈니스 전반에 데이터 분석이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람, 특히 직원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수행하는 HR 애널리틱스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고려해야 할 특징들이 있다. 고객 데이터는 분석을 통해 고객에게 혜택이 되는 마케팅으로 전환되는 유익이 된다. 반면 직원 데이터는 그 자체로도 민감할 뿐만 아니라 분석 결과가 인사(HR) 관련 과업들, 즉 채용, 보상, 승진, 교육 등 민감한 영역에 활용되기 때문에, HR 애널리틱스는 상대적으로 구체적인 내용이 외부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이 글에서는 그럼에도 수년간 발전해온 HR 애널리틱스의 변화 양상과 현재 한국의 전반적인 상황을 소개하겠다.---심리학이나 행동경제학에서 언급되는 개념으로 'The similar-to-me effect'라는 효과가 있다. 이는 각 사람이 자신과 비슷하게 보이고 친숙하게 행동하는 사람에 대하여 더 친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향을 의미하는 것으로, 친화성 편향이라고도 한다. 인재를 채용하고 인터뷰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 친화적 효과가 부지불식간에 발휘된다. 기업의 인사팀에서 인터뷰 질문을 구조화하고 평가 기준을 마련하여도, HR관점이 깊지 않은 대부분의 면접관들은 친화성 편향에 따른 후보자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곤 한다. 뿐만 아니다. 인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험과 직관을 통해 좋은 대학, 높은 성적, 관련 업무 경험이 있으면 더 나은 후보자일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한 때, 구글의 HR 최고 책임자였던 라즐로 복은 펜실베니아 와튼 비즈니스스쿨에서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채용과정에서 학점(GPA)은 크게 고려할 요소가 아닙니다. 업무성과와 관련된 데이터 분석 결과, 학점은 입사 후 초기 2년의 성과를 예측하는 데에 약간의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그 이후에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나왔습니다.” 우리 각자가 종사하고 있는 기업이나 조직에서는 어떨까? 구글처럼 학점은 의미가 없을까? 아니면 향후 성과 예측에 의미가 클까?HR 애널리틱스 는 경험과 직관 중심으로 접근했던 기존 HR 영역에,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이라는 방법론을 제시함으로써, 객관성이 보완된 의사결정을 기대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더 나은 채용 후보자가 가지고 있을법한 조건들이 실제로 정말 회사 내 성과 발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통계적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검증하고, 이를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생각과 일치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고,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다만, 여기서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경험 및 직관에 의한 의사결정이 덜 중요하다는 게 아니라 데이터 분석 기반의 객관적인 관점이 보완될 경우,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HR 애널리틱스는 2010년 경을 기점으로 산업계와 학계에서 모두 지속적인 관심을 받으며 발전해 오고 있다. 그 결과, 지금은 HR 분야에 있는 사람이라면 그 개념을 적어도 한 번 쯤은 들어봤을 정도로 확산되었다. 해당 개념을 의미하는 용어의 차이가 있긴 한데, 상단 그림의 좌측 그래프를 보면 2004년부터 2023년까지, HR Analytics와 People Analytics라는 용어의 활용 빈도수가 비슷한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반면, 국가별로 해당 용어의 활용 빈도수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일부 유럽과 북미, 남미, 호주, 일본 등에서는 피플 애널리틱스(People Analytics) 용어의 활용 빈도수가 더 높은 반면, 또 다른 일부 유럽과 인도, 중동, 아프리카, 그리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는 HR 애널리틱스의 용어 활용이 더 빈번하다. 하지만, 상단 그림의 지도 상에서 색상의 농도가 짙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국가에서 두 용어의 활용 빈도수 차이가 크지 않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HR 애널리틱스에 대한 국내 인식 현황영미권과 비교할 때 국내의 경우, HR 애널리틱스 용어 자체의 활용은 상대적으로 늦더라도 이러한 데이터 기반의 HR 변화와 시도는 오래전부터 계속되어 왔다. 특히 데이터가 쌓이고, 분석 가능한 다양한 시스템과 툴이 개발되면서, HR 애널리틱스의 활용이 촉진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HR 애널리틱스에 대한 인식과 활용 현황은 계속 변화하고 있는데, 필자가 제시하는 3개의 그림은 각각 이와 관련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국내 HR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지난 4년을 기준으로 봤을 때, HR 실무자 10명 중 9명은 HR 애널리틱스의 개념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림2. 한국 HR 실무자들의 HR 애널리틱스 인식 변화 - 인식반면, [그림2]의 우측에서 볼 수 있듯, 기업의 의사결정권자가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선호하는 비중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이 부분은 사실 단순히 기업 리더들의 인식 변화를 알아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림4. 한국 HR 실무자들의 HR 애널리틱스 인식변화 – 어려운 점HR 애널리틱스의 활용을 저해하는 요인을 조사한 [그림4]에서 볼 수 있다시피 프로젝트 스폰서, 즉 경영진의 적극적인 지원은 HR 애널리틱스의 도입과 활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데이터 분석적 접근보다 직관 및 경험 위주의 의사결정을 선호하는 경영진이 여전히 기업 내에 더 많다보니, HR 애널리틱스의 적극적 활용 및 도입의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그림3. 한국 HR 실무자들의 HR 애널리틱스 인식변화 – 활용현황[그림3]은 기업 내에서 HR 애널리틱스를 실행할 때 중요한 요인인 데이터의 질적 퀄리티 수준과 기업 내 HR 애널리틱스의 활용 정도를 확인하고 있는데, 지난 4년동안 2배 가까이 증가하긴 하였지만, 여전히 절대적인 수치가 낮은 수준이다. 특히, 데이터의 경우 분석 가능한 정도의 질적 신뢰도가 유지되는 것이 중요한데, 그것에 대한 값 역시 여전히 낮다. 또한 HR 애널리틱스의 활용을 저해하는 측면을 조사한 바, [그림4]를 보면 분석할 데이터 그 자체도 부족하지만 실제로 분석을 수행할 역량과 스킬이 빈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전반적으로 한국에서의 HR 애널리틱스는, 그 개념에 대한 인식 정도는 많이 확산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경우 실제적인 도입과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한국의 현재 HR 애널리틱스 활용 수준에 대한 조사 결과가 보여주는 낮은 수치는 우리에게 꼭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데이터의 질적 퀄리티와 분석의 활용 역시 낮은 수치이지만 계속해서 개선되는 경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경영진의 적극적인 서포트가 부족한 ‘프로젝트 스폰서의 결여’ 경우에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경영자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면서 데이터 분석에 친숙한, 혹은 그 활용을 중요시 여기는 의사결정권자의 영향력이 커지면, 자연스레 나아질 수 있다. 실제로 해외의 수많은 사례를 보아도 단박에 HR 애널리틱스의 활용을 안착시킨 경우는 거의 없다. 수 년의 시간을 거쳐 팀을 구성하고, 여러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분석하면서 장기간에 걸쳐 만들어져 가는 과정이다. 이 관점에서 다음 2부에서는 어떤 단계별 노력들을 통해 HR 애널리틱스 활용 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는지 여러 글로벌 기업들의 케이스를 살펴보도록 하겠다.이재진 교수영국 리즈대학교 비즈니스스쿨 Research Fellow(연구교수). HR/People Analytics를 연구하면서, Data Analytics and HRM 석사과정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한양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이랜드그룹에서 전략기획 컨설팅과 HR 업무 전반을 수행했다. 이후, 영국 엑시터(Exeter) 대학에서 경영학 준석사 및 HR 석사 학위를 받고, 리즈(Leeds) 대학교에서 HR/People Analytics 박사(Ph.D.) 과정을 수료했다. '데이터 기반의 HR (data-driven HR)'에 관심 있는 조직/기업에 강의, 자문, 컨설팅 등을 수행하고 있고 2020년에 『비즈니스파트너, HR 애널리틱스』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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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준하 발행인 메시지] 2024년 변화에 대응할 HRD스탭의 역할
한 해의 끝자락에서, 새해 HRD의 역할을 가늠해 봅니다.2024년, 한국의 기업들은 AI와 디지털 시대의 급속한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 시대적 도전은 기술의 발전뿐만 아니라, 기술이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이해하며 대처할 것인가를 포함합니다.이런 상황에서 HRD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며, 여러 방면에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HRD는 기술적 역량, 포용성, 글로벌 마인드셋,일과 삶의 균형, 미래를 위한 후계자 계획 수립 등다양한 역할을 해내기 위해 더욱 전략적이어야 합니다."첫째, 기술적 변화와 디지털화의 빠른 흐름에 발맞춰 직원들의 기술적 역량을 강화하고, 새로운 업무수행 방식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둘째,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제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마인드셋과 다양한 역량개발이 필요합니다. 셋째, 인력의 다양성 및 포용성을 증진하는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넷째, 직원 복지와 일과 삶의 균형에 주목하여 직원들의 건강과 복지를 증진시키고, 균형 잡힌 업무 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마지막으로, 미래의 리더를 육성하고 조직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후계자 계획을 수립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이러한 과제들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기업 HRD스탭의 역할은 다음과 같이 정의될 수 있습니다. 먼저, HRD스탭들은 직원들이 기술적 변화와 디지털화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학습과 개발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과 기술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또한, HRD 전문가들은 직원들에게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훈련과 교육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는 글로벌 역량 강화와 국제적 업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다음으로, 조직 내 다양성과 포용성을 높이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조직문화를 강화하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재들이 조직 내에서 동료들과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그리고, 직원들의 웰빙과 워크-라이프 밸런스에 주목하며 관련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일과 삶의 균형을 도모하는 유연한 근무환경을 조성해서 직원들이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마지막으로, 미래의 리더를 양성하고 조직의 장기적 성장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HRD스탭들은 미래 리더십 개발을 위한 교육 및 멘토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조직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후계자 프로그램을 계획하여 조직의 미래도 준비해야 합니다."올해뿐만 아니라 눈앞에 다가온 2024년에도 한국의 기업들은AI와 디지털이 일으키는 급속한 변화에 적응해야 합니다.이 시대적 도전은 기술, 역량, 일하는 방식, 문화를 포함하기에HRD스탭의 전문성과 노력은 조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2024년에는 이러한 HRD스탭의 역할이 조직의 성공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우리 HRD스탭의 전문성과 노력이야말로 조직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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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 대표] 증거기반 에듀테크
에듀테크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지속적인 행정적, 재정적 지원과 일관된 정책 운영이 중요하다. 그리고 교육과 기술의 공존, 기술을 통한 교육의 혁신을 위해서는 자기설계 능력 기반의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창업가가 참여할 수 있는 생태공학적 접근이 필요하며, 이런 과정을 통해 육성한 에듀테크 산업이 글로벌 무대로 진출하도록 하는 체계적인 지원도 필요하다.---증거기반 에듀테크다양한 에듀테크 도구가 교육 현장에 활용되는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증거에 기반한 에듀테크 선택권이 확대되고 있고 에듀테크의 안정적 활용을 보장하는 방안이 대두되고 있다. 이미 성숙한 에듀테크 생태계를 조성한 국가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에듀테크에 대한 신뢰도 높은 정보를 학교 현장에 제공하고, 이에 기반한 활용을 촉진하며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미국은 2015년에 ESSA(Every Student Success Act)를 통해 에듀테크 증거기반 활동과 전략 및 개입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 지침은 교육청, 지역교육청, 학교, 교사, 파트너 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만들어졌다. 그뿐 아니라 2022년에는 학교 현장에 EdTech Evidence Toolkit을 제공해 증거기반 에듀테크 도입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영국은 2019년에 발간한 ‘Realized Potential of Technology in Education’ 전략보고서에서 모든 학교에 증거기반 기술사용의 문화확산을 선언했고, 증거개발을 위해 여러 기관에 무상보조 예산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정책들은 에듀테크 기업들로 하여금 양적 성장 중심에서 엄격한 연구와 검증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것을 주지시키고 있다."평가자의 전문성에 기댄 평가에서 나아가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인증체계 도입은 에듀테크에 대한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실증·증거기반 그리고 인증증거기반(Evidence-Based)은 실증과 증거의 의미를 모두 포함한다. 실증은 현장에서 사용해본 경험에 집중하고, 통제된 계획하에 해당 분야 전문성을 가진 집단에 의한 관찰이나 실증적으로 검증되는 과정을 거친다. 반면 증거는 형성적이라기보단 총괄적이다. 불특정다수의 경험이나 다양한 의견 등이 모두 증거로 수집될 수 있으며 통계적 방법, 정성적 분석을 통한 비통계적 방법까지 포괄한다. 실증은 특정 집단이 평가준거 기반 경험결과를 공유하는 것으로 단기간에 평가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평가단의 역량이 중요하다. 반면 증거는 불특정다수(이해관계자 집단)가 경험한 다양한 결과를 공유하는 것으로 무엇보다 시간이 오래 소요된다.인증(Certificate)은 어떤 문서나 행위가 정당한 절차로 이뤄졌다는 것을 신뢰도 높은 기관이 증명해주는 것이다. 에듀테크 인증은 학교 현장의 선택권을 강화하고 산업 측면에서는 양질의 에듀테크 도구들이 개발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오롯이 평가자의 전문성에 기댄 평가에서 나아가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인증체계 도입은 에듀테크에 대한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증거기반 에듀테크, 기회와 도전증거기반 에듀테크는 『언택트 교육의 미래(Failure to Disrupt)』의 저자인 저스틴 라이시(Justin Reich)가 주창하는 기술의 교육 적용단계에서 항상 반복되어온 기대와 실망의 사슬을 끊는 유일한 방법이다.증거기반 에듀테크 생태계를 통해 교육자들은 제품 개선을 촉진하고 학생의 학습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으며, 교사로서 본연의 역할을 보다 잘 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도구를 가질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에듀테크 기업들은 검증된 교육적 영향력(Educational Impact) 지표를 기반으로 사업-서비스 전략을 수립할 수 있고, 증거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과정에서 도출된 시사점을 통해 제품을 개선-확장할 수 있다. 또한, 연구자들은 전문성을 활용해 현장에 도움이 되는 실용성 중심 연구 기회를 확장할 수 있다.그러나 이렇게 에듀테크가 교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의 중요성에 관한 이견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자-연구자-기업-정책입안자 간 협력의 복잡성 때문에 에듀테크 증거가 오랫동안 소홀히 다뤄져 왔고, 체계적인 가이드라인과 감독 없이 개별교사의 사용성 평가 위주로 진행해왔던 것이 사실이다.각국의 증거기반 에듀테크 생태계를 향한 노력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에듀테크를 둘러싼 협력은 복잡성을 넘어서고 있다. 국가별 증거표준 개발을 넘어 글로벌 테스트베드 얼라이언스 등으로 그 지평이 확대되고 있다.미국은 교육부 교육기술국(Ministry of Education)이 에듀테크 공급기업과 학교 구매팀을 위한 가이드라인과 지원문서를 발표한 덕분에 ESSA 증거표준 채택이 널리 확산됐다. 이를 촉매 로 ISTE, Learn Platform 등 증거개발을 전담하는 기관이 활동하고 있으며, Digital Promise, 1EdTech, Common Sense Education 등 다양한 기관이 전문영역에서 증거를 개발하고 있고, ISTE의 산하조직 Edsurge에선 Product Index 증거허브(Evidence Hub)를 운영하고 있다. 영국의 증거개발 허브인 EdTech Impact도 EAF(Education Alliance Finland), EDDS, WhatWorked, WiKIT과 협력해 EdTech Impact New Quality Framework를 발표하며 증거개발의 전문성 강화 및 증거의 상호운용을 추진하고 있다. 그 외에도 국가 차원의 프레임워크를 보면 호주의 AERO(Australia Education Research Organisation) 표준, 인도의 EdTech TULNA 표준, 영국의 NESTA 증거개발 표준, 월드뱅크 에듀테크 전략, 에듀테크허브의 Sandbox Methodology of Innovation에서 증거개발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특히 EAF(EdTech Alliance Finland) 교육학인증(Pedagogy Certification)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AF의 교육학인증은 교육학적 이해를 중요시하여 학습목표(learning goal), 교수학습방법(pedagogy), 사용성(usability)이라는 3가지 기준으로 평가한다. 교사들 대상 교육학과 연구조사 역량 강화를 통해 이뤄지는데 현재 150여 전문가를 배출했다.한국을 보면 초중등 영역에서 에듀테크 실증 프로그램인 에듀테크소프트랩을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을 중심으로 경기, 광주, 대구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특별시 교육청, 전북교육청, 충남교육청에서도 증거기반 에듀테크 생태계 조성을 위한 사업을 추진/확대하고 있다."성숙한 에듀테크 생태계를 일군 국가들은 높은 신뢰도 기반교육과 기술의 공존, 기술을 통한 교육의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여기에서 핵심은 일부 에듀테크가 시장성이 없다고 하더라도가능성이 있다면 멀리 보며 육성하고 진흥하는 안목과 투자다."증거기반 에듀테크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고려사항에듀테크 생태계를 조성하려면 무엇보다 정부의 지속적인 행정적, 재정적 지원과 일관된 정책 운영이 중요하다. 그리고 교육과 기술의 공존, 기술을 통한 교육의 혁신을 위해서는 자기설계 능력 기반 지속가능한 생태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창업가가 참여할 수 있는 생태공학적 접근이 필요하며, 이런 과정을 통해 육성한 에듀테크 산업이 글로벌로 확산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공교육을 지원하는 에듀테크 생태계라는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비록 현재 산업적으로 시장성이 없더라도, 기술을 활용했을 때 교육 혁신이 가능하다면 적극적으로 해당 영역의 산업을 육성해야 하며 보편적 설계를 통해 기술 중심 교육격차를 줄일 수 있어야 한다.그리고 증거기반 에듀테크는 규제가 아니라 ‘에듀테크 산업 육성과 진흥’을 목적으로 한다는 인식을 공유할 필요가 있으며 증거개발 과정 후 인센티브가 명확하게 제시돼야 한다. 고된 증거개발 과정을 밟았지만 좋은 결실을 보장받을 수 없다면 기업들의 증거개발 참여는 허황된 기대에 불과할 것이다.앞서 미국과 영국의 사례에서 보다시피 실증에서 중요한 것은 실증 전문가들의 역량이다. 잘못된 증거는 실증의 무용론을 가져온다. 체계적인 교육훈련을 바탕으로 하는 체계적인 실증 전문가 육성이 필요한 이유다.[참고 자료]Natalia I. Kucirkova(2023), EDTECH IMPACT EVALUATION FRAMEWORKS: SUMMARY김용(2023), 증거기반 에듀테크 평가 인증체계 구축방안 연구한국교육학술정보원(2023), 에듀테크 소프트랩 우수실증 사례 공모전 우수사례집정훈 대표에듀테크 리서치 컨설팅 기업, 러닝스파크 대표. 메타에듀테크-마켓인텔리전스 플랫폼인 애스크에듀테크닷컴(AskEdTech.com)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국내외 교육 관계자들에게 에듀테크와 관련해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공저로 『대한민국 교육 트렌드 2023』, 『디지털 교육 트렌드 리포트 2030』, 『교육혁명 2030』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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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연구위원] 디지털 전환에 대응한 인적자원개발 방향
필자는 두 차례에 걸쳐 디지털 전환에 따른 직업세계 변화를 일자리 구조, 신직업 등장, 직무 내용, 일하는 방식 그리고 앞으로 요구되는 미래 직업역량 측면에서 살펴봤다. 이번 마지막 회차에서는 디지털 전환에 따른 산업구조 전환에 대응하여 추진되고 있는 정부의 인적자원개발 정책을 살펴본 다음, 향후 산업계는 물론 우리 사회 전체가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산업구조 전환을 초래하고, 산업구조 전환은 기업들의 비즈니스 전환(Business Transformation)을 촉진한다. 산업구조 전환은 기업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퀀텀 리프(quantum leap)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벼랑 끝으로 밀어붙이는 냉혹한 불도저가 되기도 한다. 특히, 기술이 부족한 하청기업들은 비즈니스 전환에 실패하여 신산업의 생태계에 들어가지 못하면 곧바로 생명을 다하게 될 것이다.---"비즈니스 전환에 실패하여 신산업의 생태계에 들어가지 못하는 기업들은심할 경우 곧바로 생명을 다하게 될 것이다."기업들은 비즈니스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으로 R&D, 금융 지원, 파트너십 구축 외에 혁신 기술인재 확보를 들고 있다. 「Future of Jobs Report 2023」(WEF, 2023)의 27개 산업클러스터와 전 세계 45개 경제권에 속한 803개 기업 대상 설문조사를 보면 기업들의 59.7%는 지역 노동시장에서 기술역량 격차(Skills gaps) 해소의 어려움을, 53.4%는 인재 유치의 불가능성(inability)을 각각 2023년-2027년 동안 비즈니스 전환 시의 주요 장애 요인 1위, 2위로 꼽았다. 그 외에 경직된 규제체계(41.9%), 조직 내 리더십 역량 격차(37.3%), 투자자본 부족(37.2%), 기회에 대한 이해 부족(32.6%) 등도 주요 장애 요인으로 꼽혔다.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래 친환경차 점유율 증가, 화력발전소 폐지, 그린경제 전환 등은 기업들에만 충격을 주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 근로자들의 일자리에도 영향을 준다. 글로벌 밸류체인 속에서 경쟁력을 잃은 업종이나 원활한 비즈니스 전환에 성공하지 못한 기업에 속한 근로자들은 불가피하게 실업이나 이·전직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내연기관 자동차정비원이나 마트 매장 계산원 등과 같은 현직자들의 일자리 전환(Labor Transformation) 문제가 어느 순간, 사회적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산업구조 전환에 따른 일자리 전환은 5가지 유형으로 나타난다. 첫째로 동일 기업 내 신성장 부문으로 직무 재배치, 둘째로 기업이 비즈니스 전환에 실패할 시 동일 업종 내 성장 기업 또는 유사 업종·직종으로 이직, 셋째로 직무 경험이 있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불가피하게 역량 수준과 근로조건이 낮은 하위 직종으로 전직, 넷째로 직업 비전 또는 경력개발을 위해 성장하는 신산업·신기술 직종으로 전직, 다섯째로 이·전직에 모두 실패하여 비자발적으로 노동시장 이탈이다. 일자리 전환은 산업구조 전환 또는 기업 비즈니스 전환에 동반 또는 후행하기 때문에 우선은 기업들이 산업구조 전환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신기술 분야 인재 양성과 종업원의 재숙련화(re-skilling) 및 숙련강화(up-skilling)에 필요한 직업훈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불가피하게 주된 직업과 일자리에서 이탈하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공공복리 차원에서 개인의 조건과 상황에 맞는 이·전직 훈련과 고용서비스가 제공돼야 할 것이다.정부에서도 디지털 전환을 선도할 인재 양성을 위해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부는 사회 전반에 걸쳐 디지털 인재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고, 2022년에서 2026년까지 100만 디지털 인재양성을 목표로 삼았고 전 국민의 디지털 교육 기회 확대 및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자 한다. 교육부의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을 보면 방향은 네 갈래다.첫째, 고도화된 디지털 전문인재 양성이다. SW융합 및 디지털 분야 석·박사급 인재를 육성하고, SW·AI 분야의 영재 육성, 마이스터고 지정을 통한 디지털 분야 고숙련 실무인재 육성 등을 실시한다. 둘째, 도메인 분야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는 인재 양성이다. 기업 수요를 고려해 디지털 전환 컨설팅 등을 전문적으로 제공할 ‘디지털 전환 전문가’를 육성하며, 대학생 및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기업 연계 현장실무 중심의 디지털 분야 직업교육훈련을 지원한다. 특히, 전통·기반산업 현장의 재직자들을 디지털 역량을 갖춘 융합인재로 육성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금융, 교육, 제조 등 12개 산업 분야 재직자 대상(2022년-2027년, 총 4만 3,500명 목표) 데이터 이용 및 AI 활용 교육을 실시하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현장 재(퇴)직 기술인력에 수준‧분야별 AI 기술 융합 교육을 제공한다(2026년까지 총 1만 2,750명 목표). 그리고 고용노동부는 전통산업 재직자 대상 SW·AI 등 디지털 역량 강화 훈련을 확대하며, 중소벤처기업부는 스마트공장 도입·공급 기업의 재직자 대상 디지털 선도인력 양성 교육(연간 13,000명)을 실시한다. 셋째, 일상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인재 양성이다. K-MOOC(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 등을 통해 대학 수준의 SW 등 디지털 교양과정을 확대하는 동시에 맞춤형 원격교육 등을 통해 디지털 학습에의 접근성을 높인다. 그리고 디지털 융합훈련시설(K-Digital Platform)을 통해 지역에 있는 청년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이 쉽게 디지털 교육을 접하도록 한다. 넷째, 교양 차원의 디지털 이해 제고다. 유·초·중등 대상 SW·AI 교육을 확대하고,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성인 기초 디지털 문해교육은 물론 농어촌지역의 학생, 장애학생, 경력단절여성 등을 대상으로 디지털 교육 기회를 확대한다.특히, 고용노동부는 구직자/재직자 대상 디지털 분야 산업인재 육성에 힘을 쏟고 있는데 디지털 실무인재 양성을 위해 55,076명(2023년 기준)에게 디지털 컨버전스, AI 활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응용, 클라우드 운영 관리 등의 훈련직종에서 총 631개의 ‘K-디지털 트레이닝 훈련과정’을 제공할 예정이다. 관련해서 ‘K-디지털 트레이닝 하반기 훈련과정 공모 결과 발표’를 보면 업종별 선도기업이 직접 훈련과정을 운영하는 ‘디지털 선도기업 아카데미’에는 현대자동차, 엔비디아, GS ITM, 세일즈포스, KG ICT, 다쏘시스템, 한화시스템 등이 참여한다. 그리고 디지털 역량 부족으로 취업 또는 업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구직자 및 재직자에게는 코딩, 빅데이터, ChatGPT 등 디지털‧신기술 분야의 초‧중급 수준 훈련과정인 ‘K-디지털 기초역량훈련’(2023년 기준 총 41개 기관, 228개 과정)을 제공한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디지털 분야 외에 첨단 신기술 분야에 대한 인력 수요에 적시 대응하기 위한 사업들도 실시한다. 살펴보면 ‘국민내일배움카드’ 사업을 통해 신소재 개발 및 제조, 친환경·고기능 도료 코팅, 바이오의약품 생산 및 품질 관리, 디스플레이 생산 및 품질 관리, 이차전지 생산 및 품질 관리 등 최근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첨단 신기술 분야 직업훈련을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자동차 산업구조가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 빠르게 재편됨에 따라 친환경차 정비인력을 적시에 공급하기 위해 현대자동차와 협력하여 ‘친환경 자동차 정비인력 양성과정’을 올해 10월 호남직업전문학교에 개설했으며 다른 지역으로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그 외에 고용노동부는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함께 중소기업의 HRD 역량 강화와 근로자의 직무능력 향상을 위해 사업주직업능력개발훈련,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 기업직업훈련카드, 산업구조변화대응 특화훈련, 일학습병행, 현장맞춤형 체계적지원사업 등 다양한 직업훈련 및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관련해선 HRD-net(www.hrd.go.kr)과 HRD4U(www.hrd4u.or.kr)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이상과 같이 디지털 전환 또는 산업구조 전환에 대응하는 정부의 인적자원개발 정책과 주요 사업들에 대해 간략히 살펴봤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전환 시대의 인적자원개발 방향에 대해 3가지를 제시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디지털 전환 시대의 인적자원개발 방향성은첫째로 사회 구성원 모두의 디지털 역량 제고,둘째로 AI 리터러시를 다루는 교육의 확산,셋째로 근로자들의 사회적 변화/트렌드에 대한 대응이다."첫째, 디지털 전환은 사회구성원 모두의 디지털 역량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디지털 전환의 특징 중 하나가 ‘초연결(Hyper-Connected)’이듯 사회구성원 모두가 디지털 역량 또는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 문해력)를 갖췄을 때, 경제산업 부문을 포함한 사회 전반이 비로소 디지털 융합 또는 디지털 혁신이라는 반석盤石 위에 놓이게 될 것이다. 둘째, 올해는 Chat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가 우리의 일상생활에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초년이며, 앞으로 생성형 인공지능은 모든 근로자의 업무 능률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그러니 디지털 리터러시를 넘어 ‘AI 리터러시’ 교육이 공교육은 물론 직업훈련과정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질 필요가 있다. 또한, 생성형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기 위한 차원에서 일반문해력(문장이해력, 표현력 등), 도메인 날리지(domain knowledge), 비판적·분석적 사고력,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이해와 판단력 등도 중요해질 것이다. 셋째, 근로자들은 디지털 전환이라는 사회적 변화/트렌드를 이해하고, 그것에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 정부는 물론 기업들도 도메인 날리지로 무장한 종업원이 디지털 역량을 갖췄을 때 비로소 비즈니스 혁신을 이끌어나갈 수 있음을 인식하고, 종업원들의 디지털 역량 향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물론, 디지털 전환기 속에 존재하는 기회를 포착해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경영진과 조직 내 각 집단에 대한 교육도 같이 이뤄져야 한다.[참고 자료]김동규(2023), ‘산업·일자리 전환의 의의와 정책 과제’, 「지역산업과 고용」, 2023 vol.7. 한국고용정보원.WEF(2023), 「The Future of Jobs Report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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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곤 원장] 인생도 디자인이 필요하다
우리는 AI혁명과 장수혁명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특별한 시대를 살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제 급속한 변화 속에서 100년 이상의 긴 인생을 살아가야만 한다. 따라서 긴 안목으로 우리 자신의 인생 전체를 조망해보고 튼실하게 설계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글은 인생이란 자신을 찾아가는 100년 이상의 긴 탐험으로 보고, 인생을 디자인하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자기 설명서, 100년 인생달력, 인생 비전서 작성을 제안하고 있다.인생은 자기를 찾아가는 100년간의 탐험이다인생이란 뭘까? 수많은 대답이 있다. 인생은 여행이다, 인생은 전쟁터다, 인생은 한 권의 책이다, 인생은 만남이다, 인생은 긴 생방송이다, 인생은 나그네 길이다, 인생은 항해다, 인생은 초콜릿 상자다 등.실제로 우리 인생에는 여행, 전쟁, 책, 만남, 항해가 다 들어있는 것 같다. 불변의 답을 찾기는 어렵지만, ‘인생이란 도대체 뭘까?’라는 질문은 어느 나이에서든 몇 번이든 던지고 답해볼 가치가 있어 보인다.---필자는 인생을 100년간의 자기탐험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탐험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발견을 목적으로 하는 여행’이라고 되어 있다. 그렇다면 인생은 자기발견과 자기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100년 이상의 긴 탐험인 셈이다.탐험이란 말은 듣기만 해도 왠지 가슴 설레는 단어다. 정글탐험, 해저탐험, 역사탐험, 남극탐험, 우주탐험 등 탐험의 대상도 수없이 많다. 어떤 탐험이든 탐험은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귀한 보물을 찾아가는 여정으로, 희망과 고난, 두려움과 용기가 공존하는 가슴 뛰는 말이다."‘인생이란 도대체 뭘까?’라는 질문은 어느 나이에서든몇 번이든 던지고 답해볼 가치가 있어 보인다."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반드시 해야 할 탐험은 뭘까? 인생이 자기탐험이라면, 각 개인의 입장에서 볼 때 필수적인 탐험은 자기탐험이 아닐까. 외부세계를 발견하는 그 어떤 탐험보다도 우선되어야 할 가장 중요한 탐험이다.그렇다면 자기탐험의 시작은 뭘까? 자기탐구와 자기발견이다. 우리는 자신을 잘 아는 거 같지만 실제로는 잘 모른다. 자신이 어떤 사람이란 걸 어렴풋이 알지만, 확실한 답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실제로 자기의 적성이 뭔지,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나이와 무관하게 의외로 많다. 대부분이 자기자신을 발견하고 찾는 작업을 충분히 배운 적도 해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물론 자기를 찾는 작업이 쉽지는 않다. 그렇지만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해보면 어려울 것도 없다. 예를 들어, 나의 장점, 나의 좋은 습관, 내가 행복할 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각각 생각나는 대로 죽 써보자. 이런 간단한 작업만 해보아도, 나도 몰랐던 나 자신의 멋진 모습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될 가능성이 높다.나의 장점, 습관, 행복, 희망을 각각 25개씩 썼다면, 100개의 텍스트로 된 자기라는 제품의 설명서를 만든 셈이 된다. 이런 한두 장의 종이가 자신을 발견하는 좋은 열쇠가 될 수도 있다. 자신의 재능과 꿈을 찾고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만드는 데 도움도 되고, 자기실현을 위한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이렇게 나 자신을 설명하는 100개의 텍스트를 만들어보는 단순하고 간단한 작업이 자기발견과 자기실현을 위한 알찬 준비가 될 수 있다. 한두 시간을 투자해서 자신의 길고 긴 인생의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을 만들 수 있다.내 인생의 주인이자 주인공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다. 만일 인생이 자기탐험이라고 한다면 탐험의 최종 목적지에서 얻는 보물은 과연 뭘까? 자기탐구와 자기발견을 통해 자기다움을 실현해내는, 바로 자기 자신이 아닐까.인생 디자인 3종 세트인류 역사에서 21세기는 특별한 시대다. 두 개의 혁명, AI혁명과 장수혁명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는 인공지능·로봇과 공존하면서 120세를 사는 첫 세대로 기록될 것 같다. 이런 미래를 생각하면서 이번 연말에는 내년도 한 해만의 계획이 아니라, 우리 인생 전체를 전망하고 설계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그런 작업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우리 각자의 인생 전체를 설계하는 간단한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해보고 싶다. 첫번째는 자기 설명서다. 종이 한 장을 준비해서 나의 장점, 나의 좋은 습관, 내가 행복할 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25개씩 적어본다. 100개의 텍스트로 자신의 강점과 지향점을 정리해보는 셈이다. 한두 시간을 투자하면 나를 알고 나를 찾는 데 큰 도움을 주는 마법의 종이 한 장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기설명서를 통해 강점기반으로 나의 재능과 꿈, 나의 새로운 미래를 찾아가는 좋은 힌트를 얻을 수 있다.두 번째는 100년 인생달력이다. 달력이라고 하면 1년을 표시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나의 인생 100년을 한 장의 종이 위에 달력처럼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1961년생인 필자의 경우, 종이의 왼쪽 위에 1961년을 쓰고 2010년까지 내리 50년간의 연도를 써 내려간다. 다음에는 오른쪽 위부터 아래로 2011년에서 2060년까지의 50년을 쭉 쓴다. 그러면 나의 100년 인생달력의 틀이 완성된다.그다음에는 내가 살아온 시간 속에서 나에게 가장 중요했던 나의 역사를 그 속에 간략히 기록한다. 어느 학교에서 어떤 전공을 했고 어디에 취직해서 무슨 성취를 이루었고, 그동안의 내 인생에서 어떤 큰 사건이 있었는지 핵심내용을 간단히 기록해본다. 다 적고 나면 오른쪽 편으로 커다란 공백이 생기는 걸 발견하게 된다. 내가 앞으로 살아갈 수십 년의 시간을 빈 공간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게 지나온 나의 인생과 다가올 나의 미래 시간이 한 장의 종이 안에 압축되어 표시된다.나의 100년 인생달력이라는 이 한 장의 종이를 눈앞에 두면, 나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지나온 과거도 중요하지만, 여백으로 남아있는 나의 미래 시간을 어떻게 채워가면 좋을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노력을 하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이 인생달력도 나의 과거를 정리하고 나의 미래를 찾아가는 마법의 종이 한 장이다.세 번째는 인생 비전서다. 독자에게 묻고 싶다. 자신의 인생 비전서를 써본 적이 있느냐고. 필자는 운 좋게 다른 사람의 인생 비전서를 훔쳐본 덕분에, 54세가 되던 2014년에 나의 인생 비전서를 작성해보았다. 열 줄 남짓한 간단한 내용이었지만 9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그때 만든 인생 비전서가 현재의 필자를 이끄는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다.자신이 스스로 작성해보는 인생 비전서는 생각보다 힘이 세다. 나의 인생에서 무엇을 성취하고 싶고, 나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한 소망과 의지를 담은 인생 비전서는 각자 인생의 등대가 될 수 있다. 인생 비전서를 실제로 작성하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일 수 있지만, 짧게 몇 줄이라도 적어볼 것을 권한다. 일단 조금이라도 써보면 완성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시작은 반 이상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자기 설명서, 100년 인생달력, 인생 비전서. 종이 몇 장에 불과하지만, 나를 찾고 나를 만들고 나를 이끄는 최고의 인생 길잡이가 될 수 있다. 나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최고의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인생 디자인 3종 세트를 꼭 한번 만들어 보기를 제안한다.김현곤 원장국회미래연구원 원장. 미래 환경변화를 예측·분석하고 중장기 국가미래전략을 연구하는 국회의 씽크탱크를 이끌고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부원장, 한양대 정책과학대학 특임교수, 한국국토정보공사 공간정보연구원장을 역임했다. 『미래 만들기』, 『인생 르네상스 행복한 100세』, 『그림으로 생각하는 인생 디자인』, 『100년간의 자기탐험』 등의 저서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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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경 박사] HRD전략과 정렬(align)된 플립러닝의 본질
최근의 스킬 기반 인력(Skill-based workforce)에 의한 애자일 조직으로의 재편,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워크플로우 러닝(workflow learning) 등 HRD전략과 요구에 맞춰 다시 플립러닝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처음의 플립러닝은 혁신적인 학습방법으로 빠르게 확산하였으나, 점차 사람들에게 ‘강의실 교육을 벗어난 단계별 학습방법’, ‘온라인 콘텐츠와 오프라인 워크숍의 결합방식’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플립러닝은 설계의 출발점을 달리하면 HRD전략 실행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니 개별화된 맞춤형 학습과 효과 높은 심층학습을 위해 고안됐던 플립러닝의 본질에 비추어, 다양한 이론과 학습원리, AI 등 기술의 발전을 기반으로 더 좋은 학습을 설계하기 위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처음 플립러닝이 등장했을 때 ‘뒤집힌(flipped)’ 교육 방식은 혁신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10여 년간 빠르게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지금은 플립러닝이 더는 혁신적으로 생각되지 않는 듯하다. 최근 ATD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워크플로우 러닝을 강조하면서 플립러닝도 업무현장에서 학습을 결합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플립러닝의 어떤 모습이 워크플로우 러닝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 나아가 스킬 기반 인력의 성장에 어떻게 직접 관여하여 조직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촉진할 수 있을까?---혁신적 러닝의 대중화초기 플립러닝 방식의 혁신은 먼저 과제를 각자 한 후, 학습을 함께 모여서 하는 발상의 전환에 있었다. 플립러닝은 ‘학습 과정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을 수업 후 혼자 할 것이 아니라 수업 중 같이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어느 화학교사 2인의 의문제기에서 시작됐다. 이 방식은 긴밀한 상호작용 시간을 더 확보함으로써 학습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고 학습자의 흥미와 참여를 높여 좋은 반응을 얻었기 때문에 대학과 기업에서 인기를 얻었다. 사전학습을 온라인 강의로 하고, 질문과 코멘트를 공유하고, 본학습에서 토론과 실습 등의 상호작용을 포함한 심화학습을 한 후 사후학습으로 과정 마무리 학습을 진행하게 된다. 지금은 학습자가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혼자 개념을 익힌 후 함께 모여 워크숍을 하는 방식으로 안착했다. 그러나 플립러닝이 대중적인 교육방식이 되면서 학습자는 과제를 부담스러워하고, 교수자는 사전학습을 하지 않은 학생의 참여문제를 비롯해 기존 과정을 어떻게 플립러닝으로 재설계하고 또 티칭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어려움을 문제시하게 됐다."HRD에서 플립러닝의 목적과 가치는 교육을 넘어,HRD전략과 정렬(align)된 목표를 향해야 한다는 데 있다."좋은 플립러닝은 고민의 출발점이 다르다‘이런 것이 플립러닝 아닌가요?.’ 플립러닝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이론 중심의 강의실 교육을 벗어나 ‘pre-class, in-class, after-class’로 진행되는 학습방법이라고 한다. 온라인 콘텐츠로 미리 학습한 후 집합교육, 즉 워크숍을 하는 것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시공간을 초월한 방식으로 유연한 학습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이 현재의 학습트렌드와 잘 맞는다는 것을 들 수 있다. 특히 기업의 플립러닝 도입을 적극 이끌어낸 이유 중 하나는 플립러닝이 학습 효과성과 더불어 시간과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언급한 것들이 플립러닝의 대표적인 특징이기는 하나, 이런 윤곽을 따라 플립러닝 개발을 시작한다면 좋은 플립러닝을 설계하기 어렵다. 종종 보이는 초보적인 실수로는 ‘온라인 사전학습과 오프라인 본학습’이라는 개념에 매몰되어 플립러닝임에도 블렌디드 러닝과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개념상의 차이를 알고 있었더라도 실제 개발과 교강사 운영 단계에서 사전학습과 본학습의 연계가 밀접하지 않게 구성되는 사례가 나타나곤 한다. 이처럼 플립러닝을 온라인 콘텐츠와 워크숍으로만 본다면, 형태만 다른 학습과정 중 하나가 될 뿐이다.이런 관점에서 실무적으로 개발에 착수할 경우, 출발점은 ‘요구조사에 따라 어떤 역량 혹은 스킬을 교육목표로 해야 하는가?’,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의 산정은?’ ‘본학습에는 어떤 강의가?’, ‘학습활동에 적합한 교강사는?’, ‘사전학습용 온라인 콘텐츠로 개발할 내용은?’, ‘플립러닝 과정을 마쳤을 때, 어떤 효과를 얻게 될까?’ 등을 우선 고려하게 된다. 특히 과정 도입 시, 교육 효과성에 관한 수많은 연구 결과처럼 역량과 스킬 변화가 있길 기대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주로 만족도와 학습 이해도 수준의 평가에서 그친다. 이상의 고민들은 플립러닝의 외형적 특징을 기반으로 개발 프레임워크를 만들었을 때 예상되는 상황이다.플립러닝은 많은 학습이론과 방법을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AI 기술과 xAPI 및 LRS에 의한 데이터 활용 등 학습자 지원 방안과 기술 수준이 비약적으로 확장되고 있어 기술적 적용 범위가 풍부해졌다. 그러니 기존 플립러닝 공식에 얽매여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면 플립러닝에도 더 이상의 혁신과 효과는 없을 것이다.HRD전략을 꿰뚫는 플립러닝의 본질플립러닝의 목적과 가치는 교육을 위한 플립러닝을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HRD전략과 정렬(align)된 목표를 향해야 한다는 데 있다. 그러면 플립러닝을 어떻게 만들고 가르칠 것인가? 고민의 출발점은 HRD 요구에 맞닿을 수 있는 플립러닝의 핵심적인 본질에서 비롯돼야 한다. 플립러닝의 핵심은 형식이 아닌, 개별화된 맞춤형 학습과 효과 높은 심층학습에 있다. 그러니 출발점을 다음 질문에서 시작해보자.첫째, ‘개별화된 맞춤형 학습을 어떻게 설계할까?’이다. 현재 주목받는 HRD전략은 새로운 스킬들이 요구됨에 따라 직무 중심의 조직에서 스킬 기반 조직과 인력 형태로 이동하는 변화 주도 방안이다. 예로는 업스킬링과 리스킬링(Up·Re-skilling) 뿐만 아니라, 새로운 스킬을 마치 ‘부캐’와 같이 장착한 크로스 스킬링(Cross-skilling)이 대표적이다. 또한, 새로운 스킬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애자일 조직(agile organization)이 되기 위해 워크플로우 러닝이 강조됐다. 이에 따라 일하는 동안 일부 학습의 기회를 일상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플립러닝이 중요한 방법이 된 것이다.그러나 플립러닝에서 더 주목할 부분은 시간의 효율성보다 개별화된 맞춤형 학습설계와 방법이다. 일터에서의 온라인 학습은 일과 학습의 경계가 무너지므로 학습 집중력과 몰입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학습자의 집중과 몰입은 그들의 요구와 필요, 그들의 수준과 학습목표 간 차이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본질적으로 플립러닝의 사전단계는 이를 염두에 두고 학습자 개개인의 학습요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개인의 가치와 이해를 염두에 두고 학습자 자신의 페이스로 학습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플립러닝은 학습자 주도적 활동이 성공할 수 있도록 개별화된 맞춤형 학습설계를 우선해야 한다.둘째, ‘심층학습을 어떻게 설계할까?’이다. 조직에서 요구하는 새로운 스킬들로는 혼자서 단기간에 성취하기 힘든 디지털 스킬, 강의식으로 도달할 수 없는 소프트 스킬,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리더십 스킬 등이 있다. 스킬 기반 조직과 인력으로 재편하기 위해서는 실행과 사고가 수반되는 심층학습이 필연적이다. 마침, 플립러닝에서 사전학습으로 학습을 ‘뒤집은(flipped)’ 이유는 학습의 질과 달성목표를 높이기 위함이다. 플립러닝은 실제 활동과 사고할 수 있는 기회를 확장했기 때문에 Bloom의 교육목표(Learning Taxonomy) 중 고차원 목표를 달성하는 데 최적화된 학습방법이다.플립러닝 설계자들에겐 깊은 고민이 필요하지만, 한편으로 이들은 자유롭게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 효과적인 심층학습을 위해 사전학습과 잘 연계할 수 있고,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각종 기술을 기반으로 상호작용을 설계할 수도 있다. 수많은 학습이론과 방법 가운데 어떤 것을 적용할지는 설계자 혹은 교수자에 달려있다. 아이디어의 적용과 관련해선 다음에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며, 이번 글은 처음 플립러닝을 제안한 Bergmann의 말로 마친다.‘수업을 뒤집는다면 티칭이 더 쉬워지지는 않지만, 더 좋게 될 것이다(Flipping your class will not make teaching easier, but it will make it b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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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순희 교수] 직업세계 대변혁 시대, 직업교육훈련의 방향
인간은 생계를 위해 소득을 얻는 경제적·사회적 활동을 끊임없이 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렇게 불가피한 직업활동 과정에서 인간은 관계를 형성하고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으며, 자아를 실현하고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직업은 환경 변화에 따라 생성, 성장, 소멸, 그리고 융합과 분화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근래 4차 산업혁명, 디지털 대전환으로 대변되는 기술혁신과 글로벌 아젠다인 탄소중립 정책은 산업구조의 일대 변혁을 초래하고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은 경제·산업 및 사회 전반에 디지털화, 자동화, 무인화를 가속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신기술·신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직업을 창출하기도 하고 한편에서는 일자리를 없애거나 줄이기도 한다."직업은 인간이 관계를 형성하고, 사회적 인정을 받고,자아를 실현하고,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게 한다.따라서 일의 내용과 일하는 방식에서 대변환이 일어난다면직업교육훈련에서도 전면적 개선과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일의 내용과 일하는 방식에서도 대변환이 일어나고 있다. 산업구조변화에 따른 일자리 및 일하는 방식 변화는 일을 준비하는 사람과 기존 종사자 모두에게 새로운 역량 습득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의 이러한 필요역량 습득은 과거와는 달리 개인의 힘만으로는 해내기 어려우며 기업과 국가가 전략적으로 지원해야만 가능하다.지금은 직업과 일자리 변화를 예측해 현실적으로 전환, 소멸해가는 직업 종사자들이 새로운 직업과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미래전환 직업지도와 미래 역량 교육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저탄소·디지털화에 따른 산업구조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공정하고 원활한 노동전환을 위한 인재양성전략을 새로이 세울 필요가 있다. 특히 개인이 전통적인 기술·지식 이외에 디지털·소프트 스킬 등에서 훈련내용과 훈련 방식을 자기 맞춤형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 직무전환과 전직훈련의 참여도와 효용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디지털 대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기술인력 육성은 개인은 물론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의 핵심 요건으로서 더욱 중요하다. 디지털 기술의 사용으로 산업, 조직,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 문화, 시스템 등 일상을 포함한 사회 전반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디지털 대전환에 따른 필요역량은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인력양성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AI와 메타버스로 인한 시공을 초월한 업무환경 변화와 직업세계와 일자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래 지향적이면서 동시에 현실적인 HRD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의 3대 필요역량인 인공지능 리터러시(인공지능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 소프트 스킬(기계가 아닌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창의성, 소통과 협업, 문제해결능력 등 NCS의 직업기초능력), 그리고 자기주도 평생학습역량에 대한 교육훈련이 필수적이다. 기존 도메인의 직무능력을 바탕으로 신기술 역량을 접목시킨 새로운 직무역량 요구가 커짐에 따라 재직자 업스킬링과 세대 융합교육도 중요해지고 있다. 동시에 디지털 전문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대학 전공교육 및 직업교육을 고도화하고 혁신해야 할 것이다.미래 직업과 일자리는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산업 기반, 새로운 아이디어에 의한 무한창출이 가능하므로 창직과 스타트업을 육성, 지원하는 정책을 혁신하고 확충해야 한다. 교육훈련 방식에선 자율과 재량 기반 자기주도학습, 학습자의 요구·수준·학습스타일 등을 고려한 맞춤형 콘텐츠와 AI 기반 맞춤학습, 그리고 문제기반(PBL) 협동학습이 강화돼야 한다. 정리하면 교육·훈련과정, 자격제도, 직업·진로지도의 전면적 혁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할 것이다.▶ 강순희 교수한국노동연구원 창립 때 입사하여 고용, 인적자원개발, 고용보험과 근로복지 등을 주로 연구했고 중앙고용정보원(현 한국고용정보원) 원장, 참여정부 청와대 노동고용정책비서관, 한국직업자격학회장, 한국노동경제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올해 5월까지 근로복지공단 제9대 이사장으로 활동했고 현재 경기대학교 직업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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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익봉 실장]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 사이
2023 계묘년癸卯年, 우리 HRD는 디지털 혁신 가속화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습적 진보와 혁신을 이뤄낸 것 같다. 특히 3년여 동안 이런 외부 환경은 우리 HRDer에게는 다양한 학습방법, 더 효과적인 교육방법 등을 찾아 업무현장의 문제해결과 조직의 생산성 극대화를 위해 각자의 업業에서 살아남기 위한 긴박하고 치열한 생존의 문제였을 것이다. 이런 노력은 HRD에 기술적 혁신으로 통합되어 다양한 학습경험 제공, 학습의 효율성과 효과성 강화로 이어질 수 있었다. ---또한, 새로운 학습 기술을 활용한 시뮬레이션은 학습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또 다른 기술중심의 진일보된 학습환경을 구현했다. 최근 HRD 분야에서의 ChatGPT, 인공지능(AI) 도입은 학습자들의 학습경험의 효과적 측정과 학습 성과측정이 가능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강화할 수 있는 HRD전략의 핵심 도구가 됐고, 직원 개개인의 성장 니즈와 역량을 고려한 유연하고 최적화된 맞춤형 학습경로 설정을 가능하게 만들었다.2024년을 전망해 볼 때 HRD 분야에서 AI 관련 기술이 학습관리 및 학습의 피드백 프로세스에 통합되어 더욱 많이 활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첨단 기술 도입을 통해 학습경험과 학습자들의 니즈는 더 다양화될 것이고 이에 실시간 학습의 필요성과 대응이 더욱 중요하게 강조될 것이다. 학습참여자들에게 필요한 교육적 정보 습득도 모바일 학습 앱과 실시간 교육을 통해 더욱 빨라질 것이다. 그리고 대면의 기회가 줄어드는 초개인화 시대, DX 전환 시대, 초하이테크 시대가 될수록 조직 차원의 조직문화(corporate culture) 관리 역량이 매우 중요하고, 리더십, 팀워크, 문제해결, 협업 등의 workplace skills인 소프트 스킬들(soft skills)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특히 조직 내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가 중요할 것인바, 리더의 포용적 리더십(inclusive leadership), 코칭 및 멘토링 스킬과 커뮤니케이션 스킬, 감성의 소통 스킬 등의 중요성이 커지게 될 것이다.우리 HRDer의 역할 측면에서 이 분야의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끊임없이 배우고 습득하려는 지속적 학습 능력과 태도는 공통적 필수역량이다. 아울러 우리는 다양한 학습수단과 방법으로 학습을 가속하고 효과성도 강화할 수 있는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 역할을 해야 한다. AI 기술을 교육 환경에 효과적으로 통합하여 교육 및 HRD전략을 구현할 수 있는 전략가로서의 전문적 역량과 능력도 키워야 한다. 또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중요해지면서 업무를 개선, 활용하기 위한 HR 데이터 분석 능력과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조직 내부의 소통을 활성화할 수 있는 조직문화 과정개발 전문가로서, 혁신적이고 효과적인 학습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학습경험 혁신자 역할이 강조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역량(competency) 기반 인재육성전략이 강조됐다면 급변하는 기술환경과 경영환경에서는 역량의 하위 스킬 기반(skill-based)의 커리큘럼 개발과 스킬 기반 개인, 팀, 조직 차원에서의 발 빠른 전략적 인재육성 대응이 필요하다."기업의 신기술 개발, 혁신을 통한 가치 창출의 원천은도전적이고 창의적이며 초융합적 사고를 하는 인재들이다."오늘날 우리를 둘러싼 조직의 지속성장과 성공에서 HRDer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각자 소속된 기업의 신기술 개발과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인재와 함께 초융합적인 사고형 인재를 반드시 육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2024 갑진년甲辰年 새해에도 올해의 飛上하는 청룡의 기운을 이어받아 HRD 분야에서 진취적인 노력과 혁신으로 발전된 학습경험과 모델을 만들어 직원들의 적극적인 변화와 더 큰 성장을 이끌어내고, 우리 조직의 더 힘찬 도약과 발전을 함께 만들어나갈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최익봉 실장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인재교육실 총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외에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자문위원,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자문위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직할 출연(연) 기관평가 점검위원, 한국산업인력공단 Best HRD 인증 심사위원, 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 상임이사, 한국평생교육학회 이사 등 다양한 대외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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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 대표] 상용표준의 기초
‘Learning Happens Everywhere and Always’로 변화하는 학습환경 속에서 개별 맞춤형 평생학습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Hybrid, Flexible(HyFlex)’을 고려해야 한다. 이런 학습경험의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은 학습환경의 다양성, 데이터 상호운용, 접근성과 이용성, 개인정보에 대한 표준이다.Learning Happens Everywhere And Always지금까지 우리의 교육은 삶의 경험과 실질적인 능력을 강화하기보다는 공식적인 학위의 수료와 인정 여부를 중시하는 사회를 지원해 왔다. 그러나 지식정보기술(ICT, Information Computer Technology)의 기하급수적 발전이 가져온 산업의 파괴적 혁신으로 인해 비형식 학습(Informal Learning), 업무 중 학습(Workflow Learning)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도가 증가했으며 학습에 대한 개념이 재정의되고 있다. 학습 활동은 점차 삶과 더욱 통합되고 있고, 경험과 역량개발은 서로 의존적인 평생학습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학습의 개념은 지식의 양, 학위의 증명에서 종합적 역량의 집합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렇게 ‘Learning Happens Everywhere and Always’로 변화하는 학습 환경 속에서 개별 맞춤형 평생학습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Hybrid, Flexible(HyFlex)’을 고려해야 한다. 이런 학습경험의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학습환경의 다양성, 데이터 상호운용, 접근성과 이용성, 개인정보에 대한 표준이다."학습 활동은 점차 삶과 더욱 통합되고 있고, 경험과 역량개발은 서로 의존적인 평생학습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학습의 개념은 지식의 양, 학위의 증명에서 종합적 역량의 집합으로 진화하고 있다."---표준화의 중요성표준화(Standardization)란 일상적이고 반복적으로 발생하거나 예상되는 문제를 최상의 상태로 해결하기 위한 일련의 활동이다(ISO/IEC). 표준은 우리 생활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으면서도 드러나지 않게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가전용품에서부터 인터넷, 도로표지판, 교통신호등, 책과 복사지의 사이즈 등 표준이 적용되지 않는 곳은 없다. 관련해서 국가기술표준원에서는 표준의 효용가치에 대해서 다섯 가지로 제시한다.첫째, 표준은 사회·경제적 효율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도구다. 원료나 자원으로부터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모든 단계에서 생산효율을 증가시키고 품질의 향상과 소비자를 보호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둘째, 표준은 산업발전 기반을 형성한다. 완성도 높은 기술의 표준화는 기술적용 제품의 시장적합성과 경쟁력을 향상시켜준다. 특히 정보기술, 멀티미디어, HDTV, DVD 등에 적용되는 신기술에 대한 선행적 표준화는 첨단산업기술 발전의 기반이 되며 기술투자의 중복성을 방지하고 기술을 이전하는 데서도 필수적인 산업발전 기반이 된다. 셋째, 표준은 교역증대와 무역자유화를 위한 기반이 된다. 국제표준과 국가표준의 부합화는 국가 간 상호인정을 촉진하고 무역증대 및 경제를 통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WTO/TBT 협정은 각 국가의 기술규정과 표준이 국제무역에 있어서 장벽이 되지 않도록 국가표준을 제-개정 시 국제표준이 있는 경우 이를 채택·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넷째, 표준의 가장 큰 효과는 호환성(Compatibility)이 가져오는 네트워크 외부효과라고 할 수 있다. 표준은 사용자가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 생산과정에 대한 정보를 통일된 방법으로 제공하여 거래비용을 감소시키고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알기 쉬운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의 이익을 증진시킬 수 있다. 이런 표준의 정보제공 기능은 시장의 상거래 행위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탐색비용과 측정비용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다섯째, 기업에게 표준은 기술혁신을 가속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어 경쟁하기 전 단계에서 단체/컨소시엄에 의해 표준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 관련 제품이나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제품 생산을 통해서뿐 아니라 보유기술을 무형의 상품으로 거래하여 큰 이익을 얻게 된다. 이런 이유로 인해 많은 글로벌 기업은 첨단기술 분야에서 기술개발뿐 아니라 국제표준을 획득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표준을 중시하는 현상들은 정보통신, 전기전자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고, 심지어는 글로벌 표준 전쟁이라고까지 불리고 있는 상황이다(국가기술표준원, 2023).에듀테크 표준의 역사에듀테크 표준화는 기술의 발전과 교육의 변화라는 급진적 진화와 보수적 속성이 아주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인류 진화의 역사다.1970년대 학교에서 개인용 컴퓨터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교육용 소프트웨어가 개발됐고 기술표준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당시 기술표준을 다루기 위해 국제기술교육학회(International Society of Technology in Education, ISTE)와 같은 조직들이 활동을 시작했다.이후 1990년대 후반 미국 백악관의 과학기술정책담당과 국방성에 의해 설립된 ADL Initiative가 다양한 학습관리시스템(LMS)과 콘텐츠 제공업체 간 상호 운용성 보장을 위한 SCORM(Sharable Content Object Reference Model)을 공개하면서 에듀테크 표준이 본격화됐다.2005년 전후로는 IMS Global Consortium(현, 1Edtech), ADL Initiative와 같은 사실상 표준화 기구와 공적 표준화 기구 ISO/IEC JTC1 SC36 모두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다. IMS Global Consortium은 학습 플랫폼과 콘텐츠 제공자 간의 상호운용성을 높이기 위해 학습도구 상호운용성(Learning Tools Interoperability, LTI)과 Common Cartridge 표준을 소개했다.2010년대에는 온라인 학습과 혼합학습이 보편화되고 빅데이터와 클라우드가 활발하게 도입되면서 다양한 학습 환경에서의 학습자 프로파일과 학습경험 설계를 위한 표준화가 진행됐다.Consortium of School Network(CoSN)와 ISTE는 초중등의 에듀테크를 통합하기 위한 표준과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이 시기에 IMS Global Learning Consortium에서 학습데이터 수집체계 표준인 Caliper Analytics 표준 개발에 착수했다. 또한, 학습용 소프트웨어들을 물리적으로 설치하지 않고 서로 연동할 수 있는 생태계 지향적인 통신 표준, 즉 학습도구 상호운용성(Learning Tool Interoperability) 표준을 성공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다.학습도구 상호운용성 표준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격인 학습관리시스템(LMS, Learning Management System)에 이질적이면서 다양한 교육용 앱을 간단한 통신표준과 인증정보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연동하는 기술인데, 에듀테크가 성숙한 국가에서는 이미 보편화됐다. ADL Initiative도 기존 SCORM 표준을 간소화한 Tin Can API 혹은 xAPI 표준과 학습데이터저장소(Learning Record Store, LRS), CMI5를 공개했다. ADL Initiative가 개발한 표준은 통합학습체계(Total Learning Architecture, TLA)를 기반으로 미군에 적용하고 있으며 기업교육 영역에서 주로 채택되고 있다. 데이터 기반 학습분석은 학습자의 학습활동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여 학습의 효과를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학습분석은 데이터 해석과 적용에 초점을 맞추어 데이터에서 도출된 지식을 토대로 교수학습 효과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다룬다. 또한, 적절한 처방을 통한 학습 효과 증진, 학습도구 개발, 데이터에 기반을 둔 정책결정 등 데이터를 통한 다양한 영역에서의 문제해결과 의사결정을 돕는다.이렇게 이질적인 학습환경에서 발생하는 학습자의 다양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학습분석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의미론적, 기술적, 법적, 조직적 수준을 고려하는 상호운용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European Commission, 2017). 2020년을 전후해서는 상용화된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기술의 상호운용을 지원하기 위해 휴먼팩트 가이드라인 표준화와 올바른 인공지능 제품의 올바른 활용을 위한 프레임워크가 공개되고 있다."에듀테크 표준은 교육 분야의 진보와 혁신을 촉진하고,학습자와 교육기관 모두에게 이점을 제공한다. 따라서 미래 학습환경을 지원하고 개선하는 핵심 도구 중 하나다."에듀테크 표준의 중요성초중등 교육은 AI디지털교과서를 중심으로 교육의 총체적 디지털 전환에 진심이다. 기업교육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을 주도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마이크로러닝, 워크플로우러닝, 스킬 기반 러닝 등 HR Tech 중심의 HRD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국방은 데이터 기반의 국방전략 구축을 위해 국방교육 기술체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에듀테크 표준은 교육 분야에서의 혁신과 발전을 지원한다. 표준을 준수하는 기술 및 콘텐츠 제공 업체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더욱 쉽게 통합하고 적용할 수 있다. 이로써 교육 생태계는 계속해서 발전하며 학습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 즉 에듀테크 표준은 교육 분야의 진보와 혁신을 촉진하고, 학습자와 교육기관 모두에게 이점을 제공한다. 이런 이유로 에듀테크 표준은 교육 분야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며 미래의 학습환경을 지원하고 개선하는 핵심 도구 중 하나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참고 자료]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과 온라인 교육을 위한 표준의 역할 및 추진방향, 2020, 조용상, TTA 저널표준화개요, 국가기술표준원Standards are coming. Are education technology companies prepared?, 2022, Velislava HillmanAI Digital Tool Product Lifecycle Governance Framework through Ethics and Compliance by Design†, IEEE정훈 대표에듀테크 리서치 컨설팅 기업, 러닝스파크 대표. 메타에듀테크-마켓인텔리전스 플랫폼인 애스크에듀테크닷컴(AskEdTech.com)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국내외 교육 관계자들에게 에듀테크와 관련해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공저로 『대한민국 교육 트렌드 2023』, 『디지털 교육 트렌드 리포트 2030』, 『교육혁명 2030』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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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연구위원] 디지털 전환 시대에 요구되는 미래 직업역량
디지털 전환은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를 바꾸고,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을 바꾼다.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여 비즈니스 혁신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필요조건 중 하나는 미래 인재 확보다. 미래 인재의 육성은 기업과 국가가 사활을 걸고 추진해야 할 일이다. 이를 위한 첫 번째 열쇠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필요한 역량(skills)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며, 두 번째 열쇠는 개인 각자는 디지털(또는 인공지능) 리터러시 등의 기초역량을 업무와 상황에 맞게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준비와 자세를 갖추고, 기업과 정부는 이를 적극 지원하는 것이다.기술혁신이 가속화하고, 산업현장과 비즈니스에서 신기술·첨단기술 적용이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음식점에서 서빙로봇이 돌아다니고, 무인지게차가 스마트물류센터 안을 자율주행하며, 인공지능(AI)이 작성한 뉴스를 받아보는 모습이 낯설지 않게 됐다. 디지털 전환을 넘어 디지털 융합으로 생산공정과 서비스가 혁신되고, 근로자의 일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 우선은 데이터 기반 표준화되고 규칙적이며 반복적인 직무(tasks)와 ‘약한 인지적 역량’(Weak cognitive skills)이 로봇과 자동화로 대체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비정형적인 직무와 ‘강한 인지적 역량’(Strong cognitive skills)까지도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세계경제포럼에서 발행한 「Future of Jobs Report 2023」의 ‘Future of Jobs Survey’에 따르면, 응답 기업들은 작년 조사시점 기준 비즈니스 관련 작업(tasks)의 34%가 기계에 의해, 나머지 66%는 인간에 의해 수행되고 있다고 답했고, 5년 후인 2027년까지 기계에 의한 작업 수행 비율이 42%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예측치는 2020년 보고서에서 예측한 2025년까지 기계에 의한 작업 수행 비율인 47%보다 5%p 낮다. 2020년 보고서의 높은 예측치(2025년까지)는 조사 당시에 COVID-19 봉쇄 조치로 원격근무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자동화 확산에 대한 높은 기대가 반영되어 과대 추정된 것일 수 있고, 2023년 보고서의 낮은 예측치(2027년까지)는 기계가 인력을 대체하기보다는 인간의 능률(human performance)을 강화하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최근의 관점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초거대 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s, LLMs)을 쓰면 미국 근로자의 업무 중 약 15%가 동일한 품질 수준에서 현저히 빠르게 완료될 수 있고, 초거대 언어모델 기반 소프트웨어와 도구를 통합하면 그 비율은 47%-56%로 증가한다고 한다. 1차-3차 산업혁명에서 인간과 기계의 관계와 같이, 4차 산업혁명에서도 기계 특히, AI는 인간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 역할을 할 것이다. 다만, 개인 각자가 적극적으로 AI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과 준비가 어느 정도 되어 있는지에 따라 기계는 대체재와 보완재 사이 어느 지점에 달리 위치하게 될 것임은 자명하다.직무가 기계로 대체되고 일하는 방식이 바뀌면 근로자에게 필요한 역량(skill sets)도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 디지털 전환 시대에 요구되는 직업역량 변화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근로자 측면에서 보면, 미래 고용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미래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역량(skills)을 습득하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기업 측면에서는, 기업이 산업구조 전환에 대응하여 비즈니스 혁신(Business transformation)을 하기 위해서는 신기술 개발과 현장 적용(adoption)이 필요한데, 이를 수행할 인재의 확보(외부 유치 또는 기존 인력의 재숙련화(reskilling)·숙련강화(upskilling))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를 들어, 내연기관차 부품생산업체가 미래차(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중심의 자동차산업 생태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과 생산·품질관리가 필요한데, 이를 수행할 인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향후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기초역량(core skills), 2023-3027출처: 「Future of Jobs Report 2023」(WEF, 2023), Figure 4.3「Future of Jobs Report 2023」에서도 비즈니스 혁신의 주요 장벽으로 응답 기업의 60%가 ‘기술 격차 해소의 어려움’을, 53%는 ‘인재 확보의 곤란’을 꼽았다. 기업들이 사업전환이나 비즈니스 혁신 과정에서 필요한 인재를 유치하기 어려운 이유는 신기술 및 첨단기술 역량을 갖춘 인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중소기업은 필요한 인재가 있어도 이들을 채용할 여건(임금 수준 등)이 되지 않기 때문이지만, 그 이전에 필요한 미래 역량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Future of Jobs Report 2023」에 따르면, 응답 기업들은 2023년-2027년 사이에 근로자의 기초역량(core skills) 중 44%가 변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2016년의 예측치 35%보다 9%p 증가한 것이다. 이는 기술 발전이 근로자의 기초역량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고, 동시에 근로자 재교육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음을 뜻한다.상기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5년 내에 26개 기초역량(core skills) 중 중요성이 가장 빨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창의적 사고력(Creative thinking)이며, 다음으로 분석적 사고력(Analytical thinking), 테크놀로지 리터러시(Technological literacy), 호기심 및 평생학습(Curiosity and lifelong learning), 탄력성·유연성 및 민첩성(Resilience, flexibility and agility), 시스템적 사고력(Systems thinking),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AI and big data) 역량, 동기부여 및 자기인식(Motivation and selfawareness) 등이 순차적으로 상위에 포함됐다. 반면 향후 5년 내에 중요성 증가가 가장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기초역량은 손재주·지구력 및 정밀성(Manual dexterity, endurance and precision)이며, 다음으로 감각처리 능력(Sensoryprocessing abilities), 세계 시민의식(Global citizenship), 읽기·쓰기·수학(Reading, writing and mathematics), 다중 언어 능력(Multi-lingualism) 등의 순이었다.특징적인 것은 중요성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초역량은 ‘강한 인지적 역량’(Strong cognitive skills, 창의적 사고력과 분석적 사고력, 시스템적 사고력), 기술적 능력(Technology skills, 테크놀로지 리터러시,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등), 자기효능감(Self-efficacy, 호기심 및 평생학습, 탄력성·유연성 및 민첩성, 동기부여 및 자기인식 등) 범주에 포함된다. 반면 중요성이 더디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초역량은 신체적 능력(Physical abilities, 손재주·지구력 및 정밀성, 감각 처리 능력 등)과 ‘약한 인지적 역량’(Weak cognitive skills, 읽기·쓰기·수학, 다중 언어 능력) 범주에 포함된다.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은 기업들로 하여금 비즈니스 혁신 또는 사업전환을 하도록 압박한다. 기업 비즈니스 혁신의 성공 열쇠로서 R&D, 금융 지원, 파트너십 및 생태계 구축 등이 있지만, 핵심은 혁신 인재 확보다. 기업들은 인재 확보를 위해 외부에서 필요한 인재를 유치하거나 내부 종업원을 육성할 수 있다. 교육기관과 직업훈련기관은 교육훈련 과정에 미래 역량을 반영하고자 다각도로 노력한다. 정책 당국과 지자체들도 신규 인재 양성과 근로자 재훈련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선 디지털 전환 시대에 필요한 미래 역량(skills)을 재정립하여 국가 차원의 비전을 제시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모든 근로자 및 미래 근로자들이 미래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협력적 육성 체계를 좀 더 정교화하고, 과감하게 추진할 필요도 있다. 산업현장의 기술혁신 속도만큼 필요한 역량과 인재상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참고 자료]김동규 외(2017), 『4차 산업혁명 미래 일자리 전망』, 한국고용정보원·매일경제WEF(2023), 「The Future of Jobs Report 2023」https://arxiv.org/abs/2303.10130김동규 연구위원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 한국직업자격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며 직업훈련, 직업자격, 국가직무능력표준(NCS) 등 국가인적자원개발 정책과 관련한 각종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미래 직무 및 역량 변화, 직업분류 등에 관한 연구 및 강의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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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정 교수] AI 시대 HRD와 함께하는 기업의 도전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사람이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일을 기계가 대신하게 됐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발달한 시대에도 여전히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생성형 AI는 개인의 직업세계 외 기업의 HRD업무에 광범위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도 새로운 기술들은 단기적으로 일자리 감소라는 두려움을 야기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경제 확장과 고용 증가로 이어져 왔다. 생성형 AI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는 AI에 의해 대체될 수 있지만, 보다 창의적이고 인간다운 역할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다. 그래서 인간과 AI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해진다. 따라서 HRD 분야에서도 AI 기술의 발전 방향성을 제시하고, 적절한 거버넌스가 수립돼야 하는 시점이다.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 시대를 맞이하여 내부 인재들의 AI를 활용능력을 기르고, 인간 고유의 역량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새롭고 혁신적인 기술은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줬지만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시장의 개편으로 이어졌고,이를 통해 수요와 고용을 창출하며 삶의 질을 높였다."---기술의 발전과 일자리 창출생성형 AI가 등장하며 위협을 받는 일자리와 새롭게 창출되는 일자리로는 무엇이 있을까?기술이 점점 자동화될 때마다, 사람들은 자동화된 기계에 일자리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불안에 시달렸다. 하지만 실질적인 결과들을 보면,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고용을 창출했고, 생산성이 향상됐다고 해서 일자리가 축소되지는 않았다.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학교 교수는 같은 해에 뉴욕타임스에 미국 노동자의 생산성과 실업률의 관계를 소개했다. 그래프를 살펴보면 노동자의 생산성은 꾸준히 높아졌지만, 실업률은 이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기술의 발전은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경제를 확장시켜서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한다. 19세기 초반, 산업혁명 태동기에 기계의 출현은 노동자들에게 일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공포를 일으켰다. 그리고 이 공포는 기계를 파괴하는 ‘러다이트’ 운동으로 확산됐다. 하지만 파괴적인 기술이 도입되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시장이 혁신적인 기술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이후부터 일자리도 늘어난다. 자동차가 도입됐을 때 단기적으로는 말과 마차에 대한 일자리들은 고용이 축소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자동차는 산업과 경제 전반에 수없이 많은 수요와 고용을 창출했다.AI로 대체되는 일생성형 AI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는 인공지능이라는 훌륭한 비서와 공존하며 일자리와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준비를 해야 한다. 우리 주변에서 단순한 노동들에는 이미 상당한 기계들이 들어와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챗GPT 시대에 지식노동의 세계는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 챗GPT는 맥락을 파악하여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복잡한 요구사항들까지도 처리할 수 있다. 챗GPT-3.5는 지능지수 147을 보유하고 있고, 470GB의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했다. 그래서 챗GPT는 전문적인 지식의 수준을 판단하는 시험에서도 속속들이 합격하는 등, 생성형 AI는 전문적인 지식을 제공하는 직무 영역에서도 인간의 수준에 어느 정도 도달했다. 과거에는 반복적이고 귀찮은 일들이 기계를 통해 자동화됐지만, 생성형 AI는 좀 더 지능적으로 업무를 도와준다. 이제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노동자의 영역에서까지 생성형 AI가 사람에 준하는 업무보조자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전문적인 지식을 학습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성하거나, 업무와 관련된 초안 자료를 작성하는 일들을 거의 모든 영역에서 보조할 수 있다.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연구진은 챗GPT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분석한 리포트를 공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노동자의 약 80%가 거대 언어모델의 도입으로 인해 그들의 직무에 적어도 10% 수준의 영향을 받으며, 약 19%의 노동자는 적어도 50% 수준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이제는 전과 다르게 밀도가 높고 세부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업무들도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생성형 AI 시대에는 정신적인 분야에서 자동화가 가능한 직종들은 위협을 받는다. 생성형 AI는 작가, 프로그래머, 마케터, 고객 상담원, 물류 관리자 등의 화이트칼라 직종에서도 사람보다 빠르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리고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로 인해 단순 사무직들은 AI로 더 빠르게 대체될 것이다.인간이 더 잘 하는 일모든 지식노동의 영역이 챗GPT로 대체되지는 않을 것이다. 생성형 AI는 우리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가장 지루한 일들’을 대체할 것이다. 생성형 AI는 정확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기보다는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인공지능이다. 따라서 모든 업무를 100% 인공지능에 맡길 수는 없다. 결국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초안은 사람 손을 거쳐야 최종적인 결과물들로 만들어질 것이다. 생성형 AI는 정확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고, 우리의 업무 환경은 신뢰를 지키고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 그리고 챗GPT는 아직까지도 사람이 쉽게 해내는 직감적인 반응, 그리고 비언어적인 맥락의 이해에서는 아직 부족함을 보인다.챗GPT는 기업의 인적자원구조를 변화시킬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의 경쟁자는 챗GPT가 아니라, 우리 곁에 있는 ‘챗GPT를 잘 활용하는 인간 동료’가 될 수 있다. 즉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기본적인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사람의 신뢰와 감성이 묻어 있는 프리미엄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 결국에는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다. 앞으로는 모든 직무 영역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도입하고, 그 작업들을 문제없이 감독하고 검수하는 일이 중요해질 것이다. 그러므로 기업들은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의 최신 동향을 파악하여 적극적으로 업무에 반영하고, 사람만이 해낼 수 있는 역할과 가치들을 찾는 데 더 힘을 실을 필요가 있다.HRD를 위한 AI 모델의 방향성많은 HRD 관계자가 챗GPT를 인사와 직무교육에 활용하는 방안에 관해 고민한다. 그런데 문제는 챗GPT가 일반적인 목적을 위해 개발된 인공지능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HRD를 위한 AI 모델의 방향성을 수립해야 하며, 기업의 HRD 분야에 적합한 AI 모델이 개발될 수 있도록 생성형 AI 시대의 거버넌스가 마련돼야 한다. 그리고 사회 각 분야에 AI 활용이 확산되고 있는 지금, HRD 분야에서도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 근거를 기반으로 생성형 AI 기술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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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곤 원장] HRD 패러다임 전환과 창조형 HRD
교육은 본질적으로 미래지향적인 활동이다. 교육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교육받는 사람들이 바라고 원하는 미래를 설계하고 창조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HRD도 이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21세기의 패러다임적 시대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HRD도 지식 중심의 모방형 HRD를 넘어서 창조형 HRD로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미래를 결정짓는 제1원동력, HRD개인, 조직, 국가를 막론하고 모든 미래 전략은 강점을 기반으로 설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강점을 기반으로 미래 전략을 만들 때 미래전략의 성공 가능성과 지속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대한민국의 가장 큰 강점이자 자산은 무엇일까? 사람이다. 아마도 여기에 다른 의견을 제시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대한민국이 가진 제1자산은 사람이고, 이는 미래에도 변치 않을 것이라 믿는다. 그렇다면 사람을 키우는 HRD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짓는 제1원동력이라는 사실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지난 역사를 되돌아보면, 국토도 작고 부존자원도 부족한 대한민국이 전쟁의 폐허를 딛고 최단 시간에 세계 10대 경제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의 하나는 바로 사람이고 사람에 대한 교육이었다. 찢어지게 가난한 가운데서도 자식들에게 더 좋은 교육을 시키고자 했던 열정과 투자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밑거름이다. 우리 국민 대부분에게 있어 교육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엔진이자 사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세계가 놀라는 국가발전 신화를 이룩한 핵심동인의 하나도 바로 온 국민의 뜨거운 교육열이었다.교육은 본질적으로 보다 나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활동이다. 교육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응하는 지식과 역량을 기르는 활동이기도 하고, 동시에 각자가 소망하는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는 방법과 역량을 키우는 활동이기도 하다. 또한, 교육은 각 개인이 미래에 자신의 삶을 잘 영위함과 동시에 사회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 태도, 역량, 가치관 등을 종합적으로 배우는 활동이다."미래에도 변치 않을 대한민국의 제1자산은 사람이다.그러니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제1원동력은 HRD다."교육의 본질과 교육의 미래성교육은 특정 개인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 기술, 역량, 태도, 가치관 등을 가르치는 활동이다. 그러므로 교육을 받는 개인은 자신이 앞으로 일생동안 살아갈 사회, 종사할 직업, 당면한 문제, 수행할 역할에 맞추어 교육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교육은 그 본질의 하나로 미래성을 포함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교육은 본질적으로 미래지향적인 활동이다. 교육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교육받는 사람들이 바라고 원하는 미래를 설계하고 창조하는 데 도움을 주는 데 있다. HRD도 이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변화가 정체된 사회에서의 교육은 과거의 지식과 문화를 그대로 전수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젊은 세대는 기존의 세대가 습득했던 지식과 가치관을 그대로 물려받아도 다가올 인생을 충분히 잘 준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회변화의 속도가 급속하고 불확실성이 높은 21세기에는 이러한 교육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미래의 변화와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준비하는 새로운 형태의 교육이 요구되고 있다.사회 패러다임 변화, 그리고 HRD 패러다임 전환21세기에 들어서면서 사회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으로 일과 노동, 비즈니스와 서비스, 생활과 삶의 변화가 급속한 속도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또한, 인구 고령화와 장수혁명의 진전으로 이제는 100세 이상의 삶이 당연시되어가고 있다. 기후위기도 점점 더 피부로 느껴지고 있고 탄소중립사회, 순환경제사회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국제질서도 기존과는 전혀 다르게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이렇게 변화의 속도와 미래의 불확실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에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유연성과 민첩성,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이 점점 더 크게 요구되고 있다.21세기의 이러한 패러다임적 시대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HRD에 있어서도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큰 변화 없이 관성적으로 지속해온 기존의 교육훈련 패러다임을 더 이상 계속할 수는 없다. 근본적인 반성 아래 전혀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지식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교육에서, 각자의 역량과 잠재력을 끌어내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단순히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 교육에서, 풀어야 할 현안과 문제를 해결하는 교육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기존에 이미 정해져 있는 전통적인 답과 해결책을 배우는 교육에서 벗어나, 질문하고 협력하면서 더 나은 답과 솔루션을 찾아가는 교육으로, 모방형 교육에서 창조형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그런데 실제로는 HRD 패러다임 전환을 현장에서 실천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기존에 오랫동안 해오던 HRD 관성과 관행, 저항을 극복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래의 더 나은 변화를 원한다면 반드시 극복해내어야 한다. HRD가 근본적으로 변해야 한다.창조형 HRD의 전면적 확산패러다임 변화에 부합하는 교육내용과 교육방법을 정립하는 작업은 대단히 중요하다. 사회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지식전달 중심의 교육과 정해진 답을 찾는 정답 중심의 교육에서 탈피해야 한다. 시대는 상상력,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 문제해결력과 유연성 및 회복탄력성, 좋은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답을 찾는 능력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기존의 지식중심 모방형 HRD를 탈피해서 창조형 HRD를 전면적으로 확산할 때다. 김세직 서울대학교 교수는 지난 60여년 동안 대한민국 성장의 엔진은 인적자본이었고, 성장률 하락의 핵심원인은 바로 잘못된 인적자본에의 투자에 있다고 진단한다. 대한민국은 지난 60여년 동안 일관되게 지식전달과 정답 중심 교육을 통해 모방형 인적자원을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모방형 HRD 전략은 성장의 초기 30년 동안은 큰 효과가 있었으나, 창조성과 혁신이 요구되는 후기 30년 동안에는 부적절했다. 시대변화에 부합해서 창조형 인적자본을 육성해야 하는데, 지난 30년 동안에도, 그리고 현재도 여전히 모방형 인적자본 육성에만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변해야 한다. 학교교육이든 평생교육이든 기존의 입시 중심, 지식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미래변화에 대응한 역량중심 창조형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미래 패러다임 변화와 불확실성의 증가는 창조형 HRD를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HRD가 모방형 HRD에서 창조형 HRD로 전환됨에 따라서 우리나라 인적자원개발도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것이며, 그 결과 사회구성원 한 명 한 명이 미래가 요구하는 역량을 습득해서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힘차게 만들어 나가게 될 것으로 믿는다.김현곤 원장국회미래연구원 원장. 미래 환경변화를 예측·분석하고 중장기 국가미래전략을 연구하는 국회의 씽크탱크를 이끌고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부원장, 한양대 정책과학대학 특임교수, 한국국토정보공사 공간정보연구원장을 역임했다. 『미래 만들기』, 『인생 르네상스 행복한 100세』, 『그림으로 생각하는 인생 디자인』, 『100년간의 자기탐험』 등의 저서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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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준하 발행인 메시지] 직무 중심의 기업교육 전략
직무 중심의 기업교육 전략은 인재개발이라는 복잡한 과제를 조직의 목표와 연계하여 효과적으로 추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직무 중심의 기업교육 전략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각 직원 개개인이 최적화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돕는 ‘전략’입니다."직무 중심의 기업교육 전략은 단순히교육을 개발해서 ‘진행’하는 것을 넘어서야 합니다.그 교육이 조직과 직원에게 어떤 ‘가치’를 더해주는지를목표로 잡고 체계적으로 돕는 ‘전략’이어야 합니다."직무 중심의 기업교육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여섯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첫째, 명확한 교육목표 설정입니다. ‘어떤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능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하여, 교육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일정을 계획할 수 있어야 합니다.둘째, 직무 분석이 중요합니다.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기 전에 해당 직무에서 핵심적인 역량과 꼭 필요한 스킬을 명확히 설정해야 합니다. 이런 분석은 효과적인 교육 커리큘럼을 설계하는 기초가 됩니다.셋째, 교육 커리큘럼을 직무와 직접 연결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영업팀은 고객과의 관계를 관리하거나 효과적인 판매 전략을 수립하는 데 집중할 수 있으며, 연구 및 개발팀은 최신 기술 동향과 연구 방법론을 업무의 중심으로 잡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이슈를 정확하게 파악하며 각 부서나 팀별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면, 직원들은 자기 일에서 더 큰 통찰력과 전문성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넷째, 직무 중심 교육은 실무와 이론이 결합된 형태로 진행돼야 합니다. 단순히 이론만을 교육하면 실무에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실제 업무 상황을 시뮬레이션한 케이스 스터디, 역할극, 프로젝트 기반 학습 등을 활용해서 이론과 실무를 짜임새 있고 생생하게 연결하면 매우 유익할 것입니다.다섯째, 평가와 피드백 시스템 구축이 필요합니다. 교육이 끝난 후에는 그 효과를 측정하고, 교육생들에게 적절한 피드백을 줘야 합니다. 나아가 실제로 교육생들의 업무수행 성과가 어떻게 개선됐는지를 면밀하게 측정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교육 커리큘럼을 수정하거나 추가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교육의 효과를 최대화하고, 더 나아가 직원의 역량개발 업무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습니다.마지막으로 직무 중심의 교육은 기업의 문화와도 깊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조직 내에서 학습과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이는 결국 직원들의 업무에 대한 높은 만족도와 장기적인 헌신으로 이어집니다. 이렇게 긍정적인 태도를 갖춘 직원들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그 조직의 문화도 건강해집니다."조직과 직원에게 어떤 가치를 더해줄지를 목표로 잡을 때,기업에서 교육은 단순한 비용이 아닌,미래를 위한 투자로서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그러므로, 직무 중심의 기업교육 전략은 단순히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홍보하고, 교육생을 모집한 다음 ‘진행’하는 것을 넘어서야 합니다. 그리고 그 교육이 조직과 직원에게 어떤 ‘가치’를 더해주는지를 목표로 잡아야 합니다.이렇게 되면, 기업에서 교육은 단순한 비용이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로서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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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진 교수] 자동화와 데이터 분석
어느 날에 햄버거 가게에 가서 햄버거를 키오스크에서 주문해 보았다. 처음 키오스크를 이용했을 때는 참 낯설었지만, 이제는 제법 익숙하게 사용하는 나를 발견했다.그동안 왜 그렇게 불편했을까. 만약 키오스크가 사람 모습을 한 로봇으로 대체된다면 빠르게 익숙해질 듯한데, 그리되면 계산대에서 손님의 주문을 받는 점원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질 것 같다. 이렇게 우리가 일상적으로 식당 등에서 주문하는 행동들은 컴퓨터로 표현되어 서비스로 이어지는데 이는 자동화의 한 사례다. 자동화는 우리 생활 주변에서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쳐서 일어나고 있고, 특히 데이터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사용되면서 더욱 강력한 자동화로 이어지고 있다."디지털·컴퓨터 중심 세상에선 기업과 사람의 일상에서수많은 활동이 데이터로 나타나고, 그것이 축적된다.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이때 필요한 문제해결의 수단/역량이 컴퓨팅 사고력이다."---자동화는 현실의 문제를 컴퓨터의 세계로 옮겨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현실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을 컴퓨터로 처리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한다면, 복잡하고 방대한 문제라도 빠르고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간혹 현실 문제의 모든 상황을 옮길 수 없어서 조건을 부여하거나 특정 상황을 가정하기도 하며, 일부 복잡한 내용은 생략하기도 한다. 물론 이때도 컴퓨팅 사고력을 사용하게 된다.자동화에서 중요하지만 어려운 부분 중 하나가 반복을 찾아내는 것이다. 반복구간을 찾아내어 자동화시키면 컴퓨터를 이용하는 효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컴퓨터는 반복 연산을 하는 데 아주 큰 강점이 있다. 어떤 문제나 상황에서 반복되는 구간을 잘 찾아내어 구조화하면 문제를 간략화할 수 있고, 컴퓨터에서 처리 가능한 형태로 표현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자동화를 위해 패턴 인식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패턴 인식이란 주어진 데이터나 정보에서 규칙성을 식별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뜻한다. 자동화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반복되는 구간을 찾아야 하는데, 패턴 인식은 복잡한 구조, 숫자, 행동 등이 다양하게 반복되는 형태를 파악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데이터 분석에 있어서는 의미를 파악하고 추론하여 문제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게 도와주기도 한다. 개별적인 사실이나 현상에서 공통점을 찾아내어, 그것을 전제로 일반적인 원리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귀납법과 반복을 찾는 문제는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상단의 예시처럼 관찰을 통해서 반복된 패턴을 찾아내는 것은 기획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방문객 데이터 수집을 위해서 다양한 고민이 있어야 할 테고, 좀 더 복잡하고 세밀한 분석을 위해서 방문하는 시간과 휴일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손 글씨를 인식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생각해보면, 어떤 문자의 모양, 크기, 선의 방향 등과 같은 다양한 사례들로부터 일관된 규칙성을 찾을 수 있다. 특정 패턴의 반복은 그 글씨를 인식하는 특징으로 추출되어 판단의 기준이 된다. 동시에 접속한 사용자들의 데이터로부터 서버 용량 계획을 수립할 때나 네트워크 설계를 위한 트래픽 데이터 등에서도 규칙성을 찾을 수 있다. 시계열에 따른 분석을 할 수도 있고, 위치에 따른 분포를 보고 패턴을 찾아서 통찰력 있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이렇듯 패턴 인식은 데이터 분석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반복은 다양한 영역에서 관찰되기도 하는데, 날씨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사계절을 갖고 있는 경우, 1년 동안 일어나는 날씨 패턴은 거시적으로 보면 반복의 연속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반복은 예측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주가지수도 패턴의 반복으로 볼 수 있다. 어느 정도 변동 폭을 갖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반복을 갖게 되며, 회귀분석 등으로 주가를 예측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음악, 뇌파, 교통, 네트워크 트래픽, 서버의 성능 그래프 등 많은 영역에서 반복이 존재하며 우리는 전체적으로 혹은 미시적으로 반복을 찾아내어 예측과 분석에 활용하곤 한다.데이터 분석은 데이터의 수집, 정리, 변환을 통해 의미 있는 정보를 찾아내고 통찰력 있는 결과를 추출하는 과정이다. 데이터의 특성을 이해하는 과정이 데이터 분석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데, 이때 패턴을 찾아내거나 반복되는 구간을 찾아 단순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단순화는 분석에 있어서 문제의 핵심에 접근하여 데이터의 속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데이터 분석과 패턴 인식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컴퓨팅 사고력의 많은 요소가 데이터 분석과 관련이 있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집된 데이터에서 반복적이거나 특징적인 부분들을 찾아내어, 개방형 문제나 목표가 주어진 폐쇄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문제의 인식과 목표의 명확성을 위해 추상화 및 문제 분해가 가능하며, 처리의 효율과 효과를 위해 알고리즘 및 병렬화를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패턴을 찾고 반복을 확인하여 규칙을 정립해 수집된 데이터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도 있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기업과 사람의 일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활동이 데이터로 나타나게 되면서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컴퓨터로 움직이는 세상에서 컴퓨팅 사고력은 문제해결의 수단이자 역량이다.초반엔 컴퓨팅 사고력에 대한 연재를 시작하면서 고민이 많이 있었다. 짧은 글 속에서 독자들에게 컴퓨팅 사고력에 대한 기본 지식을 부족한 글 솜씨로 어떻게 공유할지 한계를 많이 느낀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꿋꿋하게 읽어주신 독자분들과 이러한 지면에 부족한 글을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준 『월간HRD』 편집부와 관계자분들께 심심한 감사를 전하며 연재를 마친다.▶ 안성진 교수성균관대학교 사범대학 컴퓨터교육과 교수/공학박사. 성균관대학교 입학처장, 사범대학 학장, 교육대학원 원장, 교육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정보통신기술사를 보유하고 있는 연구자이면서 SW·AI교육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주요 저서로 『인공지능 컴퓨터처럼 생각하기』, 『정보통신배움터』, 『지능정보사회와 AI윤리』, 『연구보안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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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규 원장] 에듀테크가 HRD의 미래가 되려면...
일전에 어느 지역행사에서 회사대표가 AI영상으로 축전을 대신하고 있었다. 대표이사의 불참이 아쉬운데 영상축전마저 AI로 시청해야 했던 현장의 분위기는 냉랭했다. 당시 영상기술이 참신한지라 행사기획자가 무리하게 도입한 모양인데 행사만족도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없었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 우리가 흔히 하는 실수가 ‘사람들과의 정서적 공유를 놓치는 부분’이다. 꼭 필요했다면 대표의 얼굴이 회사의 마스코트인 동물 모양으로 변한다든지 하는 공감과 명분이 있어야 했다.---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인 에듀테크(Edutech)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2025년까지 10조 원의 국내시장성장을 예상할 만큼 전망치가 높지만 정서적 공감과 기술사용의 명분이 성장의 핵심요건일 것이다."학습자나 교수자들은익숙한 환경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는,인간의 관여도가 있는 감성적인 기술을 선호한다.따라서 HRD담당자들의 디지털역량 또한 상호공감 능력에서 출발해야 한다."필자는 직원들에게 가장 도입하고 싶은 에듀테크 기술이 무엇인지 설문한 적이 있다. AI, VR, AR 등 최첨단 기술을 예상했으나, 의외로 영상 및 PPT 자동생성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이는 학습자나 교수자 입장에서 인간의 관여도가 여전히 필요하고, 익숙한 환경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는 감성적인 기술을 선호한다는 것을 반증한다.현재 많은 기업에서 생성·대화형 AI, 음성·영상생성기술,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농협 역시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는데 내용이 수시로 바뀌는 온라인과정에서 그때마다 강사가 재촬영하기보다는 Text to Image 구현의 디지털 휴먼을 활용하여 시간과 비용에서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다만, 이때도 생생한 감성을 전달하고자 위트 있는 멘트, 현장감 있는 사례를 반드시 삽입하도록 하고 있다.HRD담당자들의 디지털역량 또한 상호공감 능력에서 출발한다. 일선 및 IT 현장의 상황을 잘 알아야 DT 트렌드에 민첩한 인재육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법인별 흩어져 있던 교육담당자들과 IT담당자들이 한데 모여 일하는 인재개발원은 범농협 직원을 이해하고 현장업무를 디지털화하는데 최적의 조건일 것이다.참고로 농협의 디지털 교육은 이제 안정기에 접어들었고 반복교육과 심화교육의 체계인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의 Two-Track 전략을 운영 중이다. 리스킬링은 비담당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리터러시와 기본역량 배양을 위해 6개 분야 총 250개 과정으로 구성된다. 업스킬링은 담당자의 전문역량 강화와 성과 창출을 목표로 유수 대학과 연계한 산학협력 과정, 디지털 석사과정으로 운영된다. 이 교육체계는 각 사업부서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조사 기반 인재개발원이 직접 설계 및 운영하고 있으며, 강사와 교육기관에 정확한 요구사항을 제안하는 것이 교육의 성과를 좌우한다. 특히 산학협력이나 석사과정은 농협의 현업과제에 대한 솔루션을 도출하고 디지털 전환을 주도할 핵심인재도 양성하는 최상위 교육인 만큼 교육기관과의 긴밀한 협력과 소통이 필수다."너무 두려워하거나, 너무 의존하는 태도를 지양하고,디지털 리터러시와 인간만의 역량 함양에 집중하며테크놀로지와 경쟁·협업해야 HRD의 미래를 열 수 있다."따라서 디지털 교육 담당자는 상당한 수준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춰야 하며, 지속해서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농협인재개발원은 교육자격증 외에 디지털자격증 취득을 지원하고, 수시로 전문가초청 세미나를 개최하며 블록체인과 같은 난해한 분야 및 ChatGPT와 같은 최신 트렌드를 교육과정에 녹일 수 있었다.생태학자 최재천 교수는 경쟁(Competition)과 협력(Cooperation)의 합성어인 ‘경협(Coopetition)’을 이야기하면서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라고 표현했다. 손을 잡은 자들이 미처 손잡지 못한 자들을 물리치고 사는 게 바로 우리가 사는 경쟁사회라고 한다. 이런 사회에서 협동조합 교육부서인 농협인재개발원에는 사람과의 공감, 디지털과의 협업이 최종 경쟁에서 이기는 비결이 될 것이다.교육·HRD담당자들은 기술도입을 너무 두려워해서도 또는 너무 의존해서도 안 된다. 앞으로는 이들이 감성과 창의성을 지니고 AI와의 경쟁하고 협업하며 미래의 에듀테크를 열어나가길 기대해본다.김응규 원장1993년에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이후 홍보실을 거쳐 일본사무소 주재원, 도농협동연수원 부원장, 농가소득지원부 국장, 경제연구소 센터장을 역임하며 농협의 글로벌 발전, 농협과 농민을 잇는 가교, 농협의 정책결정 등에서 역할을 발휘했다. 현재는 농협인재개발원 원장으로서 역량개발 측면에서 농협이 나아가야 하는 길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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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섭 교수] 초변화 대전환 시대를 살아갈 마인드셋
전 세계가 초변화 대전환 시대로 접어들며 생존을 위한 일대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기술, 세계 경제환경, 세대·사람, 자본주의와 정부정책, 경영철학 등의 총체적 대변화와 함께 코로나19 팬데믹, 기후 위기, 그리고 미·중 갈등, 러·우 전쟁이 촉발한 신냉전 시대 등 전대미문의 문명사적 초변화가 진전되고 있다.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 혁신에 따른 디지털 대전환,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탄소중립과 그린 대전환, 코로나19 팬데믹과 신냉전 시대에 따른 문명 대전환 등 ‘3대 대전환’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당면 과제인 우리 기업도 이 3대 대전환에 미래 명운이 달려 있다. ---그중에서도 디지털 대전환과 그린 대전환은 미래 기업경영은 물론 국가경영 패러다임의 양대 축이다.먼저 디지털 대전환은 우리 기업과 국가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해법이다. 디지털 대전환은 연결과 데이터, 인공지능(AI)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기존 산업의 추락하는 생산성과 효율을 반전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반의 새로운 산업과 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다. "이제 ‘AI를 잘 쓰는 기업’이 ‘AI를 못 쓰는 기업’을 대체하는 시대다.우리나라가 AI 기술의 선도국이 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가 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기업들은 최근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챗GPT 등 생성형 AI는 물론 기존의 분류형, 예측형 AI의 본격 도입 및 활용으로 경쟁력 혁신에 나서야 한다. 이제 ‘AI를 잘 쓰는 기업’이 ‘AI를 못 쓰는 기업’을 대체하는 시대다. 우리나라가 AI 기술의 선도국이 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가 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다음으로 그린 대전환의 핵심은 지속가능성이다. 악화일로의 기후 변화·위기를 기반으로 한 환경의 지속가능성은 물론, 심화되고 있는 사회 양극화 등 사회의 지속가능성, 의사결정 지배구조의 지속가능성을 기업경영의 핵심에 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일맥상통하며 새로운 글로벌 규범이 되고 있다.디지털·그린 대전환은 기술 혁신이 핵심인 만큼 새로운 기술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초변화 대전환 시대에 기업의 생존 키워드는 ‘협력’이다.관련해서 HR 조직은 ‘팀’의 역량/성과 평가를 중시해야 하고,다른 직원들과의 협력도 평가 항목에 포함시켜야 한다.HRD의 방향 역시 협력을 중심에 두고 재정립해야 한다."격변의 초변화 대전환 시대에서 살아남고 발전하려면 ‘협력’이 필수적이다. 기업은 물론 국가도 개별 기업, 개별 국가로는 대응하기 어렵다. 지금은 기업 간, 국가 간 협력해야만 생존과 발전이 가능한 시대다. 기업은 경영환경이 바뀌면 그에 맞춰 경영전략을 바꾼다. 전략이 바뀌면 그 전략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조직과 사람으로 바뀌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즉 초변화 대전환 시대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협력 중심 전략, 조직, 인사 혁신이 필수적이다.먼저 개별 기업 간 경쟁에서 기업 생태계 간 경쟁으로 바뀌고 있는 기업 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협력 기반의 경영전략 수립 및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기업 간 협력은 물론 기업 내 협력을 촉진시킬 수 있는 조직 혁신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기능 조직과 미션·프로젝트 조직이 씨줄·날줄처럼 종횡으로 결합되어 역량 강화와 프로젝트 성과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매트릭스 조직이 주목받고 있다. 끝으로 협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인사제도 혁신이 중요하다. 과거의 개인 평가 중심에서 팀 평가를 중시하고, 다른 직원과의 협력을 평가에 포함시키는 등 협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평가제도를 혁신해야 하며 인재개발(HRD) 방향도 재정립해야 한다. 그야말로 CEO부터 신입사원까지 기업 구성원 전체의 마인드셋의 변화와 이를 설계하고 추진할 HR 조직의 혁신이 시급한 시기다.주영섭 교수산업계에서 GE써모메트릭스코리아, 본텍, 현대오토넷의 대표이사를 맡았었고, 기업 CEO 출신으론 최초로 중소기업청장을 역임한 바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공학전문대학원 특임교수, 한국디지털혁신협회장, 한국공학한림원 회원,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연구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며 다방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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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준하 발행인 메시지] 2024 교육 전망과 HRD 스탭의 역할
빠르게 변하는 사회와 기업 환경에서 HRD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2024년을 대비하여 한국기업의 HRD 전략과 교육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이때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교육과 HRD 스탭의 역할을 전망해봅니다.첫 번째, 디지털 역량 강화가 필요합니다. 디지털 기술의 활용이 기업의 경영활동에서 점점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기술은 업무 프로세스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HRD 부서는 이런 기술을 활용한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교육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두 번째, 직무능력 중심 교육의 강화입니다. 직무성과와 관련하여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합니다. 직무교육은 워크플로우 상에서 선임자나 팀장의 코칭으로 이뤄져야 하고, 다양한 전문직무교육은 사내 직무전문가에 의해서, 공통직무역량은 사내강사를 통해 개발이 이뤄져 합니다. 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개인의 능력과 요구에 맞는 교육 커리큘럼 역시 직무능력 중심으로 구성돼야 합니다.세 번째, 미래 기업의 경영을 이끌어갈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디지털과 AI 등으로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지속가능경영과 미래 경쟁 우위를 위한 디지털 리더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며 그에 맞춰 멘토링 프로그램도 운영해야 합니다.네 번째, 직무별 최고 수준 역량개발이 가능한 모델을 개발해야 합니다. 각 직무에 필요한 능력 중 글로벌 최고 수준의 역량을 정의하고 그 역량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2024년 한국기업의 HRD 전략과 교육 계획은다양한 경영 문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그래야 경영의 핵심인 인적자원의 성과를 개선하며HRD 기능과 활동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다섯 번째, 교육의 효과를 측정하고 개선하기 위한 성과측정과 피드백이 필요합니다. 교육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는 효과를 측정하는 KPI(핵심성과지표)를 설정하고, 관련하여 성과를 분석해 제공하는 시스템을 작동시켜야 합니다.여섯 번째, 업무와 교육이 연결돼야 합니다. 교육이 업무와 직접 연결돼야만 교육에 흥미가 생기고, 능력개발이 가능해집니다. 그러니 교육과 업무를 연결하는 케이스 스터디, 프로젝트 기반 학습 등을 기획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강의식에서 탈피하여 학습이 참여형, 자기주도형으로 이뤄지도록 해야 합니다.일곱 번째, 다문화 능력 강화가 필요합니다. 글로벌 능력이 요구되는 다문화 시대에는 다양한 문화와 언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이질적인 가치관도 포용할 수 있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합니다.여덟 번째, HRD 스탭의 자아 능력과 디지털 능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HRD 스탭의 역할은 점점 더 많아지고 전문화되고 있습니다. HRD가 기업의 경영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는 인적자원을 개발하고 그들의 성과를 개선하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HRD 스탭을 대상으로 사고력 변화, 데이터 분석력 강화, 프로그램 개선 등을 지원하는 내부 및 외부의 전문교육을 계획해야 합니다.결론적으로, 2024년 한국기업의 HRD 전략과 교육 계획은 다양한 경영 문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과 계획을 담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HRD 활동의 존재 가치가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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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헌 변호사 & 구정모 교수] 기업문화(Corporate Culture)
조직문화(organizational culture)는 조직이론 분야에서 기업과 기관의 경영활동과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서 조직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고 공감하는 일련의 과정과 체계로 다뤄져 왔다. 유사한 개념인 기업문화(corporate culture)는 조직문화를 기업조직 범주에 적용한 것으로, 기업 단위 조직문화를 논할 때는 기업문화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합하다. 기업문화란 기업조직에 존재하는 사람 요인과 구조 요인이 형성하는 관계와 흐름, 즉 다이내믹스를 토대로 기업의 발달과정을 거치며 조성되고 물리적(관계적)이고 화학적(심리적)인 작용을 거치는 과정을 반복하며 각 기업의 고유한 문화로 자리를 잡는다. 기업에서는 ‘기업문화 진단도구’를 사용해 개인/직무/관계와 인식적/잠재적 영역에 기초한 전사와 단위 조직별 문화 수준을 측정/비교/분석/관리한다.---문제는 ‘사람이 실재(existence)하는 현실에서 기업문화가 과연 본연의 기능을 하는가’다. 어떤 사람들은 ‘HR Digital Transformation 시대’라고 말하며, 지금은 조직문화를 비롯한 모든 것이 변혁하는 시대라고 주장한다.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짐작은 가지만, 워낙 방대한 범주의 단어로 조합했기 때문에 정확히 무슨 뜻인지, 연결은 무리 없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 한때 유행한 ‘HR Analytics’의 차기 버전으로도 들린다. ‘수평적’, ‘유연한’과 같은 말을 기업문화와 함께 쓰는 경우도 자주 접한다. 그러나 이런 관형어는 문화라는 방대한 개념에 이미 내재되어 있다는 점에서 의미상 중복이 있을 수 있다. 기업문화에 관해 말하려면, ‘강약’이나 ‘경중’, ‘상위’나 ‘하위’, ‘가시적’이나 ‘비가시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처럼 복합적 속성을 가진 것이 기업문화이기에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이론적 설명은 실익이 거의 없다.조직게놈 vs. 기업문화과거 국내 연구진은 한국 호랑이의 게놈지도(genome map)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호랑이와 고양이의 유전자는 98.3%가 일치하지만, 단지 1.7%의 차이로 인해 호랑이의 근섬유 강도와 운동신경이 고양이 대비 월등하다는 것과 호랑이를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 자리하게 한 유전적 특질이 규명됐다고 한다. 게놈(genome)은 지구상 모든 단위생물에 존재하며, 생물체의 생존과 성장방식, 질병을 일으킬 특정 유전자를 확인해 준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있다. 그렇다면, 자연생태계와 마찬가지로 약육강식 논리가 지배하는 산업생태계에 있는 단위기업에도 게놈지도와 같은 것이 존재하고 있지는 않을까? 기업체가 생존과 성장 방식을 가진 자기만의 ‘게놈지도’를 갖고 있다면, 이를 활용해 산업생태계에서 더 오래 생존하고 성장하게 하는 요인에 관한 본원적 분석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필자들의 궁금증에 대한 답은 Edgar Schein MIT 경영대학원 교수가 제안한 기업문화의 정의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는 기업문화가 조직의 근저에 자리하는 공유된 가치와 철학으로써 조직 구성원의 사고와 행동을 결정하는, 해당 조직만이 가진 특질이자 속성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강한 기업문화는 동태적 경영환경에서 기업이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유지하게 하는 데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시각을 견지하고 기업문화 구조(corporate culture structure)를 살펴보면, 기업문화란 생물체의 게놈지도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이 글에서는 기업문화를 ‘조직게놈(organizational genome)’이라 명명하고 기업문화 관리와 활용에 관해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단, 기업문화에 관한 이론적이고 당위적인 시각에서의 접근은 되도록 배제하고자 한다.기업문화 관리필자들이 재구성한 기업문화 구조는 Schein 교수가 정립한 잠재적 가정, 공유된 가치, 인공물과 함께 Joanne Martin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가 제안한 경영실행 개념에 기초한다. Martin 교수는 기업문화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두 교수는 단위조직에서 인사제도와 같은 인공물, 전략/비전/미션과 같은 공유된 가치를 활용해 기업문화를 관리하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문화실용론자(culture pragmatists) 입장을 견지한다. 이는 조직이 지향하고 추구하는 기업문화를 인위적으로 조성할 수 있으며, 기업문화 관리체계가 경영도구라는 바를 말해주는 것이다. 기업문화를 연구하는 학자들 다수는 문화실용론 시각에서 연구를 수행하며, 기업들에서도 이에 대한 이견은 사실상 없다. 많은 국내기업도 직원몰입(engagement)에 기초한 ‘기업문화 프레임워크’를 운영한다.그런가 하면 세계 최대 중장비 제조그룹사 캐터필러(Caterpillar Inc.)의 기업문화 프레임워크는 2000년대 초 국내 기업들의 그룹사 프레임워크를 정립하는 작업에서 기초모델이 됐으며, 기업문화를 관리하는 프로세스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이 회사는 전사/사업부/팀 단위 문화 수준을 재무성과와 연계/분석해서 CEO에게 경영정보로 제공한다. 수십 년 넘게 자사만의 기업문화 프레임워크 운영 노하우를 토대로 ‘기업문화가 재무수준을 다르게 한다(Corporate culture makes a fiscal difference)’는 기업철학, 즉 기업문화가 재무성과에 도움을 준다는 바를 표방한다.한편, 우리 기업들은 재무요인과 연계하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사람/일/문화, 가시적/잠재적 영역으로 문화를 분석/활용한다. 프레임워크는 기업문화를 형성하는 요인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일관적이고 지속적으로 찾아가는 과정을 거치며 활용도가 커진다.기업문화 활용기업문화 측정은 성과관리(평가/보상), 조직/개인성과, 직원몰입, 인력생산성, 조직풍토, 조직구조, 인적구조, 직원관계, 의사소통, 육성/성장, 학습효과성, 근로조건과 같은 직원을 둘러싼 조직 내 요인들의 관계와 흐름을 통합적으로 점검하는 것이다. 글로벌 HR 컨설팅사가 제공하는 기업문화 진단도구를 살펴보면, 상당히 방대한 영역을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기업의 문화만을 측정하는 진단도구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기업에서 사용하는 기업문화 프레임워크를 다른 기업에서 사용하는 것도 그리 적절한 방법은 아닐 수도 있다. 기업문화를 진단하는 과정과 결과가 축적되면서 진단도구도 점점 해당 기업만의 고유한 모습으로 다듬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는 기업의 요구와 필요에 따라 사용되는, 기업문화 진단도구를 구성하는 ‘HR Index’를 일부 소개한다.HR Index는 ‘생산성’과 ‘인식/몰입’ 영역으로 나뉜다. 먼저 생산성 영역은 적정 인력 예측과 같은 인력운영 효율성을, 다음으로 인식/몰입 영역은 인사제도 효과성을 주로 측정한다. 분석 과정을 통해 수치로 데이터화한 HR 활동은 경영진 의사결정을 위한 자료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한때 유행했던 ‘HR Analytics’ 내용 그 자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현장의 CHRO들이나 HR 전문가들은 기업문화적 시각에서의 고민이 담긴 실천적 착안을 제공하는 연구결과나 제안이 아니라면, 제아무리 저명한 대학교 경영학자의 것이라 해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인사조직 관련 학위를 가진 기업현장 HR 전문가가 평가나 보상 실행에 관해 직접 연구하여 실천적 시사점과 제안을 담은 학술논문 발표가 증가하고 있기도 하다. 사람人의 일事에 관한 의미 있는 연구의 수행이 어려워지고 있는 이유다.지속가능경영과 기업문화기업문화란 기업의 경영 라이프사이클을 거치는 과정을 통해 축적된다는 점에서 한 회사의 기업문화를 다른 회사에 이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근 우리나라 생명공학 연구진이 생물체의 유전자 특질을 조작해 세포의 노화속도를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기술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이른바 유전자 가위 기술에 기초한 생명공학, 즉 생물체의 게놈지도를 진단/분석/관리해 질병을 일으킬 조직(tissue)을 미리 복구하거나 교체하는 것이다. 한 기업체의 문화를 진단/분석/관리하는 것은 마치 한 생물체의 게놈지도를 펼쳐 유전자의 속성과 상호작용을 밝혀 수명연장을 돕는 것과도 같다고 하겠다.최근 우리 기업들은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와 같은 비재무적 가치를 포함한 ESG경영 실현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이다. ESG경영의 이론적 토대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의 ESG경영 실현은 핵심 이해관계자인 조직 내부 구성원의 협조와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조직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한 방향으로의 원숙한 기업문화를 조성하고 확산하기 위한 노력이 불가피하다. 외부 전문기관이 기업의 문화에 관해 깊은 지식과 뛰어난 분석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기업의 발달과정에 참여해 온 조직 구성원만큼 해당 기업문화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전문적인 컨설팅과 교육을 받더라도 기업의 문화는 극적으로 바뀌지 않는다.요컨대, 기업문화를 형성하는 인사관리/육성제도의 기획과 실행 주체인 우리 기업의 HR 전문가는 조직게놈을 다루는 생명과학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기업의 ESG경영, 나아가 지속가능경영 실현에 많은 HR 전문가가 참여하길 기대해 본다.오지헌 변호사법무법인 원 파트너변호사/ESG센터 부센터장. 서울지방변호사회 ESG특별위원회 위원, 한국지역난방공사 감사자문위원, 한국표준협회 탄소중립 표준화 전략 개편 연구회 회원, 한국투명성기구(TI) 뉴스레터 편집위원, 한국무역상무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HRD 분야에도 관심이 많으며 주로 공급망 ESG경영 교육, 조직문화 개선을 연구하고 있다.구정모 교수목원대학교 경영학과 인사조직 전공 교수이자 학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University College Dublin, Michael Smurfit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중앙대 대학원에서 HRD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중앙대 겸임교수와 SK플래닛 인사팀장을 역임했다. 성과관리/임금체계/인재육성/조직문화 분야의 연구와 기업자문을 수행하고 있다.